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의 전체 주제를 한 마디로 표현한 구절은 출 19:4-6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배경은 출 19:1-3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3절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 땅을 떠나 시내 광야에 이르게 되고, 시내산 아래 광야 평지에 장막을 치고 머물게 됩니다. 즉 이 시점은 이스라엘이 나라로 형성되어가는 과정입니다. 아브라함 한 사람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은 창세기의 족장 시대를 거치면서 애굽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나라의 형태를 띄게 됩니다. 출애굽하는 과정에서 인구를 조사하고, 행진을 위해 인구를 중소단위로 나누고(18:21), 전체 리더인 모세가 차츰 그 역할을 하면서 이스라엘이라는 국가 형태를 가지게 됩니다. 이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리더인 모세를 산에서 부르시고 하신 말씀이 4~6절입니다. 즉 아브라함 한 사람으로 시작된 조그만 부족이 국가 단위의 공동체가 되면서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신 것 처럼 다시 모세에게 나타나셔서 그들의 정체성과 하나님과 관계에 대해서 다시 설명하십니다.

4~6절에는 크게 세 가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둘째, 그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어떤 일을 하셨는가. 세째,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제시한 정체성과 역할은 무엇인가 등입니다.  이 세 가지는 하나님과 하나님 백성들 사이에 확인되어야 하는 중요한 영역입니다. 그리고 성경 전체에서 하나님은 반복적으로 이 세 가지를 확인하십니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십니다

하나님은 4절과 5절 앞 부분에서 자신이 누구인가를 설명하십니다. 하나님은 자신을 세상을 창조한 자라고 소개합니다.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5절) 이 세상이 다 하나님의 소유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새로운 상황에서 자신을 처음 소개 할 때는 항상 자신은 스스로 존재하며, 온 세상의 창조주이심을 선언합니다(출3:14). 성경의 첫 장(창1:1)에서부터 시작해서 성경 곳곳에서 하나님이 처음 소개 될 때는 항상 스스로 창조주이심을 밝힙니다. 하나님께서 창조주이심을 밝히는 일은 하나님에게 제일 중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분의 창조주이시기 때문에 그의 피조물은 반드시 그 사실을 제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피조물은 자신의 존재의 근거가 어디이며, 그 창조주로부터만 자신들의 존재이유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애굽기 전체에 흐름는 첫번째 주제가 바로 하나님께서 창조주시라는 것입니다. 그 분은 이스라엘의 창조이실 뿐만 아니라 애굽도 창조했고, 그래서 바로에게 명령하시기도 하고(8:20) 그의 마음을 마음대로 조정하시기도 합니다(10;27, 11;10). 더 나아가 하나님은 온 세상의 창조주이심을 반복적으로 선언하십니다 ( 8;22, 12;12,15:8) 사실 이 주제는 성경 모든 책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입니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피조물은 자신들이 피조물이라는 것을 늘 확인할 때만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완전한 창조주에게 반응할 때만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백성들에게 자신이 하나님임을 들어내셨음을 주장합니다. 4절의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 애굽사람들에게 하신 일과 그들을 광야에서 어떻게 보호하고 먹이고 인도하였는지를 그들이 경험했다는 사실을 다시 기억나게 함으로, 지금 이스라엘백성들에게 말씀하시는 그 분이 창조주,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확인시키십니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을 사랑하십니다

창조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들어내신 하나님은 이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 대한 자신의 의도를 들어내십니다. 그것은 바로 5절 후반부에 언급된 말씀입니다.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연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라고 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님의 소유로 삼으시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소유’라는 단어는 부동산 같은 소유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금,은, 보석처럼 늘 지니고 다니는 물건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자신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시겠다는 축복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실제 4절을 통해서 언급된 것처럼 출애굽 전 과정에 나타나 있습니다. 출애굽 전 과정에서 이스라엘백성들의 거듭되는 의심과 반역에도 불구하고, 독수리가 날개로 새끼를 업어 키우듯이 사랑하셨다는 선언입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을 구원하시길 원하십니다.

한편 출애굽기는 이스라엘 백성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곤경 중에 있는 그들을 애굽에서 끄집어 내는 것의 기록이라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단편적인 접근입니다. 하나님의 최종적인 의도는 6절에 나옵니다. “너희는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하나님의 사랑받는 백성이 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기대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들에게만 머믈러 있으면 안되고, 이스라엘백성들이 하나님의 제사장이 되길 원하시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자체 안에서는 레위지파가 제사장의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이스라엘 나라(백성) 전체가 다른 민족들을 향해 제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그들의 정체성을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백성들에게 이런 정체성을 주시는 건가요? 그것은 하나님의 최종적인 목적과 관련이 있습니다. 출애굽기에 나타난 하나님의 최종적인 목적은 이스라엘백성들을 구원하여 그들에게 예배와 영광을 받으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최종 관심은 모든 민족입니다. 만일 이스라엘백성을 애굽에서 탈출 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출애굽기는 9장 쯤에서 끝나도 됩니다. 하나님의 첫 재앙이 임하자 바로왕이  이스라엘백성들에게 애굽을 떠나라고 허락합니다. 그러나 곧 바로의 마음이 강팍해져서 이스라엘백성들이 애굽을 떠나지 못하게 합니다. 이러한 일이 계속 반복됩니다. 열번째 재앙이 올 때까지 계속됩니다. 놀라운 사실을 바로의 마음을 강팍하게 하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셨다는 것입니다.(출9:12, 10;27, 11;10)  마치 하나님께서 계속 이스라엘 백성들의 애굽 탈출을 지연시키며 시간을 끄는 것 같아 보입니다.

왜그랬을까요? 출애굽기 전체에 나타난 하나님의 의도는 출애굽 후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예배하게 되는 것(3;12, 5:1)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애굽사람들이 하나님을 여호와 인줄 알게 하는 것 (7:5, 14:4, 14;17-18, ) 정도가 아니라 더나아가서  "내(하나님)가 너(바로)를 세웠음은 나의 능력을 네게 보이고 내 이름이 온 천하에 전파되게 하려 하였음이라'(9:16) 바로를 왕으로 세운 분이 바로 하나님이고, 바로를 통해서 하나님의 이름이 온 천하에 전파되게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만 탈출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가족'(all people/모든 민족)이 함께 출애굽합니다(12;37-38).  심지어는 ‘심히 많은 가축’도 그들과 함께 했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종족들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참 하나님임을 알아차렸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출애굽 과정에서 열번이나 재앙을 보내는 등 시간을 끈 것은 애굽 주변의 많은 종족(all people)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아차릴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이방의 제사장인 모세의 장인 이드로도 “이제 내가 알았도다 여호와는 모든 신보다 크시므로 이스라엘에게 교만하게 행하는 그들을 이기셨도다”(18:11)라고 하나님을 찬양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출애굽사건의 내부로 들어가보면 하나님의 의도는 이스라엘의 탈출이 아니라, 그 사건을 주도하신 하나님이 온 세상으로부터 하나님임을 인정받는 일이 일어나고, 그 결과 온 세상이 하나님을 따르고 예배하게 하는 것이 그 목적임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여준 이러한 하나님의 목적은 창12:1-3절에서 아브라함에게 보여준 약속과 동일한 것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스라엘)에게 복을 주시고  아브라함(이사라엘)은 하나님의 복의 통로(사장)이 되어, 그 결과 모든 민족이 복(억압에서 벗어남)을 받고 하나님을 찬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단 한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창12장에서는 아브라함 한 사람에게 하신 말씀이고,  출19:4~6절은 그 아브라함의 후손들로 말미암아 만들어진 공동체인 이스라엘 전체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즉 다른 사람과 민족을 향해 복의 통로가 되거나 제사장 역할을 하는 것은 우리 개인(아브라함) 뿐만 아니라 교회 공동체(이스라엘) 전체에게 해당되는 하나님의 목적입니다.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길 원하십니다.

 그 후 19장 후반부에서 부터 나머지 출애굽기 40장까지 지루하게 반복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스라엘 공동체가 어느 정도 안정된 이후 하나님은 다시 모세를 시내산으로 무르시고 계명을 주십니다. 그리고 19장 이후 내용은 성전을 짓는 다소 지루한 이야기가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성전을 짓는 과정을 너무 소상하게 설명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성전을 짓고 규례를 지키는 것과 관련된 반복된 이야기의 핵심이 무엇입니까? 바로 거룩입니다. 19장 이후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거룩입니다.

거룩은 19:6절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너희는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 온 세상에 하나님의 복을 전달하는 제사장의 책무를 맡은 이스라엘백성들에게 그 일을 수행하기 위한 조건으로 단 한가지를 요청합니다. 바로 거룩입니다.  하나님은 복을 받은 그의 백성들에게 복의 통로가 되는 제사장이 되도록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그 부르심에 반응할 수 있는 단 한가지 자격은 바로 거룩입니다.

결국 출애굽기에 많은 이야기를 요약한다면 출19:4~6절의 내용입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의 창조주이시며, 전능자이십니다. 하나님의 그의 백성을 사랑하시고 복 주십니다. 하나님의 그의 백성들의 통해 온 세상을 복 주시길 원하십니다. 그 일을 맡은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거룩이 요청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