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상황과 선교적 관점에서 본 21세기형단기선교여행의 방향 한철호, 미션파트너스 <들어가며> 오늘날 교회의 세계선교 참여에 있어서 단기선교여행은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 선교는 선교사들과 이를 지원하는 교회 리더들에 의한 선교였다. 그러나 오늘날 세상과 선교환경의 변화는 다양한 선교참여의 물꼬를 트게 만들었다. 그 중에 가장 주목받는 사역이 단기선교여행이다. 단기선교여행에 대한 찬반의 의견도 있고, 그 영향력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평가들도 있다. 선교지방문 혹은 선교여행은 선교가 몇몇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성도들 모두의 것으로 이해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하게 된 패러다임이다. 한편 우리는 지금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이제까지 일어났던 형태의 선교여행이 지속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할 시점에 와 있다. ‘21세기형단기선교여행’ 논의는 이런 관점에서 시작되었다. 따라서 본 발제는 21세기 세계상황과 단기선교여행이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나갈 것인가에 대한 배경을 돕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도록 한다. 1. 세계화와 역동성 오늘날 세계를 설명하는 핵심단어는 세계화이다. 세계화의 결과는 자유로움 움직임과 지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말한다. 세계화로 인한 개방과 이동시간의 급속한 향상은 지리적 혹은 문화적 거리를 좁히면서 단기선교여행이 일어나는데, 결정적인 환경을 마련해 주었다. 이전에 선교지에 가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것에 비해 오늘날 교통통신의 발단은 선교지와 본국과의 거리를 하루 좁혔다. 이전에 교회는 선교사를 파송하거나 지원하는 것이 선교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성도들 모두가 직접 선교지를 방문하고 경험하고 참여하길 원하게 되었다. 세계화는 이러한 필요를 채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선교지 방문에 대한 요구는 교회나 공동체 안에 선교를 도전하고 알리고 동원하는 일에 중요한 도구가 된 것이다. 또한 세계화로 인해 문화를 서로 공유하는 것이 한층 쉬워졌다. 특정 문화에서 다른 문화로 이동하여 짧은 시간 안에도 양측이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러한 문화적 개방성과 통일성은 단기선교여행이 중요한 동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Globalization) 다른 측면에는 지역화(Localization)의 문제가 있다. 한편에서는 세상이 세계화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지역화가 강화되고 있다. 즉 개방과 폐쇄, 진보와 보수, 자유주의와 근본주의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선교지는 매우 개방적인 것 같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대단히 폐쇄적이기도 한다. 또한 수용성이 높기도 하지만 거부감도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에 민감하지 못할 경우 단기선교여행은 일방적이고 획일적이며 패권적으로 나타날 수 있고, 그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2. 풀뿌리 현상 21세기는 풀뿌리운동의 시대이다. 오늘날 세계의 주요한 변화는 몇몇 상층부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풀뿌리들에 의한 변화이다. 얼마 전 일어난 북아프리카 중동의 봄 사건이라든지, 한국의 SNS 영향 등은 이러한 풀뿌리운동의 결과이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선교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 선교가 상층부의 운동이 아니라 교회 구성원 전체의 운동이 되어가고 있고 또한 그렇게 되어야 한다. 모두가 선교사가 될 필요는 없지만 모두가 선교적 삶을 살도록 도와야 한다. 모두가 현재의 전임선교사처럼 활동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은사에 맞추어 주어진 환경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선교여행은 가장 손쉽게 풀뿌리는 선교에 참여하게 하는 통로가 되었고,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강화 될 것이다. 동시의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풀뿌리들이 대규모 참여하는 통로로서의 선교여행이 선교적 과제 완수나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얼마나 효과적이고 의미 있는 수단에 될 것인가의 문제이다. 3. 디아스포라 현상 오늘날 세계의 또 다른 현상은 디아스포라현상이다. 즉 흩어짐의 현상이다. 이것 또한 세계화의 결과이다. 과거에는 흩어짐이 전쟁이나 고난 등 비자발적인 흩어짐이었다. 물론 오늘날에도 많은 경우 그렇다. 동시에 오늘날의 흩어짐은 자발적이고 긍정적인 현상이 포함되고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첫째는 타국으로 이동하는 자원의 계층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장년들과 아이들까지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이것은 단기선교여행의 참여 형태를 확장해 줄 것이다. 이전에는 주로 청년들 중심의 단기선교여행이었으나, 오늘날은 장년, 청소년을 포함한 단기선교여행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이 경우 필연적으로 단기선교여행에서 가는 자들에 대한 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가는 자 중심의 선교여행이 될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경향을 선교적 관점에서 어떻게 볼 것인가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문턱선교(mission at our door steps)의 개념이 생긴 것이다. 즉 우리의 공간으로 타문화가 몰려오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단기 체류자, 비즈니스관련자, 다문화가정 등 타국의 디아스포라들이 우리 가운데 오고 있다. 이러한 디아스포라현상은 선교가 단순히 지역적 개념이 아니라 문화적 개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새로운 단기선교여행의 영역을 제공해 준다. 21세기형 단기선교여행은 이제까지의 지리적 이동의 패러다임 만을 고집하지 말고, 국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타문화권단기선교여행 등 우리 주변에 와 있는 타 문화 속으로의 확장이라는 개념을 추가하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선교는 GO 방향 있는 것이 아니라 COME 방향도 있다는 사실의 인식이 필요하다. 4. 비서구선교운동의 확산 한편 지난 2000년 동안 서구 중심의 기독교가 1980년을 기점으로 비서구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기독교 중심축의 변화는 기독교의 모든 것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신학, 교회의 모습 뿐 만 아니라 사역의 형태에도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요구된다. 지난 2000년의 선교역사는 서구에 의한 선교였다. 따라서 이제까지의 선교의 방향과 내용 또한 서구적 환경을 벗어 날 수 없었다. 그 결과 기독교 선교의 커다란 진보가 있었으나 한계도 있었다. 대표적인 한계는 서구의 패권적 선교 형식이다. 이제까지의 단기선교는 이러한 패권적이고 일방적인 형태의 패러다임의 한 형태로 진행되어 왔다. 이제 비서구중심의 선교운동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패권적이고 일방적인 단기선교의 형태에 근본적인 변화가 요청되고 있다. 이제까지 단기선교여행은 가진 자들에 의한 부족한 자들을 돕는 행태로 주로 진행되어 왔다. 앞으로 선교에 적극 참여하고 한국선교가 협력해야 할 선교자원들은 서구교회들처럼 많은 재정과 힘을 가진 교회들이 아니다. 한국교회 또한 더 많은 선교사가 나가고 더 많은 선교여행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현재와 같은 재정 구조를 가진 선교여행이 얼마나 더 확산 될 수 있을지 계산을 해 봐야 한다. 또한 현재와 같은 형태의 물량적 단기선교여행은 비서권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최소한의 재정으로 최대한의 선교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방안들이 모색되어야 한다. 아미 한국의 청년들도 재정적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 그렇다고 교회가 무작정 단기선교여행에 들어가는 재정을 다 충당해 줄 수도 없다. 결국 관건은 효율을 높여야 한다. 한번의 선교여행이라도 가는 자와 받는 자들 사이에 의미있는 열매가 맺어지도록 해야 한다. 5. 패러다임의 변화 이러한 서구의 힘에 의존하는 선교와 비서구의 새로운 선교형태를 비교하는 패러다임이 파워보트(power boat)와 세일링 보트(sailing boat) 비유이다. 전자는 대규모이고 힘과 조직에 의한 선교이지만 후자는 소규모적이지만 모두가 참가하며 자발적이며 그 동력이 성령에 의존하는 선교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비서구선교가 힘과 조직에 의한 선교가 아니라 소규모적이고 성령에 의존하는 선교로 나타날 때 단기선교여행 또한 동일한 패러다임을 가져야 할 것이다. 현재의 선교여행을 대규모 단위의 이동과 나누기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규모적 이동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발생하게 한다. 경비, 조직운영관리 등의 문제 뿐 만 아니라 선교지에서 활동에도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혹은 창의적 지역이나 제한지역에서는 대규모적 움직임은 필연적으로 상대방에게 노출되게 되고 그 결과 공격의 대상이 된다. 반면 3-4명 단위의 움직임은 이동수단의 부담도 적고 노출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 가운데 일어나야 할 고민은 어떻게 힘과 단체에 의한 선교여행이 아니라, 최소한의 비용으로 세밀하면서도 자발적인 선교여행의 대안을 만들어 갈 것인가의 과제이다. 6. 양극화된 선교현장의 필요 한편 선교현장과 동원에는 상반되어 보이는 것 같은 두 가지 필요와 현상이 있다. 오늘날 선교현장은 일반적인 선교형태로 가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곳은 이미 대부분 복음화된 지역이다. 남겨진 과업은 최전방지역이다. 따라서 이지역의 돌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고의 내용과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잘 준비된 최고의 전문성(high profile)을 가진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반면에 교회 현장에서는 세계화와 풀뿌리운동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직접선교를 경험하고자 한다. 이 둘 사이에 간격이 발생하고 있다. 지금 선교지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들을 요청한다. 하나는 최고의 전문성을 가지 사람들이다. 복음의 돌파가 어려운 지역에는 전문성(high profile)을 가진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는 정반대로 삶의 바닥으로 들어가 삶(몸)으로 복음의 가치를 그대로 들어내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 대부분의 선교 관심자들과 헌신자들을 중간 영역에 있는 사람들이다. 단기선교여행이 이러한 중간영역의 사람들의 정서를 만족하는 도구에서 벗어나서, 한편으로는 전문성(high profile)을 가진 사람들을 발굴해 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삶의 현장으로 헌신하는 사람들을 동원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 21세기형단기선교여행이 이러한 필요를 채우고 동원하는 도구가 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7. 성육신적 선교 선교는 본질적으로 성육신이다. 복음은 성육신적 삶을 통해서 전달되어진다. 예수님에 그 본을 보이셨다. 선교가 잘못하면 반(反)성육신적 모양으로 나타나게 될 수 있다. 단기선교여행은 더욱 그렇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주거나 성취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세계는 그 어느 때 보다 평등과 공존의 시대이다. 단기선교가 그들의 현실적인 필요를 채우는 통로의 역할만 하게 되면 그들은 의존적이 될 수 밖에 없고 가는 이들은 패권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우리 모두의 과제는 어떻게 성육신적 선교를 하는 가이다. 단기선교는 이러한 과제를 방해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성경에서 처음 선교여행을 떠나는 제자들에게 “여행을 위하여 지팡이 외에는 양식이나 배낭이나 전대의 돈이나 아무 것도 가지지 말며 신만 신고 두 발 옷도 입지 말라”(막6;8-9)을 오늘날 선교여행을 떠나는 우리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해야 할 것인가. 이러한 말씀이 성육신적 선교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등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맺으면서> 오늘날 급변하는 세계 상황과 선교현장은 이제까지 진행해 온 단기선여행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모든 선교적 활동의 목적은 결과적으로 현지 교회가 세워지고 도움을 받는 것에 있다. 단기선교여행을 통해서 참가자들이 아무리 많은 은혜와 선교를 경험했다하더라고 그것만으로는 절반의 성취이다. 21세기형단기선교여행은 모두가 유익이 되는 모습을 가져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가는 자들의 유익이나 성취 혹은 관점 보다는 섬김을 받는 자들의 유익과 관점에서 진행되도록 새로운 방향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는 자(교회/공동체), 받는 자(현지 교회),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현장선교사들 간의 아름다운 삼위일체형 협력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 가운데서 우리가 기대하는 21세기형단기선교여행모델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