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포럼/세미나 > 방콕포럼 
방콕설악포럼 2020-5: 발제 응답 - 권성찬 프린트   
송주명  Email [2020-11-13 10:09:10]  HIT : 75  

손창남 선교사님의 발제 한국선교 40년 역사를 통해 본 전통적 선교의 회고와 전망에 대한 응답

권성찬 (GMF, kwon@oka.or.kr)

 

먼저 코로나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반추의 시대에 접어든 상황에서 한국 선교에 대해 지난 40년의 역사를 회고하고 전망하는 작업은 매우 시의적절해 보인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 한국 선교를 포함한 선교 사역 자체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갑론을박하는 상황에서 지난 역사에 대한 반추는 필수적이나 간과해 온 영역이다. 특별히 OMF는 발제자가 밝히듯 초창기 선교 기관으로서 선교 단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한국 교회에 선교 구조라는 면에서도 영향을 미쳤고 한국 교회 선교가 성장하던 시기를 함께 했기에 한 단체가 가지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회고와 전망을 반추하기에 적절한 사례라고 여겨진다. 발표해 주신 발제는 전통적 선교에 대한 회고인 동시에 코로나 시대 이후 변화되어야 할 방향을 함께 제시하신 발제라 생각되어 응답에서는 전통적 선교에서 앞으로의 선교를 위해 지속 혹은 반성해야 할 부분에 대한 반추 그리고 관련하여 선교학적인 반추가 필요한 부분 그리고 마지막으로 몇 가지 추가적인 제안을 해 보려고 한다.

우선 전체적으로 볼 때 단순히 선교 단체의 변화 과정만이 아니라 한국의 상황이나 교회를 비롯한 여러 계층의 변화 그리고 국제 정세 등의 변화 과정을 함께 보았다는 것은 발제자가 가진 은사라고 생각되며 그런 부분을 짧게 요약해 주신 것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 변화가 선교사 혹은 단체의 변화에 어떤 영향 혹은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해 주셨다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1. 한국선교 역사를 통해 지속 혹은 반성해야 할 부분

1) 멈춤의 용기

한국 OMF의 지난 시간을 라임에 맞추어 (orming) 4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 것은 OMF가 한국 선교에서 중요한 뼈대 역할을 했다는 것을 드러낸다. 다시 말해서, 단체가 시작되고 (forming) 봇물처럼 선교사들이 밀려오던 시기에 (storming) 양적 성장에 취하지 않고 정신을 차려서 (norming) 바른 방향을 잡으려 (performing)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국제 단체 및 토종 단체들이 공격적인 동원을 하던 시기에 스크리닝 강화로 회원 숫자가 줄었다는 것은 부흥하지 못한다는 주변의 시선을 따갑게 받아야 하는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다. 정신을 차리는 단계를 축소하거나 생략하고 성장 일변도를 추구해 온 여러 선교 기관들에게 시간이 지나면서 시사 하는 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2) 자선교학화의 부족

본격적인 한국 선교의 초기에 OMF를 비롯하여 우리 보다 앞선 서양 선교 단체의 방식을 따른 것은 도입의 과정에서 필요했고 빠른 정착에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의 과제는 그것이 도입의 과정으로만 역할을 했는지 아니면 그것이 정형화된 틀로 고착화 되었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구호가 지나치면 의존이 되듯이 신학 뿐만이 아니라 선교도 서구적 패러다임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쳤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 동원을 중시하는 서양의 구조가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의 문화와 어떤 면에서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주었는 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전인적인 관점

지적해 주신대로 한국 선교 초기에는 선교사에 대한 인식이 전인적인 관점이었다. 따라서 전인적인 면을 파악하는 엄격한 선발 과정이 있었다. 따라서 당시에는 선교사 선발 과정이 비교적 길었는데 지금은 이미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선교사로 허입되는 나이가 늦다보니 이러한 선발 과정이 엄격하기 보다는 전문 영역을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양적 성장의 과정에서 산업화의 영향인 전문화가 선교에 지나치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전문화가 전인적인 면을 대체했을 가능성이 있다. 전문화는 과업 중심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교가 이미 과업 중심으로 치우쳤다는 것을 반증한다.

4) 지역 교회와 함께 하는 사역

선교 단체가 형성되던 초기에는 비록 선교 사역이라는 새로운 사역을 알리려는 목적에 기반하기는 했지만 지역교회를 향한 자세와 사역이 그 이후보다 더 바르게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선교가 양적으로 성장하면서 교회를 선교 자원을 제공하는 공급처로 축소하여 인식하게 되고 지속적으로 깊이 있는 선교 이해를 돕지 못하게 되면서 교회로 하여금 그 정도의 선교는 스스로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고 결국 본질과 시대를 함께 읽으며 모든 교회로 하여금 선교적 교회가 되도록 도와야 하는 선교 단체의 역할이 축소되었다. 지적하신 한국 교회의 원칙 없는 선교에 대한 책임이 많은 부분 선교 단체에게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게다가 지역 교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한국 선교의 상황에서 지역 교회의 깊지 못한 혹은 왜곡된 선교 인식은 결국 고스란히 선교 단체의 사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5)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반추의 부족

양적 성장이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교회가 양적으로 부흥하고 선교에 대한 열의가 있었기에 양적인 면에서 선교의 성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적 성장과 동시에 질적 성장을 가져온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이야기이다. 제한된 행정력으로 밀려오는 선교사의 동원, 훈련, 파송, 돌봄 등의 사역을 감당하기도 벅찬 상황에서 선교학적 반추를 통한 지속적인 선교 교정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양적 성장이 질적 성장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양적 성장으로 인해 열리게 되는 여러 사역의 외형들이 그 자체로 힘을 받아 진행되고 역으로 그것이 질을 결정하는 단계까지 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질적 반추가 동시에 일어나지 못한 점은 한국 선교의 아쉬운 점이다.

6) 포럼을 통한 반추의 방향

OMF와 같이 축소 혹은 멈춤이라는 용기까지는 발휘하지 못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서 선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한국 선교 단체를 중심으로 공유되었고 그것이 여러 선교 포럼을 시작하는 동기가 되었다고 본다. 기존에 하고 있는 선교를 더욱 건강하게 하려는 노력 (방콕 포럼 등)과 대안적인 선교를 생각해 보는 노력 (설악 포럼 등)을 통해 선교의 여러 의제를 다루었던 것은 양적 목표를 설정하고 추구하는 한국 선교에 최소한의 경계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 이제 포럼의 역할, 한계, 대안 등을 논의할 시점에 와 있다. 또한 이런 논의가 선교의 새로운 세대 혹은 새로운 세력에게 어떻게 이전되어야 하는 지도 고민할 시점이다.

 

2. 선교학적 반추

발제해 주신 귀한 역사 회고를 통해 몇 가지 선교학적으로 반추가 필요한 부분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선교지 교회들에 대한 외부자의 계획

초창기에 선교사들이 인접 문화로 가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이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을 넘어 외부자들이 세운 계획에 의해 일어난 현상일 수도 있다. 대개 선교사를 파송하는 기관이나 선교사 자신의 계획은 현지인을 복음화 하여 그 일대 혹은 그 나라 혹은 그 인근 지역을 복음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만일 OMF 초기에 한국 선교사들이 일본으로 많이 가게 된 것이 그러한 계획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라면 반추가 필요하다. 국제단체의 경우 남은 과업을 마치기 위해 어디에서 얼마만큼의 새로운 인적 자원을 동원하겠다는 계획 등을 세우게 되는데 그것은 효과적인 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렇게 제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선교사는 복음을 나누고 그 복음을 이해한 새로운 사람들이 인근 혹은 먼 곳까지 가서 선교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 결정한 일이다.

2) 자기중심의 문화

국제 선교 기관에 합류한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겪은 문화적 충격은 그것이 아무리 거리가 먼 문화라도 현지 문화와의 충돌보다는 국제기관에 형성된 소위 국제 문화와의 충돌이 더 어려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국제 문화가 아니라 이미 서양 선교사가 주류인 국제단체 안에서 서양 문화가 국제 문화라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말하자면 당시 서양 선교사가 주류인 국제 기관에서 다문화 혹은 상호 문화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고 따라서 서양 문화를 국제 문화로 오인하고 있었기에 그에 대한 비서구 선교사들의 적응이 쉽지 않았다. 문화 자체에 대한 적응이라기보다는 자기 중심성을 가진 문화와의 충돌이라고 볼 수 있다. 현지 문화는 아무리 이질적이라도 그 만큼 충돌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추는 한국 선교사가 인근 문화에서 선교를 하면서도 현지인에게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문화적 차이보다는 한국문화 중심성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극복이 필요하다.

3) 파송 국가의 시각 벗어나기

발제에서 분석하고 제안해 주신 풀뿌리 선교사라는 방향은 모든 교회와 성도가 선교적이 되어야 한다는 면에서 시대와 상관없이 올바른 방향이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 전통적인 선교가 여러 면에서 제한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한다면 풀뿌리로의 이동 역시 자명해 보인다. 다만 발제가 한국 선교의 회고이기에 파송 국가 혹은 선교사라는 관점에서의 분석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선교학적인 관점에서 선교를 선교사와 현지 교회의 동역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기존의 선교라는 정의는 그대로 둔 채 선교 세력만 전통적인 선교사에서 풀뿌리로 이동해야 한다는 분석보다는 비록 숫자가 줄더라도 바른 방향의 선교를 제대로 이해하는 전통적선교사가 필요한 것이며 혹 풀뿌리 선교사가 많아지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들이 어떤 선교 이해를 가지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4) 다문화 상황에 대한 교회의 선교적 인식

2000년대 국내 상황에 대한 회고에서 경제 상황의 변화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 유입과 그에 따른 디아스포라 사역의 시작을 언급해 주셨다. 생각해 보면 당시 디아스포라 사역은 주요 선교 단체의 관심이기 보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 작은 단체들이 그것을 감당해 왔다. 그것을 선교의 주요한 흐름으로 인지하지 못했고 더 깊게는 지역 교회의 선교 인식이 깊지 못했다. 만일 선교적 교회로 준비가 되었다면 훨씬 교회와 함께하는 선교로 발전했을 것이다. 선구자 역할을 한 단체들의 노력으로 지금이라도 그 방향을 가지게 된 것은 다행이다. 선교적 교회보다 부족보다 제한된 선교학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3. 몇 가지 제안

1) 토종 단체 입장에서의 반추

OMF와 같은 서양 선교 단체들이 여러 면에서 한국 자생단체의 형성과 구조에 영향을 주었으니 자생 단체의 입장에서 비슷한 회고와 전망을 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한국 선교사의 절반 이상이 교단 선교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토종 단체의 시각뿐만이 아니라 교단 선교부 차원에서 이러한 회고와 전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고 그렇게 되면 한국 교회의 선교 역사를 전반적으로 파악하는데 중요한 도움이 될 것이다.

2) 한국 교회 선교에 대한 선교 단체의 역할 반추

발제를 통해 본 것처럼 한국 교회 선교의 초기에 서양 선교 단체의 도움을 받은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역 교회와의 동역이라는 면도 역시 서양에서 발전시켜 놓은 부분을 사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지역 교회와 선교 단체의 구별이 뚜렷한 문화에서의 묵상은 과업을 중심으로 한 선교 단체로의 쏠림이 뚜렷한 선교 방식이다. 교단 선교부 역시 교단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구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교회의 선교가 시들해 진다면 양방향이 되지 못한 근본 원인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결과이지 단순히 재정과 인력의 부족 문제가 아닐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 교회의 선교 기초와 관련되어 있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한국 교회의 선교 역사에서 선교 단체 혹은 교단 선교부의 역할에 대해 회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선교 단체 보다는 지역 교회와 더 긴밀하게 소통해 온 교단 선교부에서 이러한 회고를 한다면 더 유의미한 내용을 파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늦었지만 여러 단체에서 단순한 역사 기록이 아니라 반추적 기록을 시작하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번 발제를 계기로 개별 단체에서만이 아니라 한국 선교 차원에서의 회고 및 전망들이 더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그런 면에서 손창남 선교사님의 발제가 중요한 출발의 문을 열었다고 생각하여 감사를 드리며 응답을 마친다.

 

     203. 방콕설악포럼 2020-6: 재응답 - 손창남
     201. 방콕설악포럼 2020-4: 발제 By 손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