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찬-선교사 파송 발상 전환의 필요성과 도전들 박경남, WEC I. 들어가는 말 급속히 변화하는 21세기 선교환경에 비추어 볼 때 금번 포럼에서 다루는 '어떤 선교사를 보낼 것인가?' 에 대한 논의는 시의 적절하다고 하겠으며, 이번 포럼을 통해 미래 선교의 새로운 관점이 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본 응답의 글은 두 발제자의 글에 대한 신학적인 논점을 다루기 보다는 발제에서 제시된 유사성과 차이점을 살펴 보고, 유사점을 기초로 필요한 발상 전환은 무엇이어야 하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 그에 따라 예상되는 도전은 무엇이며, 파송 단체의 입장에서 이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대안에 대해 논의하려고 한다. II. 두 발제의 유사점 먼저 김동화 선교사님과 손창남 선교사님 발제의 기저에 깔려 있는 유사한 생각을 아래와 같이 발제 내용에서 찾아 볼 수 있겠다. '오늘날에도 교회로부터 잘 준비된 자로 인정을 받고..' '.. 전혀 다른 깊은 영성과 성육신적 삶을 살아낼 수 있는 자들 즉, 복음의 본질을 제대로 구현해 낼 수 있는 준비를 갖춘 자들..' ' 선교란 타문화에서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것', ' 자신들이 경험한 그리스도를 증거 할 수 있는 사람들', ' 복음을 듣는 수신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확실하게 이해한 사람들', '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에 헌신한 사람들', ' 제자가 우리의 영원한 정체성이다.' 결국, 제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잘 준비되어서 자신이 경험한 그리스도의 복음의 본질을 구현할 사람들, 성육신적인 삶과 수신자 중심의 의사전달에 초점을 가진 사람들이 향후 21세기의 선교에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통합적인(integrated) 제자로서의 삶을 갖고 있으면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마28:19)'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을 삶의 최우선 순위(first priority)에 두고 살아갈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다양한 프로젝트 중심의 선교'나 '어떻게든 한 영혼이라도 더' 라는 성과지향주의에서 벗어나 개인의 변화된 삶(transformed life)을 통해서 '그리스도인이라 불려졌던(행11:26)' 초대 교회의 제자들의 파괴력을 회복하자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 모두가 지난 세기의 선교 역사를 통해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중요한 시금석이라고 생각한다. III. 두 발제의 차이점 - 보내어진 자와 흩어진 자 두 발제의 공통된 기조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였다. 김동화 선교사님의 발제가 정말로 잘 준비된 사람들(예, 바울과 바나바)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에 대한 초점이 있다면, 손창남 선교사님은 바울과 바나바의 모델에 집중하면 선교가 특수한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져서 실제 풀뿌리처럼 흩어졌던 보통 제자들의 선교활동이 잊혀지게 되었는데, 21세기의 변화된 선교환경은 이의 회복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선교 파라다임을 재정립하자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그런데, 보내어진 자와 흩어진 자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봐야 한다. 둘 다 보내어진 자이고 그 원동력은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있기 때문이다. 유대주의적 전통에 따라 예루살렘(아마도 시온주의와 연관되었을) 중심의 공동체에 머물기를 원했던 초대교회 성도들을 '핍박'이라는 보내는 도구를 사용하여 흩으신 분은 땅끝으로 가기를 원하셨던 하나님이셨고, 그 흩어진 자들에 의해서 세워진 안디옥 교회에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바나바와 바울을 세워 보내신 이도 성령 하나님이셨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흩어진 이들은 자신의 삶을 위해 생업에 거의 예외 없이 종사해야 했던 것이고, 바나바와 바울은 안디옥 교회에 후원을 받았던(생업에 종사할 때도 물론 있었지만) 점이 다르다고 하겠다. 중요한 것은 성령 하나님의 관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을 삶의 우선 순위에 두고 퍼져 나가는 데 있었다는 점이다. 만약 우리가 이것을 서로 상반되는 파라다임으로 이해하려 한다면 자칫하면 성경의 흐름을 본문의 의도를 떠나 우리 각자의 논지의 배경으로 사용하거나 현재의 상황에 충격을 가하기 위해 우리들의 해석의 틀에 넣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비자발적으로 흩어진 예루살렘 교회와 자발적으로 떠난 바나바와 바울을 통해서 우리의 삶의 방향이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는' 일에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어떻게 하면 21세기 변화하는 환경 가운데 이를 적용할 것인가? 를 찾아야 할 것이다. IV. 발상전환 - 자발적 흩어짐을 지향하는 제자 운동을 주창 두 발제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했듯이 복음 전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타문화권에서 통합적인 제자로서의 삶'을 통해 증인으로 서도록 장려하는 선교 운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삶의 터전을 한국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중동,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동남아처럼 복음의 불모지로 불리는 타문화권에 첫 직장을 정하고 선교적 삶을 시작하여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 명령을 삶의 우선순위로 두고 살아가는 운동이 변화되는 21세기 선교 현장 에 돌파를 이룰 수 있다. 이를 '타문화권 기독 제자 운동(Cross-cultural Christian Disciple Movement, 이하 CCDM)'이라고 부를 것을 제안한다. 과거 30년이 캠퍼스를 주께로 돌아오게 하는 제자 운동이었다면 이제는 타문화권의 불신자들이 주께 돌아오게 하는 타문화권에서의 제자 운동을 펼치자는 것이다. 직업을 갖고 타문화권에서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수행하는 데 두고 사는 사람들로 인식하고, 뚜렷한 목표의식과 삶의 우선 순위를 갖고 사는 제자 운동이 확산된다면 이들을 통한 교회개척이 가능할 것이다. 손창남 선교사님 발제에서 언급된 직업과 선교 유형 중 4유형을 좀 더 보완 발전시킨 제자 운동을 주창하자는 것이며, 이는 '풀뿌리 선교운동'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할 것이다. V. 무엇이 필요한가? - 타문화권 기독 제자운동(CCDM)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1. CCDM 사역자(worker) 로서 캠퍼스에서의 준비 캠퍼스에서 교회에서 자라나는 청년들이 이 비전을 부여잡고 CCDM의 목표를 세우고 학교에서부터 준비해야 한다. 1학년 시작과 동시에 취직을 준비하기에 예전과 같은 제자화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한 학생 단체 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거꾸로 1학년부터 해외 취업을 목표로 준비하게 하고 거기에 따라 필요한 타문화권 제자로서의 삶 과 직업 전문성 을 기를 수 있다면 30대 초반에 타문화권의 그리스도인 직업인으로서 선교적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 교회에서의 준비 교회가 이 비전에 동참하는 청년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이 운동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와 함께 하지 않는다면 이들이 타문화권에서 직면하게 되는 어려움을 다루는 일과 지속적인 중보기도를 통한 격려를 받을 수 없게 되어 당면한 도전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과중될 수 있기에 교회가 CCDM 사역자들에 대한 적절한 인식을 갖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3. 한인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준비 발제에서 언급되었듯이 지구상의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 한인 기독 공동체가 세워져 있고, 많은 공동체들이 자신들이 속한 타문화권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경우는 교회 공동체를 세우는 데 주력하거나 한인 사회의 불신자들에 관심이 더 많이 쏠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CCDM 사역자들이 타문화권에 존재하는 디아스포라 공동체와 연관을 맺게 될 때 그 교회가 어떤 지향점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시너지를 가질 수도 있고, 거꾸로 중도에 포기하게 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인 디아스포라 공동체에 타문화권에서 선교적 삶에 대한 강조가 더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최근 선교지에서 열리는 PSP나 선교학교는 매우 긍정적이며 각 선교단체와 학생단체의 네트웍을 사용하여 한인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준비되도록 섬겨야 한다. 4. 선교단체의 준비 현재 대부분의 선교단체는 멤버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초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멤버가 아닌 사람들을 실제로 돌보거나 함께 사역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런데, CCDM을 위해서는 이들이 현지에서 필요한 도움이나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이룰 열린 마음과 구조가 준비되어야 한다. 많은 단체에서 갖고 있는 협력 사역자나 협동 사역자의 체계를 변화 발전시킨다면 어렵지 않게 함께 일할 수 있는 네트웍을 구축하고 동역할 수 있을 것이다. VI. 예상되는 도전들 1. 과연 준비될 수 있는가?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내에 취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과연 선교지에서 취업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될 수 있는가? 취업 준비와 동시에 신앙 훈련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2. 선교지 적응의 문제 초기 2년의 정착 과정(언어공부, 문화학습 등)이 생략된 채 바로 직장인으로서 타문화권에서 삶을 시작하는 경우 과연 타문화권에서 살아가는데 문제는 없을까? 실제로 취업을 위해서 나가지만 초기의 문화 충격과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귀국한 경우도 많고, 한국 디아스포라 공동체에서 생활하는데 머물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어떻게 이런 문제를 최소화 할 것인가? 언어와 문화의 이해를 위한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현지에서의 전도를 위한 교육은 어떻게 가능할까? 등등. 3. 멤버케어의 문제 선교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케어의 문제를 누가 어떻게 담당할 것인가? 일례로 최근 멤버케어 세미나에서 한 필리핀 사역자는 중동에 있는 필리핀 공동체의 지도자들이 직업을 갖고 일하며 공동체를 섬기고 전도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목회적 돌봄과 영적케어의 문제라고 보고했다. 마찬가지로 CCDM 사역자가 당면할 수 있는 이런 돌봄의 문제를 누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VII. 가능한 대안들 1. 준비의 측면에서 1) 전공과 연관된 기독 실업인과의 네트웍을 활용하는 방안 2) 현지 한인 기업들과 연계한 인턴쉽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적응 가능한 직업과 직능을 찾아 보는 방안 3) 현지 비즈니스에 필요한 영어 능력을 갖추는 것. 4) 학생선교단체와 선교단체 그리고 신학교나 선교 훈련 기관이 함께 연계해서 진행하는 선교와 성경 프로그램의 개발과 네트워킹. 5) 학생선교단체 내부의 지지그룹이나 교회 청년, 대학부에서 함께 선교적 삶을 살 지지 그룹을 세우도록 격려하고 돕는 것. 2. 선교지 적응의 문제 1) 선교 단체와 연계한 언어 문화 적응 기간을 만드는 방안 2) 취업 시 언어 취득 option을 정하거나 일정 기간 취업 후 휴직(이직)을 통해 언어 공부할 기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3) 현지 선교사와의 긴밀한 네트웍 구축을 통한 복음 전파자로서 구비되기 4) 한인 교회나 선교사회를 통한 도움 3. 멤버케어의 문제 1) 선교단체와 파트너쉽 구축하기: 준회원이나 협력회원의 자격으로 참여하고, 영적인 돌봄을 통해 초점을 유지하고 계속 타문화권 선교적 삶에 우선순위를 두기. 2) 한국과의 긴밀한 연락망 구축과 중보기도 그룹을 세움으로써 필요한 도움을 받기 3) 제자된 자로 선교적 삶을 살기 위한 단순한 삶을 이해하고 실천하기 가능한 대안들은 어떤 도전에 직면할 것인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돌보는 구조 없이 가는 것에 따라 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사전에 대안을 찾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VIII. 나가는 말 변화하고 있는 선교 현장은 우리에게 선교 동원에 대한 새로운 발상 전환을 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것을 무엇이라 명명하던간에 중요한 것은 현지 사회 구조 속으로 편입될 수 있고, 일상적인 삶이 현지인들과 공유될 수 있을 때 돌파구를 열 수 있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직업을 가진 헌신된 선교 지향적인 그리스도인들이 타문화권에서 일하고 증인으로 설 수 있는 방향으로 선교 동원이 나아간다면 사도행전의 흩어진 사람들 못지 않은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준비와 당면 과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면서 젋은이들을 격려한다면 자발적으로 흩어진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셔서 그곳에 공동체가 생겨나고 배가되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도로 준비하고 주변에 새로운 인식의 전환의 필요성과 방식에 대한 비전을 나누어 나가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