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민족이 먹는 주식(主食) 가운데 밀가루를 반죽해서 화로(火爐) 벽에 붙여 구워 만든 “난”(위구르어. 중국어로는 <饢> – nang)이 있다. 크기는 지름 20Cm 정도이고 테두리가 좀 두툼하고 중간 부분은 얇다. “난” 은 옛날부터 사막지역에 사는 이 민족에게 빼 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여행 중이거나 농촌에서 밖으로 일하러 가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것을 주식으로 가지고 간다. 손님이 오셨을 때 다른 고급 차림 음식이 있다 하더라도 “난”은 반드시 예의상 함께 진열되고, 기타 어떤 절기 음식을 준비할 때에도 “난”은 필수로 식탁 위에 올려진다.

보통 농촌에서는 여러 집이 함께 모여 일주일 이상씩 먹을 양을 미리 만들어 놓거나 집에 있는 부녀자들이 날을 잡아 함께 만들어 놓는다. 지역에 따라 크기나 모양, 첨가하는 재료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난”에 대한 기본은 벗어나지 않는다. 일단 만들어 놓으면 오랜 시간 보관해도 상하지 않는다. 도시에서는 곳곳에 전문적으로 만들어 파는 가게에서 사다가 주식으로 한다. 한 개를 가지면 성인 남자 한 끼 식사대용으로 간단히 할 수 있다. 가정에서 먹을 때는 우유나 따뜻한 차에 찍어 먹기도 하고 밖에서 일, 또는 여행 중 일 때에는 그냥 찬물에 불려 먹기도 한다. 성경에 기록된 무교병과 비슷한 음식이다.

위구르민족의 음식문화는 엄격하다. 다과나“난”등 하찮은 것이라도 먹는 음식에 대해서는 신성시 한다. “난”을 먹다가 혹 떨어뜨리면 그것을 그냥 버리지 않고 반드시 주어서 다시 털어 먹는다. “난”에 대한 존엄성의 표시이다. 아이들에게도 먹는 음식에 대한 교육은 철저하다. 절대로 쉽게 버리는 것이 없다. 혹 상하거나 바닥에 떨어져 사람이 더 이상 먹을 수가 없게 되면 그것을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아니라 처마 위나 기타 생물들이 먹을 수 있는 위치에 얹어 놓을 만큼 엄격 하다. 단지, 여러 사람이 함께 음식을 먹을 때 음식이 실수로 상이나 바닥에 떨어지면 그것은 다시 주워 먹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문화상 경홀히 여김을 받기 때문이다.

식사할 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반드시 무릎을 꿇고 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한족(漢族)들의 문화를 따라 의자에 앉아 식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농촌에서는 방 안에 구들을 높이거나 바닥에 양탄자를 깔고 앉아 식사를 하기 때문에 보수 정통 이슬람 신앙을 가지고 있는 집안에서는 이러한 문화가 습관이 되어 있다. 칠십이 되신 할아버지나 열 살이 안 되는 아이들까지 반드시 그렇게 한다. 먹던 음식을 남기거나 버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식사를 마쳤다고 먼저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식후에는 온 가족이 동일하게 손을 모으고 알라에게 감사를 올린다, 그것이 형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 기도임을 그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늘 볼 수가 있었다. “난” 부스러기, 과일 하나를 먹더라도 경홀히 여기지 않고, 무릎 꿇고 식사하는 이슬람 신앙은 이 음식문화에서 나오는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