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디아스포라와 유학생 동원전략 

상하이 중심으로

권순익, 상하이 한인연합교회 

들어가는 말

‘신선족’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新조선족의 줄임말로서, 최근 중국땅에 정착하는 한국인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교민사회 일부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칭하며 생겨난 말이다. 지난 100여년 전 가난과 일제의 압제를 피해 중국땅으로 흘러온 우리 조상들이 결국 뿌리를 내리면서 조선족이 되었다면, 오늘날에는 중국과의 경제교류나 해외유학 등이 크게 늘면서 한국인 장기체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예산처 발표에 따르면 2006년 집계된 중국내 한국인 수는 약 45만명에 이르렀다. 여기에 중국국적 동포(조선족)까지 합하면 244만명으로, 이것은 전체 해외동포의 35.4%에 해당 되는 수이다 곧 있을 2008베이징올림픽과 2010상하이엑스포를 기점으로 그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제 중국은 불과 십수년만에 가장 거대한 한인 디아스포라 형성지가 되었다.

상하이의 디아스포라 상황

본 발제문에서는 필자와 소속교회가 사역하고 있는 상하이를 중점으로 한인 디아스포라 선교동원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거대한 중국 전체를 대표하기에는 협소한 모델일 수도 있겠지만, 현재 상하이는 베이징, 칭다오와 함께 가장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기타 외국인 인구도 가장 많이 몰려있는 도시이다. 또 세계경제와 물류 중심으로서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은 다시 강조하기가 새삼스러울 정도이다. 세계복음의 역사는 항상 경제의 흐름과 함께 해왔다는 점을 되돌아볼 때, 이 시대 사람과 돈이 가장 빠르게, 많이 몰리고 있는 샹하이를 선교전략적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가치있는 접근일 것이다. 

현재 상하이에는 약 8만의 한국인 장기체류자들이 있다 . 이 중 6만7천여가 일반인이며 나머지는 유학생인데, 이를 다시 나누면 대학원 이상 유학생이 약 9천여 명, 초중고교생이 4천여명 정도되는 것으로 보인다. 유학역사가 오래된 베이징에 비해 유학생 비율이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체류 중인 일반인 비율보다 낮지만,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6년 중국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유학생 3명 중 1명 이상(35.6%)이 한국학생들이며, 이는 2위인 일본 학생보다 3배가 넘을 정도이다 . 

한인사회가 팽창되면서 한인 교회도 최근 2년여 사이 급속도로 그 수가 증가했다. 샹하이만 하더라도 2006년 초까지 8개 교회가 있었는데 2007년 말 현재는 알려진 교회만도 17개이다. 잠정적 수는 22개 이상으로 판단된다. 단일교회 규모만으로도 상하이 한인연합교회는 장년교인 2,200명 대학생 주일학교를 포함해서 3,5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샹하이에 있는 교민들 전체 대상으로는 교회에 출석하는 총 교인 수는 약 5천 명 가량(일반 3천, 대학(원)생 1천, 고교 이하 1천)이다. 

너무 많이, 그리고 손쉽게 드나들 수 있기 때문에 이 곳이 선교지라는 사실을 본인들은 때때로 망각할 정도이지만, 사업이나 학업 등의 이유로 중국에서 어렵게 삶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이 디아스포라들은 하나님께서 준비시키시고 계신 훌륭한 선교자원임을 믿는다. 이 자원들로 하여금 선교적 삶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것은 현지 교회와 한국교회의 역할일 것이다. 그 역할 방안에 대하여 다음에서 알아보자.

어떻게 이 선교자원을 활용할 것인가

첫째, 전문인 선교(BAM)를 통한 지속적인 선교동원으로 교회 전체의 선교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 비즈니스 영역의 자영업자와 상사주재원, 정치영역의 외교관, 문화영역의 교민언론과 문화센터, 교육영역의 한국어교육기관, 그리고 의료영역 등 다양한 영역의 재원들이 이미 갖추어져 있다. 먼저는 이들이 비즈니스와 생활 현장에서 현지 불신자들(한인, 중국인을 포함하여)을 선교의 대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이것이 선행되어야 함은 지속적인 선교훈련과 균형잡힌 선교적 관점을 체득해야 체계적으로 일반화, 확장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상하이 한인연합교회에서는 2007년도부터 비즈니스포럼(Shanghai Korean Business Forum)을 시작하였다. 비즈니스 선교사역은 창의적 접근지역을 선교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단순한 도구로서의 사역이 아니다. 이것은 현지인의 신앙세계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을 주님께 굴복시키기 위한 총체적인 선교의 비젼을 실현하는 전략적인 노력이자 선택인 것이다. 

SKBF는 이러한 당위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통한 선교를 더욱 구체화시키며 한인 디아스포라들을 동원하고 파송하고 그들의 구체적인 필요를 돕는 일들을 전략적으로 실행하게 될 것이다. 이번 포럼은 이러한 문제들을 새롭게 논의하는 장이 되었던 것이다. 많은 발표사례들을 통해 새로운 모델을 발견하고 그 모델의 적실성을 검토한 후 여러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의 필요들을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귀한 포럼이었다. 또 이 포럼은 국제 로잔복음화 운동의 Mission as Business Working Group의 신조를 SKBF의 신조로 삼고, “기독 사업가들이 직업과 비즈니스에 대한 하나님의 목적을 발견하고, 성경적 세계관과 실제적인 원리들을 습득하여, 서로 연결되어 격려하면서 비즈니스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완성해 가도록 돕는데 있다”는 사명선언을 통한 새로운 선교의 장을 연 것이다.  

이 밖에도 매주 CBMC, YCBMC모임을 통해 비즈니스맨들이 자발적으로 직업과 직장에서 선교적 삶을 실현하기 위한 실제적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 나아가 유학생들의 향후 진로문제에 있어서도 전략적 수급차원에서 심각하게 여러 전략들을 교회나 기관에서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답보상태에 놓인 것을 보면 이 부분이 얼마나 긴급하고도 적실한 문제인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유학 중인 학생들 중에는 여러 면에서 어려운 가정환경과 낮은 학업능률, 높은 문턱의 국내취업상황 등으로 중국으로 건너온 이들이 상당수이다. 중국 대부분의 각 교회 대학부의 큰 고민 중 상당부분도 이들의 낮은 자아감, 생활고, 현지에서 취직문제, 만족스런 효과를 얻지 못하는 학업성취도 등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에 있다.

이에 올 연말 경 샹하이 CBMC 주체로 열리는 ‘BAM 아카데미’(가칭)는 아주 적실한 시점에 시작되는 귀한 사역이라 할 것이다. 이 사역은 중국과 한국 비즈니스맨들의 네트웍 모임이라 할 수 있는데 양태적으로는 아카데미 형식으로 강의와 구체적 사업논의가 진행되는 강좌형식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업과 유학생들 취업가교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강좌라 할 것이다. 좀 더 나아가 회원전체가 펀드를 조성해서 이를 기구화하고 본부에서 시장조사와 전체 강좌일정을 어렌지하며 나아가 기업컨설팅 역할들을 이루어가는 체계적인 운영방식을 정착시켜가는 방식으로 진행하게된다. 이 사역을 위한 준비를 통해 한국과 중국 디아스포라들의 여러 삶의 문제들을 해결함과 동시에 미래를 여는 새로운 무대를 창출하는 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둘째, 유학생 선교동원 사역이다. 학생들을 데리고 동남아 지역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올 때마다 하나님께서 왜 이 시대에 이렇게 많은 한국 학생들을 중국에 모아놓으셨는지를 조금씩 깨닫게 된다. 동남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화교 교회들을 방문하여 중국어로 협력사역을 하면서, 중국내 한국교회가 다소 침체되어 있는 세계 화교교회를 섬기고 그 화교들이 다시 자신들의 조국 교회를 복음화시키는 하나님의 비전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렇게 단기선교를 다녀온 학생들 또한 하나같이 ‘왜 내가 중국어를 공부해야 하는지, 타문화를 경험해야 하는지를 깨닫는다’는 고백을 하고 있다. 이미 많은 이들의 증언속에서 ‘선교한국’에서 ‘선교중국’을 본다고 말한다. 이제 다시금 전략적 차원의 정비를 통해 훈련과 준비, 투자의 적실성과 효과를 따져보고 정확한 걸음을 걸어야 할 시점에 온 것이다. 

또 코스타를 통해서도 많은 헌신자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유학생들을 장기적으로 선교에 헌신할 수 있도록 지역교회가 북돋아주어야 할 것이다. 현재 상하이에서 유학하는 학생들은 크게 학사 이상 과정과 어학연수 과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어학연수생은 보통 1~2년 후 다시 한국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이들이 세계선교에 눈을 뜨도록 해줄 때 한국교회가 세계선교에 더욱 힘을 쏟는 자양분 역할을 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현재 선교한국 본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통해 중국과 연계사역이 가능한 부분들을 적극 수용하여 인력 인프라를 제공하며 여러 면에서 다각도로 지원하고 투입되는 일들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교회 공동체가 캠퍼스 모임과 제자훈련, 소그룹, 상담사역 등을 통해 국내외의 훈련프로그램을 도입, 응용하여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함께 유학생들에게 삶의 목적, 중국에 와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 공부해야하는 이유를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가장 좋은 계기를 만들어 다양하고 적극적인 최대한의 지원을 통해 중국 내외 지역 선교의 경험을 넓혀가는 전략들을 세워가야 할 것이다. 다양한 선교지 경험과 사역의 직간접 경험을 통해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 여러 국내외 선교단체와 교회, 선교사들과의 협력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라 판단하며 긍정적 제안을 하려한다. 한 예로 G&FTO (Give & Flow to Diaspora Talent)라는 신생 단체와 상하이 한인연합교회 대학부가 연계를 구상 중이다. G&FTO는 ‘디아스포라 인재 중에서도 선교 헌신자들을 선발하여 전략과 물질, 기회와 인맥을 제공함으로써 21세기 맞춤형 세계디아스포라 선교역할을 감당한다’는 비전으로 2007년 중순에 출발한 단체이다. 이 단체를 통해 대학부에서 신앙훈련과 학업성실도 등에서 검증된 학생들을 추천, 선발하여 필리핀 지역교회와 영어교육기관, 몽골국제대학 등 영어공부와 선교관점, 인맥을 골고루 접할 수 있는 지역으로 파송, 교육기회 등을 제공할 것을 목표로 기획이 진행 중에 있다. 이렇게 훈련된 인재들을 이후 다시 파송 할 수 있도록 여러 단체와 관계자 분들의 관심과 협조를 구하며 구체적인 네트웍을 요청하는 바이다. 

세번째로는 한국에서 선교에 헌신한 자들이 훈련을 받을 수 있는 허브 역할을 상하이에서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재유럽 한인교회들의 고민과 비전도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국과 가까운 상하이에서 그 중간다리 역할을 함으로써 유럽 한인교회들과 공조해나갈 수 있는 방안들을 함께 모색했으면 한다. 서로의 현안과 장단점들을 공유하고 정보와 인적 자원들을 교류한다면 아시아와 중동을 감싸는 전방위 선교전략에 창조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하나의 벨트로 묶어서 국경개념을 무너뜨리며 ‘화교자본’을 네트웍하는 전략을 가지고 ‘중국’이라는 중심적 코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복음’을 어떻게 투여하고 생산해낼 것인가를 고민해본다면 아주 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미 한국에서 몇 교회가 시도하고 있으며 지금도 네트웍할 교회와 단체들을 찾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이 부분을 간과치 않고 적극적 네트웍을 한다면 우리가 한번도 기대하지 못했던 엄청난 일들을 보게 될 것을 확신한다. 

마지막으로는 세계 화교교회와의 협력, 지원을 통해 상하이에서의 선교적 책무를 모색 중이다. 세번째 얘기와 함께하는 것인데, 어쩌면 하나님께서 지난 세기 한국교회와 한인 디아스포라들에게 풍성한 은혜들을 부어주셨던 것은 이 시대에 중국 복음화를 위해 사용하시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이미 많은 중국선교 헌신자들이 나오고 있고 점점 더 많은 한인교회와 가정교회들이 세워져 중국 복음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나아가 이제는 앞서 말한 전문인들과 유학생 등을 통해 동남아, 미주, 오세아니아, 유럽 등 중국 밖의 중국인 교회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중국인들을 통한, 밖으로부터 안으로의 선교 다변화를 꾀할만한 인프라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그들 화교교회들에게 어떤 필요가 있는지를 중국내에서 다 파악할 수는 없다. 이를 위해 각지의 한인교회들이 화교교회를 중국내 한인교회들과 연결시켜주는 고리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이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위에서 제언한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열매 맺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마치면서

몇 년 전 ‘한국경제의 새로운 미래 BRICS’ 라는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될 때 필자는 우리 나라가 타국의 경제로 평가되고 좌지우지되는 한국의 약소함을 제목만으로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생각했는데, 잠시 생각해보면 이 개념은 경쟁국가들이 한국경제의 동반자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아주 귀한 책으로 보여지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외치고 있는 선교, 복음, 전략 등은 모두다 주변의 엄청난 국가와 제도, 환경 등에 둘러싸여있으면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긍정적 네트웍을 이루어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들을 낳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달려가야 한다는 말이다. 

‘디아스포라’하면 무슨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누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가? 필자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 무엇’이 전략과 열정이라는 측면에서 얻은 것이라면 모두가 정답이라 생각한다. 우리에게 맡겨지고 허락되어진 이 디아스포라의 엄청난 자원을 주인의 안목과 열정으로 드려야 할 것이다. 이것이 최대의 관건이 될 것이다. 일꾼으로 부르신 그 부르심에 열정과 바른 안목으로 가야 할 것이다. 오늘도 누군가가 왜 ‘디아스포라’냐고 묻는다면 ‘한번도 변함없이 이행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신뢰’라고 대답할 수 있는 그런 인생이 되기를 다짐하며 우리모두가 좋은 네트워커들로 서 있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