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의 글로컬화에 대한 연구

문상철, KRIM

I. 연구 문제

글로벌화는 글로컬화로 이해된다 (Robertson 1992, 173-4). 선교운동에 있어서도 지역 상황에 맞게 로컬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하면, 동시에 글로벌한 표준에 따라 발전해갈 필요가 있다. 한국 선교의 발전의 방향은 로컬한 상황에 맞게 상황화되면서 동시에 세계적인 표준에 따라 선진화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 가운데서 우리는 한국 선교를 글로컬화 가는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야 하며, 그 가운데서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선교운동을 발전시켜야 할 당위성이 있다. 이런 관심 가운데 이 연구 프로젝트는 선교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면서 발전의 과제들을 정리해보고자 시도하는 것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현재의 한국 선교의 글로컬화 정도를 평가하면서 향후 글로컬화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는 것이다. 이 목적에 부합하는 연구 질문들로는: 한국 선교는 얼마나 글로컬화 되었는가? 한국 선교의 발전을 위해 글로컬화 되어야 할 영역들은 무엇인가? 한국 선교의 글로컬화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들은 무엇인가? 등이 제시될 수 있겠다. 이런 목적과 연구 질문들은 한국 선교의 미래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들로서 현재적인 평가와 진단을 포함하게 된다. 

이 연구의 범위는 현재적인 평가와 함께 진단을 하게 되며, 미래적인 대처 방안을 찾는 것까지를 다루게 된다. 연구의 한계상 과거의 역사적인 연구는 포함하지 않으며, 현재적인 분석과 미래적인 대처방안을 주로 분석하게 된다. 또한 방법론적인 한계로 말미암아 선교의 대상자들의 관점과 다른 나라의 선교 주체들의 의견을 두루 반영하지는 못했다. 전체적인 초점은 한국 선교의 내부자들의 자기 진단과 제안에 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경험적인 연구의 바탕 위에 한국 선교의 발전 과제들을 정리해본다는 의의가 있겠다.

II. 연구 방법

한국 선교의 글로컬화에 대한 본 연구는 양적 연구의 방식으로 설문 조사에 의존하고 있다. 본 연구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설문 조사는 총 20개 항목의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는 스케일을 표시하는 질문, 선택형 질문, 개방형 질문들이 포함되어 있다. 설문들은 내용적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즉 한국 선교의 글로컬화의 수준, 한국 선교의 글로컬화 영역, 한국 선교의 글로컬화 방법 등으로 연구 질문들을 충실히 반영하였다. 

설문지는 총 200 명 정도에 달하는 터어키 주재 한국 선교사들 가운데 2007년 8월 한인선교사 수련회에 참석한 150 명 정도를 대상으로 배부되었다. 설문지 회수는 100 명 이상을 목표로 하였으나 실재 회수된 설문지는 71 개에 달하였다. 그러나 이런 표본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모집단의 규모가 적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효성과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설문에 응답한 선교사들은 교단 선교부 소속이 29 명, 국내 초교파 단체 소속 33 명, 국제 초교파 소속 9 명 등으로 분류된다. 연령별로는 20 대가 8.5%, 30대 39.4%, 40대 38.0%, 50대 11.3%, 60대 2.8% 등으로 분포된다. 학력 면에서는 고졸 9.9%, 대졸 50.7%, 대학원졸(석사) 35.2%, 대학원졸(박사) 4.2% 등으로 석사 학위 이상의 학위 소지자가 39.4%에 달하여 한국 선교사 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도표 1).

설문지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SPSS로 분석되어 통계적인 일반화를 시도하였으며, 그 결과는 터어키 선교 상황에 대한 연구자의 직간접 경험적 지식에 비추어 분석되었다. 이 결과는 한국 선교 전체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터어키 상황에서의 한국 선교의 한 단면을 충실히 보여준다고 판단된다. 한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한국 선교에 대한 평가와 진단, 그리고 방향 모색을 했다는 점에서 이 연구는 한계와 함께 구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III. 데이터 분석

데이터 분석은 연구 질문들과 설문지의 순서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분석하였다. 이 분석은 M 값과 응답치의 분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한국 선교가 얼마나 한국의 문화적 토양에 로컬화(상황화) 되었는가 하고 물은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10 점 만점에 평균 6.8 점을 매겼다 (도표 2). 이 점수는 필자가 보는 현실적인 표준치인 8 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응답자들의 67.6%는 7 점 이하라고 평가해서 로컬화 정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은 한국 선교가 한국적인 토양에서 상황화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 교회가 상황화 면에서 약한 전통 가운데 있다는 평가와 함께, 선교에 있어서도 상황화되지 못한 면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런 면은 한국 선교가 로컬한 특성을 반영해서 창의적으로 선교하는 면이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선교의 세계적인 표준에 따른 글로벌화 정도에 대해서는 10 점 만점에 평균 6.4점을 매겨서 로컬화보다도 더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도표 3). 무려 80.3%가 7점 이하라고 보아서 이 영역에서의 한국 선교의 발전 정도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로컬화 면에서도 기대 이하지만, 글로벌화 면에서는 더욱 미흡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 선교가 세계적인 표준에서 더욱 글로벌화 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현실은 선교를 하는데 있어서 한국 교회의 경우 로컬화와 글로벌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할 이중 부담을 가진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이런 이중적인 작업을 동시에 해야 하는 부담은 선진 선교를 실현하는 것의 복잡한 과제를 설명해 주는 것이며, 이 복잡한 요청 가운데서 창의성과 표준성의 균형을 발휘해야 할 필요를 강조하는 것이다.

한국 교회가 선교를 함에 있어서 단일문화적인 배경이 얼마나 크게 한계로 작용하는지를 물었을 때 22.5%가 대단히 크게 작용한다, 50.7%가 크게 작용한다, 21.1%가 별로 작용하지 않는다, 5.6%가 거의 작용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것은 전체적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73.2%나 될만큼 우세한 것으로, 단일문화적인 배경의 제약에 대한 선교사들의 인식의 정도가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겠다. 이 분석은 단일문화적인 배경의 제약성이 단순히 이론적인 주장이 아니라 현장의 선교사들에 의해 입증된다는데 의의가 있으며, 구체적인 개선의 방향을 잡는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이런 인식의 바탕 위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단일문화적인 한계를 극복할지 방법을 찾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위의 질문과 비슷하게, 한국 문화의 자문화중심주의(ethnocentrism)가 타문화권 선교에 얼마나 방해가 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단히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19.7%, 크게 작용한다 45.1%, 별로 작용 안한다 26.81%, 거의 작용하지 않는다 8.5% 등으로 의견이 갈린다. 결과적으로 64.8%가 자문화중심주의의 심각한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도표 4). 다만 이 점수가 앞의 단일문화권의 제약에 대한 것보다 낮은 것은 한국 선교사들이 단일문화적이기는 하지만 자문화중심주의에 빠져 있지는 않다는 일부 견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터어키 주재 한국 선교사들은 자문화중심주의적인 한계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면서 이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국 선교의 모습을 직시하면서 이 영역에서의 개선책을 찾을 것을 지적하고 있다고 하겠다.

한국 선교에 있어서 글로컬화되어야 할 영역들을 지적하라는 개방형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서, 타문화 관련 분야 총 17 건(14.2%), 교육 분야 14 건(26.9%), 리더쉽 분야 9 건(14.2%), 한국 교회 관련 분야 3 건(4.7%), 기타 20 건(31.7%) 등이 중요하게 지적되었다. 기타 영역의 지적 건수가 많은 것은 그 만큼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컬화가 시행되어야 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 분석은 앞서 항목들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터어키 주재 선교사들은 타문화와 관련된 영역에서 글로컬화되어야 한다고 보면서 선교에 있어서 문화적인 이슈가 크게 작용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역에 있어서도 타문화적인 통찰력의 필요성이 단순히 이론적으로가 아니라, 경험적인 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지는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향후 타문화 관련 영역에서 더욱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선교에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글로컬화되어야 할 영역으로는, 사역 구조와 시스템 45.1%, 리더쉽 26.8%, 전략 15.5%, 인프라 7.0%, 선교학 1.4%, 기타 및 무응답이 4.2% 등으로 지적되었다 (도표 5).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사역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표준에 따르면서도 한국적인 특성을 반영해야 할 필요를 지적한 것이다. 달리 말하면, 한국 선교는 사역의 구조와 시스템을 발전시켜서 선교를 체계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한국인들이 일을 하는데 있어서 팀 속에서 시스템을 이루어 일하는 방식에 익숙치 않은 것을 보여주는데, 개인적 관계와 시스템 속에서 일하는 것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 한국인의 세계관의 특성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서구인들은 관계가 나빠도 일은 같이 할 수 있는 세계관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항목에 대한 답변은 이런 대조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형 국제선교단체의 리더쉽 수준을 평균적으로 100으로 보았을 때 소속 단체 한국 선교사들의 평균적인 리더쉽 수준을 백분율로 표시하라는 요청에 대해서 응답자의 평균치는 76.1 점이었다. 이것은 연구자의 적절치 수준인 80 점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도표 6). 응답자의 66.2%는 이 수준을 80점 이하라고 보고 있다. 반면에 100% 이상이라고 본 견해는 22.5%에 불과했다. 리더쉽 수준에서의 미흡한 점들은 다른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지기도 했는데, 이 연구는 현장에서의 필요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이 결과는 한국 선교 지도자들의 자질을 향상해야 하고, 글로벌한 표준에 미치도록 모든 선교인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필요를 보여주는 것이다. 리더쉽 함양은 리더들만의 과제라기보다 모든 관련된 당사자들의 공통적인 과제라고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들과 선교회들은 이 분야에서의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면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대형 국제선교단체의 사역 구조와 시스템을 100으로 놓고 보았을 때 한국 선교단체들의 수준은 평균 71.8%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그래서 이 수치는 리더쉽 수준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응답자의 49.3% 정도가 이 항목에 있어서 80점 미만이라고 보고 있다 (도표 7). 이 분야에서의 시급한 발전이 요구된다는 견해는 앞선 선택형 질문에 대한 응답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렇게 구조와 시스템에 있어서 취약한 것은 현지 선교사들의 개별 사역에 대한 관심이 많은 반면 하나의 팀 혹은 시스템 속에서 선교의 목표와 사역을 이해하려는 관점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사역의 구조와 시스템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사역자 개인에 대한 평가와 함께 팀 전체, 선교회 전체에 대한 평가가 함께 이루어져서 집단적인 평가와 발전이 있도록 노력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 선교단체들의 전략적인 수준은 대형 국제단체의 수준의 83.6% 정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표 8). 이것은 연구자의 기대치에 도달하는 것으로 전략적인 면에 있어서는 한국 선교가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른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중요한 영역에서 더욱 발전되어야 할 필요성 또한 함께 지적하고 있는 수치라고 보여진다. 이러한 추세는 선교 전략적인 부분에서 서구 교회들의 전략들이 빨리 국내에 소개되고 적용되어 운동으로 추진되는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여지는데, 다만 한국적인 전략을 창의적으로 고안하는 노력은 더욱 필요할 것이다. 

인프라에 있어서는 한국 선교단체들의 수준이 가장 낮게 평가되고 있는데, 평균적인 수준은 대형 국제선교단체의 67.9%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도표 9). 이것은 리더쉽, 사역구조 및 시스템, 전략, 인프라, 선교학 등의 영역에서 가장 낮게 평가되고 있는 분야이다. 그러나 6번 질문의 결과와 다소 차이가 나는 것은 인프라 수준이 낮지만, 이 분야가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분야라고 보지는 않는다는 견해로 해석된다. 낮은 인프라 수준은 선교를 효과적으로 하는데 장애가 되는 만큼, 이 분야에서의 시급한 개선이 요구되며, 교회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선교사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와 지원에 비해서 선교단체들에 대한 지원은 미흡해서 선교단체들이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는 것은 한국 선교의 발전에 장애가 되는 요소이다. 

선교학적인 수준에 있어서 한국 선교단체들은 대형 국제단체들의 83.4% 수준에 해당된다고 평가되어서 동급은 아니지만, 기대치에는 도달하는 수준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도표 10). 심지어 100% 이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28.2%에 불과했다. 이것은 선교 전략의 수준과 비슷한 수치라서 두 분야가 사실상 관련되어 있는 것을 보면 합리적인 평가라고 생각되어 진다. 이 분야에 있어서도 보다 나은 수준으로 발전하도록 더욱 투자와 지원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고 보여진다. 다만 한국 선교 현황에 대한 2007년 조사보고서에서 지적되었듯이 선교 전략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 연구개발과 관련된 선교학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선교의 형편에서는 이론적이고 개념적인 학문적 연구보다, 경험적이고 현실적이고 실재 사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학문적 연구가 많이 필요함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런 각도에서 볼 때 한국 선교학의 발전 방향은 사회과학적 연구 방법에 토대를 둔 경험적 연구와 많이 관련된다고 하겠다 (문상철 2007).

한국 선교를 글로컬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개방형 질문에 대해서는 방법 및 전략적인 영역이 18 건으로 가장 많이 지적되었고, 그 다음이 교육 영역 (13 건), 리더쉽 (5 건), 선교 구조와 시스템 개선(5 건), 타문화 관련(4건), 한국 교회 관련(4건) 등으로 지적되었다 (도표 11). 이것은 한국 선교가 동기나 목적의식에 비해 방법적이고 전략적인 면에서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또 상당 부분은 교육을 통해서 개선될 수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한국 선교를 글로컬화하는데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양성을 위한 투자라고 보는 견해가 33.8%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파송 전 훈련 프로그램의 글로컬화(29.6%)가 지적되었다. 선교사 연장 교육도 중요한 방법으로 지적되기도 했다(16.9%). 이것은 결국 전문가 양성 등 인적 투자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글로컬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는 견해라고 집약된다. 한국 선교가 받고 있는 큰 유혹은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것인데,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선교를 할 경우 사람에 대한 투자보다는 건물이나 시설에 대한 투자를 더 강조하게 될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선교의 발전을 위해서는 역시 전문가 양성을 위해 사람에 대해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선교 전문가를 양성하는 주체로는 45.1%가 선교단체라고 보고 있으며, 지역 교회(22.5%) 및 선교연합체(21.1%)라는 견해는 비슷하게 표명되었다 (도표 12). 이것은 선교단체들의 영세성에도 불구하고 선교 전문가를 양성해서 선교를 발전시켜야 할 당위성이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 견해는 다른 주체들에 의한 전문가 양성의 가능성에 대해서 그다지 신뢰하지 않음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바람직한 전문가 양성의 형태는 선교단체가 필요에 따라 교회들의 후원을 받아 전문가 양성에 나서는 것이다. 이런 의식은 선교단체들에게도 필요하고 지역 교회들에게도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국제적인 교류를 위해 이바지해야 할 주체들로는 역시 선교단체라는 견해가 46.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선교연합체(33.8%)라는 견해가 뒤따랐다 (도표 13). 선교연합체보다 선교단체의 주도성이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은 선교연합체의 역할이 그만큼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적인 견해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결국 한국 선교를 글로컬화하는 방법적인 면에 있어서는 선교단체들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선교사 선발 정책과 기준에 있어서는 글로벌한 기준에 따라 가급적 까다로운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67.6%)가 가급적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기 위해 낮은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22.5%)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도표 14). 이것은 한국 선교사들이 선교사들의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는 질적인 발전과 성숙을 도모해야 한다는 견해를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현실은 선교단체들이 회원 확보와 양적인 성장에 너무나 많은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자격 미달의 선교사들을 양산하는 면이 있다. 물론 한국 선교사들의 교육적인 수준은 높아서 대체적으로 양질의 고급 인력을 배출한다고는 하지만, 타문화권 사역을 위한 소명을 확인하는 것은 필요하며,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소명보다는 국내에서 사역지를 찾지 못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로는 선교의 세속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파송전 훈련 프로그램을 글로컬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것(38.0%)의 중요성을 훈련 프로그램을 전부 혹은 일부 해외에서 시행하는 것(22.5%), 선교 훈련원들의 국제적인 교류와 연계 (22.5%), 다양한 문화권에서 사역한 경험있는 교수진 확보하기(15.5%)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견해가 피력되었다 (도표 15). 결국 커리큘럼에 있어서의 발전 필요성을 강하게 지적하는 셈인데, 이 점에 비추어 한국의 선교 훈련원들과 프로그램들의 커리큘럼을 평가하고 발전시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커리큘럼 평가는 더러 내부적으로 시행되기는 하겠지만, 수요자의 기준에 따라 평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커리큘럼은 또한 변화하는 선교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노력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특별히 신세대의 문화적 및 심리적 특성을 고려한 커리큘럼이 설계될 필요가 있으며, 궁극적인 사역의 지역과 목적에 따라서 선택과목들을 다양하게 배치하는 전문화의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선교사 연장 교육을 통해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사항으로는 선교사들의 필요에 맞춘 커리큘럼(60.6%)이 가급적 가까운 곳에서 교육하는 것(15.5%), 전문성을 갖춘 교수진 확보(15.5%), 교육비 마련(5.6%), 학위 취득가능성(1.4%) 등의 항목보다 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도표 16). 그래서 파송전 훈련과 연장 교육에 있어서 공히 커리큘럼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많은 신학교 커리큘럼에서와 마찬가지로 선교 훈련에 있어서도 피교육자들의 필요보다 교육자들의 전공 분야 위주로 커리큘럼을 짜지 않는지 냉정한 평가와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커리큘럼이 중요하게 부각된 반면 학위 취득 여부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은 비중을 두지 않아서 이 점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추측과는 달리 일선의 선교사들의 경우 실재 사역에 유익을 주고 개인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된다는 의식이 반영되고 있다. 이것은 연장 교육에 대한 순수한 동기를 말해주며, 문제는 그 필요에 맞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선교의 글로컬화를 위한 현실적 과제에 대한 질문과 제안 요청에 대한 답변에서 다수의 응답자들은 방법 및 전략적인 부분(19 번 항목 32, 20번 항목 21건)을 압도적으로 많이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 선교가 방법적이고 전략적인 면에서 취약하다는 것을 다시금 말해 주는 것이고 이 분야에서의 시급한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교의 열정을 유지하면서도 방법적인 면에서 더욱 지혜롭게 선교를 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적으로 말할 수 있겠다. 앞으로 선교학적인 연구와 교육의 방향도 선교의 방법적이고 전략적인 영역에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을 다시금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IV. 연구 발견과 결론

개방형 및 선택형 질문에서 종합적으로 한국 선교를 글로컬함으로써 선진화하려는 노력은 방법 및 전략적인 영역에서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이 밝혀졌다. 이것은 한국 선교의 장점인 열정과 순수성의 바탕 위에서 보완되어야 할 영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한국 선교의 글로컬한 수준에 대한 평가, 글로컬화 되어야 할 영역들의 우선순위, 향후의 글로컬화의 방법 등에 대한 분석으로 구체적으로 입증된다.

한국 선교는 얼마나 글로컬화 되었는가에 대한 질문과 평가에서 본 연구는 로컬화와 글로벌화 양면에서 아직 이상적인 수치는 물론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한국 선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선교의 발전을 저해하는 단일문화적이고 자문화중심적인 요소들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부정적인 평가가 있으며, 그러한 인식은 기존에 이론적으로 접근했던 우려사항을 경험적인 연구를 통해 확인하는 의의가 있었다. 

한국 선교에 있어서 글로컬화 되어야 할 영역에 대한 질문과 진단에서 본 연구는 타문화와 관련한 사역에 있어서 더욱 선진화의 노력이 필요하며, 사역 구조와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과 투자가 집중되어야 하며, 리더쉽과 전략, 인프라와 선교학에 있어서도 로컬한 특성과 글로벌한 표준을 창조적으로 조화시켜야 할 필요가 제기되었다. 종합적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동시적으로 선진화의 노력이 기울여져야 함을 지적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타문화를 연구하고 선교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다른 영역보다 우선적으로 강조되어야 할 영역으로 꼽을 수 있겠다.

한국 선교를 글로컬화 할 방법에 대한 질문과 방안에서는 우선 전문가를 선교단체가 주도적으로, 의도적으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 또한, 국제적인 교류를 선교단체와 협의체들이 주도하고, 국제적인 선교사 선발 기준에 따라 선교사 선발을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파송 전 훈련과 연장 교육에 있어서는 커리큘럼을 수요자 중심으로 합리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다른 요소들보다 더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결론적으로, 한국 선교는 글로컬화 수준에서 아직 충분하지 않으며, 특별히 타문화 관련 및 사역 구조와 시스템 구축의 영역에서 글로컬화의 노력을 계속해야 하며, 그 방법으로는 가장 우선적으로 전문가 양성 등의 노력을 통해 글로컬화가 실현되어야 한다. 

이런 글로컬화에 대한 연구는 다른 선교지 상황에서도 연구되어야 하며, 특별히 선교의 참여자가 아닌 대상자들 및 다른 나라의 선교 주체들의 관점에서도 평가되고 연구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 선교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양으로 접근하여 21세기 글로벌 선교를 이끌어 나가는데 귀한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V. 참고 문헌

Robertson, Rolland. 1992. Globalization: Social Theory and Global Culture. London: SAGE Publications.

문상철. 2007. 한국 기독교 선교운동의 동향과 과제. 한국선교연구원 간 파발마 192호(2007.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