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파트너스, 설악포럼 2005-3: 선교사에 대한 이미지의 변화 (이교욱, ACTS)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람들과 잃어버린바 된 세상은 선교를 수행하며 연구하려는 사람들의 기본 주제이다. 선교학은 이들의 합당한 관계성을 연구하는 것이다. 선교신학이 하나님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선교방법이나 선교전략과 관련된 것은 잃어버린바 된 세상을 중심으로 연구한다면 선교역사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선교학을 연구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선교라 하며 누구를 선교사라 할 것인가? 선교(mission)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한 하나님의 행위(missions)들에 나타난 만유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다. 우리는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모든 행동들에서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목적을 위해 만물을 창조하셨고,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기 위하여 창조한 사람에게(엡 1:12) 특별한 선교의 사명을 주셨다. 선교적 행위들(missions)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는 것이다(마 5:16). 하나님은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정해진 목표를 위해 만물을 창조하셨으며 사람을 통하여 만유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선교적 행동(missions)을 하신다.

선교(missions)를 그 용어상으로만 정의한다면 파송이라 할 수 있으나 이 말에는 파송의 주체와 목적이 명시되어야 함으로 파송된 자인 선교사는 자연히 사명자가 된다. 선교사는 파송한 자의 목적을 이루는 하나의 사명을 위해 부름 받아서 훈련받고 보냄을 받는 존재이다. 부름 받은 사람은 부르신 분을 예배하는 예배자가 되며 예배의 삶 속에서 변화되며 사명을 받는다. 성경에는 이러한 선교사를 “택함을 받은 민족이요, 왕의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국민이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벧전 2:9 표준새번역)”이라 한다. 선교는 구원받고 천국을 맛보는 자의 윤리적 봉사행위가 아니라 구원받음의 이유이자 목적이며 사명이다. “이방 선교는 부산물이 아니다. 그저 추가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들의 핵심이며, 이스라엘을 부르신 목적이다. 모든 신자들을 부르신 뜻이 거기에 있다."

하나님은 만유의 회복(apokatastasis 행 3:21)과 하나님의 영광 충만(plutos 엡 1:18)이라는 큰 틀 안에서 선교를 계획하시고 선교사를 부르시며 선교를 위해 선교사에게 필요한 모든 자원을 공급해주시면서 선교를 명한 선교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있어서 창조주이며 구원의 주이자 선교의 주이시다. 하나님의 선교에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만이 하나님께 예배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선교사역은 회복과 영광의 확산 역사이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자신의 사자인 사람을 보내셔서 자신의 뜻을 실현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성경은 이러한 선교사를 첫 사람과 두 번째 사람, 첫 번째 아담과 마지막 아담이라는 말로 표현한다(고전 15:45-47). ‘창조-재창조(구속)-새창조’ 라는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 선교사는 대단히 중요한 기능을 한다. 성경에는 구속역사와 선교역사가 함께 나타난다. 예수님의 초림은 선교를 통한 인간회복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영적 다스림의 역사 시작점이나 재림은 선교를 통한 만유회복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실재적 다스림의 역사 시작점이다. 참된 선교사이신 예수님은 타락한 인간 세상 구속을 위한 구원의 주라는 축소된 관점에서보다 만유회복을 향한 선교의 주라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초림과 재림 사이에 이뤄지는 선교적 행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직접적인 선교사역과 그의 몸 된 교회의 선교사역으로 구분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선교는 승귀 후 교회의 머리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그 몸에 대한 명령의 순종이라는 차원에서 행해져야 하므로 교회의 선교(missiones ecclesiae)여야 한다. 지금까지 선교와 선교사의 이미지는 그 형태와 내용에서 계속 변화해왔다. 이는 역사라는 과정을 통해서 선교(mission)라는 만유를 향한 하나님의 계시적 계획의 전체적 구조가 점점 뚜렷해지면서 선교가 완성을 향해 나가기 때문이다.

성경과 교회사는 세계사를 배경으로 하면서 ‘흩어진 사람들’과 ‘보냄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들은 하나님 앞에서 예배자로 존재하며 모든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적 통치를 받을 뿐 아니라 죄로 인한 삶의 고통에서 방황하는 온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차원의 사역을 하기도 하며, 만유회복과 천국도래를 갈망하며 예수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모든 족속’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천국 복음을 증거하는 자들이다.

이 논문에서는 다루는 선교의 범위는 창조와 천국 도래를 위한 오늘날까지의 선교적 노력까지로 두되 선교사로 사용된 사람들에 대해 연구해 보려한다. 참된 하나님의 선교사의 전형은 예수님이다. 구약시대에는 이 선교사의 모형이 존재한다. 말하자면 구약시대는 첫 번째 사람 아담과 그에 속한 제2, 제3의 아담들이 선교사의 그림자로 존재한다. 반면 신약시대이후 현재까지는 두 번째 사람과 마지막 아담에 속한 몸 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분신으로 존재한다. 이 논문에서 다루는 선교사의 이미지는 하나님의 선교사인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자로서의 선교사들과 예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흩어진 사람들’과 ‘보냄을 받은 사람들’이 성경과 교회사와 세계사에서 어떠한 형태로 소개되는지를 찾아보며 그들이 행한 선교적 행위와 결과들을 미약하나마 서술해보려 한다.

하나님의 선교 방식은 창 1:26-29의 인간창조 기사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시고 지구와 지구에 거하는 모든 피조된 생물을 보시고 기뻐하셨다. 그리고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육축과 온 땅의 기는 것을 사람을 통하여 다스릴 것을 계획하셨다(26절). 이 계획대로 하나님은 선교를 수행하도록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셨다(27절). 그리고 복을 주시면서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명하셨다(28). 그리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식물을 주셨다(29절). 이러한 세상은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아름다움 것이었다. 그러나 첫 사람은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에덴동산은 붕괴된다.

타락 후 하나님은 만유를 회복시키기 위해 종을 부르시고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할 백성들을 모우시고 하나님이 직접 다스리시는 특별한 나라로 만드시기 시작했다. 허물과 죄로 인해 죽었던 사람은 하나님의 구원의 계시와 그 계시에 대한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받고 소생한다. 사람이 생명을 소유하며 하나님과 예배로 교제하며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게 되면 자신의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게 된다.

하나님은 그 종을 통해 타락한 인간을 원래의 위치로 회복시켜서 자신의 고유한 사명을 감당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많은 제2의 아담이 개인과 집단의 형태로 존재했으나 범죄한 첫 사람에게 속함으로 인해 그 사역의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여자의 후손이요 약속의 씨이며 마지막 아담이요 두 번째 사람인 메시야가 와서 온전한 구속과 선교와 천국을 이룰 때 까지 이를 증거하며 기다리게 하는 예표의 기능을 함으로써 자신의 선교적 본분을 다하였다. 이러한 선교사의 예표에 대해 성경은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하나님은 사람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하나님의 선교사로 창조하신 것이다. 피조된 사람에게 하나님은 생명과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과 함께 거하는 교제와 하나님의 찬송을 부르는 것과 하나님 나라의 시작점인 에덴동산을 지키는 사명과 돕는 배필을 주셨다(창 2: 7, 8, 15, 20). 선교사는 이러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계획을 알아야 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가져야 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성경은 첫 사람이 하나님께 범죄했다고 하는 데 그 범죄란 이기적인 이유로 하나님의 영광보다 자기의 영광을 추구하며 하나님의 말씀보다 다스림의 대상이었던 존재의 말을 따름으로 인한 것이었다. 말하자면 자신의 사명을 망각한 것이었다. 첫 번째 사명의 실패로 첫 사람에게 죽음이 오고 하나님과 교제의 장소요 선교의 장소였던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면서 선교의 대가로 주어졌던 풍요의 땅은 저주받고, 그 땅은 아담의 생존의 장으로 변질되었다.

첫 사람의 범죄로 인해 모든 피조물과 하나님과의 교제의 단절이 야기되었다. 첫 사람이 타락한 후 소멸하는 고통 속에 신음하는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의 온전한 자녀가 나타나서 만유를 회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자신의 본분 회복을 열망한다(롬 8:19-22). 자신의 사명을 수행하지 못한 아담도 자녀를 낳았고 그 자녀가 약속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며 모든 것을 회복해주기를 바랐다(창 4:1, 25).

예배에 실패하고 죄를 다스리지 못하여 아우를 허무함에서 지키지 못하였다. 성경은 아우를 죽인 가인의 죄로 인해 사람이 사명을 감당하도록 식물을 스스로 내던 땅이 저주받아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게 되었다고 한다. 땅은 황폐해져 갔다. 수고의 대가로 땅의 소출을 먹고 살아야하는 땅에 거하는 모든 존재의 공적이 된 가인은 땅에서 만나는 존재들을 피해 유리하였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땅의 존재들에게 대한 자신의 선교적 사명은 박탈당했다.

가인은 에덴 동편에 흩어져 방랑하며(놋땅) 자식을 낳고 그를 하나님께 바치지만(에녹) 그의 후손은 도망자가(이랏) 되고, 하나님에게 치심을 받는다(므후야엘). 실패한 사명자 가인의 후손들은 들짐승처럼 흩어져 방랑하는 유목민들이었다. 자신과 자신의 아들의 사명 실패로 고통 속에 있던 아담은 또 다른 사명자 아들을 통해 보상받고(셋), 그 아들 셋의 사역으로 인해 사람들은 사람의 본질인(에노스) 예배를 회복하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한다. 가인의 후손 3대에 이은 형벌도 예배의 회복으로 인해 끝이 나고 가인의 4대손은 하나님의 사람(므드사엘)이 된다. 하나님의 은혜가 온 땅에 임한 것이다. 결과로 가인의 5대손은 강력한 사람(라멕)이 되었다. 그러나 실패한 사명자 가인의 후손이 번성하자 문명과 사치와 폭력과 성적 타락이 따라왔다. 또 다른 사명자인인 셋의 후손들도 세속에 물들면서 자신들의 사명을 잊고 예배와 영성을 상실하였다.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 차자 하나님은 땅에 거하는 모든 생물들을 땅과 함께 멸하시기로 작정하셨다. 사람에게 주어진 선교의 사명이 실현 불가능하게 되자 하나님은 예배자요 세속에 물들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의로운 자인 노아를 선택하셔서 새로운 선교의 모판을 만드셨다. 세상을 심판하되 노아의 가족과 땅을 의지하는 모든 동물의 일부를 살려두셔서 새로운 지구 환경에 거하게 하셨다. 노아는 이 새로운 세상을 예배로 맞이하며 세상을 다스렸다.

노아의 자손들이 온 땅에 번성하고 풍요가 임하자 타락의 징조들이 나타난다. 하나님은 의로운 행위를 한 셈을 선택하셔서 선교의 사명을 주시고 열방으로 나눠지게 하신다(셈은 에벨 온 자손의 조상: 창 10: 21, 25). 그러나 사람들은 하나님의 영광보다 자신들의 이름을 내기위해 탑을 쌓으며 자신들의 사명을 감당하기위해 흩어지기보다 모여 있으려 한다. 하나님은 땅의 분리와 언어의 혼란을 통해 사람을 각 가족과 종족 단위로 전 세계에 흩어지게 하셨다.

셈의 자손 아브라함은 분리된 땅에 흩어진 모든 족속들과(콜 미쉬페홑 하아다마, all the families of the earth, KJV 창 12:3) 모든 민족들이(콜 고예 하아레츠, all the nations of the earth, KJV 창 18:18) 하나님께 복을 받게 하기위해 부름을 받고 약속을 받았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여 떠나가면 모든 족속의 축복의 통로가 되기 위해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복을 받게 하고 이름이 창대케 되게 해 주시겠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아브라함은 선교사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이 선교사 제안을 아브라함은 받아들이고 인도하심을 따라 이방의 땅 가나안에 들어갔다. 아브라함은 선교사였고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두루 다니게’ 하셨다(창 20:13). 아브라함은 여러 곳을 이동하면서 가는 곳 마다 공개적으로 단을 쌓아 예배를 드리고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증거하였고,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셨다.

아브라함이 자신의 아들 이삭을 아끼지 않고 사역하였을 때 처음 주셨던 세 가지 복이 크게 증가하였고 땅의 모든 민족들을(콜 고예 하아레츠, all the nations of the earth, KJV) 선교의 대상으로 하는 선교사 계약이 아브라함의 씨에게 연결되었다(창 22:18). 그리하여 축복받고 축복의 통로가 되는 선교사 계약은 이삭과 야곱과 야곱의 자손에게 다시 주어졌다(창 26:4, 28:14). 그러나 아브라함의 씨 안에서 땅의 모든 족속들과 민족들이(all the families and/or nations) 복을 얻게 되는 언약의 궁극적 달성은 아브라함의 자손인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시작되고(행 3:26, 갈 3:14) 그의 몸 된 교회에 의해 완성된다(마 24:14).

이스라엘의 민족적 정체성은 출애굽을 통해 이루어졌다. 모세의 부르심과 출애굽 사건은 그 자체가 고대 중동세계에 여호와 하나님을 알린 선교적 사건이지만 실상은 민족 단위의 선교적 부르심의 사건이라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출 19:4-6은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하나님의 목적을 분명히 나타낸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특별한 보배, 하나님의 왕족 제사장들. 그리고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된 나라이다. 그들은 양쪽과 관계를 맺어야 했다. 한쪽은 그들의 왕이신 하나님, 다른 한 쪽은 이 땅에 있는 민족들이다.”

모세 오경은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이 사람의 삶의 유일한 조건임을 가르쳐주었다(신 8:3). 그러나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민족은 불신과 집단적 이기주의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떠나고 자신의 선교적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구약의 역사서는 ‘만민과 약속의 씨’라는 주제로 구속역사뿐 아니라 선교역사를 진행하시는 하나님을 나타낸다. 구약에서 만민은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민족을 말한다. “만민은 이스라엘을 둘러싸고 있던 종족, 인종단체, 민족들로서 그들은 각기 독특한 문화와 정체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는 온전한 구속에는 부적합하나 구속의 예표로 사용되었듯이 온전한 선교에는 부적합하나 선교의 예표로 사용되었다.

시가서는 여호와를 경외함을 주제로 한 지혜의 글과 찬양이 나타난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하며 하나님의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만방에 알리고 선포한다. 예언서에서 하나님은 선지자들을 통하여 이스라엘이 돌아오도록 촉구하시고 이방의 빛이 되어 하나님의 구원을 땅 끝까지 이르게 하라고 명하신다. 월터 카이저, 95, 96.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세 가지 복을 받은 이스라엘 민족은 이방의 빛이었다. 비록 이스라엘 민족이 선교사의 사명을 완수하지 못했으나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의 계획이 선교라는 사실은 밝혀졌다. 왜 이스라엘은 선교사명을 감당치 못했는가? 구속의 미완성이다. 선교사로 부름을 받은 이스라엘 민족이 경험한 출애굽과 약속의 땅을 소유한 경험은 구원과 선교와 천국의 실재에 대한 그림자에 지나지 않았다. 이방의 빛으로 부름받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참 빛이었고, 구약은 이 참 빛에 대한 새 언약의 예언으로 끝을 맺는다. 진정한 이방의 빛의 사명은 새 언약의 일군에게 주어진 것이다. 그들은 죄 사함을 받고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 그들은 하나님의 영을 받고 새 마음을 받아 하나님의 명령을 지켜 행하게 된다. 그리하여 황폐한 땅은 에덴동산이 된다(렘 31:31-34, 겔 36:24-36).

신약은 구약의 완성이다. 구약에서 완성되지 못한 구속과 선교가 신약에서 완성되었다. 선교사로 오신 예수님은 구약에서 에언된 약속하신 후손이었고 어두운 세상의 빛이셨다. 하와에게 말씀하시고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이 예수님을 통해서 실현되었다. 약속하신 후손을 통해 세상 모든 족속이 복을 받게 되었고 천국이 임한다. 마지막 아담이요 두 번째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참된 선교사로서의 자신의 사명을 ‘다 이루었다.’ 이제 열린 문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채워지는 것만 남았다.

구약시대에는 여러 가지 형태로 부름받은 아담들이 선교사 실체의 예표처럼 존재하였으나 죄 문제로 온전한 선교사가 되지 못하였다. 온전한 선교사의 실체는 마지막 아담이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예수 그리스도는 천국을 이 땅에 임하게 하려고 이미 예언된 대로 세상의 빛으로서 천국백성을 모우기 위해 소수의 증인 속에서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셨다. 이스라엘 땅 두루 다니며 천국 복음을 전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은 이스라엘 족속 중에서 소수를 제자 삼아 예수 그리스도 안에 존재하는 천국을 맛보게 하시며 대속의 대업을 완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제자들을 통해 그 몸 된 교회를 이루게 하시고, 흩어져 유리하는 땅의 모든 족속들에게 천국복음을 전하게 하시고 승천하심으로 말미암아 사역을 일단락 지으셨다. 사역의 온전한 완성은 다시 오셔서 만유를 다스리시고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게 하실 때 가능하다.

선교의 매개체요 구현체요 메세지인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총체적 사명은 만유회복과 하나님의 영광 확산이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승천과 재림사이에 수행해야하는 교회의 사명은 온 천하에 두루 다니며 천국복음을 전하여 모든 족속에게 복음이 증거 되게 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온 세상에 흩어져있는 모든 나라와 백성과 방언과 족속에게서 구원받은 자가 나오며 그 수가 채워져서 온전한 그리스도의 몸이 세워지고 주님이 재림하신다. 이러한 교회의 선교에 대한 성경적 일정이 누구를 통해서 어떻게 개현되어왔는지 그 과정을 신약의 기록과 교회사의 기록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믿는 자는 죄 사함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예수님이 세상의 빛이듯이 이들 또한 세상의 빛이다. 부활 후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여서 모든 종족에게 복음이 증거되게 하라고 명하셨다(막 16:15, 마 24:14). 초기 교회가 수행한 모든 족속 선교는 지리적으로는 온 천하이며, 종족으로는 유대인과 그 외 이방인이라는 구도 하에서 이루어졌다.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선교의 명령을 충실히 따랐고 결과로 많은 유대인들이 주님의 제자가 되었다. 초기에 제자들은 복음을 유대인들에게 열정적으로 전했으나 타종족 즉, 이방인들에게 전도하는 것에는 매우 수동적이었다. 복음이 예루살렘 바깥의 유대와 사마리아로 전파된 것은 스데반의 순교로 예루살렘에 박해가 일어나서 사도 외의 제자들이 흩어졌을 때였고, 흩어진 신자들 모두가 전도자였다(행 8:1-4). 빌립이 에디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주의 사자의 현현 때문이었다. 베드로가 이방인 고넬료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도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섭리 때문이었다.

제자들의 이러한 이방인에 대한 소극적 선교자세는 바울의 면책을 받은 베드로의 사건에서 보듯이(갈 2:11-14) 예루살렘 교회의 엄격한 히브리적 전통 때문이었을 것으로 본다. 예루살렘 교회는 기독교인이 아브라함의 자손이며 참 이스라엘이라는 자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이방의 빛으로서의 자신의 선교적 사명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예수님의 선교에 대한 명령이 이방인 선교를 뜻하게 되는 현대적 이해의 시작은 사도바울의 회심사건과 안디옥 교회에서 사람을 따로 세우라는 성령의 명령에 이어 1차 전도여행과 첫 번째 공의회에서의 회의결정이라는 일련의 연속된 과정의 결과였다. 49/50년에 모였던 예루살렘 공의회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지상명령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게 해주었고 비로써 이방인의 사도가 되어 자신들이 알고 있는 온 천하의 모든 이방족속에게 복음 전하기로 작정하였다. 비경전 사도행전인 도마행전은 정경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제자들이 이방인의 사도로 자처하고 온 세상으로 땅 끝까지 흩어지게 되는 과정을 생각하게 한다.

At that season all we the apostles were at Jerusalem, Simon which is called Peter and Andrew his brother, James the son of Zebedee and John his brother, Philip and Bartholomew, Thomas and Matthew the publican, James the son of Alphaeus and Simon the Canaanite, and Judas the brother of James: and we divided the regions of the world, that every one of us should go unto the region that fell to him and unto the nation whereunto the Lord sent him. http://www.earlychristianwritings.com/text/actsthomas.html

초대교회에는 사도 바울뿐 아니라 모든 기독교인이 선교로 동원되었고 복음서나 사도행전같은 복음제시를 위한 새로운 문학 장르와 파피루스사본 같은 새로운 전달매체를 발명하기도 하였다. 선교의 대상이 유대인이 아니라 이방인으로 완전히 방향이 정해진 시기는 주후 70년 예루살렘의 멸망 이후였다. 기독교의 센터가 예루살렘에서 지중해 연안의 여러 도시로 확대되면서 기독교는 팔레스타인의 종교에서 지중해의 종교로 새롭게 시작했고 기독교의 신학체계는 구약에서 기초를 찾기보다 그리스 철학에서 찾았다.신약성경이 헬라어로 기록되면서 6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인구대비 0.6%에 지나지 않았던 소수의 기독교인이 세계 인구의 28%에게 복음을 전했던 단순한 구원복음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재림을 갈망하는 천국복음의 성격을 가진 선교적 자각이 초대교회에 편만했다. 선교사란 이방인의 사도로서 온 세상에 흩어져서 두루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증거하는 사람들이었다.

선교적 순회 공동체인 교회는 임박한 종말론을 가졌다. 이들은 우상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온 사람이며 사시고 참되신 하나님을 섬기며 장래 노하심에서 건지실 예수를 기다리는 자들이었다(살전 1:9, 10). 이들이 구성한 교회의 본질은 부르심과 모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내심과 흩어짐에 있었다. 이 제자들은 주의 재림을 대망하며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로 따로 세움을 받아 보냄을 받기도 하고 박해나 환경상 흩어진, 세상에 보냄을 받은 교회였다(엡 4:11, 요 17:6-26). 교회가 지역적으로 정착하지 않은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교회 자체가 세상에 보냄을 받은 이방인의 사도였고, 예수를 그리스도로 증거하는 것이 선교의 목표였다. 물론 선교의 결과로 세상 많은 지역에 교회가 세워지기 시작했다. 이 시대는 교인 대다수가 전문선교사였다고 할 수 있다.

주님 승천 후 사도들은 주의 구원의 복음을 전하여 여러 지역에 교회들이 생겼고, 이 교회들은 선교 사명을 가진 교회가 되었다. 임박한 종말론이 사라지고 기독교인들은 자신을 몸과 혼의 관계처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천국의 시민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이방인과 유대인과 다른 제 3의 종족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 교회가 제도화되어가는 과정에 있었으므로 조직적인 선교활동은 할 수 없었으나 자발적으로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선교했다. 이들에 의해 안디옥과 로마, 알렉산드리아뿐 아니라 지중해 연안에 교회가 세워졌다. 이들은 박해시 순교하면서 증거했고 고문을 받으면서 변절을 거부하는 고백자들이었다. 이들은 어느 곳에 있든지 하나님의 법에 순종한 삶을 삶으로써 복음을 증거했고, 박해를 피해 어느 곳에 가든지 흩어져 두루 다니는 전도자들이었고 그리스도의 순례자였다.

2-3세기의 교회는 세상을 대항하기보다는 어둠을 대항해 세상을 위한 전쟁의 계약에 부름받은 신자의 공동체였다. 구원이란 우상숭배와 악령의 힘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었다. 누구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서 죄를 정복하면 구원에 이를 수 있었다. 엑소시즘은 다신교의 세계 속에서 기독교의 우위를 잘 표현해주는 것이었다. 그리스도가 이미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악령의 힘을 물리치셨다. 이제 그분의 종들이 악령들을 지상에 그들의 마지막 은신처에서 몰아내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선교는 사탄과의 싸움으로 이해했고 이 투쟁을 수행하기 위해 성령께서는 성도에게 은사를 부여하신다고 믿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교와 전도의 긴급성이 조직과 감독보다 우월하기도 했다. 선교를 위한 카리스마적 기능들(사도 예언자, 교사)이 권장되었고, 행정을 위한 직책들(감독, 장로 집사)도 정착되었으나 전자가 더 중요했다. 은사자들은 개교회에 한정되지 않았고 어느 교회 가서도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대언했다. 이들은 주어진 각양의 은사를 따라 스스로 선교단을 조직하여 순회하며 선교하기도 했고 자발적으로 또한 박해로 세상에 흩어져서 복음을 전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는 12사도를 통한 주님의 가르침이란 명칭으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기독교인에게 교회의 지침을 전달한 디다케 안에 진정한 선교사가 누구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준거를 기록하여 두어야 했다.

이 시기의 교회들은 사도의 생존시 그 권위아래 질서가 형성되었으나 그 사도가 사라지고 난 뒤 질서유지를 위해 감독을 세워 사도의 권위를 갖게 하였다(apostolic succession). 1세기 말 2세기 초에는 안수받은 성직자들이 순회 선교조직을 흡수하며 사도들의 후계자로 등장하였다. 이들은 주교로서 기독교 신앙의 관리자요 해석자로서 선교사역의 효율화를 위해 노력했고, 이단과 분리주의에 단호히 대처하였다. 이러한 교직체제는 2세기말 이레네우스에 와서 완성되어 감독의 자리가 교회로 불리워지기 시작하면서 사도적 직분과 함께 제3의 종족으로서의 세상에서 선교적 삶을 사는 평신도 자비량 선교사의 이미지는 사라져갔다.

교인의 수가 많아지고 사회의 인정을 받으면 교회는 제도화되고, 교직제가 뿌리를 내리며 교회 건물이 세워져 나가면서 교세가 확장된다. 4-6세기 지중해 연안에서는 기독교가 박해를 면하고 주된 종교로서 자리를 잡아나가지만 동방에서는 박해에 들어가며 기독교인은 점차 동방 전체로 퍼져나간다. 이 시기에는 순교자들이 많이 발생하나 기독교인의 수도 늘어간다. 바렛의 통계에 따르면 300년에 기독교인은 전 세계 인구의 10.4%, 400년에 18.6%, 500년에 22.5%, 600년에 24%에 해당한다. 물론 백인쪽으로 많은 선교적 진보가 있었다. 기독교의 확장은 로마나, 아르메니아, 그루지아와 같은 곳의 국가의 종교와 민족의 종교로 정착되는 과정에서 교구의 확장이라는 형태로 많이 나타났다. 3-4세기 교회는 확장되며 대주교구가 형성된다. 예루살렘교회, 안디옥교회, 알렉산드리아 교회, 로마교회, 콘스탄티노플 교회에서 감독은 대주교가 된다. 성직자가 여러 종류로 분화된다. 5세기에는 교회가 더 확장되면서 제국주의적 체계를 가지고 총주교구가 형성되면서 총주교구의 감독은 로마의 교황, 동로마의 총대주교, 페르시아의 총대주교와 같은 국가적 대표성을 지니게 된다.

교세의 확장과 더불어 정치권력을 소유한 교회의 선교방식은 여러 다양한 방식으로 지배계급을 먼저 개종시키는 일부터 했다. 선교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이었다. 이러는 과정에서 많은 이교도적 요소가 그대로 교회에 이용되었기 때문에 남은 과업은 교육을 통한 이교적 잔재 제거 작업이었다. 선교는 기독교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에 나타나는 선교사의 이미지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사도적 인간이다. 이들은 기독교 교권이 아직 온전히 미치지 못한 변경지역에 가서 복음을 전하며 특별한 기적과 능력으로 주위의 사람들에게 경외감을 불러일으키고 지역의 수호성인이 되었다.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선교는 주로 영적이며 초자연적 힘들의 충돌로 인식되었다. 이를테면 프랑스의 수호성인 성 마르티누스, 아일랜드의 성자 패트릭, 게르만족 변경지대의 성인 세베리누스 같은 이들이다. 이들은 선교시초부터 로마교회와 직접적인 관계를 갖지 않고 복음전파에 전력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로마 기독교 교세확장에 기여하게 되고 이들의 선교사역은 많은 사람들에게 선교적 도전을 주면서 후배 선교사들의 이상이 되었다.

두 번째 형태는 백성의 교사이다. 야만인 세계의 지도자가 기독교를 수용하면서 기독교화가 급속히 진전되었다. 기독교로 개종하거나 기독교에 호의적인 지배자들이 선교사들을 통해 기독교화를 추진하려고 했기 때문에 기독교화는 문명인의 사명이 되었다. ‘사도적 인간’이라는 선교사의 이미지는 기독교와 로마문명이 결합된 서구 문명을 구축하려는 시대적 필요에는 부합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좀 억제되긴 했으나 더욱 단호한 인물-포풀리 페다고구스 populi paedagogus 즉 광대한 새로운 영토의 교사-이 사도적 인간을 서서히 압도하기 시작했다.”

교황 그레고리우스에 의해 공식적으로 시작되고 서구 교회 선교의 전형으로 구축된 백성의 교사는 사람들을 예배의식에로 참여하게 하여 참된 기독교를 가르쳐주고, 문맹인 사람들에게 성경을 읽어주고 해석해주는 설교자이자 잘못된 관습들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교육자이며 하나님에게로 이끄는 영혼의 안내자였다. 이들은 주로 철저한 헌신과 학식이 구비된, 때로 강한 카리스마도 지닌 성직자들이었다. 이들은 선교지에 교회나 수도원이나 선교센터를 만들어 종교와 교육의 구심점이 되게하고, 주변지역에 선교하며 교회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 사회를 건설해 나갔다. 대다수의 성직자 선교사들이 이 범주에 속하나 이미지에 가장 어울리는 선교사는 독일의 사도라 불리우는 보니파키우스일 것이다.

교세의 확장과 더불어 나타난 성직자 선교사들의 이 두 가지 형태는 서구 선교역사 전체에 폭 넓게 나타나며 기독교 사회를 구축하고 기독교왕국, 기독교 국가를 이루는데 기여했다. 신앙의 전달이 아닌 힘의 전달로 인한 복음화는 로마화, 러시아화, 유럽화, 서구화 같은 형태로 표현되었고 교회가 천국을 대체해갔다. 교회는 국가를 지지하며 국가는 교회를 위해 봉사하며 선교의 문을 열어주는 형태의 선교신학이 어거스틴 이후 토마스 아퀴나스 시대에 확정되었고, Padroado(보호권)라는 선교정책을 통하여 세속 권력자가 교황을 대리하며 하나님의 직접적인 대리자가 되어 종교와 선교의 책임자로 등장하게 된다. 교회와 국가의 선교적 타협이 마련되면서 선교를 위한 직접전쟁과 간접전쟁의 형태가 나타났고 선교와 식민지 정책이 분리되지 않았다. 선교는 회심보다 개종에 더 집중되었으며 기독교는 정복자나 지배자의 종교로 받아들여졌고, 선교사는 서구 정치권력의 대리자가 되었다. 세워진 지역교회는 서구 교회의 분신이었고 심지어 예배에 사용되는 말이 백성의 언어가 아닌 정복자의 언어일 경우가 많았다.

종교개혁자들은 선교의 중요성을 성경을 통해서 알고 신자의 의무로 알았으나 조직적이며 구체적이며 적극적인 선교를 수행하지 못했다. 개신교 선교의 원동력은 회심을 강조한 경건주의에 의해 제공되었고 영국과 미국의 부흥운동에 의해 탄력을 받았다. 개신교의 선교 사역을 위해 최초로 창설된 단체는 1705년에 세워진 Danish Halle Mission 이었고, 제2차 종교개혁을 경험한 네덜란드 개혁교회가 뒤를 이어 적극적으로 선교하였다. 이들의 선교는 방법 면에서 정치권력의 보호 하에 수행하는 카톨릭 선교와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정치권력과 연관을 갖지 않으면서 순수한 종교적 동기로 선교하며 평신도들이 선교에 적극적으로 동원된 것은 모라비안 교회의 선교에서였다. 그러나 선교사가 직무가 아니라 하나의 직책으로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19세기에 들어와서이다.

현대적 의미의 선교사에 대한 이미지는 윌리암 캐리에 의해서 정립되었다. 그에 의하면선교는 이방인에게 가서 그들의 회심을 위해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며 이를 제대로 추진하기위해서 선교회를 조직하여야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라는 것이다. 선교사의 소명은 사람들의 불행한 상황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주의 명령에 순종함에 있다고 했다. 1792년 영국에서 윌리암 캐리에 의해 세워진 침례회 선교회를 시작으로 수많은 선교회가 조직되며 학생자원운동의 결과로 등장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수많은 청년들이 선교사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파송되었다.

이 시기는 선교사가 신앙의 영웅으로 등장함에 따라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이(시 110편)’ 많은 지역으로 파송되었고 전과달리 선교사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위대한 선교사들이 등장하고 선교의 상황이 다양해지면서 그 사역이 확대되고 선교의 개념이 다양해졌다. 그러나 그 선교의 개념은 영혼구원과 영적 전쟁과 교회 설립에 초점을 두며 타문화권 복음화를 통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목표로 하는 선교의 한 극점과 이 세상의 사회 악을 제거하여 천국을 건설한다는 선교의 또 다른 한 극점 사이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뿐이다.

영혼 구원에 초점을 둔 복음주의 선교사들은 주로 세계복음주의협의회(WEF)와 로잔세계복음화위원회(LCWE)를 구성하여 세계복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에 의해 전개된 선교는 모든 지역에 교회를 세우는 형태의 복음전도 방식에서 미전도종족을 선교하는 방식으로 까지 다양했다. 선교사로 성직자보다 평신도가 더 많이 동원되는 상황에서 전문인 선교와 단기 또는 비거주 선교 형태도 존재하게 된다. 문제점은 선교적 시도에서 비상황화적인 선교방식이 사용되어 교회이식이나 문화이식차원의 선교가 이뤄지거나, 예수 재림을 선교활동으로 조정하는 일종의 시한부 종말론적 선교의 병폐가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회 개혁을 주로 주장하는 선교사들은 세계교회 협의회(WCC)를 구성하였고, 영적개혁보다 구조적 개혁을 더 중시하였다. 이들에게는 모든 나라에서의 구조적 일치와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전, 타종교와의 대화 등이 주된 선교적 안건이 되었다. 이들에게서 선교라는 말은 전도보다 현지인이나 현지 교회를 봉사하는 것이거나 문화 교류라는 차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문제는 선교사의 이러한 일이 간접적인 기독교 전도에 머물거나 선교와 전혀 무관하여 종교적 차원에서의 선교사라는 말이 이들에게 적합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마치 사회사업가나 자원봉사자 같은 형상을 띄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선교사라는 이미지는 전문선교사들로서 파송을 받아 온 천하에 두루다니며 그리스도를 증거하나 생계와 선교비를 교회나 외부에서 후원받는다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선교가 직무이면서 직책이며 직업인 이들은 대체로 개인구원과 사회참여를 분리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은사를 사용하여 각양각처에서 사역한다. 성직자나 평신도나 남녀노소 관계없이 누구나 선교사로 훈련받고 파송 받을 수 있는 이러한 선교 시스템은 지나간 200년간 세계 복음화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고 세상을 풍성하게 하였다. 다만 현재 선교에 있어서 고비용 저효율이 문제이나 기록된 선교의 계시가 더 개현되면서 이러한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본다.

선교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만유를 향한 뜻의 계시이다. 하나님의 뜻은 시간이 지나가면서 점점 그 뜻이 명백해진다. 선교에 대한 계시에 대한 이해에 따라 선교사의 이미지도 변화한다. 참된 의미에서 선교사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 뿐이시다. 예수 그리스도를 전후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자와 분신으로 나타나는 선교사의 이미지가 있다. 그림자에 해당하는 이미지는 에덴동산의 수호자인 하나님의 형상,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하는 여자의 후손, 새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택하신 사람, 땅의 모든 족속을 위한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 이방의 빛인 하나님의 백성 등이다.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이 모든 이미지가 성취되었으며 그 몸 된 교회의 선교로 완성된다. 이러한 선교 완성의 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분신에 해당되는 몸 된 교회의 선교사 이미지는 다음과 같다. 즉, 이방 세상에 보냄을 받은 그리스도의 사도 공동체, 천국의 시민으로서 세상에 흩어진 제3의 종족, 교회를 확장한 사도적 인간과 백성의 교사, 보냄을 받아 온 천하에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그리스도의 선교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