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학과 선교의 새패러다임

장영일, 대구 범어교회

한국 목회자가 영향 받기 쉬운 전통적 심성은  

무속적인 영성: 신령한자, 복을 내리는 자

불교적인 영성: 청빈을 강요하거나 요청. 예전에 비만한 목회자는 없었다. 

유교적 영성:  먹을 것은 없어도 책이 많아야 된다. 학자로서의 영성 등이다.

이것이 한국인들이 목사에 대해 기대하기 쉬운 것이며 동시에 한국인의 영성 또는 심성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의 영적 또는 종교적 개념 속에는 이 세가지가 저변에 깔려 있다. 지금이 이 전통적 심성에 외래의 서구적 교육과 환경이 덧입혀 졌다.  

오늘날 표면적으로는 이러한 전통적 심성은 보이지 않고서구적 환경 속에서 현대적 교육을 받아 서구적 행동을 표방한다. 합리주의적 철학과 세계관을 표방하고 능률을 중시하는 것 같은 생활을 해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사고나 행동이 서구적으로 바뀐 것 같다. 하지만 일단 유사시(가정의 어려움이나 질병혹은 기타 관계 속에서)에는 서구적인 교육을 받은 환경은 보이지 않고 전통적 심성이발로되는 경우가 많다. 예: 대학 교수인 사람도 아이가 병들었을 때는 병원으로 가 가면서도 목사에게 자녀를 위해 기도를 해 달라고 부탁한다.

일반적으로 한국 선교사들의 모습은 전통적 심성 과 서구적 교육 (합리주의) 에 미국 유형 (교단신학) 의 선교 전략 (교육, 사회개발, 복지, 구제) 이 결합된 형태이다.

한국 선교사들의 교단 신학은 도그마에 갇혀 있는 신학이다. 예를 들자면 선교지에서도 한국의 교단식의 예배를 고수하려 한다. 그러나 선교지 사람들의 심성은 한국 사람들의 심성과 달라서 그러한 예배형태로는 선교지 사람들의 영성을 움직일 수 없다. 미국식 선교 전략은 NGO 등과 같은 기관을 통해 교육, 사회 개발, 복지, 구제 등을 통해 접촉점을 찾아 선교하면서 피선교지 사람들을 섬기려고 한다. 우리도 그러한 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학교, 병원, 사회개발 등을 통해 선교지 사람들을 통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섬긴다고 시작하지만 통치하는 것으로 바뀌게된다. 지난 3-4백년의 선교 형태가 대체로 이러했으며 이러한 방식을 식민주의, 제국주의적 선교라고 부르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피선교지 사람들이 선교가 섬김에서 통치로 바뀌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선교사들이 와서 학교, 병원 등을 세우는 것은 받아들이지만 그러한 기관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더 나아가 제도적, 행정적인 형태의 통치뿐만 아니라 내용상의 보이지 않는 통치 조차도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므로 이제 선교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많은수고를 하고 투자를 하여도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게 될 것이다. 미국식의 합리주의적 교육이 한국인들의 겉모습은 바꾸어 놓을 수 있었지만 그 안에 있는 심성은 바꾸지못한 것처럼 그들속에 있는 전통은변화시키지 못하고 겉모습만 바꾸는결과를 낳게 된다.   어느 나라에서든 그들이 입고 있는 옷만 바꾸어 입히려 하면 그들이 옷을 바꾸게 할 수는 있다.   

송천성(C.S. Song 중국계 미국인 신학자)의 저서 '아시아인의 심성과 신학(The Third Eye Theology)', '아시아 모태 신학', ' 아시아 이야기 신학'에서 지적한 점을 살펴보자. 이 신학자의 주장을 하나의 대안으로 소개하려는 것이다. 나의 신학과 같지는 않지만 소개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도행전의 스테반의 설교에서 스데반은 아브라함에서 예수 그리스도까지의 구속사적인 역사를 설명하면서 모세가 동족의 원수 애굽 병사들을 죽이면 동족들로부터 지도자로 추앙을 받을 것으로(힘을 갖고 있고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생각하였지만 오히려 거절 당하였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송천성이 얘기한 아프리카 앙고라 민담 중에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소서'라고 하는것이 있다. 송천성은 세계 여러 나라의 민담, 전설, 신화를 잘 알고 있고 그러한 자료를 가지고 신학화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 

결혼 후 첫날밤을 지내고 난 새 색시가 아침에 일어나 시집 식구들을 위해 아침 식사로 네 명의 시동생들을 위해 죽을 준비하였다. 이때 이 시동생들이 형수에게  그 죽을 먹기 전에 자신들의 이름을 불러 달라고 요청 한다. 그러나 형수는 시동생들에게 당신들의 이름을 모르니 그 이름을 부를 수가 없다고 말한다. 시동생들은 음식을 먹지 않고 모두 가 버린다. 다음 식사 때에도 형수가 음식을 차려 놓고 기다리지만 시동생들이 계속 형수에게 자신들의 이름을 불러 달라고하지만 그들의 이름을 모르는 형수가 그 이름을 불러 주지 않자 음식을 먹지 않고 돌아간다. 그리고 나서 이 새 색시가 밖에 나아 가 일을 하는 중에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지저귀는데 그 지저귐 속에 시동생들의 이름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새 색시는 별 관심이 없었으므로 그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세 번째 식사 때에도 시동생들은 형수가 그들의 이름을 불러 줄 것을 요구하지만 새 색시는 그 이름을 부르지 못한다. 다시 밖에 나아 가 일을 하는 동안 다시 새들의 노래 가운데 시동생들의 이름을 듣게 되고 그 이름을 기억한다. 다음 식사 때에는 마침내 시동생들의 요청대로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자 시동생들이 기뻐하며 형수를 자신들의 식구로 받아드리고 식사를 하게 된다. 이것을 송천성은 이를 "작명의 힘"이라 하는 신학적 표현으로 설명한다. 창세기에서 하나님께서 각종 동물을 지으시고 아담으로 하여금 그들의 이름을 부르도록 한다. 이름을 지어 주면 이름을 지어 준 사람과 이름을 갖게 된 사람과의 관계가 정해지게 된다.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은 이름을갖게 된 것의 주인이 된다는 것, 통치자가 된다는 의미가 있다. 이 시동생들의 경우는 이미 자신들의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시집온  형수가 시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자 시동생들은 형수가 자신들의 통치자/주인이 될 수 없음을 주장한 것이다. 선교지에서 어느 민족 사람이든 자신들이 각자의 이름이 있다. 이것은 그들이 그들 자신의 통치자/주인 임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그들 자신이 지은 이름을 불러주어야 한다. 그런데 외국에서 온선교사가 그들의 이름을 발음하기가 어렵다고 하여 자신들이 부르기 쉬운 외국 이름(영어 이름)을 지어 불러 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이 일반적인 서구 선교의 방법을잘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에 한국 목사들 가운데도 선교사와 접촉이 많았던 사람들은 영어 이름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이것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어 버리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송천성이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문신에 얽힌 전설을 가지고 신학화 작업을 한것이다. 지상에는 왕자가 있었고 지하에는 요정이 있었다. 요정은 멋있는 왕자에 관한 소문을 듣고 왕자를만나기 위해 지상으로 올라온다. 요정은 왕자를 만나하루를 지내고 다시 지하세계로 돌아간다. 왕자는 아름다운 요정을 잊지 못하여 병이 난다. 왕자는 수소문끝에 요정이 지하세계로 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왕자는 왕자의 신분을 포기하고 지하세계로 내려간다. 그러나 지하세계의 일원이 되려면 문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문신을 바늘로 몸에 새겨 넣어야 하는 것이었다. 왕자는 그 문신을 새겨 넣는 것의 고통스러움을 보고 그러한 문신을 새겨 넣지 않겠다고 한다. 지상의 세계에도 문신이 있는데 그 문신은 몸에 새기는것이 아니라 그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상에서의 문신이 더 아름다운 모양을 잘그려 넣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지하의 세계에서 고통스럽게 문신을 새겨 넣는 것을 필요 없이 더 아름다우면서도 쉽게 그릴 수 있는 지상 세계의 문신을 하자고 요구한다. 그러나 지하의 요정 세계는 그렇게 그려 넣는 문신은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결국 왕자는 고통을 무릅쓰고 문신을 새겨 넣음으로써 요정을 데리고 지상세계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이 전설을 통해 송천성은 새로운 아시아 선교 신학의 패러다임은 진리냐 사랑이냐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선교를 함에 있어서 '진리' 즉 합리주의에 입각한 '그리는 문신'은 아프지도 않고 매우아름답고 다른 사람이 보고 이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믿어온 진리 즉 대단히 합리적이고 아름다운 것을 포기하고 불합리해 보이고 고통스런 '사랑'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가 살아온 삶의 방식과 자기가 믿던 합리적인 '진리'를 포기하고 '사랑'을 선택함으로써 아름다운 요정을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선교사들은 교단 신학에 갇혀 있어서 그 한계를 벗어나는 선교 활동을 하지 못한다. 그렇게 하기 때문에 우리는 결국 사랑을잃게 되고 사람을잃게 된다. 송천성은 그려지는 문신은 환경에 따라없어질 수 있지만,  새겨진 문신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중국 선교의 역사를 보면 지난 3-4백년 동안 천주교와 개신교가 앞다투어 서구 최고의 엘리트 선교사들을 중국으로 보내고 엄청남 물자를 투입하였다. 1945년 이후 서양 선교사들이 추방되던 때에 중국에는 약 오십만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400년 중국 선교를 통해 오십만의 그리스도인이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모든 선교사들이 추방되고 공산주의 정권이 60년 동안 통치해온 지금은 그리스도인이 오천만명으로 늘어났다고 보고되고 있다. 약 100배로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엄청남 증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선교사가 모두 축출된 가운데 이루어진 이러한 성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런데도 선교사가 계속 필요한 것일까? 이것은 결국 서구선교사들이 한 일은 기독교라는 그림 문신을 그려 넣는 일이었고 그러한 문신은 공산주의 혁명에 의해 지워져 버린 것이다. 선교사들이 남겨놓은 서구식 교회, 조직, 사람도 모두 다 없어져 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들가운데 그리스도의 복음을 몸에 새겨 넣은 소수의 그리스도인들은 문화혁명 때와 같이 피를 흘리는 엄청난고통을 겪는 시기에도 지하교회를 지켜나갔고 그로 인해 자생 부흥한 것이 오천만의 그리스도인에 이르는 성장을 가져왔다. 송천성은 결국 외부에서 와서 그려준 복음이 아니라 새겨진 복음만이 살아남아는 것이고 그것만이 힘이 있다는 주장을 한다.

송천성은 또한 선교는 목회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천성은 태국에서 선교사로 사역한 바 있는 고스께고야마라고 하는 일본 선교사가 자신의 사역에서 겪은 일을 기록한 '물소 신학(Water Buffalo Theology)'이라는 책을 인용한다. 태국에서 열심히 전도하는 가운데 한여인이 예수를 영접하게 된다.  CCC에서 사용하는 사영리 전도 방식과 비슷한 방법으로 전도하여 예수를 영접하게 한것이다. 그리고 그여인은 그 이후로교회에 잘 나갔고집사의 직분도 받아 잘 봉사하였다.  그러나 이 여인이 불치의 병에걸리게 되었다. 선교사가 병석에 누운 이 여인을 찾아 갔더니 그 여인은 선교사에게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하면서 오히려 어릴 적에 다녔던 절의 불교의 승려에게 찾아와 달라고 부탁하였다고 말한다. 고야마 선교사는 여인의 이러한 모습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게 된다.  그 동안 내가 한 선교는 무엇이며 내가 전한 전도 복음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이 여인은 위기(죽음) 앞에서(즉 유사시에)는 새로운 것을 버리고 헌 것을 찾았던 것이다. 사람은 위기를 맞으면 낯설고 새로운 것 보다는 낯 익은 것을 찾는다. 이 여인에게 선교사가 전한 복음은 낯설고 새로운 것이었다.  이 여인은 호기심으로 인해 혹은 새로운 것이 주는 그 무엇으로 인해 마음이 끌리었지만 위기가 닥쳤을 때 그 낯선 것, 새로운 것은 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어릴 적에 갖고 있던 익숙한 것이 힘을 발휘하였다. 평상시에는 의식 속에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지만 위기가 닥치면 무의식이 들어나게 된다.  위기가 올 때 무의식 속에 있는 익숙한 것이 사람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목회하고있는 범어교회는 십년 전에 내가 30대 후반이었을 때 나를 청빙 하였다. 젊은 목사를청빙한 것은 아마도 변화를 원하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성도들은 나의 새로운 목회 시스템을 아주 환영하였고 지금까지 순탄한 목회를 해 왔다. 그러나 성도들 가운데는 어려운 일을 당하였을 때 또는 위기를 당할 때는 이전에 있던 목회자를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어려운 일을 당한 성도의 가정을 심방할 때는 그 어려움에 대해서만 기도한다. 그러나 나의 전임자는 그 가정 여러 가지 상황을 두고 길게 기도하였다고 한다. 교인들 중에는 전임자의 그러한 축복 기도가 그리운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한국의 성도들은 축복기도가 길수록 좋아한다. 위기가 봉착했을 때 자신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간절히 기도해 주는 사람들의 그 정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다. 송천성은 선교는 목회이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비록 몇몇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목회적 관점으로 제자를 삼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선교가 단순이 '예수 믿으라'고 하면서 씨 뿌리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고 적은 수의 사람들이라도 목회적 관점에서 제자를 삼는 것이 되어야 한다. 성경으로 돌아가 제자 삼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라도 그와 목회적 관계 속에서 즉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어 주어 야 그들의 무의식에 까지 접근할 수 있고 그들 속에 전통적으로 갖고 있던 영성을 건드리게 되어 그들이 영성 속에 복음을 새겨 넣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에 외부적인 변화나 충격이 클 때에도 복음을 포기하거나 배신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있어도 그들의 세계관을 움직이게 함. 

요약 한다면 송천성의 선교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십자가의 희생을 통한 우리를 위한 대속의복음이지만 그것을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해온 히브리/헬레니즘 전통 속에 있는 구속사의 단순한 노선을 직선적으로 각 문화 마다 적용하려 하기 보다는 칼빈주의 신학에서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그들 속에 이미 하나님께서 일반 은총 속에 선교사보다 먼저 그들의 마음에 와 계시다는 것을 알고 그들 가운데 있는 전통적인 종교/철학/문화/삶의 양식을 인정하면서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친구가 되어 목회적인 차원에서 그들을 섬겨야 한다는 것이송천성의 선교 신학이다. 

질문(정민영): 송천성이 말한 전통과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세계관은 같은 것인가?  일단 유사시에 작동하는 것은 세계관이라고 말해도 되겠는가?

답변: 사람들이 세계관이라는 고상한 개념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그들의 몸에 배어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우리의 개념으로는 가치관 또는 세계관이라고 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송천성은 한국인의 무의식 속에는 한(恨)이 있다고 말한다. 한국인의 복음 이해는 한에서 출발하며 한이 있기 때문에 복음을수용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인의 한을 가장 잘 표현한 것 가운데 하나가 아리랑이다. 그는 민요나 민담을 아주 중요시 한다. 민요나 민담은 그 민족의 뿌리 깊은 가치관/세계관을 집약하여 표현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인의 신학을 아리랑 신학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질문(이시영):  한국에 온 선교사들을 서구식으로 사역을 하였지만 한국의 교회가 크게 성장하였고 우리 기독교인들 가운데는 위기를 당하여서도 전통적인 가치관이 아니라 성경적인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도 많지 않은가?  서구식과 비서구식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 보다는 성경적인가 아닌가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답변:  서구식의 선교적 접근 방법 즉 교육, 의료, 사회개발이 모두 의미가 없으므로 버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것들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방법을 사용하였을 때 결과적으로 그러한 도구로 선교지에서 핵심에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선교지의 사람들을 지배하는 지배 구조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한 방법 중에서 취해야 할 것은 무엇이며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 우리의논의의 목적이다. 교육, 의료, 사회 개발을 통해 처음에는 섬기는 자로 시작하지만 결국은 통치자가 되어버리고 만다.  처음에 가서는 추장으로부터 이름을 받지만 나중에는 추장의 이름을 갈아버리려는 데까지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점에서 서구 선교는 많은 부분에서 실패하였다는 것을 선교 역사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 있어서 선교사들의 역할은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 이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영락교회나 평양의 산정현교회를 부흥시킨 것은 한국 목회자들이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선교사들의 역량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미리 인정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 간다면 좋은 영향을미치고 실수를 많이 줄일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질문(권성찬):  선교의 목적은 세계관 자체를 바꾸는 것이라고 배워왔다. 그러나 지금 제시한 아시아 신학의 방법을 보면 그러한 목적 설정이 잘못된 것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세계관을 바꾸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

답변: 방법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송천성의 주장은 방법 보다는 가치관의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선교사들이 사람들의 식사 방법, 건축(집) 양식, 옷 등과 같은 문화를 바꾸어 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서구 선교사들의 주류는 그렇게 해 왔다. 기독교와 서구 문명을 동일시하고 복음을 전한다고 하면서 서구화를 이루려 한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즉 서구적 가치를 전파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예수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지 비서구적 문화를 서구적 문화(옷, 건축 양식, 식사 방법 등)로 바꾸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치관의 측면에서도 서구적인 가치가 모두 기독교적인 가치와 같지는 않으므로 함부로 가치관을 바꾸려 해서도 안 된다. 역사적 과정을 거치면서 서구의 기독교는 이미 본래의 기독교 그대로가 아니라 유대주의, 헬레니즘, 서구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따라서 선교사들이 복음적 가치라고 생각하여 전해주려 한 것 중에는 성경적 가치와는 다른 것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비서구 세계사람들은 이제 우리도 우리의 이름이 있으므로 그이름을 불러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교사는 선교지 사람들에게 없는 복음 그 자체를 심어 주려고 노력해야지 그들의 문화적 가치관을 함부로 자신의 가치관으로 뜯어 고치려는 정복자적인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