설악포럼 제3차 모임을 마치고 

2008년 11월 18일부터 21일까지 총 30여 명의 목회자, 현장 선교사, 선교학자, 선교 단체 지도자 등이 충주의 켄싱터 리조트에서 ‘설악 포럼’ 제 3차 모임을 개최하였다. 

이번 모임에서는 한국 교회의 선교를 지난 2000년 동안 계속 된 세계 선교의 역사 속에서 평가해보기 위해 스티븐 베반스(Stephen Bevans)와 로저 슈레더 (Roger Schroeder)  두 학자가 저술한 “예언자적 대화의 선교 (Constants in context)"라는 책을 함께 살펴보았다.

우선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책 전체에 대한 발제는 책의 번역을 담당했던 장신대의 김영동 교수가 1부의 응찬은 침신대의 이현모 교수가, 2부의 응찬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이상훈 교수가, 그리고 3부의 응찬은 GBT의 권성찬 선교사가 맡아 주었다. 종합적으로는 GLF의 이태웅 목사와 OMF의 선교연구분야 책임자인 워렌 비티 선교사의 응찬이 있었다.

참가자들은 이 시점에서 위의 책을 함께 다루어 본 것은 시의적절 하였다는 것에 공감을 표시했다.  책에서 선교역사를 여섯 시대로 구분하고 그 가운데 불변하는 것으로 제시한 여섯 가지 요소 즉 기독론, 교회론, 종말론, 구원론, 인간론, 문화와 이러한 요소를  A형, B형, C형의 신학적 유형론으로 분석한 것에 대해서 많은 토론을 한 결과, 한국 교회의 선교가 그간 지나치게 좁은 형태의 선교에만 머물러온 경향이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이 ‘설악 포럼’이 찾고자하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선교의 모델을 생각함에 있어서 불변하는 것으로 고려되어야 할 요소에 대해 좋은 통찰력을 제공해 주고 있다는  공감을 갖게 되었다. 

우리는 신학과 현장과 실천 등 세 가지 영역에 있어 다음과 같은 필요가 있음을 공감하였다. 첫째로 신학적인 영역에서는 선교학과 현장이 보다 상호 유기적으로 함께 발전해 가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로 현장 영역에서는 변화하는 상황을 인식해야 하고, 셋째로 실천의 영역에서는 성육신적이며 통합적인 태도, 즉 선교적인 삶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선교의 새로운 선교패러다임은 교회론의 회복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한국선교가 교회론이 약화된 서구선교의 모델을 답습하는 과정에서 교회와 선교단체의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 결과로 선교는 선교 전문 기관이 하는 것이고 교회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 된다는 관점이 지배적인 것이 되었다면, 이제는 교회 전체가 선교적 공동체가 되도록  교회를 돕는 것이 선교단체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데서부터 변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선교단체의 존재 이유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교단체 본래의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올바른 교회론의 회복은 교회 내부로부터 이루어져 한다.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교회와 선교단체가 간의 새로운 협력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지난 200여년간 서구에서는 산업화와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선교 사역이 점차 하나의 전문영역으로 고착되었다. 그 결과 교회의 모든 성도들이 선교에 참여하기보다는 일부 소수 전문가가 전담하는 선교로 변질되었다. 역사를 살펴보면, 제도화된 선교가 시작되기 전 선교의 핵심 인력은 전업선교사가 아니라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었다. 따라서 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선교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성경적 교회론에 기반을 둔 선교사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사도행전에 나타난 성령님과 안디옥 교회 등 당시 세워져 가고 있던 교회, 그리고 교회를 개척해 가던 바울을 비롯한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에 대한 깊은 고찰과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오늘날 교회의 중심이 비서구로 이동하는 현상을 비롯한 여러 가지 변화를 주도해 가시는 하나님의 의도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이에 적절히 반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