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의 탐색: 한국적 관점에서 

이문장, Trinity Theological College 

이 글은 한국 교회가 서구적 선교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모색할 필요성과 가능성을 검토해 보려는 것이다. 동시에 서구 선교 패러다임에 어떤 방향전환이 있어야 하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이러한 작업은 한국 교회 선교의 미래를 위해 매우 시의적절하고 또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 교회는 타 문화권 선교사 파송 수에 있어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 선교는 아직도 선교 방향감각이 결여되어 있고 주먹구구식이다. 양적인 성장의 이면에 우리는 한국 교회 선교의 한계를 말한다. 앞으로 한국 교회가 감당해야 할 선교적 사명과 역할은 매우 크다. 그러나 한국 교회의 선교를 뒷받침할 독자적인 선교 신학이 개발되지 않았다. 한국 교회의 선교 역량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안 내지 이론적 틀이 마련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선교 현장에서 한국 교회의 인적 물적 자원이 낭비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 교회 선교를 점검한다 

한국 교회의 선교는 서구 선교의 연장이었다. 즉 지금까지 한국 교회 선교는 서구 교회의 선교 패러다임을 충실하게 따르는 형세였다. 아시아 다른 지역의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는 태생적으로 서구 교회와 연결되어 있다. 한국 교회 자체가 서구 선교사들의 사역의 결과로 탄생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의 모체는 서구 교회다. 한국 교회의 의식, 찬양, 신학 및 건축이 서구 교회를 모방했다. 한국 교회가 선교에 발을 들여놓은 것도 서구 교회의 선교에 동참하는 형식이었다. 물론 한국 교회 초창기에 중국에 선교사를 독자적으로 파송한 역사도 있지만, 선교에 대한 이해나 선교 방식에 있어서는 서구 선교(사)를 통해 배운 것을 실천하는 차원이었다. 20세기 후반에 선교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한국 교회는 선교사들이 서구 선교 단체 소속으로 선교를 배웠고 사역을 진행했다. 지난 30여 년간 한국 선교사들은 서구의 다양한 선교 단체에 소속이 되어 많은 활약을 해오고 있다. 이제는 소위 토종 indigenous/national 선교 단체들도 형성되어 선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지교회가 직접 파송하고 관리하는 선교사들의 숫자도 적지 않다

서구 선교 단체에 소속된 선교사들이나 토종 선교 단체에 소속된 선교사들이나 지교회 소속 선교사들이나 선교에 대한 개념, 선교의 조직 및 선교 방식에 있어서 서구식 패러다임을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한국 교회 선교는 서구 선교의 연장으로 나름대로 역할을 감당해 왔지만, 실상 한국 교회 선교와 서구 선교는 긴장관계에 놓여 있었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독특한 기질 및 한국인 선교사들이 담지하고 있는 문화와 서구식 선교 방식 사이에 간격이 있기 때문이었다. 선교 현장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 한국적 선교 방식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를 자각하고 있었다. 선교 현장을 접근하는 방식, 특히 현지인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에 있어 선교 단체의 정서와 한국 선교사의 정서 사이에 긴장과 갈등이 늘 존재해 왔다. 선교에는 현지인들과 섞여 그들과 대화를 가질 수 있는 관계 혹은 가교를 형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선교는 일단 의사소통 communication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현지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능력은 한국인 선교사들이 서구 선교사들에 비해 월등하다 할 수 있다. 현지인들과 마음이 통하는 관계를 만들고, 현지인의 정서에 비교적 쉽게 동화되는 장점이 한국인 선교사들에게 있다. 이러한 장점이 시스템 선교를 하는 서구식 선교 방식에 비판적인 관점을 가지도록 만든다. 

선교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청하는 이면에는 그동안 선교와 관련하여 유통되던 서구 선교에 대한 신화가 깨어지고 있음을 본다. 서구 선교는 역사도 길고 선교 경험도 풍부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오랜 선교 현장 경험을 토대로 정리하고 체계화시킨 선교 이론은 타당할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믿음이 있었다. 서구 교회는 언제나 선교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믿었다. 한국 교회의 선교학자들도 그랬고, 선교사들도 그랬다. 그런데 이제 그러한 신뢰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선교 현장에서 얻는 경험들이 서구식 선교 패러다임의 한계를 느끼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에 대한 요구와 필요성이 점차 증대하고 있다. 선교 현장의 문화와 삶의 현실, 선교의 주체인 선교사들의 기질과 문화, 그리고 시대마다 달리 형성되어지는 선교 환경 이들 세 요인이 선교 패러다임의 혁신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 교회 선교는 대략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지교회가 직접 파송하고 지휘 감독하는 선교, 토종 선교 단체를 통한 선교, 그리고 서구 선교 단체를 통한 선교이다. 이들 세 영역에서 한국인 선교사들이 서구 선교에 대하여 가지는 관점은 거의 동일하다. 여기에서는 세 번째 ‘서구 단체를 통한 선교’를 중심으로 한국인 선교사와 서구식 선교 패러다임 사이의 긴장관계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한국 교회 독자적인 선교 이론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보기로 한다. 

우리 자신의 선교 이론이 있어야 한다 

한국 선교사들은 서구 선교 패러다임이 마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부자유스러움을 느껴왔다. 무엇보다 가장 큰 아쉬움은, 선교단체 안의 문화와 정서 및 선교 방식이 한국 선교사들의 장점이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국 선교사들의 역할은 (일부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다. 한국 선교사들은 서구 선교 단체에 들어가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서구 선교 단체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변화를 시도해왔다. 더 많은 수의 현지 선교사들을 영입했다. 그러나 선교 단체 안에서 한국 선교사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동역을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구 선교 단체는 한국 선교사들의 개성 내지는 독특성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한국 선교사들의 활약이 제한적이었던 표면적인 이유는 주로 영어 실력의 부족, 리더십 스타일의 차이 또는 재정의 확보 등에 기인한다. 그러나 심층적인 이유는 선교 스타일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서구 선교는 선교 방향과 목표에 따라 기획을 하고 기획되어진 내용에 충실하려고 한다. 따라서 선교 현장에 대한 나름대로 치밀한 연구와 분석을 선행한다. 한국 선교사들이 서구 선교 단체에 들어갈 때, 그들은 조직의 구성원으로 서구 선교 단체의 선교 시스템을 당연히 따르는 것으로 기대되어진다. 선교의 방향과 목표와 방법에 있어 서구 선교 단체들이 정리한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도록 요청을 받는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 선교사들은 그러한 관리 시스템에 체질적으로 적응을 어려워한다. 서구식 선교 문화와 선교 스타일에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한국 선교사들은 서구 선교사들과 같은 치밀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한국 선교사들은 현장에 들어가 선교지 현실을 직접 경험하면서 한국식으로 통찰 insight을 얻는다. 치밀한 분석 보다는 감(感) 즉 느낌 feeling을 매우 중시하는 기질 때문이다. 그래서 선교 현장에 대한 밀착 분석이나 문서 정리가 적다. 그 보다는 선교 현장의 현실에 부딪히면서 얻는 감(感)에 의지해서 선교의 방향을 정하고 선교 정책을 결정하는 편이다. 한국인 선교사들의 일하는 방식은 정확한 계획에 따르기 보다는 임기응변에 능하고 주어진 상황에 융통성 있게 대응하는 것을 더 중시한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창조성이 있고 창의적이기는 하나 관리가 쉽지 않다. 한국 선교사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관점은 선교 현장의 상황 변화에 따라 시스템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에 만들어진 정책이라 할지라도 과감하게 폐기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여긴다. 한국 선교사들은 체질적으로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다. 선교의 방향이나 목표도 현장에서 얼마든지 수정 가능한 것으로 여긴다. 그런 점에서 순발력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서구의 관리형 선교, 시스템 선교는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이것이 한국 선교사들이 선교 현장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한 마디로 선교 현장에 대한 서구식 접근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현장을 선교 시스템에 맞출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반문하게 된다. 한국인 선교사들의 고민을 다시 정리해 보면 이렇다. 한국 선교사들은 열정과 감(感)을 중시하는 선교를 한다. 서구 선교사들은 시스템을 가지고 움직인다. 서구 선교는 시스템의 테두리 안에서 선교사들의 사역을 관리한다. 한국인 선교사들은 자발적인 참여와 순발력 있는 현장 사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국 서구 선교 단체의 시스템 선교와 한국인 선교사들의 현장 순발력, 그리고 서구 선교 단체의 관리 체계와 한국인 선교사들의 자발적 참여와 열정에 근거한 선교 스타일 사이에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서구 선교 단체가 한국인 선교사들을 영입하고 나름대로 선교 문화를 개선하려고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인 선교사들이 자신들의 타고난 기질에 따라 능률적이고 편하게 사역할 수 있는 조직으로 체질개선을 이루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한국인 선교사들의 체질이 국제화 되어 서구 선교 단체에 적응하는데 무리가 없게 되는 일도 현재로서는 무리한 기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서구 선교 단체 안에서 나름대로 선교를 배우고 기여를 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 선교사들의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되는 선교 문화와 정서를 형성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선교 스타일의 차이는 지교회 파송 선교사들이나 토종 선교 단체 소속 선교사들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발견된다. 지교회 선교사들이나 토종 선교 단체 소속 선교사들이나 모두 서구식 선교 이론을 배우고 현장으로 보내졌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도 한국인의 기질과 선교 스타일의 차이로 인해 서구 선교 패러다임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선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서구식 선교 패러다임과 자신들이 각자 선교 현장에서 경험하는 내용 사이에 갭이 있음을 느끼고 있다. 신학교에서 배웠던 선교 이론이 현장에 꼭 들어맞지 않음을 발견한다. 선교 현장에서 얻는 경험이 발상의 전환, 접근 방식의 전환에 대한 필요를 느끼도록 만든다. 한국 선교사들은 선교 현장의 현실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선교 이론을 정립할 필요를 느낀다. 또한 서구 선교학자들에 의해 체계화되어진 선교 이론을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기도한다. 서구인의 관점에서 파악한 선교지 현실과 한국인 선교사가 파악하는 선교지 현실에 차이가 있음을 발견한다. 선교지 현실에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한국인의 관점이 서구인의 관점과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래서 한국적 선교 이론, 한국적 선교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부분의 한국인 선교사들이 공감을 표하는 것이다. 

선교 패러다임, 왜 바뀌어야 하나 

지금은 선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 세계 기독교 선교가 갈림길에 왔다. 선교에 있어 과거의 패러다임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새로운 패러다임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찾기에 분주하다. 선교 패러다임은 선교 문화 및 선교 스타일을 결정한다. 선교에 대한 이해, 선교를 해야 할 이유, 선교 구조 및 방향, 선교 방법론 및 전략 등이 선교 패러다임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물론 선교 현장의 현실에 접근하고 교섭 interface하는 방식도 선교 패러다임을 따르게 된다. 

서구 선교 패러다임에 대한 비판적 반성과 한국 교회 나름대로 독자적이고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 형성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은 서구 선교 패러다임에 대한 일방적인 매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서구 선교 패러다임은 그 자체가 이제 폐기처분의 대상이라거나 이제는 선교 현장에서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식의 말을 함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에 대한 필요성은 선교 대상 및 선교지 현실, 선교 주체인 선교사, 그리고 시대적 상황/선교 환경이라는 세 가지 변수 factor가 변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전 선교 패러다임은 이전 시대의 환경에 적합한 것이었기 때문에 등장했던 것이다. 서구 선교 패러다임은 서구 식민주의 시대적 환경에서 선교 주체인 서구 선교사들의 선교 사역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선교 대상과 현장에 대한 분석도 서구적 관점에 근거한 것이었다. 이제 한국 선교사들이 서구 선교 패러다임에 불편을 느끼고 새로운 선교 방식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이유는 다른 이유보다도 그들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즉 선교 주체가 달라진 것이다. 그리고 선교 대상과 선교지 현실에 대한 파악에 있어 한국 선교사들이 서구 선교사들 사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선교 대상과 선교 주체를 둘러싸고 있는 선교 환경의 변화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기도 하다. 새로운 선교 주체의 등장과 그들에 의한 선교 대상 및 선교지 현실 파악에 변동이 생기면서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에 대한 요구가 생겨나는 것이다.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의 모색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작업을 필요로 한다. 첫째는, 서구 선교 이론에 대한 비판적 반성이다. 이것은 서구 선교 이론 자체의 이론적 타당성을 점검하는 것이기 보다는, 새로운 선교 주체에게 적합한 것이냐를 검토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한국 교회는 서구 선교 패러다임과의 단절이 아니라, 수정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거쳐 우리에게 필요한 도움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이전 선교 패러다임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토대로, 폐기해야 할 부분을 폐기하고, 수정해야 할 부분을 수정하고, 보완해야 할 부분을 보완하고, 첨가해야 할 부분을 첨가하는 종합적인 작업을 의미한다. 그런 다음 한국 교회 선교에 적합한 선교 이론을 마련하고,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차원에서 한국 교회 선교의 구조조정을 시도해야 한다. 그것은 서구적 선교 패러다임의 장점과 단점을 한국 교회의 입장에서 정리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일종의 선교백서 White Paper를 작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는, 새로운 선교 주체에 대한 객관적인 점검이다. 한국 선교사에 대한 이해와 비판적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국 교회의 선교에 대한 냉정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선교 현장 곳곳에서 한국 선교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들려온다. 한국의 선교 학자들이 한국 선교를 질타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선교에 대한 이해의 결여, 타 문화권 경험과 이해의 부족, 국제적 감각의 결여, 가족-혈연-지연 중심적 문화로 인한 현지 사역의 배타성 등 한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선교에 대한 한국 교회의 인식의 경박함이나, 선교 정책 내지 선교 신학의 부재는 여러 각도에서 지적된 사실이다. 그래서 한국 교회는 마치 선교의 사사시대와 같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선교가 기준도 없고 원칙도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지적하는 말이다. 한국 선교사 체질에 맞는 선교 이론을 개발하지 못하고서는, 한국 교회는 선교사 파송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일이 아니다. 현장 적실성이 떨어지는 선교 이론에 한국인 특유의 기질이 상호 부정적으로 발동하여, 한국 교회의 선교가 오히려 전체 기독교 선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국 선교사들의 기질이 고려되고, 그들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독자적인 선교 이론을 시급히 정립해야 한다. 셋째, 선교 대상과 선교 현장에 대한 통찰력 있는 검토가 있어야 한다. 선교 대상과 선교지 현실을 파악해야 그에 적절한 선교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맞춤 선교가 가능하게 된다. 

선교 정책을 수립하고 선교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 이들 요인들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선교 패러다임은 결국 선교 현장과 선교지로 직접 들어가게 되는 선교사들의 기질을 ‘동시에’ 고려하는 가운데 형성되어지게 마련이다. 선교 패러다임의 형성에 따라 선교 정책 및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선교 패러다임의 전환은 선교 현장에 맞추는 맞춤 선교, 선교사에 맞추는 맞춤 선교가 되도록 선교 문화를 바꾸려는 것이다. 이것은 선교 현장에 적합한 선교사들이 동원되어야 함을 의미하고, 선교 현장의 상황에 따라 선교사들의 접근 방식에 융통성과 순발력 있는 조정이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결국 선교의 주체에 따라 선교 이론의 조정이 필요하게 된다. 즉 선교 현장에 투입되는 사람에 따라 적절한 선교 이론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선교 이론에 선교사가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선교 이론이 선교사의 체질에 따라 적절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한국인 선교사에 맞는 선교 이론, 한국인 선교사의 체질을 고려하고 그들의 역량과 잠재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선교 이론은 결국 한국인 선교사 또는 한국인 선교학자의 손에 의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서구 선교 이론은 결국 서구 선교사와 서구 선교학자들의 손에 의해 서구 선교사들의 체질에 맞는 이론으로 정리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명백한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독자적인 선교 이론이 없다면 선교 현장에서의 고민과 갈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시행착오를 되풀이 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서구 선교 패러다임,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 

현지 (한국) 교회가 선교에 동참하는 상황은 기존 선교 패러다임에 일대 변혁을 이미 예고하는 것이었다. 앞에서 지적한 대로, 기존 선교 패러다임은 서구 교회와 서구 선교사들을 고려하여 만들어졌다. 새로운 선교의 주체가 등장하면서 자신들에게 적합한 선교 이론이 만들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 의식이 서서히 올라왔던 것이다. 서구 선교 패러다임은 어쩔 수 없이 서구 식민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가진다. 서구 교회의 선교 스타일은 다분히 식민주의 시대의 정서와 분위기를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국 교회와 한국인 선교사들은 다른 정서를 가지고 선교지 사람들과 선교 현장에 접근하게 된다. 식민주의 시대에 만들어진 선교 이론과 선교 현장의 경험 사이에 균열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러한 균열의 경험이 선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능케 한다. 선교의 속성, 선교 현장을 접근하는 방식, 선교사의 역할 등 선교 전반에 걸쳐 본질적인 측면에 대한 재검토를 하게 된다. 이러한 선교의 본질적인 측면이 먼저 정리되고 선교 패러다임에 전환이 일어나면, 그 바탕 위에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선교 전략들이 체계화 될 수 있을 것이다. 8월 2-7일 기간에 말레이시아 포트 딕슨(Port Dickson)에서 개회된 국제 선교학자 대회(IAMS conference)의 주제는 ‘성경에 비추어 본 선교의 순수성 integrity’이었다. 즉 선교의 순수성 혹은 본질이 무엇인지 성경에 비추어 재검토를 해 보자는 것이었다. 결국 서구 선교학자들의 고민하는 바도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의 탐색임을 알 수 있다. 선교의 순수성을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선교 패러다임이 기독교 선교가 무엇을 잃어 버렸는가 혹은 소홀히 했는가 먼저 확인하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한국적 관점에서 파악하는 선교의 본질적 측면에 대한 언급에 중점을 둘 것이다. 여기에서는 서구 선교가 잃은 것 혹은 소홀히 여겼던 부분이 무엇인가 한국적 관점에서 검토해 보려고 한다. 

(1) 선교의 종교성 결여 

서구 선교는 선교의 종교성이 약화되었다. 기독교 선교가 종교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그동안 선교의 방향을 놓고 많은 논의가 있었다. 크게 네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선교는 영혼 구원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복음화 evangelism/evangelisation가 선교의 목표라는 입장이다. 둘째는, 기독교 선교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면서 사회참여 및 사회변혁으로 복음화를 대치시키는 입장이다. 셋째는, 소위 통전적 wholistic선교를 강조하는 입장이다. 즉 기독교 선교는 영혼구원을 위한 복음화와 사회참여/사회변혁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는 종교 다원주의적 입장에서 선교를 대화로 이해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어떤 형태의 선교를 하던 네 입장 모두 종교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교의 종교성이란 선교의 목표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선교를 감당하는 사람들과 선교 방식이 종교적인가 아닌가를 문제 삼는 것이다. 영혼구원을 위한 복음화에 중점을 두는 선교사들 자신이 종교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선교 현지의 사람들의 눈에 기독교 선교는 덜 종교적으로 비추어진다. 선교사들 자신이 구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선교사들의 삶의 모습이 현지인의 종교적 심성에는 종교적으로 보이지 않다. 선교를 수행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종교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무씸비 카뇨로(Musimbi Kanyoro)의 다음 지적은 서구 선교가 아프리카 현지의 기독교인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지 잘 말해준다. 

“‘선교’ 또는 ‘선교사들’을 언급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우리 마을에 들어와 살고, 병원에서 일하고, 성경을 번역해 주고, 여성들에게 위생과 바느질을 가르쳐 주고 있는 외국 형제 자매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들은 자기 자신들과 돈을 가지고 와서 우리 교회를 운영한다.” 

이 말은 선교사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선교의 개념과 분명 차이가 있다. 그러나 선교와 선교사들에 대한 현장의 정서를 반영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선교사들은 ‘돈을 가지고 와서 다양한 조직들을 운영하는 사람들’로 인식되고, 선교는 일종의 문명의 혜택을 전수해 주는 사람들로 인식된다. 물론 이것이 선교와 선교사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상당 부분 선교지 현장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임을 인정하게 된다. 선교의 종교성과 선교사들의 종교적 모습에 대한 이해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21세기 기독교 선교는 선교의 종교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여야 한다. 서구 선교 패러다임으로는 선교의 종교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 지리적인 차이와 상관없이 선교 현장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종교적인 사람들이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다원 종교적 상황 혹은 타 종교가 재발흥하는 상황에서의 기독교 선교가 본질적인 종교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선교 현지 사람들을 감화시키고 복음화 시키는 일은 쉽지 않게 될 것이다. 

(2) 타문화권 선교에서 유사/근접 문화권 선교로 이동 

타 문화권 선교는 매우 다른 언어와 문화권으로 선교함을 의미한다. 서구 선교의 영향으로 오늘날 ‘선교’를 말하면 의례히 타 문화권 선교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매우 다른 언어와 문화권으로 선교하는 타 문화권 선교는 서구 식민주의 시대에 고유한 선교 양태였음을 알아야 한다. 즉 서구 식민주의 국가들의 지리상 발견과 교통수단의 발달이 가능케 했던 선교의 패턴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타 문화권 선교는 서구 식민주의 시대 선교의 한 특징이라 말할 수 있다. 그동안 선교는 식민주의와 궤도를 같이 하고 움직였다. 서구 식민시대 이전에는 자기 문화권에서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던 지역으로 직접 들어가 복음을 전하는 일은 가능하지 않았다. 지리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으로 여행하여 선교할 수 있게 되었던 서구 식민주의 시대를 통해 기독교가 전 세계로 전파되었음은 사실이다. 서구 식민주의 팽창과 더불어 서구 선교가 진행되었기 시대였기 때문에 기독교의 세계 종교화가 가능했다는 말이다. 우리는 이것을 식민주의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경륜이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탈식민주의 시대에 들어선 지금은 다음 세 가지 사실로 인해 타 문화권 선교에 조정이 있어야 할 것을 요구한다. (i) 식민주의 시대 선교의 결과로 나타난 기독교의 세계 종교화가 바로 식민주의적 선교 패턴을 거부하고 있다. 즉 이제는 지구촌 곳곳에 지역 교회 national churches가 등장했다. 서구 선교사들이 예전과 같이 매우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서 선교를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제 현지의 선교는 현지 언어 및 문화와 근접한 지역의 교회가 감당하도록 하여야 한다. (ii) 성경적 패턴은 타 문화권 선교가 아니라 유사/근접 문화권 선교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도 바울의 선교는 유사/근접 문화권 선교였다. 바울은 선교지 언어에 능통했고, 선교 현장의 문화와 역사와 철학에 정통했던 사람이었다. 초대 교회 선교와 복음의 확장은 문화적 경계선을 넘어 이루어졌다. (iii) 유사/근접 문화권 선교가 훨씬 효율적이다. 타 문화권 선교는 선교 자원의 낭비가 심하다. 새로운 언어, 새로운 문화를 익히고 난 후 복음을 전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소모적이고 비효율적인 선교 전략을 사용하실 이유가 없다. 타 문화권 선교 보다는 유사/근접 문화권 선교가 훨씬 바람직하고 효과적이다. 21 세기 선교는 세계 각지에 등장한 현지 교회들을 통해 성경적 선교 패턴인 유사/근접 문화권 선교로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야 할 것이다. 

(3) 선교 지형에 대한 이해 부족 

서구 식민주의 시대의 선교 패러다임에 따르면 선교는 부유한 나라에서 가난한 나라로 복음을 전수하는 것이었다. 흔히 선교는 세 가지를 묶어 전달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즉 기독교 Christianity, 상업 commerce, 그리고 앞선 문명civilization이다. 이들 세 가지 모두 영어 알파벳 ‘C’로 시작되기 때문에 3C라고 말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의료 선교나 교육 선교가 자연스럽게 선교의 한 패턴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것은 서구 식민주의 시대 선교가 우리에게 남겨준 유산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실은 초대 교회 기독교 선교는 소위 하등 문명권에서 고등 문명권으로 선교를 들어간 것이었다.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문화와 문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을지라도, 당시 로마 문화와 문명은 세속적인 기준에서 본다면 엄연히 앞선 문화요 문명이었음이 분명하다. 더군다나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의 식민지였다. 따라서 식민지에서 제국으로 선교가 들어갔던 것이다. 근세 식민주의 시대 선교의 지형과는 역방향으로 선교가 이루어졌다. 기독교 선교는 식민세력의 비호를 받아 전개된 것이 아니라, 반대로 피식민지에서 식민세력을 향하여 복음이 전파되었던 것이다. 사도 바울의 선교를 보자. 바울의 선교에는 정치적 힘의 뒷받침이 없었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에서 파송된 것도 아니었다. 재정적 지원이 없을 적에는 천막 만드는 일로 자비량 선교를 해야 했다. 보다 나은 교육제도나 의료혜택을 전수하는 그런 선교도 아니었다. 로마 제국의 영토 안에서 의료나 교육을 선교의 방편으로 삼는 일은 현실성도 없고 가능한 발상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바울은 복음의 능력만 의지하여 선교를 했던 것이다. 

이러한 상식적인 관찰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21 세기 다원종교 시대에는 특히 기독교 선교의 본질을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선교는 복음 외적인 요소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복음 자체의 능력을 통해 선교가 이루어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기독교 선교의 핵심은 복음의 능력과 파괴력 자체에 있다는 사실을 재발견해야 한다. 선교의 본질적인 차원이 회복되어야 한다. 기독교 선교는 소위 부유한 나라, 고등한 문명에서 가난한 나라, 보다 덜 개화된 문명으로 움직이는 흐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 선교는 전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최근 남-남 South-South 선교의 현실성과 중요성을 주목하기 시작했지만, 선교는 문명적 혜택과 상관없이 전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선교는 돈으로 하는 것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선교 사역에 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난한 나라에서 부유한 나라로 선교가 들어갈 수 있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동시에 인정되어야 한다. 한국 교회가 미국이나 유럽으로 선교사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선교 지형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선교사로 나서는 사람들의 선교 의식에 근본적인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위생과 바느질’을 가르치는 것과 같은 문명의 혜택을 전수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의료와 교육의 혜택을 나누는 일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21세기 기독교 선교는 선교의 본질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복음의 능력과 파괴력 자체에 의존하는 선교로 선회할 필요가 있다. 의료나 교육의 혜택을 나누는 것을 복음 전파의 수단이나 방편으로 삼는다 할지라도, 선교의 본질인 복음의 능력과 파괴력을 유지하는 일은 여전히 중시되어야 하고 선교의 본질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런 각도에서 말하자면, 적어도 의식의 차원에서는 복음의 능력과 파괴력을 토대로 하는 선교와 기독교적 정신에 기초하여 문명의 혜택을 나누는 사역 사이를 구분하는 일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선교의 순수성과 본질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불교나 이슬람이 서구 사회에서 포교하는 방식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자기 종교의 고유 가르침을 가지고 승부를 거는 것이다. 21 세기 기독교 선교는 복음의 능력과 파괴력 자체를 가지고 선교를 해야 한다. 이러한 영역에서 서구 선교는 우리에게 모델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는 서구 선교 패러다임이 형성한 선교적 전제들 missional presuppositions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4) 역할 구조조정에 미온적: 전도적 kerygmatic 선교에서 didactic 선교로 

최근 선교 현장에서 협력관계 모색이 한창이다. 소위 말하는 파트너십이다. 서구 선교는 이제 현지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증거하는 차원의 선교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도록 요구를 받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현지 교회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경제-종교적인 이유로 반 서구, 반 기독교적 정서가 확산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도적 선교는 아시아 현지 기독교인들에게 맡기고, 서구 선교사들은 현지 기독교 리더십과 선교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가르치는 선교로 사역조정을 요구받고 있다. 아시아 전 지역에서 서구 선교사가 직접 전도적 선교를 해야 할 지역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서구 선교사들이 선교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말이다. 대신 아시아 기독교인들의 역할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두 가지 방향조정이 요구된다. (i) 선교 대상지역이 복음이 전파되지 않은 지역인 경우에 서구 선교사들의 역할이다. 이런 경우 서구 선교사들의 역할은 선교 대상 지역에 가장 가까운 문화권의 아시아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선교할 수 있는 선교 역량을 키우도록 돕는 것이다. 이렇게 전도적 선교를 아시아 기독교인들에게 넘기는 것이 복음 전파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킨다. (ii) 서구 선교는 아시아 교회를 후방에서 섬기는 역할을 지속하여야 한다. 여기에 실질적인 선교 협력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현지 교회의 신학적 역량을 강화시키고, 현지 교회가 스스로 신학화 self-theologizing 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도록 돕는 일이다. 이러한 사역조정이 필요한 이유는 21세기에는 더 많은 수의 비 서구 교회 선교사들이 선교 주체로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고, 서구 선교사들의 수와 역할은 상대적으로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맺는말 

이상에서 필자는 선교 환경에 일어나는 변화들과, 앞으로 서구 선교 패러다임에 일어나게 될 변화들을 정리해 보았다. 선교 환경의 변화는 앞으로 한국 교회를 포함한 비서구 교회의 역할 증대를 가져올 것이다. 새로운 선교 스타일의 형성은 서구 교회가 아닌 한국 및 비 서구 교회 주도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사실 모든 항목들이 하나 같이 길고 힘든 싸움을 요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교 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라 21세기 기독교의 선교 스타일과 선교 전략에 근본적인 수정이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선교 패러다임이라는 하드웨어 hardware의 혁신이 이루어지면 그에 따라 한국 교회의 선교 및 한국인 선교사들의 선교 스타일이라는 소프트웨어 software에도 근본적인 조정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국인 특유의 영성과 창조적 기질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선교 스타일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인의 기질 및 한국 교회의 선교 관행들 가운데 선교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솎아내는 작업이 있어질 것이다. 한국 교회가 선교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도하고, 한국인 선교사의 체질에 적합하고 선교지 현장 상황에 맞는 선교 스타일과 전략을 찾아낸다면 앞으로 한국 교회가 세계 선교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이 21세기 한국 교회의 사명이요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