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비가 한창옵니다 . 비가 그치면 해가 오븐 열선이 된 것 마냥 뜨거워지는데 그래서 지금 제 피부가 빵처럼 잘 익고 있나봅니다. 한창 해를 쬐다가 집에 가면 몸에 열이 식혀지면서 나른해져서 잠이 쏟아지는데 , 마치 피곤한 일이 있었는지 싶을 정도로 금새 꿀잠에 빠져듭니다. 주님께서 사랑하시는자에게 단잠을 주신다던데 덥고 뜨거워도 감사히 여기며 지내고 있습니다. 얼마전 버스전복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점심을 먹고, 뜨거운 해를 피해 잠쉬 쉬려고 할 때, 갑작스럽게 환자들이 몰려왔습니다. 마치 폭탄을 맞은 듯한 기분과 상황이었습니다. 어린이부터 노인 분들까지 각종 외상으로 인해 빠른 응급처치와 우선순위 구분이 필요했었고, 환자가 몰린 구역에 다른 간호사들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했 습니다. 사고 현장에 나가 환자들의 응급처치와 이송을 담당하는 의사들이 많은 부분을 잘 해결해주어서 내원한 환자들이 검사와 치료에 빠른 판단이 가능해졌습니다. 참 다행이었습니다. 아직도 빨리빨리 (심지어 한국어로)를 외치며 일을 도운 부분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의료진들이 당황하지 않고 묵묵히 필요한일들을 찾아 해나갔고, 큰 의료적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기때문이지요. 오후의 나른한 잠은 온 몸에 땀으로 변해 3시간을 흐르게 했고, 그제서야 어느정도 사건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한 엄마가 태어난지 몇달안된 아가를 품에 안고 버스를 탔다가 사고가 나서 아기와 함께 내원하였는데, 엄마의 걱정이 컸는지라 입구부터 아기를 염려하여 소리지르며 울며 들어왔습니다. 아가는 머리쪽이 부은것 같아 검사를위해 수면유도제를 맞았습니다.
그 아기를 보면서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영상검사를 마친 후 약물때문에 산소포화도가 낮아지지않을까 싶어 치료구역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는데, 아기 혼자 예쁘게 쿨쿨자는 모습이 한껏 격앙됬던 제 마음에 평안하라 평안하라 하듯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분주하던 제 마음이 녹아졌습니다. 아가는 어지러운 주변상황도 모르고 세상 아름답게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보면서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가 이런것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아이의 잠을 보며 제가 느끼는 평안함, 저도 이런 평화의 통로가 될수 있길 소망합니다. 누군가 제 모습을 보며 예수님의 평안을 느낄까요? 하는 자문에 아직 자신없고 많이 부족한 카메룬 생활의 모습이지만 성령을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계획아래에 있음을 믿습니다. 오늘도 그 그늘 아래에, 은혜 아래에 있음을 감사합니다.
 | | 사는이_이윤희 자매 (2013년 279기 월요반 수료생/ 한국 국제협력단 KOICA 를 통해 간호단원으로 카메룬에 가게 됨. 현재 15개월째 체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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