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오기 전에 저는 “모든 아프리카 나라가 다 비슷하지 않나?”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이제 1년 2개월 차로 접어 들어가지만 저는 수도인 야운데에서만 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그 외의 부분은 아직 잘 모릅니다. 물론, 지방에서 지내시는 몇몇 분들에 의해 그 곳 이야기를 들으면서 카메룬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더욱 폭 넓게 이해하려고 하고 있지만, 역시 그 나라의 민족성과 문화를 알려면 역사를 알아야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한 나라의 민족적 특성에 대해 이해하려는 저의 에피소드로 짧게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제가 간호사로서 활동하고 있는 카메룬 응급센터, 이곳은 응급환자를 위해서 만들어졌고 응급상황이라는 기준과 처치방법 등 정확한 틀을 심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의아한 점은, 환자들의“통증에 대한 인내심”이 응급상황이라고 말하기 무색할 정도로 너무 대단해서 서둘러 응급치료를 하기가 어색해질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저 정도 상처라면 한국에서는 수술실 들어가서 마취시키고 균이 없는 환경에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할 상황인데, 정작 환자는 진통제 없이 모든 치료를 두 입술을 꾹 깨물고 천천히 참아냅니다. 슬프게도 상황은 어린 아기에게도 해당됩니다. 놀다가 화상, 찰과상 및 타박상으로 내원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으..이...”하는 소리를 내면서 통증을 호소하지만, 빨간 소독약 혹은 피부를 꾀는 바늘을 바라보며 스스로 꾹 참아냅니다.

처음엔 그 통증이 저에게 전달되는 것 같아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여기서 안타까운 점은, 그 진통제를 살 돈이 없으면 진통제 없이 치료가 진행되는 것이 너무 당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이런 문제들을 포함하여 현재 변화 중에 있지만, 더욱 위급한 환자에게 우선순위 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아직 치료 전 진통제 투여는 여러 케이스에서 미미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환자의 고통을 헤아리는 것은 처음에 의료진들에게 어쩌면 어려운 부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확한 치료과정에 신경쓰다보면 쉽게 간과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잘못 개입되면 과감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카메룬 환자들이 아프거나 불편하면 의료진들에게 “진통제를 주세요! 죽을 것 같이 너무 아파요, 안 아프게 해주세요.” 라는 요구를 했으면 참 좋을 텐데, 의료진들에게 무언가를 요구 및 요청하지 않는 환자들의 특성 또한 저에게 컬쳐쇼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어떤 때에는 필요한 것을 요구하지 않고 수긍하는 모습이 아프리카의 역사와도 닮아 마음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친절이 당연시되는 한국 병원문화와 전혀 다른 이 곳 카메룬 병원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치료적인 부분이 개선되고 더욱 생명과 사람을 존중하는 모습이 갖추어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처음에는 개선된 방향으로 병원 운영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은 여느 카메룬 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병원이 운영되고 있고, 비싸다는 소문과 각종 루머들로 인해 응급센터라는 공공의료시설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과는 반대로, 더욱 치료가 잘 이루어지고 응급센터 안에서 많은 회복이 일어나는 것이 제 큰 소망입니다. 앞으로 더욱 시간과 믿음을 가지고 바라봐야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 마음을 지켜주실 주님!

보게 하신 것도 하나님이시고, 소망을 주신 것도 하나님이시니,

우리가 주님의 시선으로 보게 되는 모든 것들을 주님께 드립니다.

그래서 저는 “뜨겁게 뛰는 당신의 심장처럼 환자들의 심장을 뛰게 하라”는 응급센터의 문구가 단순한 문구가 아니라, 각 사람들의 마음속에 생명에 대한 책임감과 소망으로 자리 잡게 해주시길 우리 모두의 생명 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오늘도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