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작년 11월 베트남 대학생들이 모여 사는 하숙집으로 이사와 생활한지 1년이 넘었어요. 그 동안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고 따뜻한(때론 따가운..더운) 햇빛이 들어오는 3층 방으로 이사를 하는 등..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그 중에서 최근 한 가지 소식을 나누고 싶어요. 

처음 이곳에 이사와서 옷 세탁을 길 건너편 베트남 현지 가게에 맡기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처음 그 곳에 옷 세탁을 맡길때 한국 옷들이 없어질까..세탁이 잘 될까 걱정을 했었죠. 하지만 그 곳에 세탁을 맡기는 둥안 옷이 없어지거나 세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일은 없었어요. 그래서 계속 그 곳에 맡겼어요. 그러던 어느 날, 집 바로 옆에 드럼 세탁기로 세탁을 해주는 가게가 생겼어요. 처음에는 길 건너에 있는 가게와 관계때문에 가지 않다가 급하게 세탁을 해야하는 상황이 생겨서 집 옆 가게에 세탁을 맡겼어요. 그때 세탁을 맡겨보니 세제의 향도 선택할 수 있고 드럼 세탁기로 해서 더 깨끗하게 세탁되는거 같고..가격도 저렴하고..그래서 결국 가게를 바꿨어요. 그런데 몇 달이 지나 최근 갑자기 그 가게가 문을 닫았어요. 처음에는 연휴가 지나면 문을 열겠지 했는데..열지 않았고 세탁기를 판매하는 것을 봤어요. 순간 다시 세탁을 건너편 가게에 맡겨야 하나? 생각을 했고 세탁을 맡기러 갔어요. 하지만 가게 주인은 지금 옷 세탁하는 일을 쉬고있다며 거절했어요. 그 말을 듣고 가게 안을 둘러봤을때 이직 찾아가지 않은 다른 사람들의 세탁물들이 보였는데 말이죠. 아마 제가 가게를 옮겼었기 때문에 그런거 같아요. 바로 대각선 건너편에 있었기 때문에 알수 있었겠죠? ㅎㅎ 결국 저는 세탁을 맡기지 못 했고 가까운 곳에 다른 가게를 찾지 못 해서 집에서 손 세탁을 하기 시작했어요. 군대 생활 이후 처음으로 했어요 ㅎㅎ 처음에는 세탁을 한번에 몰아서 하다보니 할때마다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틈틈히 세탁을 해서 양도 적고 쉽게 하고있어요^^ 문제는 옷을 건조할때 비가 내리면 다시 한번 더 해야한다는 것이 함정이에요ㅠㅠ 

순간 나 자신의 편리 (길을 건너지 않아도 되고, 더 저렴하면서 깨끗하게 옷을 새탁할 수 있다는) 때문에 옷 세탁을 맡기는 가게을 바꾸고 새로운 가게가 문을 닫음으로 두 가게와의 관계가 모두 깨져버린 상황이 됐어요. 그리고 직접 세탁을 해야하는 상황까지..

베트남에서는 불가능이 가능해지고 가능이 불가능이 될 만큼 사람들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해요. 삶의 작은 부분에서 말로만 듣던 관계의 중요성을 직접 경험하는 시간이 됐어요.

김사북 선교사: 2011년 PSP 189기 서울 화요반을 수료 후 PSP 조장으로 섬겼다. 2013년 9월 베트남에서 1년간 태권도 선교를 하였다. 잠시 귀국 후 2014년 10월 다시 베트남으로 건너가 2번째 선교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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