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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2014-4: 단기선교여행 이후, 왜 삶과 사역으로 연결되지 않는가? (황예레미야, 그나라선교센터) 프린트   
류재중  Email [2017-01-25 14:00:33]  HIT : 1841  

단기선교여행 이후, 왜 삶과 사역으로 연결되지 않는가?

황예레미야, 그나라선교센터

 

단기선교여행 이후가 더 중요하다

교통수단의 발달과 경제적 성장으로 인한 삶의 방식의 변화는 지난 세기 말 불어 닥친 종말론적 위기감과 강력한 선교적 도전과 조우하며 세계선교에 큰 변화를 제공했다. 그 하나가 바로 단기선교여행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한 선교의 촉진이었다. 단기선교여행의 확산은 기존의 선교 개념과 선교 방식을 뛰어넘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선교활동들을 가능케 해 주었다. 무엇보다 청년들의 세계선교에 대한 비전과 헌신을 고취시켜 주었고, 특히 전문인들과 평신도들의 선교적 역할이 얼마나 다각적이며 주요한지를 일깨워주었다. 또한 선교활동을 수행한 지역 교회들의 세계선교 역량 강화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단기선교여행의 확대와 중장기 선교사의 파송은 실제로 많은 지역교회들에게 있어 상당한 목회의 열매가 되기도 했다. 단기선교여행을 통해 자신의 신앙과 삶의 복된 변화를 경험하고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지는 사회와 세계에 대한 거룩한 책임과 사명을 인식하고 삶의 목적과 방향을 바꾸게 된 것도 주목할 부분이라 하겠다. 

 

이처럼 단기선교여행의 긍정적인 열매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한국교회의 단기선교여행에 대한 반성과 재고는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선교를 빙자한 관광성 방문과 이벤트식 단기선교여행의 남발, 선교수행자 중심의 활동, 고비용 저효율의 문제들, 연속성을 상실한 채 진행된 일회성 사역들, 선교현장에 대한 철저한 지역연구의 결여와 타문화권 선교에 대한 준비미흡으로 야기된 문제들, 문화에 대한 존중과 상호배움이 결여된 일방통행식 사역들, 성육신적인 삶을 동반하지 못한 선교활동으로 인해 파생된 문제들, 편향된 선교적 통찰에서 기인했던 공격적이고 무례한 선교방식들.. 이와 같은 여러 문제들은 선교현장은 물론이고 한국교회 내적으로도 깊은 상처를 남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또 하나의 중대한 문제가 바로 단기선교여행에 참여한 이들은 많지만 실제로 그 이후 선교적 삶과 지속적인 선교사역에로의 헌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선교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선교는 국경을 넘어 타문화속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만난 이방인들과의 만남에서 수행되는 것이지, 지금 내가 선 이곳에서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왜곡된 인식을 강화한 것이다. 실제로 해외 선교현장에서는 긴장 속에서 깨어 기도하며 충실히 사역을 수행하던 이들이 정작 자신의 삶의 자리로 돌아와서는 마치 모든 임무를 다 종료한 것처럼 선교적 삶과 지속적인 선교사역의 자리에서 물러나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기선교여행은 선교적 삶의 새로운 시작이 되어야 한다. 또한 역사를 이어 수행하시는 하나님의 연속적인 선교활동의 일부로서 보다 전략적이어야 한다. 단기선교여행은 선교수행자에게 보다 구체적인 선교적 삶으로의 헌신을 가능케 하는 결단의 기회가 되어야 하며, 장기적인 선교헌신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더 크고 벅찬 꿈을 주어진 삶의 현장에서 키워나가는 계기가 되게 해야 한다. 그래서 해단식은 끝은 아니다. 단기선교여행 이후가 더 중요하다.

 

그럼, 단기선교여행 이후 왜 삶과 사역으로 연결되지 않는가?

 

1) 전문적인 선교사역이 비전문가들에 의해 비전문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단기선교여행은 단기간에 집중력 있게 수행되는 만큼 지도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기선교여행의 성패에 리더의 역할은 중대하다. 인솔자가 누구며, 어떤 통찰력을 가지고 영적지도력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참가자들은 섬김과 희생, 지속적인 선교적 열정과 더 깊은 하나님 나라 선교에로의 헌신을 자극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선교와 선교현장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이해, 배타적이고도 패권적인 태도를 습득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도 사실 리더에게 있다. 그래서 단기선교여행팀의 경우, 무엇보다 리더가 중요하다. 지역 교회들의 경우, 단기선교여행팀의 인솔자들은 대개 부교역자나 경험있는 청년대학부 선배들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단기팀을 파견할 때마다 매번 부교역자들을 교체하면서 인솔자로 파견하는 교회들도 있다. 부교역자들에게 담임목회를 하기 전에 선교경험을 제공해주기 위한 교회의 목회적 배려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 이들을 인솔자나 책임자로 보내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충분한 선교적 전문성과 필요한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면 차라리 팀원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는 실제로 많지 않다. 

 

이렇게 인솔자가 매 번 교체되거나 편향적인 경험의 소유자에 의해 주도되는 경우, 체계적이고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단기선교여행과 그 이후를 기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공동체속에서 영적 리더의 자리에 있다 해서 선교현장에서조차 선교적 통찰과 합당한 지도력을 행사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과신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선교에 대한 부름에 응답하여 일정한 훈련과 준비를 통해 단기선교여행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인솔과 그 후속조치는 많은 부분에서 전문성과 전략적인 헌신을 담지하고 있다. 전문적인 사역을 비전문가들에 의해 비전문적인 형태로 반복해서 과감히 진행하는 것은 선교적 일관성과 연속성의 상실을 초래하며 무엇보다 선교여행 이후의 삶과 사역에서 큰 차이를 빚어낸다. 단기선교여행 이후, 지속적인 선교적 삶과 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선교적인 삶과 사후 선교활동은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성경을 잘못 읽은 것이다. 선교는 그리스도교 공동체 전체에게 주신 공적 책임이요 사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는 큰 안목을 갖고 선교전문가를 양성해 내고, 인솔자에 대한 충분한 교육에 더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해야만 한다. 

 

2) 사전 교육은 있으나 사후 교육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단기선교여행을 떠나기 전에 사전교육을 시행한다. 기도준비와 신앙훈련, 선교 관련교육, 지역연구와 언어훈련, 사역과 활동을 위한 실제적인 준비 등 적지 않은 시간을 준비과정에 할애한다. 물론 문제는 내용이긴 하지만 이러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도 않고 대범하게 선교현장을 찾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사전교육에 비해 사후교육과 목회적 돌봄이 현저하게 빈약하거나 전무하다는 것이다. 사후양육과 목회적 돌봄과 진로상담, 지속적인 선교교육은 선교의 미래와 개인의 삶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단기선교 여행 이후에 이뤄지는 사후 교육과 체계적인 후속조치는 참가자들만이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을 선교적 헌신과 선교적 삶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는 지역교회의 선교적 체질과 역량을 강화하고 극대화하는 데에도 메우 중요한 부분이다.  

 

사후교육은 단기선교여행에 참여한 이들에게 성경을 새롭게 읽게 해 주어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자신의 삶과 인류가 당면한 현실을 재해석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공적 책임과 거룩한 소명에 대해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해 주어야 한다. 사후교육과 목회적 돌봄은 선교지에서 얻은 여러 도전과 질문들을 가지고 더 깊이 가슴앓이 하게하며, 각자가 속한 가정과 학교, 직장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일상적 삶을 치열한 선교적 삶으로 살아내도록 격려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바람직한 선교교육은 매일의 삶의 현장이 하나님의 선교 현장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에 집중된 선교적 신앙교육을 통해 평신도들의 선교적 소명과 직업적 소명이 통일되게 해 주어야 한다. 성도들로 하여금 교회로 나아오는 것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비전에 포로가 되어, 무너지고 일그러진 세상 속으로 다시 재진입할 수 있도록 맞춤 준비를 해 주어야 한다. 지역사회이든지, 국경을 넘어가야하는 세계 현장이든지, 이 세계 모든 곳이 하나님이 활동하시는 선교 현장임을 반복해서 일깨워주어야 한다. 그래서 성경만이 아니라 이웃과 세계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가르치고, 모든 평신도들이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 운동에 적극 참여하게 독려해야 한다. 그러할 때 각자에게 주어진 은사와 전문성, 비전과 소명을 따라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꽃피워나가는 아름다운 물결로 겸손히 흘러가게 될 것이다. 

 

3) 선교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선교적인 시스템과 로드맵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단기선교여행을 연중행사로 진행하는 교회들이 많다. 청년대학부나 교회의 관련부서에서 자체적인 행사로 진행을 하기도 한다. 전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후 선교보고회를 갖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관련부서 안에서 그 열매를 나누는 경우도 많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선교활동과 후속조치를 위해서는 선교업무를 조직적으로 총괄하고 지원하는 신뢰받는 시스템과 조직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한 목회적 투자는 목회자의 마인드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큰 것이 현실이다. 대형교회들이나 중소형 교회들이나 사정은 비슷하다. 아무리 단기선교여행에서 받은 영적인 도전과 선교적인 헌신이 컸다고 해도 목회적인 투자를 통한 재생산 시스템이 동반되지 않으면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것을 담아내고 지속시켜나가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개인적인 선교의 헌신은 개인의 몫이 되어 버리고 만다. 선교적인 시스템과 선교에 대한 로드맵이 미흡한 경우, 대부분의 단기선교활동은 지속성과 연속성을 잃고 일회성 사역으로 표류하고 만다.

 

교회의 모든 조직과 시스템, 선교적 지평은 사실 목회자의 목회적 마인드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단기선교여행을 준비하고 진행할 때에 담임목회자와의 깊은 공유를 소홀히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야 단기선교여행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교회의 당회원들과 모든 성도들에게 그 내용과 의미가 보다 깊이 전달될 수 있으며, 더 많은 이들이 함께 기도하며 마음을 함께할 수 있고 단기선교여행에 참여하는 이들도 보다 책임있고 향방있는 사역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된다. 교회는 예배와 성경공부, 다양한 집회와 목회프로그램, 조직과 예산운영에 있어서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에 철저히 집중해야 한다. 매주일 하나님 나라에 초점 잡힌 설교를 들을 수 있어야 하고, 성경공부와 다양한 목회 프로그램들 속에서 성도들은 하나님 나라의 비전과 소명에 눈떠가야 한다. 이것은 선교적인 목회에 기반한 로드맵이 없으면 기대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도 선교사와 단기선교팀의 역할은 기여할 부분이 많다. 담임목회자와 적극 소통하라. 담임목회자의 마인드와 목회철학은 모든 시스템을 낳고, 교회의 방향과 정책결정을 좌우한다.

 

4) 전문적인 선교기관과의 협력과 연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의 전 지구적인 도래와 지상명령의 세계적 성취는 특정 교회나 교단, 일부 단체나 헌신된 개인에게 위임된 것이 아니다. 특정 사역이나 특정한 세대에 모두 위임된 적도 없다. 특정한 이들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 나라 선교활동은 기독교 공동체의 전 지구적인 연대와 초교파적인 협력이 없이는 태생적으로 불가능하다. 하나님 나라의 큰 그림 속에서의 선교적 협력과 네트워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교적 연대를 통한 협력 선교는 성경적 원리요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 지속 가능한 선교를 위해서도, 지역을 바꾸어가는 효과적인 선교활동을 위해서도 이 부분은 매우 깊이 성찰해야할 부분이다. 한국교회 단기선교여행팀은 한국교회에서 파송된 선교사들과만 일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끊임없는 도전과 위험에 직면하는 선교현장에서 고질적인 개교회주의나 민족주의, 각 단체나 교단의 영역을 사수하려고만 하는 배타적 헌신은 또 다른 진통을 가져올 뿐이다. 각자의 경험과 편향성을 넘어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수용성, 과감하게 경계를 넘어설 줄 아는 용기 있는 선교적 협력, 아름답고 과감한 연대 없이는 하나님 나라가 선교현장에서 꽃 피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가능할지는 모르나 결국 거대한 장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좌절하고 만다. 이는 단기선교여행의 현장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전문적인 선교기관과의 협력과 연대는 단기선교여행 이후 선교적 삶과 지속적인 선교사역, 장기적인 선교헌신을 훨씬 수월하게 해 준다. 

 

21세기에 들어 특히 NGO들이 사회의 전 영역에 걸쳐 교회를 압도하는 사회적 양심과 공공의 희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교회는 건강한 기독교 NGO 및 전문 선교기관들과 장기적이고 치밀한 선교적 협력관계를 맺고 교회의 선교사역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제한된 자체 프로그램이나 감성적인 이벤트, 교회설립만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는 선교사역에만 머물지 말고, 사랑하는 청년들과 성도들을 보다 광대한 세계 현장으로 과감하게 보내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이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진행되려면 전문적인 선교기관과의 협력과 연대는 큰 유익을 준다. 여기서 분명히 해 두어야 할 것은 교회가 성도들을 땀과 눈물과 피 흘림을 감수하며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의 증인으로 세계 현장으로 보낸다고 하는 것은 반드시 국경을 넘어 타문화권으로 나아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가 존재하는 그 지역사회에도 돌봄과 섬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은 많고, 하나님 나라의 샬롬이 깨어진 현장들은 적지 않다. 특히 NGO들과 시민단체들의 경우, 이에 대한 상당한 정보와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컨텐츠를 가지고 있다. 그것을 교회가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단기선교여행 이후 지속적인 선교적 삶과 사역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5) 국내에서 세계선교에 실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경우에 국내에서 세계선교에 실제적으로 참여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서 단기선교여행 이후 선교적 삶과 지속적인 선교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세계를 위해 기도하고, 선교비를 송금하는 것으로 세계선교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이들이 많은 반면, 국내에 와서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위해서는 기도와 사역의 범주가 닿지 못한다. 그 이유는 가까운 곳에 그러한 이들이 없어서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동기부여가 될 만한 좋은 사례들을 접하지 못해서 이기도 하다. 지역교회가 지역사회에서 보다 창의적인 선교 활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단기선교여행팀을 세계선교현장에 파견하는 것과는 별도로 철저한 지역연구와 설문조사, 선교적 필요를 조사하는 수고가 동반되어야 한다. 실제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들을 만나서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하며, 곁에 와 있는 외국인들의 삶에 대해 적지 않은 공부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들과 좋은 우정을 맺어야 한다. 인내심 있는 토론과 논의의 과정을 통해 지역교회와 성도들이 책임 있게 섬길 수 있는 꼭 맞는 사역의 대상과 사역을 찾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다소 시행착오도 불가피할 것이다. 아무튼 지역 주민들과의 깊은 소통 없이 일방적인 선교행위만으로 좋은 열매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외국인 유학생들과 노동자들, 다문화가정 등 이제는 너무나 다양한 세계 땅 끝의 사람들이 우리 곁에 이웃으로 와 있다. 불과 130여 년 전만 해도 은둔의 나라였던 이 땅에 이렇게 많은 각국의 세계 시민들이 와서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이는 하나님이 주신 절호의 선교적 기회이다. 과거에 비해 지금 선 그 곳에서 세계선교에 참여할 수 있는 직접적인 기회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청년 대학생들의 경우,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선교는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참으로 매력적인 세계선교다. 외롭고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고, 그들의 필요를 섬겨주며, 그들과 상호해석학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를 배워가고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은 한국교회 청년들의 삶과 신앙에도 상당한 도전과 자극을 줄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 선교는 타문화권으로 나가서 선교하는 것보다 높은 선교적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복음 전도가 법적으로 금지된 나라의 젊은이들에게도 복음을 체계적으로 안전하게 전할 수 있다. 또한 한국에 와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개방성과 수용성을 가진 유학생들인 만큼 그 열매 또한 적지 않은 것이 외국인 유학생 선교다. 

 

6) 선교와 복음에 대한 신학적 오해 때문이다

단기선교여행 이후 삶과 사역으로 연결이 되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는 선교와 복음에 대한 신학적 오해에서 기인한다. 많은 이들이 세계선교를 국경을 넘어 타문화권에서 수행해야하는 해외 선교 활동으로만 이해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교회의 공적 신앙의 상실, 사회적 감수성의 결여와 만나 자신이 처한 삶의 자리에서 수행해야하는 선교적 삶과의 괴리를 가져왔다. 그래서 선교에 헌신한다는 것은 세계선교, 즉 장단기 선교사로 파송되어 다시 국경을 넘어 타문화권으로 삶의 자리를 옮겨야하는 특수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정작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이들의 필요를 돕는 것으로 제한한다. 그러나 복음은 모든 영역에서 모든 이들에게 전해져야 하는 보편적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다. 선교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선 모든 곳이 선교 현장이며 하나님 나라가 힘차게 회복되어야 할 땅 끝이며 갈릴리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론, 교육, 의료, 법조계 등 이 사회의 모든 다양한 영역이 총체적인 하나님 나라 선교운동의 현장이다. 단기선교여행을 통해 세계선교 현장의 영적변화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정작 자신의 삶의 변화와 지역사회의 총체적 변화, 선교를 수행한 교회공동체의 내적 변화에 주목하지 않는 이유도 선교와 복음에 대한 이러한 이해에서 기인한다. 

 

선교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복음을 통한 선교수행자의 가치관과 삶의 총체적인 변화다. 자신도 변화시키지 못하는 복음을 과연 누구에게 증거할 수 있으며, 이 복음에 자신의 운명과 국가의 운명을 걸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방인 고넬료와의 선교적 만남을 통해 선교수행자인 베드로에게 일어난 충격적 변화는, 선교란 선교의 대상만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선교수행자도 함께 변화시킨다는 진리를 역설하고 있다. 복음은 끊임없는 변혁성을 가지고 선교현장 뿐 아니라 선교수행자의 삶을 끊임없이 압박하고 수정과 회개를 촉진한다. 선교는 반드시 자기 변혁을 동반한다. 선교에 참여한 이들은 단기선교여행을 통해 선교를 수행하지만 동시에 선교수행자와 자신이 속한 교회를 더욱 복음적으로 바꾸어가는 성령님의 사역에 적극적으로 수종들어야 한다. 선교지에서의 강력한 하나님 경험은 지역교회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 선교의 대행자로서의 ‘선교적인 교회(Missional Church)’로의 체질적인 변화를 동반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이해 없이 단기선교여행을 파편적 사역으로 이해하는 경우, 선교는 교회사역에 있어 하나의 중요한 목회 프로그램 이상으로 자리하기 어렵다. 이는 단기선교여행 이후 자신의 삶의 자리나 목회현장에서 보다 책임 있게 선교수행자의 삶을 살아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하며, 장기적인 선교사로의 헌신을 가져오는 데에도 걸림돌이 된다.

 

맺는 말 

 

교회는 세상을 살리기 위해 이 세상 한 복판으로 파견된 하나님의 선교공동체이다. 선교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일체의 세계변혁운동이다. 교회는 하나님을 위해 존재하지만 동시에 세상을 위해 존재한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하나님의 뜻인 세상을 살리고, 구원하는 것이다. 이는 교회가 하나님을 위해 존재한다고 하는 것은 교회가 세상을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요, 세상이 교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선교는 교회의 일부가 아니며 교회가 오히려 하나님의 선교의 핵심적인 기능이다. 교회가 선교를 가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가 교회를 가진 것이다(It is not that the church has a mission but that God's mission has a church). 에밀 브루너의 말처럼 불은 타오르면서 존재하듯이 교회는 선교하므로 존재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을 철저히 그 목회현장에서 복원해나가야 할 교회의 존재 근거와 방식은 그래서 선교에 의해서 규정되어질 수밖에 없다. 이 말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이 땅에서의 존재 근거가 선교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요 동시에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존재 방식 역시 선교에 의해 구체화됨을 의미한다. 선교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의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 사명이다. 이러한 큰 안목에서의 접근 없이는 한국교회 선교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은 결코 돌파되기 어렵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이 이러한 총체적 부실과 불안이 한국교회에도 존재한다. 온 나라와 지역사회가 필사적으로 치유와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열방과 모든 피조물도 예수님의 공생애를 방불케 하는 성육신적 삶을 살아내며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복음을 몸소 그 삶으로 구현하며 증거할 하나님의 사람들을 고대하고 있지만, 한국교회는 그동안 세계선교의 놀라운 기여에 비해 사회 속에서의 공공성과 신뢰를 스스로 상실하면서 그 존재감의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한국교회는 세계선교를 계속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철저히 복음 앞에 세워 자신을 선교해야 할 지경이다. 거시적이고 통전적인 시각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전 지구적인 선교적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재고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위대한 비전을 머금은 선교공동체로서 공적 신앙과 공적 책임, 공공성을 철저하게 회복하지 않고는 세계선교는 물론이고 교회의 미래도 침몰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세상의 소금과 빛인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사회 속에서 제 맛과 빛을 상실하고 선교적 책임을 망각한 채 자신들만의 천국에 갇혀 이질적인 언어를 구사하며 배타적 신앙을 누적하는 것을 교회적 삶으로 착각하게 되면 그 결국은 역사로부터 폐기되어 짓밟히고 만다. 한국교회의 높은 세계선교의 열정을 지역사회에서도 겸손과 연약함의 선교를 통해 쏟아야 할 때다. 해외선교, 복음전도, 사회선교 등으로 선교를 애써 구분하여 서로서로가 마치 별개인 것처럼 인식하며 한 방향으로만 추종하게 했던 선교적 동원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나무를 보기 전에 먼저 숲을 보게 해야 한다. 이것이 단기선교여행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제공해야 할 선교베이직이다. 단기선교여행을 통해 얻은 소중한 교훈과 값진 은혜를, 돌아온 이후 그 삶의 자리에서도 얼마든지 지속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목회적 돌봄과 진로상담, 지속적인 사후 교육이 그래서 중요하다. 단기선교여행에 참가한 이들이 시대적 감별력을 동반한 성경연구와 고감도의 공적 신앙 훈련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운 물결로 사회와 열방으로 더 깊이 흘러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단기선교여행 이후가 그래서 중요하다.  

     41. 21세기 2014-5: 단기선교여행 이후 선교적 삶을 살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제시 (차요셉, 높은뜻정의교회)
     39. 21세기 2014-3: 단기선교여행 이후의 후속 교육의 실제 (장창수, WEC/분당우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