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사들의 사역 수행도 평가 문상철, KRIM I. 서론 아직도 분석 중인 2004년 말 기준의 통계를 보면, 한국 선교사들의 숫자는 13,500 명을 넘어서며, 선교단체의 숫자는 166개 단체에 이른다. 이로써 한국 교회는 세계 2위의 해외선교 파송 주체로서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 2004년 기준으로 볼 때 한국 교회는 매년 1,500 명 정도의 새로운 해외 선교사들을 배출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선교 인력의 중요한 파이프라인 되고 있다. 한국 선교의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면에서의 성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선교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적절한 평가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별히 선교사들의 사역적 수행도에 대해서는 그 동안 한번도 체계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의 조사는 한국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언어 구사력, 가족 관계, 현지 체제, 현지인 관계, 선교회 본부 관계, 본국 후원교회 관계, 직접 사역 효과성 등 7 분야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을 하였다. 이 평가 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한국 선교의 장단점을 파악해서 잘하고 있는 분야는 더욱 강화하고, 약한 부분들은 보완하는 노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수치적인 분석을 하였다. 본 설문은 응답자의 숫자가 전체 21 명에 불과하고, 응답자들이 대체로 비교적 체제가 안정된 선교회의 회원선교사들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분석의 결과를 본격적인 평가 조사에 앞선 예비적인 조사의 것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국 선교사들의 실제 현실은 이번 조사의 결과보다 더 낮은 형편일 것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번의 연구가 자기 평가 방식이라는 점에 있어서도 본 설문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 조사의 결과는 선교 대상자들과 다른 선교 주체들의 평가를 함께 고려할 때 균형있게 이해될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이런 종류의 평가 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그 첫 조사로서의 의의를 가지고 이번 조사를 받아들일 수 있겠다. 이 보고서는 한국 선교사들의 응답 자료를 분석해서 한국 선교사들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본 후, 하나의 케이스 스터디로서 GBT 사례를 분석했다. 이런 분석의 과정에서 현상을 보다 정밀하면서도 종합적으로 이해하려고 했고, 선교사들의 수행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보았다. II. 본론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 수행도에 대한 평가는 한국 선교사들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분석으로 이어진다. 본론에서는 한국 선교사들의 장단점 분석과, 설문에 참석한 다수 집단인 성경번역 선교사들의 장단점에 대한 분석, 그리고 이에 근거해서 한국 선교사들의 수행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한국 선교사들의 장점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 수행도와 관련된 언어 구사력, 가족 관계, 현지 체제, 현지인 관계, 선교회 본부 관계, 본국 후원교회 관계, 사역 효과성의 7개 분야 가운데서 4개 분야는 한국 선교사들의 장점이 드러나는 분야라고 생각된다. 그 분야들은 중요성의 순서대로 현지인 관계, 현지어 구사력, 선교회 본부와의 관계, 현지 체제 등이다.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 수행도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현지인 관계이다. 현지인 관계에 대한 3가지 문항에 대한 답변의 평균 점수는 10점 만점에 8.3 점이었다. 세부 항목을 살펴 볼 때 현지인들과의 기본 관계에 대한 점수가 8.6, 현지인들과의 협력 관계에 대한 점수가8.4, 현지인들과의 비전 교류에 대한 점수가 7.9점이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현지인들과의 관계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한국 선교사들의 면모는 현지에서의 침투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만큼 한국 선교가 깊이 있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 준다. 현지인 관계에 있어서의 강점은 선교지 문화에 대해 서구 선교사들보다 가까운 위치에 있음을 보여 준다. 또한 현지인들과의 관계에 대한 점수가 현지 팀 속의 관계나 선교회 본부와의 관계의 점수보다 높게 나온 것은 한국 선교사들이 그만큼 현지인들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현지인과의 관계는 선교의 기본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 선교는 이런 점에서 대단히 튼튼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현지인들과의 직접적인 관계 형성이라는 현대 선교의 중요한 접근법에 있어서 한국 선교는 식민지 시대 선교사들의 문화적 고립에서 탈피하는 현대적 선교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의 이런 면모는 상황화 노력에 있어서도 앞서 갈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선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프로젝트나 프로그램 위주의 선교가 아니라 관계지향적인 선교의 특성을 길러가야 할 것이다. 한국 선교사들이 현지인들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강해지는 것이 선교의 가장 중요한 기본이라는 인식을 확산하도록 계속 노력해 갈 필요가 있다. 한국 선교사들은 현지어 구사력에 있어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 선교사들의 현지어 구사력은10 점 만점에 8.1점이며, 세부적으로는 생활 언어가 8.5 점, 전도 시언어 구사력이 8.2 점, 설교 및 강의 시 언어 구사력은 7.6 점으로 평가된다. 이것은 한국 선교사들이 대체로 영어 등 국제 언어에 있어서는 약점을 보이지만, 현지어에 있어서는 사정이 다름을 보여준다. 이것은 현지인 관계 점수가 높은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인데, 역시 한국 선교의 침투성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활 언어는 강하지만, 전도시의 언어 구사력이나 설교나 강의 시의 언어 구사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언어 습득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필요성을 말해 주는 것이다. 대체로 한국 선교사들이 현지어를 빨리 습득하지만, 꾸준히 노력해서 고급 언어를 사용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데는 미흡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지어 습득은 현지인 관계와 마찬가지로 선교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선교는 이러한 기본적인 준비에 있어서 튼튼한 기초를 보여주고 있다. 현지어 습득은 현지인들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장점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지인들과의 관계가 좋고, 이를 중시하는 만큼 현지어 습득도 빠르고 효과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언어 습득이 단순한 언어 습득으로 끝나지 않고 현지 문화와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문화적인 이해에 대해서 별도의 설문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도 한국 선교사들은 표면적인 문화 이해에 있어서는 강하지만, 깊이 있는 세계관 이해에 있어서는 약할 수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언어적인 능력이 문화적인 통찰력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높다고 할 것이다. 한국 선교사들은 언어적인 능력을 매개로 해서 문화 및 지역 전문가로 발전해갈 필요가 있다. 선교회 본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한국 선교사들은 장점을 보이고 있다. 선교회 본부와의 관계 점수는 8.1 점이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본부와의 기본 관계는 8.3 점, 협력 관계는 8.2 점, 비전 교류 등 깊은 차원의 관계는 7.7 점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현상은 그 동안 선교회 본부들이 제 기능을 갖추어 왔으며, 이제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선교회들은 현장 선교사 위주로 전체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선교회 문화를 만들어 오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 현장 위주의 선교회 운영이 이와 같은 긍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에서 더 발전을 모색한다면 보다 깊은 차원에서의 교류와 교제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선교회 본부의 사람들은 현장 선교사들의 비전과 관심사를 더 관심있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보다 깊은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시급한 일로 인한 협력뿐 아니라, 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선교회 본부와의 관계가 원활하다는 것은 선교의 메커니즘에서 혈액순환이 잘 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역사가 오래된 거대 국제단체들 일부에서 경험되는 관료주의가 아직 한국 선교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은 한국 선교의 젊은 역동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점 역시 선교의 수행도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 영역에서의 우수성도 선교사들의 수행도의 일부이며, 선교사들의 높은 역량을 보여주는 것임에 분명하다. 다만 설문에 응한 선교사들이 선교회에 소속이 된 선교사들인 점을 감안한다면, 독립 선교사들의 경우에는 본부의 후원조직과 협력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훨씬 낮은 수행도를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는 한국 선교사들이 기본적인 선교적인 관계에 있어서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이런 관계에 약한 선교사들의 경우에는 중도탈락이라는 결과로 나타나지만, 설문에 응한 선교사들과 같이 선교지에서 효과적인 선교사들의 경우 기본 관계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현대의 발달된 통신 기술 또한 이전 시대에 누리지 못했던 것으로서, 선교사들의 본부와의 관계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지 체제도 한국 선교사들의 강점으로 꼽힌다. 현지 체제, 즉 선교지에서의 팀 속에서의 수행도는 10 점 만점에 8.0으로 평가된다. 팀의 기본 관계는 8.0, 협력 관계도 8.0, 비전 교류는 7.9로 평가된다. 이런 수준은 월등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대체로 성공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현지체제는 선교의 후발주자로서 한국선교의 전반적인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분야지만, 그 동안 많은 개선이 일어났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국제단체 수준의 현지 체제는 아니지만, 자생적인 단체들의 현지체제가 소규모로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지 체제의 개선은 또한 한국 교회의 지속적인 선교사 배출로 인해 후속 팀원들이 합류해서 그 동안 현지 체제가 조기에 구축될 수 있었던 것이 중요한 요인이 되었음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국 선교사들의 평균적인 현지 체제 관련 수행도는 GBT 평균에 못 미친다. GBT는 이 점에 있어서 전체 평균 8.5를 기록하고 있다. 그것은 현지 체제에 있어서 한국 선교 전반적인 수준은 아직 국제단체 수준에는 미치지 못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선교 전반적인 현지 체제의 수준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높지만, 아직 국제단체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현지 체제에 있어서 국제단체의 수준은 때로 과잉보호와 고비용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무엇이 적절한 수준인지 심사숙고 해서 적절한 수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민첩한 현지 구조가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 선교의 현지 체제는 현재 탈중앙집중적인 네트웍 구조로서 발전해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2. 한국 선교사들의 단점 이번 설문 조사의 결과 한국 선교사들의 상대적인 약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영역들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약점들이 결정적인 약점들로 부각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영역들도 모두 평점 7.5 점 이상을 기록했다. 그래서 이 분야들은 지속적인 개선의 노력은 있어야겠지만, 비관적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 약점들은 단순히 전체 항목들의 평균 이하의 점수들로 표현된 것들일 뿐이다. 한국 선교사들의 수행도에 있어서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는 분야는 직접적인 사역에 있어서의 수행도이다. 직접 사역에 있어서의 효과성은 7.5 점으로 기록되며, 전도에 있어서의 효과성은 6.8 점, 제자훈련/양육에 있어서의 효과성은 7.8 점, 교회 설립/성장에 있어서의 효과성은 7.8 점으로 기록된다. 이것은 한국 선교가 기본에 있어서 튼튼함에도 불구하고 핵심 역량에 있어서는 약한 부분이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특별히 현지에서의 전도에 있어서는 더 많은 창의성이 필요함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수치들은 한국 선교사들의 자질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뭔가 사역의 돌파구가 마련되고 있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한국 선교사들은 여러 관계에 있어서 대체로 원만하고 현지에서 잘 적응해서 생활하기는 하지만, 사역에 있어서는 그 잠재력을 다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사역 수행도에 있어서의 상대적인 약점은 그만큼 해외에서의 타문화권 사역의 어려움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도, 제자훈련/양육, 교회설립/성장은 선교의 핵심 역량이다. 그래서 이러한 핵심 역량에 있어서의 상대적인 약점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간접적인 영역에서의 약점과는 달리 이 항목은 직접적인 영역이며, 이 영역에서의 약점은 전체적인 약점으로 연결되어 생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이런 분야에서의 선교학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어야 함을 말할 수도 있다. 즉, 선교학적인 돌파구가 선교적인 돌파구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할 때, 우리는 현지에서의 효과적인 전략을 만들어내는 선교학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직접적인 사역 효과성의 세 항목 중에서도 전도에 있어서 가장 낮은 점수가 나온 것은 전도학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요함을 말해 준다. 그러고 보면, 한국 선교사들 가운데 효과적인 전도법을 계발했다는 보고를 들은 적이 없다. 선교사들과 선교학자들이 효과적인 전도법을 계발하는데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 선교사들은 본국의 후원교회와의 관계에 있어서 약점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본국 후원교회와의 관계의 평균 평점은 7.5 점이며, 세부적으로는 기본관계의 점수가 7.8 점, 협력관계의 점수가 7.4 점, 비전 교류 등 깊은 관계의 점수가 7.2 점 등이다. 같은 후원 조직이지만, 선교회 본부와의 관계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된 반면, 후원교회들과의 관계는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약점은 절대적인 약점은 아니고 다소 미약한 약점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후원교회와의 관계가 선교의 지지기반으로서 대단히 중요하다는 인식을 할 때 이러한 부정적인 평가는 한국 선교의 장기적인 발전에 지장이 되는 요소로서 검토가 필요함을 말해 준다. 특별히 한국 선교사들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후원 기반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지지기반의 부실 현상은 대단히 중요한 사항이다. 한국 선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 교회의 지속적인 선교적 헌신이 필요하며, 교회들이 보다 질적으로 선교적인 교회들로 자라갈 필요성을 지적해준다. 선교 현지에서의 비교적 높은 수행도와 본부에서의 전문성 함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후원 교회들은 이런 발전에 발맞추어 함께 발전하지 못한 느낌을 준다. 한국 선교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 교회들이 더욱 선교의 전문성을 닦아서 선교사들을 지원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또한 선교사들은 후원교회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후원교회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글로벌 시대 선교사역은 단순히 선교지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본국에서도 다각도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러기 때문에 선교사들은 본국 후원교회들의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선교적인 영향을 주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본국의 교회들은 선교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선교에 적합한 교회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 선교사들은 가족 관계에 있어서도 약점을 보이고 있다. 가족 관계의 전체 평점은 8.0 점이지만, 가족 건강관리는 7.0, 가족간의 신뢰관계는 8.8. 가족간의 비전의 교류는 8.1 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는 특별히 가족의 건강관리 면에서의 상대적으로 낮은 평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선교지에서 자꾸만 건강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선교사들의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선교사들의 일반적인 문제로 이해될 필요가 있겠다. 선교사들의 건강을 증진할 필요에 대해서 모두가 같이 인식하고 이를 도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특별히 스트레스가 많은 선교사들의 삶을 생각할 때 스트레스 관리 방안을 마련해서 실천해야 하겠다. 이런 관점에서 선교사들을 돕고 섬길 선교사 케어 전문가들이 많이 배출될 필요가 있겠다. 선교 지도자 및 행정가들도 이러한 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선교사들을 돌보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후원교회들 역시 선교사들의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지원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선교사 가정의 신뢰 관계가 대체로 높게 평가된다는 것은 해외 파견 가족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가족들이 함께 할 시간이 많고, 함께 일하는 경향이 있음으로 해서 선교사 가정은 일반 가정에 비해 결속력이 뛰어남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비전 교류에 있어서는 그다지 평점이 높지 않음은 이상한 일이다. 이것은 아마도 자녀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선교사들의 비전이 잘 전수가 되지 않는 현상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부모의 비전을 자녀들이 전수 받는 것은 쉽게 되지 않는 일이다. 그러한 일은 자녀들이 성장해가면서 일어나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이러한 비전의 전수에 어려움을 느끼는 가정들이 많을 수 있다. 이러한 비전의 전수를 위해서는 선교사들인 부모들뿐만 아니라,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전문 사역자들이 도와야 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돕는 가운데 부모들의 비전이 다음 세대에게도 잘 전달이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에만 한국 선교가 다음 세대에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항목에 있어서 공통적으로 한국 선교사들은 기본적이고 협력적인 관계에 있어서는 대체로 성공적이지만, 비전을 교류하는 깊은 관계에 있어서는 같은 정도로 성공적이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특별히 본국 후원교회와의 관계와 선교회 본부와의 관계에 있어서 두드러진다. 여기에는 지리적이고 문화적인 거리감이 깊이 작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 현상은 선교사들이 깊은 차원에서는 고립된 존재들이며, 고독할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이런 선교사들의 삶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들은 선교사들일 것이다. 결국 선교사들 간의 깊은 교제를 통해서 이런 문제들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선교사들 사이에 깊은 교제가 가능할 때 선교사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세우고,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3. 성경 번역 선교사들의 장단점 본 설문에 참여한 21 명의 선교사들 가운데 GBT 선교사들의 숫자는 6 명이다. 그래서 GBT 평균을 따로 내어보았을 때 몇 가지 중요한 발견을 할 수 있었다. 많은 선교회들 가운데 하나의 케이스 스터디로 GBT 선교사들의 경우를 분석해볼 때 선교회들이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GBT의 경우 역시 장점과 단점으로 나누어 보면서 분석해보자. GBT의 경우 가장 큰 장점은 현지 체제이다. 이러한 강점은 한국 선교사 전체의 모습과는 약간 다른 것이다. 한국 선교 전체적으로는 현지체제가 뚜렷한 강점은 아니었지만, GBT의 경우는 뚜렷한 강점으로 부상하였다. GBT의 경우 현지 체제의 전체 평점은 8.5 점이며, 기본관계는 8.3 점, 협력관계는 8.5 점, 비전 교류는 8.7 점으로 평가되었다. 이것은 국제선교단체로서의 장점이 살려진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SIL 체제는 협력 관계나 비전 교류 등 깊은 관계에 있어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면모는 현지 체제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많은 선교회들이 SIL을 벤치마킹 해야 할 필요를 제기하는 것이다. 특별히 신임 선교사들이 자꾸만 쏟아지는 가운데 이들을 어디로 보내고 어떤 체제 하에서 관리해야 할지를 고민할 때 현지 체제의 구축이 시급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지 체제를 구축하는데 시급성을 인식하고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GBT 선교사들은 현지인 관계에 있어서도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현지인 관계의 평점은 8.3 점, 현지인과의 기본 관계는 8.2 점, 협력 관계는 8.5 점, 비전 교류는 8.2 점을 기록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현지인들과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특별히 현지인과의 협력관계가 기본관계의 점수보다 더 높은 것은 성경번역이라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놓고 협력하는 관계의 특수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부족 상황인 성경 번역 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이러한 현지인 관계는 저절로 된 것이 아니며, 체계적인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SIL의 강한 현지 체제가 이러한 현지인 관계에서의 긍정적인 모습을 낳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GBT의 경우 현지인 관계가 기능적인 관계로 형성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보다 기본적인 신뢰관계를 다지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성경번역을 넘어선 총체적인 사역에서도 성공적일 수가 있을 것이다. GBT 선교사들은 본국의 선교회 본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선교회 본부와의 관계의 평점은 8.3 점이며, 기본 관계가 8.5 점, 협력관계가 8.7 점, 비전교류가 7.8 점이다. 이 점수들로 볼 때 본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현지인과의 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기능적인 협력관계가 발전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 특별히 국제단체이면서도 자생단체로서의 면모를 많이 가지고 있는 GBT의 양면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을 본다. 선교회 본부와의 관계는 선교사들 편에서 볼 때 중요한 수행도의 일부이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선교 행정의 수준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GBT는 선교 행정에 있어서 한국의 선교 단체들 가운데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단체 중의 하나로 보여진다. 이런 면이 이번의 평가에서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또한 행정적인 전문성뿐만 아니라, 성경번역이라는 구체적인 비전으로 결집된 선교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지어 구사력에 있어서도 GBT 선교사들은 강점을 보이고 있다. GBT 선교사들의 평균적인 현지어 구사력은 평점 8.1 점, 생활 언어는 8.8 점, 전도시의 언어구사력은 8.2 점, 설교/강의 시의 언어 구사력은 7.2 점으로 파악된다. 그래서 한국 선교사 전체 평균의 경향과 비슷하게 전반적인 언어 구사력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문 언어 구사력에 있어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특별히 성경번역 사역의 특수성으로 인해 설교/강의 시의 언어 구사력이 떨어지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성경번역을 넘어선 총체적인 사역을 생각할 때는 전문적인 언어구사력을 높일 필요는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인 GBT 선교사들의 언어적 구사력의 장점은 특별히 언어학적인 훈련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문어에 있어서의 능력은 GBT 선교사들이 일반 한국 선교사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나타내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GBT 선교사들의 약점을 파악할 때 두드러지는 분야는 직접 사역의 효과성 분야이다. 직접 사역의 효과성에 있어서 GBT 선교사들은 평점 7.3 점을 기록했으며, 전도 효과성은 6.3 점, 제자훈련/양육에 있어서의 효과성은 7.5 점, 교회 설립/성장에 있어서의 효과성은 8.0 점이다. 여기에는 성경번역 사역의 특수성이 그대로 잘 드러나고 있다고 보여진다. 전도에 있어서의 효과성은 한국 선교사 전체 평균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제자훈련/양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교회 설립과 성장에 있어서는 한국 선교사 전체 평균보다 오히려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성경번역의 과정이 교회 설립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직접 사역의 수행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성경번역이라는 당면 과제만을 생각지 말고 보다 총체적으로 교회 설립과 성장이라는 거시적인 목표를 가지고 사역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별히 성경번역의 과정에서 전도의 결실을 맺도록 별도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성경번역의 과정에서 어떻게 전도를 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GBT 선교사들은 가족 관계에 있어서도 대체적인 약점을 보여주고 있다. 특별히 건강 관리 면에서 다른 한국 선교사들과 마찬가지로 약점을 토로하고 있다. 가족 관계의 전체 평점은 7.5 점이며, 건강 관리 6.3 점, 신뢰관계 8.3 점, 비전 교류 7. 8 점으로 집계된다. 특별히 건강 관리 면에서는 한국 선교사 전체 평균이 낮은 편이지만, GBT 평균은 이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이것은 많은 경우에 부족 상황에서 사역하는 가운데 가족의 건강을 돌보는 일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선교회 본부와 교회 등 후원 조직들이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도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선교회는 특별히 휴가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선교사들이 충분히 쉬면서 일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비전의 승계를 위해서 본국의 지원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GBT 선교사들의 자체 평가에 의하면, 본국의 후원교회와의 관계도 약한 부분으로 드러난다. 본국 후원교회와의 관계는 전체적으로 평점 7.8 점, 기본 관계는 8.0 점, 협력관계는 7.7 점, 비전교류는 7.7 점으로 집계된다. 이것은 한국 선교사들의 전체 평균보다는 높은 것이다. 이것은 역시 GBT의 본부 행정 기능이 발달되어 교회들과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발전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비전이 분명할수록 교회들을 동원하고 참여케 하는 것이 더욱 쉬워질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점에서의 대체적인 약점은 많은 경우에 오지에 고립되어 생활하는 성경번역 선교사들의 지리적, 문화적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고립된 가운데 생활하면서 먼 거리에 있는 교회들과의 연락이 쉽지 않을 것이고 그만큼 이 점에서 어려워지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성경번역선교사의 삶에 대해서 교회들이 더욱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홍보하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GBT는 장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사역 환경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고르게 전문성이 닦여져서 선교사들이 사역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효과적인 단체이다. GBT의 장점은 국제단체이면서도 자생단체로서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GBT 구조의 장점들로 여겨지며, 그 단점들은 비교적 앞선 단체이면서도 한국 선교의 약점으로 안고 있는 문제들로 보여진다. GBT의 장점들은 특별히 선교의 후발 주자인 다른 단체들이 벤치마킹 할만한 것들이라고 여겨진다. 전체적으로 한국 선교는 선교의 기본 여건에 있어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가운데 일부 분야에서 약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 장점들은 서구 선교의 약점들을 상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일하는 것을 통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 단점들은 창의적인 노력을 통해서 앞으로 극복해야 할 부분들이다. 이러한 노력은 선교사, 선교학자, 선교행정가, 선교후원자 등이 모두 힘을 합친 가운데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양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질적인 차원에서도 선교대국으로서의 위상을 굳힐 수 있을 것이다. III. 결론 결론적으로,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적 수행도는 대체로 우수한 편으로 파악된다. 특별히 결정적인 약점이 없다는 것은 한국 선교가 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선교 역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수준에 도달한 것은 선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성과 헌신이 모아져서 된 것이며, 여러 선교 주체들의 노력이 모아져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런 성과는 한국 선교가 단순히 양적인 데 장점이 있을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수한 인력들을 확보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한국 선교사들의 높은 교육 수준과 국내에서 발전된 선교사 훈련 프로그램 등이 이러한 질적 발전을 이루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보여진다. 한국 선교는 현지 사역의 수행도에 있어서 전반적인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본국의 후원 체제에 있어서 상대적인 약점을 드러내었다. 특별히 지역 교회들을 중심으로 선교의 기반을 닦기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하겠다. 선교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후원 기반이 잘 닦여지지 않고 선교사의 숫자의 증가만큼 비례적으로 성장하지 않는다면, 한국 선교는 장기적으로 보급이 잘 되지 않아서 전방 사역에서 실패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선교 행정가들, 동원가들뿐만 아니라 모든 선교사들이 힘을 합쳐 후원 기반을 닦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일년에 1,500 명씩 배출되는 신임 선교사들을 생각할 때 현지 체제를 정비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현지 체제가 잘 정비되지 않으면 그 많은 선교사들이 갈 곳이 없어서 여러 시행착오를 할 것이다. 한국 선교의 발전을 위해서는 현지 체제를 국제 단체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자생단체들도 국제단체 및 현지 단체들과 사안별로 협력하면서 현지 체제의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지 체제의 기능 가운데 선교사 케어 부분을 염두에 둘 때 선임 선교사들의 일부는 자신의 사역을 내려놓고 다른 선교사들을 케어하는데 전념하는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희생이 되겠지만, 한국 선교의 전체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다. 이와 함께 상담가, 자녀 교육 전문가, 의료진 등 선교사 케어를 위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이번 설문에 참가한 선교사들은 대체로 여건이 잘 갖추어진 단체 소속의 선교사들이었다. 그래서 표본의 한계를 고려할 때 한국 선교사들의 보편적인 평균 수준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선교의 전체적인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중소규모 단체들의 소속 선교사들의 수행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수행도를 높이는 노력을 하면서 선교사들의 중도탈락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고, 한국 선교가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선교가 되도록 하는 노력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선교사의 수행도 평가는 선교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다. 이런 평가는 단체별로 정기적으로 시행되어서 그 추이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체 평가뿐 아니라, 선교 대상자들과 다른 주체들의 의견을 반영할 방법을 찾아서 보다 균형 있게 실질적인 평가가 되도록 하는 다면적인 평가의 방법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이런 평가 작업을 통해서 선교의 발전을 위해 보다 활발한 토론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