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선교동원을 위한 전략_한철호

총론에서 각론으로

한편으로 젊은이들이 이성적인 논리의 결과로 사실을 인식하기보다는 의미나 이미지를 통해서 사실을 인식하는 경향이 선교동원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선교를 전략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보다는 감상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간사나 교역자들이 선교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정보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자료들을 제공함으로 학생들이 선교를 피상적으로 이해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이제는 선교에 관련된 자료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많으므로 조금만 시간을 투자한다면 쉽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학생 선교헌신자들 가운데 자신들이 헌신한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 막연해 하는 이들이 많다. 단지 한두 번의 선교대회나 강의를 듣고, 감정적이고 즉흥적으로 선교에 헌신했다고 말할 수 있다. 선교에 헌신한다는 것은 어떤 프로그램이나 이벤트에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드리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선교에 일차적으로 헌신한 자들에 대한 사후양육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간사나 한 교회 교역자가 헌신자 개개인에 대한 선교적 양육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시간적으로도 문제가 있고, 선교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교회나 캠퍼스 모임은 건전한 해외선교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서 학생들이 구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해외선교단체들이 동원사역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물론 단체 선정에 있어서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실제 내용은 별로 없으면서 과대 포장된 단체들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한두 선교사를 위해 구체적으로 기도하고 자신들이 기도한 내용이 어떻게 응답됐는가를 현지 선교사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확인함으로써 자신들이 국내에서도 직접 선교현장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선교기도모임이 필수적이다.

구호에서 삶의 경험으로

한편 모던 시대의 정신은 인간 진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은 20세기 초의 학생선교동원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20세기 학생선교동원의 획을 그었던 ‘학생자원자운동’(Student Volunteer Movement)을 통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드리게 된 동기 중 하나는 바로 선교와 문명의 진보가 동일시 되었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유럽의 젊은이들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야만인들에게 나아가 복음으로 그들의 무지를 일깨우고 진보된 문명과 삶을 살게 해야 한다는 도전에 반응해 그들의 젊음을 드린 것이다. 그러나 복음이 서구문명과 동일시 되는 시점은 이미 지났다. 이미 2/3세계의 기독교인구가 1세계를 능가하기도 했고, 서구문명은 오히려 인간을 혼돈에 빠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관과 인생의 의미에 대한 혼돈에 빠져 있는 젊은이들에게 선교의 도전은 새로운 생의 의미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왜냐하면 선교현장에서 절대적으로 살아 계시고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선교여행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선교를 경험하게 하는 것은 장래의 선교사를 동원하는 것을 넘어서서, 가치와 절대적 진리 그리고 삶의 의미에 혼돈을 경험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절대적인 가치와 하나님의 역사적 실존을 경험하게 하는 중요한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