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의 리더십 이양

손창남, OMF

서론

한국 교회의 인식

지난 90년부터 현재까지 한국교회는 가히 폭발적인 수준의 선교사 파송이 있었고, 단기 선교사의 파송, 기독교와 관련된 해외 단기 봉사, 비젼 트립 팀을 통해서 세계가 깜짝 놀랄 선교적 역량을 보여 왔다. 그 가운데서도 척박한 곳에서 이루어내는 교회 개척이야말로 다른 나라에서 온 선교사들에게 경이로움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 선교사 지나치게 자민족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서 선교지에서 한국 선교사와 한국 교회의 선교방식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특별히 자신이 개척한 현지 교회 위에 한국 선교사의 군림하는 자세가 문제가 되지만 한국 교회나 한국 선교사는 이에 대한 대책이나 문제의식이 아직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아마도 한국 교회 내에서 볼 수 있는 리더십, 재정과 관련된 관행, 그리고 교회 문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역사적 교훈

많은 서양 선교단체들은 지난 200년의 선교 역사를 통해서 선교사가 시작한 현지 사역을 어떻게 현지교회에 이양하는가에 대한 많은 교훈을 얻은바 있다. 예를 들어 1950년 중국 공산당 정부 하에서 내키지 않는 탈출을 해야만 했던 중국 내지 선교회 (China Inland Mission)는 현지 사역자로의 이행이 불가피함을 철저히 깨닫게 된다. 놀라운 것은 그 후 30년이 지나 중국이 서방에 노출되기 시작했을 때 세계는 선교사가 없이 현지인들에 의해서 엄청난 교회의 성장이 이루어진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후 사역을 해외로 돌리고 동아시아에서 사역을 하는 동안, 동아시아 몇 나라에서 선교사의 활동을 제한하는 정부 조치를 경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196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말레이시아는 선교사를 급히 추방하지는 않았지만 국가의 전 영역에서 식민주의의 산물이라고 여겨진 외국의 리더십을 현지에 10년 안에 넘겨주고 외국인들이 떠날 것을 결의했다. 여기에 선교사역도 포함되었다. 이러한 말레이시아의 모델은 싱가폴, 인도네시아에도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적 조치는 선교단체나 선교사들로 하여금 리더십 이양에 대한 생각을 가속화 시켰다. 이러한 조치가 부정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현지 교회의 성장을 가져왔다.  

현재의 상황

현지의 정부가 비록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하여도 오늘날 세계적으로 자국 주도의 사역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 100년 동안 세계적으로 교회 성장의 모델이 되어온 한국 교회는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준 서양 선교사들의 리더십 이양에 대한 철저한 원칙의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서구 선교사들이 선교지에 간 지 근 200년이 다 되어 선교지에 가기 시작했다. 한국 선교사가 이미 지난 200 년 동안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서구 선교사들이 현지교회에 리더십을 이양한 후에 선교지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가 서구 선교사들이 전에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양 교회를 개척하는 것과 같은 자세를 취한다면 무엇을 모르고 덤벼드는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오히려 선교지에서 이미 서구 선교사가 내린 결론은 무엇이며 이제 우리가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일이다.   

또 지금도 여전히 선교사들에게 현지에 가서 뼈를 묻으라고 하는 당부를 하고 있는 한국 교회들이 선교사의 역할, 더 나가서는 언제 선교사가 선교지의 사역을 마감하고 철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I. 선교사의 역할

로모 톰의 대답

죡자에서 사역한지 60년이 가까이 되어가는 예수회 소속 화란 선교사가 어느 모임에 참석해서 질문을 받았다. 그 질문의 요지는 선교사가 어느 지역에 들어가서 어떤 원리로 사역을 하는 것이 필요한지, 그런 원리들을 알려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톰 신부는 선교사가 가지고 갈 것은 원리가 아니라 부채(fan) 라고 하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선교지에 가면 꺼져가는 불씨들이 있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이 불씨들을 무시하고 새로운 불을 가져다가 지피려고 한다. 하지만 선교사들은 떠날 것이고 그 선교사들의 의해서 시작된 불도 꺼질 것이다. 가능하면 선교사들은 불을 가지고 가지 말고 부채를 가지고 가기를 바란다.” 그의 말은 많은 참석자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가 말하는 원리 속에는 현지에 대한 존중, 결국 교회가 현지인들의 것이어야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지난 10년간 알고 지낸 톰 신부는 자기가 가르친 신학교 출신의 현지 신부 아래에서 사역하고 있다. 

허드슨 테일러의 비계목

중국 내지 선교회를 시작한 허드슨 테일러도 선교사의 역할에 대해서 비계목 (scaffolds)으로 비유했다. 허드슨 테일러는 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 교회를 세우고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선교가 마치 건축을 위해서 나무나 대나무 등으로 비계목을 세우지만 건물이 완성되면 비계목을 걷어내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것이다. 비계목은 건축을 위해서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다. 하지만 반드시 건축이 이루어지는 동안에만 필요한 존재이다. 많은 경우 건축이 끝나는 즉시 비계목을 걷어내는데 만약 비계목이 그대로 있다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아름다운 건축물이 제대로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맡겨주신 선교사역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섬기는 사람들에 의해서 계승되어야 한다. 

둘째, 비계목은 사람들에게 위험한 걸림돌이 될 것이다. 건축이 완성될 때까지만 비계목이 필요하고 건축이 끝난 후에도 방치된 비계목은 흉물스럽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바나바와 사울의 모델

사도행전 11장에 예루살렘 교회가 안디옥으로 바나바를 보내고 다시 바나바가 다소에서 사울을 데리고 와서 안디옥에서 성도들을 가르친 내용은 요즘 말로 하면 선교사 팀이 만들어 진 것으로 보야 할 것이다. 그들이 안디옥 교회를 말씀에 기초해서 세우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도행전 11장 23절-26절

사도행전 13장에서 안디옥 교회는 성령의 인도를 따라서 두 사람을 따로 세워서 새로운 사역을 위해서 파송하게 된다. 이들의 안디옥 교회의 파송은 그 전에 선교사역과 관련이 전혀 없었던 사람들을 선교사로 세워서 파송한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자신들이 섬기던 교회에 리더십을 이양하고 떠나는 모델의 원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도행전 13장 1절-3절

필드에서 리더십 이양이 미뤄지는 이유

어떤 면에서 선교사들이나 선교단체는 선교사의 역할이 마치 비계목처럼 한시적이라고 하는 사실을 어느 정도는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교회로의 리더십 이양이 잘 되지 않는 것은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너무나 크게 보기 때문이다. 

● 재정: 선교사가 현지교회에 리더십을 이양해도 결국 재정 자립도가 약해서 선교사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이런 염려가 선교사로부터 현지 리더로의 리더십 이양 문제를 생각할 때 현지 교회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재정은 기본적으로 현지 교회의 책임이어야 한다. 언제까지나 선교사나 선교부가 책임 질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네비우스 선교사가 주장한 것처럼 처음부터 재정 자립의 의지를 현지 교회가 가지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 현지인의 능력 문제: 재정 문제 이외에도 선교사가 시작한 사역을 계속 이루어 나갈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학교의 교수의 경우 선교사들만큼의 교육을 받지 못한 현지 리더들이 가르칠 때 수준이 떨어지는 것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는 어느 정도 사실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문제도 재정 문제와 같은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다. 선교사가 선교사의 수준에 맞추어서 사역의 범위를 정할 것인지 아니면 현지인의 수준에 맞추어서 사역을 정할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의료 사역을 하는 선교부가 본국 수준의 의료 장비를 선교지에 가지고 간다고 할 때 과연 그것이 반드시 현지에 도움이 되는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하듯이 처음부터 선교 현지의 실정에 맞는 수준의 사역이 고려되어야 한다. 

● 선교사의 사후 역할에 대한 불확실: 선교사나 선교부가 현지 교회에 리더십을 이양한 후 선교사의 역할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선교부나 선교사가 리더십을 현지 교회에 이양한다고 해서 당장 선교지에서 철수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른 형태의 사역이 문이 열려 있다. 

따라서 선교사가 선교 현지 교회에 리더십을 이양하는 문제는 급히 서두르거나 일정한 패턴을 따를 것이 위험할 수 있다. 오히려 선교사와 현지 리더들이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지나치게 일찍 이양이 이우어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II. 4 가지 모델

1. Wagner의 모델: 피터 와그너 박사는 교회 교회 성장 전문가답게 선교부나 선교사

선교지에서 교회를 개척하는 단계를 넷으로 나누어 보았다. 

Phase I: 선교사나 선교부가 선교지에 가서 교회를 개척하는 단계를 말한다.

Phase II: 선교사나 선교부가 개척한 교회를 개발시키는 단계로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치라”라고 하는 단계를 말한다.

Phase III: 선교사나 선교부가 자문 역할을 맡게 되는 단계. 선교사에 의해서 개척된 현지 교회가 자율적으로 모든 것을 관리해 나간다. 선교사나 선교부는 현지 교회의 필요를 채우는 역할을 한다.

Phase IV: 개척된 교회가 선교를 시작하는 단계로 선교부나 선교사는 선교적 현지교회의 개척이라는 목표를 완성한 것이다.  

위의 네 단계를 선교부의 역할과 현지 교회의 역할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첨부파일참조>

Wagner의 모델은 이해하기 쉽지만 큰 선교단체에게 어울리는 모델이며, 현지 교회의 성숙 정도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

2. Fuller의 모델: Fuller는 선교사의 역할과 현지 교회의 성숙도를 함께 고려하여 네 가지 단계로 구분했다.  Schlitt, p.11

Stage I - Pioneer: 처음 선교사가 복음이 전해 지지 않은 종족이나 지역에 들어가서 거의 모든 사역을 감당하는 상황이다. 전도 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은사가 발휘되는 단계

Stage II - Parent: 주로 가르치는 일에 주력하게 된다. 새로운 교회가 마치 성장기의 자녀와 같은 의미에서 선교부와 관계를 맺는 단계. 그렇다고 해도 선교사나 선교부가 부모의 역학을 가부장적 역할과 혼돈해서는 안 된다.

Stage III - Partner: 이 단계에서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 이미 성숙한 어른과 어른의 관계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변화는 현지 교회나 선교사 모두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현지 교회가 성숙한 어른으로 이행해 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단계이다.

Stage IV - Participant 이제 현지 교회는 완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단계라고 보아야 하며, 만약 선교사가 이 단계에도 필드에 존재한다면 현지 교회를 강화시켜 주기 위한 목적 하에서일 것이다. 선교사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곳으로 가서 새로운 개척 사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첨부파일참조>

3. Steffen의 모델: Tom Steffen은 전도를 중심으로 다섯 개의 단계로 구분하고 이에 따라서 선교사의 역할을 여섯 가지로 구분한 바 있다.  Schlitt, p.11

● Pre-entry: 선교지 진입 전

● Pre-evangelism: 교회 개척 전

● Evangelism: 교회 개척

● Post-evangelism: 교회 개척 후

● Phase-out: 퇴장

이러한 단계에 따라 변화하는 선교사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Learner: 학습자

● Evangelist,: 전도자

● Teacher: 교사

● Resident Advisor: 거주하는 자문 역할

● Intinerant Advisor: 거주하지 않으면서 자주 찾아오는 자문 역할

● Absent Advisor: 완전히 떨어져 있는 자문 역할

위에서 기술한 다섯 가지 단계와 선교사의 역할을 결합하면 다음과 같다.

<첨부파일참조>

Steffen의 모델은 대규모 선교단체와 현지 교회나 교단의 모델보다는 개인 선교사의 역할 변화나 소규모 선교팀의 역할 변화를 더 잘 설명해 주고 있다.

4. Schlitt의 모델: 그는 필리핀에서 이루어진 선교 현장의 리더십 이양의 케이스 스터디를 다룬 박사 논문에서 앞에서 살펴 본 Fuller의 모델을 조금 수정했다.  

● Pioneer 단계: 그는 Fuller가 제안한 pioneer 단계를 인정하면서도 여러 가지 다른 타입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P1: 한 선교회가 혼자 교회 개척을 하는 모델

P2: 다른 선교 단체와 협력 속에서 사역하는 모델

P3: 현지 교회와 사역하는 모델

● Parent 단계를 Developer라는 용어로 바꾸었다.

● Partner 단계도 세 단계로 나누어 보았다.

Dichotomy: 현지 교회만 사역을 하고 선교단체는 사라지는 것

Modified Dichotomy:두 그룹이 각각 다른 대상을 상대로 사역하는 것

Fusion: 선교단체가 현지 교단에 종속되어서 사역하는 것

● Fusion: 세 번째 단계는 위에서 이야기한 fusion 단계에서 사역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를 다이어그램으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Schlitt의 모델은 필리핀의 케이스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다른 지역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기존의 모델들이 가지고 있는 경직성을 줄였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III. 파트너쉽(Partnership)의 issue들 Schlitt, pp 13-14 

리더십의 이양 단계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선교사와 현지 교회의 파트너쉽 단계일 것이다. 이 단계에는 잠재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분야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리더십

이양이 진행되는 동안 생길 수 있는 가장 어려운 분야가 리더십 분야이다. 대부분 선교사들이 익숙한 자국의 리더십 스타일과 현지의 리더십 스타일이 달라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서구 선교사들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수평적 리더십을 기대하지만 현지,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수평적 리더십보다는 수직적 리더십이 더 익숙해서 선교사가 완전한 이양을 한 경우라면 모르지만 어중간한 단계의 파트너쉽 기간에 리더십에 대한 충돌이 예상된다.

재정

재정 또한 리더십 이양을 준비하는 동안에 생길 수 있는 가장 예민한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선교를 담당하는 나라의 경제적 여건이 좋은 것을 고려할 때 현지 교회에서 재정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가 큰 issue가 된다. 그 동안 선교사를 통해서 공급되던 재정을 모두 끊어버리는 방법과 비록 리더십에 있어서는 파트너쉽을 공유하지만 재정은 그대로 유지시키는 방법, 혹은 그 중간을 택해서 일부를 선교사나 선교회가 담당하고 서서히 현지 교회가 재정을 담당해 나가는 모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문화적 이해

선교사가 지배적인 사역을 감당하는 동안은 원하든 원치 않던 선교사의 문화가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하지만 선교사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현지 리더십이 증가하는 단계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하는 현지 문화적 요소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미리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진실한 커뮤니케이션보다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파트너쉽 기간 동안 치명적인 문제로 등장할 수도 있다.  Schlitt p. 14

IV. Exit Strategy

사전 고려 사항: 목표와 전략으로서의 철수

선교사가 선교지에 가기 전부터 언제 선교지에서 물러날 것인가 아니면 언제 리더십을 이양할 것인가 하는 소위 Exit Strategy를 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선교사나 선교부가 현지로부터 철수하는 것은 선교의 실패가 아니라 목표여야 한다. 물론 철수의 타이밍에 대해서 천편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는 상황을 보아서 유연하게 하는 것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철수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사역을 시작한다면 선교사의 역할 변화에 대한 생각이나 더 나아가 선교지에서의 철수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오히려 Exit에 대한 목표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다면 우리가 하는 선교사역에 보다 더 집중하게 될 것이다.  Brian p. 4

타이밍: 언제 철수를 할 것인가 

실제로 철수나 리더십의 이양을 생각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해야 할 변수는 타이밍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언제인가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가이다. 만약 현지 교회가 연약할 때 물러난다면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아기를 유기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며, 이미 성숙한 교회를 여전히 보호하려고 한다면 캥거루식 현지 교회를 양산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선교사에게 종속되는 교회를 만드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어떻게 타이밍을 결정할까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만약 상황이 강제적으로 선교사의 현지 출국을 강요하지 않는다면, 성숙한 현지 지도자, 재정 자립도, 개척한 현지 교회의 선교적 열망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 타이밍의 문제는 국제적인 팀으로 일하는 선교 단체에서 커다란 이슈 중의 하나였다. 문화적으로 수평적인 관계에 익숙한 서양 선교사들이 생각하는 exit timing이 수직적 관계에 익숙한 동양 선교사들에 비해서 늘 빠른 것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후 선교사의 역할

선교사가 사역에서 물러난다고 하는 것이 모든 관계를 종식시킨다는 뜻은 아니다. 여전히 현지 교회가 잘 성장하고 주님의 지상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선교사의 목표라고 한다면 현지 교회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도와야 할 것이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개척하거나 돌본 적인 교회들을 위해서 자신의 범위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한 노력의 하나가 신약의 주류를 이루는 바울의 서신들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바울의 서신들은 일정한 신학의 체계 속에서 써졌다기보다 교회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상당히 유연하게 정리된 생각들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

시의적절한 논의 

선교사와 현지 교회의 관계, 혹은 더 나아가 Exit Strategy의 논의는 작금에 한국 교회에 가해지는 따끔한 시선, 그리고 이제 2만 명이 해외에서 사역하는 한국 교회의 성숙한 선교 이해와 관련해서 볼 때 매우 시의적절한 논의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그 동안 이러한 분야에 대한 논의가 마치 불처럼 일어나는 선교의 열정을 식히는 것으로 오해되고 지나치게 자제되어 왔다는 점이 아쉬움이다. 

앞으로의 과제

방콕 포럼을 기점으로 앞으로는 이 분야의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를 통해서 한국 교회가 선교를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 교회들을 향해서 누가 이 이야기를 해 줄 것인가 하는 면이다. 마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에 대해서 공감하지만 여전히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의 문제에 오면 아직도 명확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또 한국 교회가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선교지의 선교사들에게 이것을 인식시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마치 말을 물까지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먹일 수는 없다는 속담과 같은 이치이다. 

참고 문헌

"Final Stage Transitions From Mission To National Church: An OMF/ABCCOP Case Study", Ph. D. dissertation by Richard E. Schlitt, Asia Graduate School of Theology Philippines, 2001

"The Role of Missionary Partnership and Closure in Indigenous Church Development: A Malaysian Case Study" Ph. D. Dissertation by Brian John Michell, Asia Graduate School of Theology Philippines, 2004

Mission Round Table vol 3, no. 1, April 2007, OMF International

내키지 않는 중국 탈출 (Reluctant Exdus) OMF-Rodemm, 2007

중국 교회- 그 놀라운 성장

바울의 공동체 사상, IVP, 로버트 뱅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