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선교동원을 위한 전략_한철호

모던에서 포스트모던 시대로의 변화

오늘의 대학 캠퍼스와 교회의 젊은이들을 선교에 동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오늘의 세대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오늘날 가장 큰 변화는 모던(modern) 사회에서 포스트모던(Postmodern) 사회로의 변화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결과 등장한 첫 세대가 바로 오늘의 젊은이 세대다. 과연 이 세대를 어떻게 선교에 동원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위해서는 모던 시대에서 포스트모던 시대로의 전환이 어떤 변화를 의미하는가를 잘 이해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젊은이 세대들은 X세대, N(network)세대, 혹은 G(global)세대 등 어떻게 부르든 간에 그들이 사고하는 법과 행동하는 방식은 모던 시대의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 세계화, 정보화, 이미지화 등의 문화적 환경의 변화와 현대주의에 대한 거부로 등장한 포스트모던은 새로운 시대 논리와 환경 그리고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오늘의 세대는 이전 이성과 논리, 질서와 체계를 중시하던 모던 시대에서 자라난 이들과는 많은 면에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실을 인지하는 방법이 다르고 의사소통하는 방법도 다르다. 그래서 헌신하는 방법도 다르고 헌신에 대한 태도도 다르다. 따라서 21세기 포스트모던 시대의 젊은이들을 동원하는 방식에 있어서 적극적인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아래의 도표를 통해서 우리는 오늘날 젊은이들의 사고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모던 시대는 어떤 가치를 인식하는 방법이 절대적인 진리라는 관점에서 인식했다면, 포스트모던 시대의 젊은이들은 다원주의의 결과 오늘날 사회의 이데올로기가 되어버린 다양성에 의해 자신이 선호하는 것을 중심으로 가치를 선택한다. 모던 시대에는 자율적 자아 즉 개인주의나 개인의 의사결정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공동체 중심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 그래서 또래(peer) 집단이 의사결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정공동체의 권위가 상실되면서 젊은이들은 또래 집단 안에서 자신들의 소속감을 경험하게 된다. 한편, 모던 시대에는 과학적 발견에 대한 기대감이나 탐험심 혹은 개척정신이 행동 결정의 동기가 됐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과 영상 문화의 발전으로 과학적 사실보다는 느낌이나 이미지를 더 중요시하는 가상현실의 문화가 요즘 젊은이들이 사실을 인식하는 체계(system)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모던 시대는 인간 진보라는 커다란 명제가 젊은이들을 움직였지만 이제 젊은이들이 인간에 대해 경험하는 것은 혼돈이다. 이러한 혼돈은 가정의 파괴와 절대적 가치의 상실로 인한 신뢰 상실의 한 결과이다. 부모들의 기대하지 않았던, 이혼이나 갈등 혹은 기성세대의 이중성에 대한 혼란이 젊은이들에게 신뢰라는 단어를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획일된 헌신에서 다양성으로

이러한 모던 시대에서 포스트모던 시대로의 전환으로 생긴 문화적 변화는 젊은 세대의 선교동원에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가치에 대한 인식이 선호에 의한 무작위적 선택으로 변화한다든지,인간진보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것 등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젊은이들을 선교에 동원하는 데 부정적인 요소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문제에 대한 획일적 동의를 거부하는 세대에게 선교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방식은 이전과 달라야 한다. 즉 이제까지처럼 선동적인 방법으로 동원하는 것보다는 선교의 다양한 가치나 방법들을 소개함으로써 자신들이 선호하는 방법으로 선교에 동원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선교사로 간다는 것이 단순히 선교지에 가서 평생을 희생하는 것과 같은 인상을 주기보다는 다양한 방법으로 선교에 참여할 수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즉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선교사적 삶을 사는 것을 출발로 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은사나 기질, 관심사 등을 통해서 기쁜 마음으로 선교에 참여할 수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선교는 맹목적인 희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된 결과 우리의 삶 속에서 나타나는 하나님께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임을 알아가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전임사역자가 되어 선교사로 나가는 것만이 아니라 평신도 선교사로, 직업을 가진 텐트메이커(자비량 선교사)로, 장기적으로 혹은 단기적으로 선교에 참여할 수 있음을 알려 주어야 한다. 자신들이 가진 다양한 은사와 기질이 하나님께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적극적으로 그들이 헌신할 수 있는 영역을 다양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네트웍을 통한 공동체로

또한 요사이 젊은이들이 아주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것 같지만 오히려 더 공동체적이라는 사실을 잘 인식해야 한다. 가정의 파괴로 인해 공동체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이 또래 집단을 통해서 자신들의 존재와 정체성을 확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유소 습격사건’과 같은 영화가 젊은이들의 시선을 끈 것도 이런 연유이다. 의사소통 방식의 발달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화 하고 있다. 인터넷 동아리나 캠퍼스 동아리가 무척이나 세분화 되고 다양화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각종 세분화 된 동아리들이 등장한다. 시댁과의 갈등을 나누는 ‘며느리’라는 동아리가 있는가 하면, 자위행위를 하는 이들이 모인 ‘자위는 즐겁게’라는 동아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