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 신갈렙 발제에 대한 응답

문누가, Interserve

1. 들어가는 말

나는 개인적으로 설악포럼에 초청된 것을 큰 기쁨으로 생각하며 감사했다. 그 이유는 불과 120여년 전에 피 선교지였던 한국의 교회가 벌써 세계에서 두번째로 선교사를 많이 파송한 교회가 되어 이제 국제 선교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까지도 느낄 정도로 성장한 증거가 바로 이 포럼이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이 응답하게 된 주제인 한국 선교사가 국제 선교 공동체라는 context하에서 독특하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본인도 국제 선교단체에 소속되어 지난 10여년간 사역해 오면서 자주 자문해 왔던 주제이기 때문이다.

응답을 하기에 앞서서 응답자 자신의 입장을 제시하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어떤 평가든지 평가자의 경험과 지식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완전히 객관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나는 선교사의 입장에서 응답한다. 즉 14년 전 한국을 떠나서 대부분의 시간을 한정된 선교지 상황에서 지낸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응답한다. 따라서 현재의 한국 선교의 일반적 상황에 대한 고찰이 미흡할 수 있다. 둘째, 국제 선교 단체에서 선교를 시작해서 이제까지 사역해 온 전문인 선교사의 입장에서 접근한다. 따라서 본 응답문에서의 관심과 문제의식, 선교에 대한 이해와 선교적 필요에 대한 인식은 한국의 자생 선교단체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이나 일반 교회개척 선교사, 선교 행정가, 국내에서 활동하는 선교학자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2. 평가

김 병윤 선교사의 발제에 대한 응답

먼저 김병윤 선교사의 발제에 대한 응답하고자 한다.  발제자가 한국 교회의 비교적 초창기 선교사로서의 오랜 경험과 학문적 성찰을 통해 개발한 "아시아 비전-단기 선교 프로젝트"를 대하며 경제 수준이 비슷한 지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의 한 사람으로 피선교지 성도들을 선교에 동원하는 실제적인 사례를 접하게 되어 기뻤다. 특히 "모든 지역에서 모든 지역으로의 선교"가 추구되는 근래의 선교적 인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사례들이 많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필리핀 교회의 단기 선교 프로젝트는 그 훈련의 견실함과 현지 자원에 의한 재정 모금, 선교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접근, 그리고 선교사역의 주체를 현지 지도자로 설정하는 구조 등 많은 본받을 장점들을 갖춘 프로젝트라고 평가되어 마땅할 것이다. 특히 자신이 양육하고 있는 현지인들에게 선교의 비전과 은혜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많은 선교사역자들과 함께 이와 같은 프로젝트를 앞서 행하는 발제자의 선구자적 노력에 존경을 표한다.

이 프로젝트는 다른 단기 선교 프로젝트와 같이 선교 동원과 선교적 체험을 위해 아주 효과적인 프로젝트라 평가 된다.  그러나 또한 단기 선교 프로그램으로서의 제한점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 단기 선교 동원 프로그램을 어떻게 아직 남아 있는 대부분의 미전도 지역에서 요구하는 장기 사역을 위한 선교 프로그램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는 것 같다.  단기 선교사의 역할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장기적 선교 전략과 함께 장기 선교사와의 협력 사역으로 연결될 때 그 결실이 극대화 된다는 것을 선교지 경험상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 선교는 상대적으로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덜 든다.  그것은 선교사의 복지나 후생, 자녀 교육과 현지 사역을 위한 경비가 대부분 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2/3세계 교회 특히 피선교지에서의 선교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비용이 많이 드는 서구형 선교 방식을 도입 적용하는 것에 무리가 있다는 발제자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실제로 그 비용을 줄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선교 사역을 할 수 있는 모델의 개발을 위해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를 위해떠오르는 이슈들을 몇 가지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 선교사의 최대한의 현지화를 통한 생활비 절감: 자녀 교육? 생활 수준은 어느정도로?

● 자립하는 선교 프로그램의 지속적 개발을 통한 사역비 절감:  

     예) 의료 교육 지역사회개발 프로그램의 자립, 자립하는 교회와 사역을 위한 지속적 전략 개발

● 현지인 선교사에게 자비량을 격려하며 자비량의 수단 제공:  일반적으로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시장이 미약한 대부분의 선교지에서 부분적 또는 전체 생활비의 현지 조달은 가능한가?  그를 위해 필요한 기술과 기능은 어떤 것이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구비시켜 줄 것인가?  그를 위한 선교신학적 뒷바침의 필요는 있는가?

● 비교적 재정적으로 부유한 외부 교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것은 2/3세계 선교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신 갈렙 선교사 발제에 대한 응답

전문인 선교에 헌신하여 사업을 통한 선교의 외길을 걸어온 신 갈렙 선교사의 발제문은 한국 선교사가 세계 선교에 기여할 수 있는 강점들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제시하고 있다. 한국 선교사의 존재는 복음이 서구의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선교가 서구의 팽창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본인의 선교 경험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었다. 또한 한국 선교사들은 올바로 선교에 접근한다면 위로부터의 선교가 아닌 동반자로서의 옆으로부터의 선교, 또한 아래로 부터의 선교까지도 가능한 건강한 선교 패러다임을 회복할 수 있다는데 동의한다. 특히 돈을 많이 들이지 않는 단순한 선교 모델 개발에 한국 선교사들이 유리하다는데 동의한다. 선교에 돈이 전혀 들지 않을 수는 없지만 돈을 사용함으로 더 잘 진행되는 선교, 돈이 없으면 제한받는 선교의 모습은 건강한 모습이 아닐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역의 프로젝트는 돈으로 키울 수 있고 그를 위한 직원들도 돈으로 고용할 수 있으나 진정한 현지인 지도자들은 삶을 나누는 수고를 통해서만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로는 직접적인 금전 지원이 오히려 그들이 건강하게 영적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그들의 영적 지도자로서의 자존심을 갉아먹는 해충이 되기 쉽다. 본인이 사역하는 나라에서는 예수를 믿는 자들을 선교사들에게 영혼을 팔아먹은 자로 색안경을 끼고 본다. 그리고 그들이 받는 직접적 경제적 도움은 그와 같은 오해를 강화시킨다. 때로는 우리 한국 선교사들도 선교 재정의 사용에 있어서 서양 선교사들과 다름이 없으며 심지어는 졸부의 모습으로 현지인에게 비추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현지 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예민함과 겸손히 배우려는 마음, 그리고 자신을 열고 현지인에게 친구와 섬기는 자로 가까이 하려는 지속적인 노력 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것이다. 

또한 선교지에서 사업하는 디아스포라 한국 그리스도인 직업인 또는 사업가를 선교적으로 동원하여 자비량 선교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발상은 발제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평가할만한 제안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성서적인 근거로 바울이 직업적으로 동업자이었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를 제자로, 선교의 동역자로, 교회의 지도자로 세운 일은 아주 재미있는 지적이라 생각된다. 한국의 경제 성장 모델은 이미 경제 성장이 완성된 서구의 모델 보다는 대부분의 피선교지의 사람들이 더 가까이 본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델이다. 따라서 사업 분야의 경우 현지 상황에 적절한 모델을 개발한다면 현지인들을 동업 파트너로 함께 일함으로써, 또는 현지인을 사업 동업자로 키우는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그들의 제자 훈련을 위한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을 위한 전인적 훈련을 수행할 장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은 사업 분야 뿐 아니라 의료, 교육, 지역사회 개발 등 전문인 선교의 모든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발제자가 중국에서 사역하며 현지인들을 동업자로 함께 일하면서 선교의 동역자로 세워나간 실제 사역 경험은 세계 교회에 소개하여 함께 나눌만 한 귀한 사례가 될 것이라 믿는다.  필자가 중국 선교에서 체득한 경험에서 나온 옆에서의 선교, 아래에서의 선교 모델에 경의를 표한다. 이러한 모델의 선교 접근을 위해 아래에 있어 본 경험이 아직 생생한 한국 교회는 서구 교회보다 선교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가는 말에서 발제자는 한국 선교가 2/3세계 교회 선교의 선두 주자로서 그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선교 모델을 제시해야할 시대적 사명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서구 선교의 아류로서 보다는 2/3세계 선교의 출발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것에 대한 당위성을 주창하고 있다. 나는 그 취지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방법론적인 면에 있어서 "온고이지신"이라는 우리 조상의 격언을 되새기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즉 예전 것을 깊이 성찰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이다. 즉 서구 선교의 패러다임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서구 선교가 가진 단점들로 인해 서구 선교 자체를 전적으로 부정함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접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난200여년간 진행되어 온 서구 선교의 실패와 반성의 결산인 현대 서구 선교를 먼저 깊이 성찰하며 그곳에서 배울 것과 버릴 것, 그리고 수정하여 적용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여 한국 교회에 적합한 선교 모델을 개발하여 나갈 때 나중에 선교에 동참할 다른 2/3세계 교회도 같은 과정을 통해 자신에 맞는 선교 모델을 개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서구 선교 모델이 우리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인것 만큼 한국적인 선교 모델이 꼭 아프리카나 남미, 심지어는 아시아까지를 포함하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2/3세계 교회가 답습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같은 아시아의 한 나라에서 선교해 온 본인도 떨처버릴 수 없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난 200여년간 개신교 선교를 주도해온 서구 선교 모델과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포함하는 한국적 선교 모델 개발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오히려2/3세계 선교 모델의 개발에 기여하는 우리의 역할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3.  제안

응답을 준비하면서 설악 포럼의 목표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내가 이해한 바로 그것은 비서구 교회를 위한 선교 모델로서의 한국적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국 교회는 한국 선교의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 단일문화적 장벽의 극복 (Monoculturalism), 국제적 지도력의 추구 (International Leadership)라는 세 가지 기본적인 이슈를 심각히 다루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 한국 선교의 국제화 (Internationalization)

이번 발제의 주제는 한국 선교사가 독특하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 주제는 국제 선교 공동체라는 Context를 전제한 주제라 생각할 수 밖에 없다.  21세기는 국제화 (Internationalization)과 글로발화 (Globalization)의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적 특성은 국제 선교 공동체에도 반영되고 있다.  그러므로 21세기에 우리가 추구할 선교적 방식은 한국적인 것, 한국 교회내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증명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예를들어 김치는 불과 수 년 전만 해도 한국인 만을 위한, 기껏해야 일본인 중 일부에만 알려져 있던 식품이었다.  그러나 1988년 올림픽을 통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온 모든 선수들과 기자들의 선택 메뉴로 제공되면서 비로소 세계적 식품으로 인정받고 지금은 수 많은 외국인의 기호식품 목록에 추가되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선교 모델이 한국인 만을 위한 범위를 넘어서서 다른 비 서구 교회를 위한 선교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적인 특성을 살림과 동시에그것은 부단히 국제 선교 공동체적 상황 안에서 시험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우리의 선교적 접근이 한국적인 것만을 주장하며 서양 사람이 없이 우리끼리 잘 해보자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그것은 북한식의 주체사상적 접근이라는 할 수 있어도 성경적인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국제화 시대,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다. 다시 말해서 선교지에서도 한국 사람끼리만 모여서 하는 선교가 되어서는 안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 선교지에서는 그가 어떤 나라, 어떤 선교 단체를 통해 파송되었던지 선교지 안에서의 연합을 통해 사역의 중복을 피하고 그 민족 선교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일반적 경향으로 되어있다. 그 이유는 선교의 요구에 비해서 선교의 자원이 제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고 그 제한된 자원을 하나님의 주신 과업을 위해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회교권, 공산권, 힌두권 등 미전도 지역에서는 여러 나라, 여러 문화에서 온 선교사들이 서로 연합하여 일치된 모습으로 사역하는 자체가 매우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앙 아시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종교는 이슬람이고 기독교는 백인의 종교, 러시아인의 종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라는 오래동안 불교와 유교를 믿어오던 나라에서 자기들과 피부색이 같은 사람들이 와서 선교할 때 그들의 고정 관념은 깨지기 시작하고 기독교의 보편성과 아울러 기독교가 자신에게도 관계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더욱이 자기와 같은 아시아 회교권인 인도네시아에서 선교사가 와서 다른 나라에서 온 선교사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사역하는 것을 볼 때 그들에게 전해지는 증거는 강렬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선교적 환경 가운데 한국 선교사의 각 지역 선교 공동체에서의 역할이 얼마나 적극적인가하는 질문은 현대 선교의 현실에 있어서 중요한 질문이 될 수 밖에 없다. 

2) 단일문화주의 (Monoculturalism)의 극복

한국사회는 국제화와 글로벌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반드시 원해서가 아니고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생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우리 한국인에게 쉬운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한민족은 오랜 역사동안 비교적 순수한 단일 문화적 환경 가운데 살아왔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인구 천 만 명이 넘는 대도시 중 서울같이 문화적으로 동질적인 도시는 드물다.  본인이 사는 중앙 아시아의 인구 80만 정도 되는 도시에도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수십의 인종이 섞여 살고 있다.  이러한 문화의 다양성은 세계의 거의 모든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기에 우리나라나 일본 등 소수의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자신과 다른 문화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체질화되어 있다.  반면에 일반적인 한국인들은 다른 문화의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며 어울려 지내는 기술을 익히지 못해왔고 그것을 체질적으로 불편해 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한국인과 의사소통하며 어울리기를 어려워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내가 만나본 많은 국제 단체의 지도자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인이 한인 끼리는 응집력을 가지고 잘 모이면서도 다른 선교단체들의 연합모임, 때로는 현지인 교회의 지도자들과 함께 하는 연합모임에까지도 한인 사역자들의 참여도가 낮은 것을 자주 지적하곤 한다.  중앙 아시아 지역에는 중앙 아시아 컨설테이션, 카자크 컨설테이션, 등 등 지역별 컨선테이션이 활발하다.  이곳에서는 각 지역의 선교사들, 후원 교회와 선교회의 대표들, 그리고 현지인 교회의 지도자들 까지 함께 모여서 대상 민족 복음화의 큰 그림을 가지고 서로의 사역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로 되어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한국인 선교사들의 참여는 활발하지 않다.  내가 사역하는 지역에서도 100명 가까운 한인 사역자 중 5명도 참석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언어의 문제도 있겠지만 다른 문화에서 온 사역자들과 함께 동반자 정신을 가지고 선교하는 것의 의미와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열심히만 하면 충분하다는 생각 때문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받고 있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더구나 이러한 컨설테이션에는 서구의 선교사들 뿐 아니라 앞으로 중국과 남미, 아프리카와 다른 아시아 교회로부터 오는 2/3세계의 선교사들도 참여하는 협력의 장이 될 것이다.  그 때에 우리 한인 선교사들은 어떻게 그들에게 우리의 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3) 국제적 지도력 (International Leadership)의 추구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계획하신대로 한국 교회가 선교에 순종하는 일을 지속한다면 21세기에는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한국 교회와 선교사가 국제 선교 공동체에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이 더욱 증가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교회와 선교사가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존경받는 국제적 지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능동적인 (proactive) 대처가 긴요하다.  이 국제적 지도력은 우리의 수가 많다고 달라고 하거나 주지 않는다고 기분 나빠 할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수의 삶을 통해 성경이 가르치는 지도력은 종 된 지도력, 섬김의 지도력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추구할 지도력과 영향력도 서구를 배척하거나 부인함으로 극복될 성질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보다 넓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우리 민족에게 주신 은사와 영적 자원으로 그들을 섬겨서 2/3 세계 뿐 아니라 서구 교회까지 감동을 받아 우리에게 부여하는 성질의 지도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들이 우리를 이해해 주고 우리의 말을 들어달라고 요구하기보다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그들이 할 수 없는 곳에서 길을 열어 그들로 함께 그 길을 걷게 하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도 현실에서 먼 이상이기만 한 것일까? 

4.  나가는 말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하나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의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 (민 13:30-33).  위의 말씀에서 본 이스라엘 민족은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자기 정체성에 대한 두 가지 상이한 관점으로 갈등을 겪었다.  한 부류는 지극히 객관적이고 인간적인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았고 다른 부류는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 결과 그들의 가나안 정복의 과업을 향한 결론은 완전히 다를 수 뿐이 없었다.

120여년 전 하나님은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붙어있던 작은 땅,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미래에 대한 방향을 상실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생존할 능력마저 갖지 못했던 우리 민족을 세계를 축복하는 민족으로 세우시기 위해 불러주셨다.  그리고 지금 주님은 우리 가운데 세계를 놀라게 하는 선교의 운동을 이루고 계신다.  이 운동은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세계 어느누구도, 그리고 우리 자신까지도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일이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선교에 임해야 한다.  하나님께 약속한 10만의 선교사를 보내고 세계 선교 공동체 안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한국 교회 선교가 되어야 한다.  어떤 자들은 합리적인 통계와 이유를 들어 한국 교회 선교는 한계에 다달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가 토의해 왔던 것처럼 서구 선교의 부정적인 면인 비용이 많이 드는 선교 모델을 추종해왔기 때문일지 모른다.  2/3세계 교회, 아니 더 나아가 서구를 포함하는 세계 교회의 선교운동을 다시금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 교회는 먼저 하나님이 허락하신 현재의 자원 만으로도 10만 선교사를 내보낼 수 있는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찾아 스스로 모본을 세워야 한다.  전적 후원을 받는 선교사 파송에 한계를 느낀다면 사업가, 교육자, 기술자, 의료인, 상인, 법조인, 군인, 학생, 주부, 자녀, 국내와 해외의 디아스포라 하나님의 백성 모두를 선교 사역자로 동원, 훈련, 파송, 관리, 지원할 수 있는 선교 패러다임을 개발해야 한다.  21세기 한국 교회의 선교는 자신만을 바라보고 자신의 것만을 찾는 자폐증적 선교가 아닌 국제 선교 공동체 안에서 그들과 더불어 하나님이 한국 교회에 이미 주신 은사, 그리고 앞으로 드러내실 잠재된 은사를 통해 세계 교회를 섬김으로 지도력을 발휘하는 폭넓은 선교가 되어야 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