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네받은 하다(哈達)의 하얀 빛깔이 청순한 마음만큼이나 고와 보였다. 눈빛에서 한 가득 품고 있는 서운함이 손길을 통해 전해 온 하얀 비단 천에서 깊고 애틋한 체온이 느껴졌다. 떠남. 라사(拉薩)에서 보냈던 숨 가쁜 시간들이 순간 왈칵 밀려왔다. 불단(佛壇)에서 피어오르는 향 사르는 내음새가 글썽이는 눈빛아래 시큰거리는 콧등을 총총히 식혀 주었다. 지금 가면 분명 다시 돌아 올 기약 없는 머나 먼 길... 만남이 어려웠듯 보냄 또한 쉽지 않을 듯 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정(情) 이었고 건네받은 이별의 아쉬움에 대한,그리고 다시 볼 수 있기를 갈망하는 기대감이 묻어 난 하다(哈達)만 스산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하다(哈達)는 장어(藏語)의 소리 나는 음(音)을 옮긴 것이다. 일종의 비단스카프(絲巾)로 중국 내 장족(藏族)과 몽고족(蒙古族) 중 일부가 일상에서 선물, 혹은 예품(禮品)으로 사용하고 있다. 장족 학자의 저서인 <西藏風土誌>에 하다(哈達)가 소개되어 있는데 한족(漢族)이 제작 사용한 것으로 되어 있다. 원(元)나라 시기 장족 왕(王)이 원세조(元世祖)를 회견하고 티베트로 돌아올 때 최초로 한 개의 하다(哈達)를 가지고 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당시의 하다(哈達)는 양쪽 면에 만리장성 그림이, 윗면에는 “吉祥如意”라는 한자(漢字)가 쓰여 있다고 한다.

하다(哈達)는 길고 짧음이 일정하지 않는데 일반적으로 긴 것은 2m, 넓이는 30cm로 대부분 하얀 비단(絲綢)이고 때로는 일반 가정에서 만든 흰베(白布)로도 사용한다. 하얀색은 순결을 의미하는데 홍색, 황색, 엷은 푸른색으로 만든 것도 있다. 색이 있는 하다(哈達)는 그만큼 고급 비단품으로 윗면에는 불상, 범문(梵文), 연꽃, 상서로운 구름(祥雲)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장족의 상대방에 대한 최고 존중의 표시이자 의식이다.

불상을 향해 참배하거나 친구들을 맞이하고 떠나보낼 때, 결혼식, 장례식 등에도 하다(哈達)를 증정함으로 상대방에 대한 극대의 경의와 축원을 표시한다. 결혼식에는 신랑과 신부에게 헌납하고 사람이 사망하면 죽은 사람의 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