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받아야 할 선교의 Legacy 발제에 대한 응답

이현수, 한국프론티어스

2000년 기독교 역사, 성경적 신학, 그리고 사역에 관한 엄청난 유산을 우리 것으로 소화하고 정리한다면 남은 과업을 완성하는 일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그 양이 방대함으로 인해 다 다룰 수는 없다 할지라도 각 발제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영역에서의 유산은 우리모두가 충분히 공감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나님께서 우리 한국민족을 마지막 세기에 하나님의 미완성과업을 완수할 동반자로 불러주셨다라는 사실은 우리가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준 서구선교를 어떻게 이해하고 그들이 우리에게 전해준 유산이 무엇이며 그리고 그 유산가운데 우리가 가려야 될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각 발제자는 제한된 범위안에서 좋은 유산과 가급적이면 우리가 따르지 않아도 되는 유산에 대해서 적절하게 발제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먼저, 역사적인 관점에서 David Harley는 지난 19세기, 20세기에 걸친 200년의 개신교역사에서 우리가 서구선교에서 배워야 될 6가지 영역을 제시하고 있다. 진젠돌프나 허드슨 테일러가 무어족이나 중국인을 향한 열정은 그들로 하여금 위대한 하나님의 선교운동을 일으키게 했고, 그러한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열정이 한국선교에 접목되었다는 사실의 지적은 적절하다고 본다. 그러나 단순한 영혼구원에 대한 지나친 열정이 한국교회가 어쩌면 영혼구원과 사회구원이라고 등식으로 치우치게 하는 과오를 낳았는지도 파악이 되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훈련에 있어서도 서구선교의 적절치 못한 선교사의 훈련이 어떻게 한국선교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신학이나 영성에 치우친 선교훈련이 얼마나 많은 선교사의 중도탈락의 원인이 되었는가는 우리 한국선교를 깨우는 지적이라고 본다. 이러한 훈련이 한국선교에서 GMTC와 같이 전인적인 선교훈련을 하는 기관에서 정착되어 간다는 것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선교의 부적절한 훈련은 선교사로 하여금 선교에 대한 이해도 아울러 편중되도록 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본다. 또한 자유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복음주의적인 그리스도인들이 단순한 영혼구원사역에 치우친 것은 예리한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주의와의 전투로 인해서 복음주의 그리스도인들이 선교에 나가서도 전인적인 사역적인 접근보다는 그 사회와 동떨어진 교회-영적인 피난처-만을 세워가는 경직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동일시(identification)라는 영역에서도 서구선교의 자민족중심의 자존심이 어떻게 나타났는가도 적절하게 그리고 공평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것은 기독교적인 유산이 강한 선교사일수록 자존심이 더욱더 선교지에서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유래없는 큰 부흥을 경험하고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한 나라가 되어서인지 많은 한국선교사가 현지 문화와 쉽게 동일시하기 보다는 자국의 자랑스런 기독교를 심으려는 우를 범하기도 하는 것 같다. 백재현선교사는 관대한 나눔에 대한 유산을 지적하는 반면, David Harley는 이러한 관대한 나눔이 현지선교에서 얼마나 뿌리없는 토착교회로 이어지는 지에 대한 우려섞인 지적을 하고 있다. 또한 교회개척에 있어서도 제국주의적인 요소들이 가미된 사역에 이루진다는 지적은 우리한국교회가 새겨서 들어야 하는 영영이라고 확신한다. David Harley는 제한된 지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6가지 영역에서 선구선교가 한국선교에 물려준 유산에 대해서 균형있게 제시하고 있는 것같다. 행간을 읽으면서 한국선교가 서구선교의 실패를 반복하고 있지는 않나하는 간접적인 시사를 엿볼 수 있다.  

임윤택박사는 성경신학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서구선교에서 물려받아야 하는 유산에 대해서 발제하고 있는데, 성경적 신학의 관점에서 지난 50년동안 서구선교신학을 주도했던 선교신학자들의 패러다임을 예리한 학자적 관점에서 잘 지적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한국선교와 교회가 보다 적극적인 세계선교의 동참을 위해서 주목해야 되는 패러다임으로 벤 엔겐의 선교하는 교회 패러다임은 시기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자기중심적인 입장에서의 선교하는 교회가 아니라 세계선교의 큰 그림을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패러다임은 한국교회가 물려받아야 하는 유산이라는 발제자의 결론에 마음깊이 동의하는 것이다. 또한 챨스 크래프드의 신학적 프래임안에서의 수신자요소에 대한 강조점은 한국선교가 보다 적극적인 복음메시지의 상황화를 위해서 발전시켜서 우리 것으로 삼아야 되는 유산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다양한 선교 신학적인 유산을 제시한 임윤택박사의 노력은 좋은 귀감이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바램이 있다면 미국적인 선교신학패러다임-특히 풀러신학교를 중심으로하는-에 대한 유산뿐아니라 영국과 유럽에서 태동한 그리고 발전되고 있는 선교신학적 유산도 다루어졌으면하는 것이다. 미국을 제외한 서구권에서도 다양한 패러다임이 한국적인 상황에 적용될 수 있다면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에 있는 한국선교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이러한 노력이 앞으로 이러한 설악포럼에서 계속적으로 다루어질 수 있기를 또한 기대하는 바이다.  

서구선교와 한국선교의 협력적인 관점에서 발제자가 먼저 서구선교의 실패적인 교훈을 지적함으로서 논의를 시작했는데, 이러한 실패가 혹시나 한국선교에도 스며있지나 않나 하는 조심스러운 반성을 해보게 하는 것 같다. 문화적 우월주의가 복음전달자에게도 스며들어서 복음전달자들이 복음뿐아니라 자신의 문화속에서 담겨있는 여러요소들이 함께 선교지에 전달되는 것이다. 얼마전 "백투예루살렘"을 접하면서 중국교회에서 은연중 보이지 않는 그런 기독교의 자국중심주의가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한국이 소위 말하는 기독교국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기독교적인 문화를 선교지에 보여줄려고 하는 자세가 한국선교에 있지는 않았나 반추해보게 되는 것이다. 이것도 많은 경우 선교에서 앞선 선교신학이나 교육을 받았던 선교지도자들의 잘못된 유산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협력의 차원에서 우리가 물려받아야 되는 것은 많은 서구선교사의 가치관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은 사역적인 패러다임이 아닌가 싶다. 물론 발제문에서 다룬 영역들도 충분히 의미있고 그 중요성이 있다고 보지만 협력이라는 차원에서 좀더 구체적인 사역형태에 대한 지적과 논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된다. 

팀사역의 형태는 한국선교에 있어서 많은 취약점으로 지적되어 왔었다. 물론 서구선교도 실질적으로 필드중심의 팀사역을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는 않았다고 본다.  팀사역은 서구선교사들이건 한국선교사들이건 쉽지않은 영역인 것만은 사실인 것같다. 그러나 이러한 팀사역을 통하여 남은 과업을 성취하기 위한 노력이 서구선교가운데서 일어났고, 이러한 시도로 많은 지역에 새로운 하나님의 교회가 개척되기 시작한 것이다.  예를 들어, 국제프론티어스가 80년대초에 이슬람권 선교를 시작했을 때 이러한 필드중심의 팀사역개념은 굉장히 생소한 개념이었다. 타 단체로부터 우려섞인 말이나 회의적인 시선을 받아야만 했었다. 그러나 2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대부분의 서구선교단체들이 팀사역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절박함으로 팀사역에 임하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서구선교단체는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걸쳐서 필드중심의 팀사역을 적용해왔었다. 우리 한국선교도 더 성경적인 팀사역을 배우게 된다면 한사람의 영웅적인 선교가 아니라 함께 세워가는 팀사역을 습득하게 된다면 국제단체에서도 좀 더 효과적인 국제 리더쉽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한국선교도 한층 더 엎그레이드된 사역을 서구선교와 함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상황화에 대한 시도들도 우리가 서구선교에서 배워하는 유산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사역적인 접근이 모든 서구선교사들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교지에서 성경적인 상황화는 끊임없이 실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우리 한국선교도 자문화중심에서 탈피해서 좀더 선교지의 문화적인 상황에서 접목되는 복음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선교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상처를 주지않을 것이고, 선교사의 자국문화를 모방하게되는 모습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미전도종족지역에서의 이러한 상황화시도는 한국선교에 있어서 넘어야되는 산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금도 선교사들을 훈련하고 있지만 이러한 성육신적인 사고와 태도를 갖게하기란 여간 쉽지않은 것을 경험하게된다. 한국기독교가 아니라 그들 문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화와 세계관의 틀안에서 복음이 표현된다면 우리가 꿈꾸는 교회개척운동(Church Planting Movement)가 현지문화가운데 일어나리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화운동이 토착교회와 자립적인 교회가 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러한 상황화가 있기위해서는 새로운 선교지언어습득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할 것이다. 언어를 효과적으로, 창조적으로 배우는 과정은 결국은 선교사가 선교지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내부자적인(emic) 관점을 갖게되고, 이러한 문화적인 이해가 선교사로 하여금 상황화의 시도를 용이하게 해줄 것이다.  

또한 교회개척에 관한 많은 시도들도 우리가 서구선교와 협력하기 위해서 배워야하는 유산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럽의 크리스챤지도자들은 포스트모던시대의 교회개척의 열쇠가 무엇인가를 부단히 연구하는 있는 것을 책자를 통해서 접하게 되는데, 이러한 시도들도 아울러 선교지에서도 접목되어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선교지에서의 다양한 교회개척형태는 우리가 서구교회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크게 세가지로 교회개척형태가 나누어지는데, 전통적인 교회, 셀교회, 그리고 가정교회이다. 셀교회는 한국교회에 많이 소개되었지만, 가정교회는 어쩐지 한국교회가 아직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형태인 것같아 보인다. 이러한 모델의 부족은 한국선교로 하여금 한국적인 교회를 자연 개척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세계는 점점더 복음에 적대적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고난에 견딜 수 있는 교회개척형태를 시도하는 것은 서구교회나 선교에서 배워야 할 것이 아닌가 본다. 볼프강 심슨도 이러한 지적을 그의 "가정교회"라는 책에서도 누누히 지적하고 있다.  

발제자가 지적한 대로 파터너쉽운동은 우리가 서구선교에서 배워야 할 좋은 유산이라고 믿는다. 응답자도 여러 해 이러한 파터너쉽 운동에 동참한 적이있었는데, 쉽지는 않았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한번 함께 하기로 했고, 또 그 파터너쉽운동이 필요하다고 믿을 때 개인적인 관계를 초월해서 함께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 이러한 연합운동이 구체적인 열매로 이어지는 모습이 요구된다 하겠다. 한국 내에서 설악포럼도 이러한 파터너쉽운동의 한 예라고 보여지는데, 선교지에서 선교사들 간의 협력은 더 많은 시너지를 가져온다는 발제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교단을 초월하고, 선교단체를 뛰어넘는 협력적인 자세는 우리가 아직 더 많이 개발 해야되는 영역이기도 하다. 발제자의 단기선교운동과 총체적 사역접근도 우리가 계속 이어가야 하는 좋은 유산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구 개발 선교 사역으로부터 유산은 우리 한국선교로 하여금 좀 더 총체적인 인간이해와 아울러 하나님 공의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영역에서 서구선교를 좀 더 면밀하게 배우게 되면 우리가 그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know-how)뿐아니라 그들 실패의 교훈도 알게되는데, 이러한 것은 한국선교가 지금 하고 있는 개발선교에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뿐아니라 엄청난 인적, 물질적인 자원을 허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적 적용은 선교에 몸담고 있는 우리에서 유익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부분이다. 특히 발제자가 지적한 바와같이 개발사역에서 있어서 내부자적인 관점은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노력을 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보고싶다. 

우리가 물려받아야 하는 많은 유산은 서구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믿음의 선진들이 우리에게 남겨놓은 것이라고 믿는다. 이것이 어찌 서구적인 것이라고만 할 수 있겠는가? 우리의 앞선 믿음의 선진들에게서 배우는 일은 즐거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하나님께서 앞으로는 우리보다 앞선 2/3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배울 유산도 찾아가는 작업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