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치유와 선교사의 회복 

이박행, 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미전도 종족 선교를 위해 국내에서 시작된 선교단체 이야기입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선교사님들 30여명을 고국으로 불러들여 전 가족수련회를 개최했습니다. 수련회를 마치고 건강검진을 실시했는데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세 분이나 악성 종양 또는 그에 못지않은 중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선교단체는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그 선교단체의 멤버 중 한 분은 한국과 미국의 최고의 명문대학에서 식품영양학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원으로 일하셨던 분이었습니다. 미국 교회에서 선교의 부르심을 받고 회교권으로 파송을 받았습니다. 독신 여선교사로서 대단한 결심을 하신 것입니다. 3년여 선교사역을 하면서 이명과 난청으로 예배는 물론 공동식사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을 잃었습니다. 자신의 전공이 식품영양학이면서도 정작 자신의 몸을 돌보기 위해 균형 있는 식사를 공급하는 일에는 소홀하였습니다. 주님을 위해 헌신하면 주님이 건강을 책임주실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복내에서 2개월 정도 전인적인 돌봄을 받고 건강을 조금 회복하여 미국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선교현장 일선에서 소중한 인재를 잃었다는 점에 선교계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선교사님 이야기입니다. 50대 초반의 의료선교사이면서 목사님이십니다. 선교사로 나가기로 결심하고 만 10년을 준비하여 c국에 파송되었습니다. 선교지에 도착하여 2년 동안 언어 습득과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하였습니다. 진료할 수 있는 건물도 확보하였습니다. 만반에 준비를 마친 그 시점에 건강에 이상 조짐이 생겼습니다. 진단 결과 뇌종양 말기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술과 반복된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결과는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았습니다. 복내에 내려 오셔서 두 주일을 함께 생활을 하였습니다. 처음 오셨을 때보다 건강 상태가 호전되었지만 끝내는 하나님 품에 안겼습니다. 그는 의사와 목사이기에 선교지에서 최고의 사랑을 나누면서 얼마나 많은 생명을 주님께로 인도할 수 있었을까요? 

중동의 한 나라에서 사역하셨던 여성 선교사님 이야기입니다. 7년 전에 사랑하는 딸을 불의의 사고로 하늘나라에 보내고 본인은 3년 전에 대장암 발병 후 수술하고 회복할 겨를도 없이 선교지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최근 다시 암이 폐로 전이되어 투병 중에 복내에 오셨습니다. 처음 뵌 순간 제 눈을 의심할 정도로 피골이 상접해 있었습니다. 암이 커져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 폐부를 찌르는 고통이 엄습해 왔습니다. 그런 중에서도 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구도자의 삶을 살려고 노력하셨습니다. 가끔은 걷기도 힘든 몸으로 벤치로 나와 따사로운 햇볕을 쬘 때에 지나가는 다른 환우들을 위해 연한 미소로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곤 하셨습니다. 복내에 오신 지 10여일 지날 때에 점차로 숨이 차올라 병원에 응급 후송되어 다음 날 하나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향년 52세 나이에 남편과 아들을 남겨둔 채로.   

암, 욕망에 대한 신의 경고 

현대사회는 다양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질병의 고통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암은 전체 사망 원인 중에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구 및 건강행태, 환경구조의 변화로 매년 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연간 22만 여명의 신규 암 환자가 발생하고, 전국 단위 암 발생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유병자수는 137만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암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999년에 214.2명에서 2013년에는 445.7명으로 증가했습니다. 2013년 암발생률은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 간암 순서입니다. OECD 가입회원국의 대부분은 유방암과 대장암이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만의 증가 및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발생이 증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망률이 가장 많이 증가한 사인은 암이며, 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수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2004년:132.6명 → 2014년:150.9명), 폐암 사망률(2004년:27.3명 → 2014년: 34.4명)이 가장 많이 증가했습니다. 2014년 암에 의한 사망률은 폐암(34.4명), 간암(22.8명), 위암(17.6명), 대장암(16.5명) 순으로 높았습니다. (출처: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2015) 

주요 암 발생요인을 보면, 흡연, 음주, 식생활(과다지방섭취), 비만, 감염(간염), 환경오염, 운동습관 등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위암이 서구에 비해 많이 발생되는 것은 쌀밥 위주의 식사, 절인 음식의 잦은 섭취, 소금의 과다 섭취 등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암과 관련된 병원과 약국 그리고 제약회사들이 늘어가고 의학정보도 범람하고 있는데, 왜 암 환자는 늘어만 갈까요?

근본적으로 암은 인체의 정상 유전자가 비정상 유전자로 바뀌면서 일어나는 유전자 병, 즉 DNA병입니다. 즉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심리적 요인에 의해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이것이 치명적인 결함으로 이어지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암세포는 암 환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 속에도 존재합니다. 하루 수백 수천의 암세포가 모든 사람의 신체 내에서 발생하고 소멸됩니다. 이 모든 암세포가 병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포가 정상생리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세포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정상적으로 작동해 건강한 상태가 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병으로 발전합니다.

 살아있는 세포는 끊임없이 ‘유전자 발현’을 하고, 세포의 주인인 사람의 마음가짐과 행동도 변화를 거듭합니다. 이에 따라 유전자의 염기서열도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변이세포를 배출해냅니다. 변이세포가 많아져 세포 내에 독소를 방출하면 인간 DNA복구유전자(Human DNA Repair Gene)가 잘못된 DNA를 복구해 세포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합니다. 게다가 인체에는 암세포를 적발하여 공격하는 특정백혈구(NK세포, T세포)들도 있습니다. 매일 형성되는 암세포들은 특정백혈구의 공격을 받고 분해되거나 2mm정도 크기로 머물러 있게 됩니다.  

최근 들어 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사실은 현대인들이 예전에 비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염기서열이 쉽게 교란되고, 그것을 수리해야 하는 DNA복구유전자도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전자의 염기서열은 마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마음의 주인인 창조주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바르게 유지될 수 없습니다. 우리 세대는 창조주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세속적인 욕망과 불안, 걱정과 근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사회는 점점 복잡해지고 생존경쟁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생활습관과 질병

다수의 대형병원과 높은 의료진 수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환자 증가율,  의료비 증가율, 암 발생율, 4,50대 사망률, 불임율, 자살율 1위입니다. 의료비 증가율은 OECD 평균 4.1%인데 우리나라는 9.3%입니다. 상대적으로 영국은 5.3%, 미국은 3.4%, 일본은 2.8%입니다(2000년부터 2009년까지). 다음 통계는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주는 매우 심각한 통계입니다. 

✔환자 1인당 진료회수 12.9배 증가, 1인당 의료비 9.8배 증가.                     

✔병원 수 4.5배 증가, 병원 병상 수 7.4배 증가.

✔현재 9세 미만 어린이 29.9%가 변비이고, 30%가 아토피, 비염이며, 여학생 7~80%가 생리통으로 고통 받고 있음.

✔성인 10명중 5명은 만병의 근원인 변비, 3명은 비만이고 당뇨 등 대사증후군 환자가 1,000만 명에, 대장암 등 암 생존자가 130만 명인데 매년 10% 정도 증가. 

지금의 심각한 감염 상황은 의료시설이나 인력의 부족보다 우리나라 전 국민의 생활습관에 기인합니다. 잘못된 식생활을 비롯한 수면과 운동 부족으로 면역력 그 자체가 매우 떨어져 있습니다. 최근 연구는 과거와 달리 생활양식이 노화 및 질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이 밝혀졌습니다.

1) 유전(Genetics) : 게놈(genome) 프로젝트로 질병이나 노화 유전자 발견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실제 유전자의 영향은 20%에 불과합니다.

2) 환경(Environment) : 생물학적 영향(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화학적 독소(독소, 알레르기, 중금속), 생태학적 영향(공기, 물, 방사능)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20% 정도에 불과합니다.

3) 건강관리(Healthcare)와 의료활동(Medical activity) :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정기검진, 예방 접종, 영양관리 등도 10%밖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4) 생활양식(Lifestyle) : 규칙적인 생활(운동, 식사, 성), 수면(7시간 이상), 웃음(20초 웃음은 5분 조깅의 효과가 있다), 사랑(가족, 친구 교제), 의식(삶의 이해, 영적 가치 추구) 등이 중요하며 그 영향은 50% 이상입니다.

일반적으로 노화와 질병을 촉진하는 요소로서 비만, 흡연, 스트레스를 들고 있습니다. 아울러 트렌스지방, 포화지방, 염분, 당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며 좋은 습관을 유지해야 합니다. 즉 규칙적이고 바른 식생활, 규칙적인 운동, 바른 수면, 긍정적인 사고와 태도 그리고 스트레스 극복으로 바른 생활양식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제는 국민 스스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용기 있는 변화를 선택해야 합니다. 발병 후 병원 의존 치료를 선호하기 보다는 건강한 생활습관에 관심을 가지고 평소에 면역력을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자본 중심의 세계관에서 생명 중심의 세계관으로 가치 혁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돈을 성공과 행복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이 시대풍조를 거슬러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변혁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이에 교회도 국민들의 전인적인 건강에 대해 무한 책임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 지도자들이 영육 이원론의 늪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성경적인 세계관에 입각한 생활방식을 철저히 가르쳐 행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전인적인 건강한 삶을 위한 매뉴얼을 개발하여 생활화하도록 하고 정기적인 생활 점검을 하여 지속가능한 건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계명을 실천하는 출발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자살률, 산업재해 사망률, 가계부채, 이혼증가율, 어린이 및 청소년 불행지수, 당뇨, 심근경색증, 대장암, 남성 간질환m 중년 여성 사망률 등 50개 분야에서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총체적 재앙 수준에서 스트레스를 피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근본적인 대안은 창조질서와 사랑의 원리에 입각한 생활습관으로 되돌아 와야 합니다. 암을 예방하거나 극복하려면 우선 오염된 도시를 떠나 신선한 공기와 깨끗한 물을 마시고, 직접 농사를 지어 먹는 생활방식이 가져오는 안빈낙도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암은 창조주가 만드신 에덴의 삶으로 돌아오라는 그분의 초대장이기도 한 것입니다.

한편, 암 발생 시 수술과 항암, 방사선 표준치료 이후에 전문적인 암 재활 요양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무차별적인 암의 치료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을 재고해야 한다는 반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진수 전 국립암센터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96년부터 국가 암관리 사업을 통해 암 조기검진 사업이 활발해지고 국민들의 암 검진 인식이 향상되면서 5년 생존율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앞으로 암 발생율과 생존율 모두 증가할 것에 대비해 암 생존자에 대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제는 암 예방과 전이 억제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재활에 대해 연구와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의 암관리정책에 주요 골자는 예방, 조기검진, 치료, 재활, 완화의료입니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조기검진과 치료 그리고 완화의료 부분에 일정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방과 재활에 있어서는 아직도 연구 방향이나 실천적 과제를 정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국민들의 암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화를 건강한 생활문화로 바꾸어 암발생률을 낮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효과적인 암 재활 요양을 통해 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 영적 고통을 경감시켜주어야 합니다. 아울러 치료를 마친 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과 생활치료를 위한 휴양인프라가 생활밀착형으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의료 중심 보건행정을 국민생활 보건 증진 중심으로 전환하는 대변혁이 있어야 합니다. 이미 미국은 암 정책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여 대장암 발병률을 현저하게 낮추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복내전인치유센터는 이에 대한 필요성을 깨닫고 암 재활을 위한 심신이완요법, 식이요법, 운동요법, 예술요법, 영성치료, 온열요법, 생활요법을 각 병원들과 연계해서 실행해 왔습니다. 107차례에 걸쳐 암 환우를 위한 전인치유 세미나와 전문가를 위한 전인치유 포럼을 개최해 왔습니다. 초기에는 의료계나 종교계의 암 재활 요양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많은 오해를 받았으나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향후 각 군마다 암 재활 요양시설을 설치, 운영하여 암과 관련된 전 국민이 암의 공포로부터 자유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복내마을, 에덴의 원시성이 보존된 곳

제 자신이 암 환우들과 함께 머물러 있는 보성 복내 천봉산 골짜기는 에덴의 원시성이 그대로 보존된 곳입니다. 바람 한 자락, 떠도는 구름 한 점이 평화롭기만 합니다. 산책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핸드폰도 안 되니 전자파에서도 청정지역입니다. 이 깊은 산골짜기에서 암 환우의 재활을 도우면서 지내기를 21년간 하고 있습니다. 

매년 신규 암 환우가 20만 명 이상 발생하고, 40대 이후의 암 유병률은 남자는 2명 중 1명, 여자는 3명 중 1명입니다. 사망률은 암이 단연 1위입니다. 현재 암 생존자가 13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때에 효과적인 암 재활 사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타 종교들은 건강을 매개로 포교 활동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전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신교는 영육 이원론에 묶여 이들에 대해 수동적인 비판으로 대처해 왔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저는 복내에서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한 사랑의 영성과 자연 그리고 현대의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총체적 전인치유 선교 현장을 묵묵히 세워 왔습니다. 그동안 암 환우를 돌보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는 가운데 저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첫째, 영생의 가치를 깨닫도록 돕는 영성 회복을 최우선 순위에 둡니다. 둘째, 대자연으로 돌아가 자연치유 면역력을 강화시키도록 합니다. 셋째, 전인격적인 치유를 위해 예술 활동을 생활화합니다. 넷째, 양, 한방을 비롯한 현대의학과 보완통합의료의 적절한 도움을 받게 합니다. 다섯째, 건강한 습관을 생활화시키고, 사랑의 공동체생활을 통해 지상의 천국을 경험하도록 합니다. 즉 교회의 영적인 기능과 병원의 치료적 기능을 천혜의 자연조건 속에서 공동체적 생활영성으로 조화시켜 전인적인 회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온 것입니다. 

이는 세계적인 선교학자인 랄프 윈터 박사가 2005년에 내한해 제5회 한국선교지도자 국제포럼에서 발제했던 12개의 ‘전방개척(frontiers)' 사역 중의 하나입니다. 그는 암을 비롯한 불·난치 질환에 대해 선교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예언적인 통찰을 언급했습니다. 그 당시 한국지도자들은 매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그는 단호하게 미래의 선교 영역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또 그는 하나님께서는 두 권의 책을 주셨는데, 하나는 ‘말씀의 책’이며, 또 하나는 자연이라고 부르는 ‘창조의 책’이라는 것입니다. 교회지도자들과 과학적 지식인이 서로의 영역에 대해 배척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했습니다. 결국, 창조의 책을 해석할 수 있는 과학적 지식을 소홀히 할 때 과학적 세계관에 익숙한 자들에 대한 선교의 문은 닫힐 것이라고 심각하게 경고했습니다.  

선교전략의 심각한 차질

한국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가 27,000명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미국에 이어 선교사를 가장 많이 파송하고 있습니다. 인구 대비로는 세계 1위입니다. 이제는 한국교회는 자타가 공인하는 선교대국입니다. 이전 보다 열기는 식었지만 선교에 대한 책임감은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그런데 선교지로부터 우리를 슬프게 하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선교사들이 건강을 잃으셔서 영적 전쟁터에서 무기력하게 버티고 계신 분들이 많아져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선교사님들의 건강을 지키는 일에 위험요소는 매우 다양합니다. 선교지 현장에서 문화 적응에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특히 그 나라의 식생활에 적응하는 일은 간단치 않는 것입니다. 불규칙한 생활과 자율적인 사역으로 인해 일과 쉼을 적절히 조절하기도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선교사님들께서 안식년을 맞이해 고국에 들어와서도 후원교회와 후원자에게 선교보고를 드리고, 새로운 후원자 발굴에 여념이 없어 재충전하기도 어렵습니다. 장기 휴양이 필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교회나 기관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지간한 병은 숨긴 채 선교지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결국 병을 키워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어 사역도 중단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부양도 할 수 없습니다. 그 무엇보다 더 하나님의 선교 전략에 매우 심대한 차질을 빚게 하는 것입니다. 

이제라도 한국교회와 선교계가 머리를 맞대어 선교사의 건강관리 전반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면 합니다. 질병 예방, 진단, 치료, 재활, 휴양 등 ‘선교사 몸 돌봄’사역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병후 재활 기간에는 선교사들의 특수한 신분을 감안해 더욱 섬세하고 전인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훈련과 경험을 쌓은 사역자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선교전략 중에 최고의 지혜입니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베이스캠프가 든든히 세워져 뒷받침해야 하는 이치와 동일합니다. 건강한 선교사들이 건강한 선교현장을 만들고 창조와 사랑의 질서에 입각한 선교사역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선교사의 전인치유 실천 프로그램 제안

최근 본 센터는 이사이신 서강석 내과와 협력하여 선교사들에게 무료건강검진을 제공하며, 휴양이 필요한 경우 본 센터에서 전인적인 몸 돌봄 사역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아시안미션과 협력하여 중증재활이 필요한 선교사를 돕고 있습니다. 아울러 안식년을 맞이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선교회(GMS) 소속 선교사 재충전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GMS는 100개국에 2,375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국내 최대의 선교회로 16개 지역에서 114개 지부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협약체결을 통해 전 세계에 흩어져 사역하는 선교사들의 멤버케어를 위한 공동 노력을 도모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예방) 암을 비롯한 대부분의 질병이 개인의 잘못된 생활습관 뿐만 아니라 사회와 환경적 요인과 연관이 되어 있다. 그러므로 선교사 후보생은 허입 전 훈련과정에서 전인적인 건강에 대한 이해 및 증진시키는 교육과 실습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효율적인 교육을 위해 관련 전문 기관에 의뢰하여 위탁훈련을 실시하도록 한다.

2. (재활) 질병으로 인한 수술이나 병원 치료 이후에 사역 현장에 복귀할 수 있을 때까지 전인적인 돌봄을 받으며 재활에 힘쓸 수 있도록 전인치유선교센터를 적절하게 이용한다.

3. (휴양) 다양한 이유로 탈진된 선교사들이 질병 상태로 악화되지 않도록 전인적인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회복과 재충전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한다.

4. (안식년) 국내사역을 위해 귀국하는 선교사들이 디브리핑 후 필요에 따라 전인치유센터에 일정 기간 입소를 권고하여 전인적인 돌봄을 통해 활력을 회복하도록 한다.

5. (재교육) 건강은 평생 관리해야 하므로 모든 선교사 재교육 커리큘럼에 전인건강 교육 과정을 적극 반영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개인의 건강 관리 뿐만 아니라 생명 중심의 통합선교 사역 전망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격려한다. 

사례) 지금은 잠시 쉼표를 찍을 때다! (알바니아 박미경선교사)

우리는 인생의 계획과 일상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 저녁에 잠자리에 자는 것, 내가 어떤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이루는 것, 여행을 위해 계획하고 당연히 그 날짜에 맞추어 여행하는 것 등등. 나는 새삼 올 봄에 우리 일상에 일어나는 일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늘 그러했듯이 선교지 알바니아에서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왕복으로 끊었으니 당연히 돌아가는 날짜를 생각했었다. 나는 지난 2월 27일 한국에 들어왔다. 본부에서 있는 필드대표 모임이 3월 초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 왔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받기로 하고 3월 17일에 건강검진을 받았다. 당연히 이전처럼 별일 없을 것을 기대하며 아무 의심 없이 검사 결과에 별로 관심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늘 생각했던 당연한 일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결과가 나왔다. 3월 20일 병원에서 빨리 오라는 전화를 받고 달려가 보니 결과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유방암으로 진단이 나왔다. 모두 놀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건강하게 열심히 살아왔는데 ‘체력선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건강’하면 자신 있었던 나이었는데, 이렇게 진단을 받고 여러 가지 검사와 과정들을 밟고 있다니! 

4월 2일에 입원하여 3일에 수술하고 방사선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술 결과 잘라낸 덩어리 가장자리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어 다시 9일에 전 절제 재수술을 했다. 4월 29일에 퇴원을 하였다. 본부 대표님과 많은 분들의 조언을 받아 5월 4일 복내 전인치유 선교 센터에 와서 지금까지 요양 재활을 하고 있다. 암 재활에 대한 아무 사전지식 없이 그냥 야채 많이 먹고 잘 쉬면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복내에 와서 목사님과 사모님의 강의와 간간히 들려주시는 조언들을 들으면서 전인치유에 대한 관점에서 휴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우리 선교사들에게 이 전인치유에 대한 교육과 개념 인식이 멤버 케어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선교사들이 나름 자기 관리를 하고 있긴 하다. 나도 그랬었다. 그러나 여기 와서 복내 로하스 전인 건강 진단표를 통해 나의 삶에 영적, 사회적, 육체적, 정서적 영역에서 균형이 맞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 무엇을 고쳐야하고 무엇을 보완해야하는 지를 알 수 있었는데 이것이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우리 단체(GMP 개척선교부)에서 일 년에 한번 선교사 자기 진단표를 가지고 전반적인 자신의 삶을 재조명해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단순히 자신을 삶을 체크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무엇을 더 보완해야하는지를 전체 안에서의 균형을 보면서 실질적으로 체크리스트를 적어서 보완하고 삶의 스타일을 바꾸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복내 로하스 힐링캠프 전인건강 진단표는 이것을 보완해준다. 이것을 선교사들에게 적용해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잃어버리기엔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라는 책 제목처럼 한 사람의 건강한 선교사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훈련된 한 사람의 사역자가 계속 뛰어가고 달려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전인적인 멤버케어를 인식하고 실천해가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도 필요하고 실천과 적용하는 것을 점검하는 시스템도 필요한 것 같다. 지금은 모든 단체들이 멤버 케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실천적으로 한 사람을 전인으로 보고 케어하는 사역이 시급한 시점에 왔다. 

나를 포함한 한국 선교사들의 대부분의 생각들은 자기관리, 쉼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다. 자기관리를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좋은 음식을 먹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사는 것 그리고 틈틈이 휴식을 취하며 안식을 갖는 것에 대해서 왠지 모를 죄의식, 불편한 마음을 갖고 살아 왔다. 이런 태도들이 창조질서를 위배하고 살아가고 있는 모습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할 수 있으면 선교단체들이 선교사들을 필드로 보내기 전에 전인치유에 대한 개념과 실제생활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알고 가면 좋겠다. 자신의 삶을 전인적으로 돌볼 줄 알 때에 현지인들도 전인으로 보며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많은 선교사들이 본국으로 돌아와서 건강검진을 통해 암 진단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적으로 봐도 주변에 몇 분들이 암 진단을 받고 투병중이다. 개인의 건강한 삶이 건강한 선교를 이룰 수 있다. 선교단체와 파송교회가 선교사의 전인 건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이것을 제도적으로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김영준 박사님은 그의 저서 ‘생명의 설계도를 따르라’에서 건강의 가장 큰 요건이 영양과 운동이라고 결론지었는데, 바르게 잘 먹어야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자기 관리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선교사들이 안식년 등으로 본국에 들어왔을 때에도 본국 사역을 하기 전에 쉼을 먼저 누리는 것도 필요함을 느낀다. 복내 로하스 힐링 캠프를 선교사 안식년 재충전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점검해보고 심신을 회복하고 영을 회복하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멤버 케어 차원에서 선교단체들이 이런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통해 선교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이런 쉼과 회복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동안 나는 ‘열심과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정말 쉼 없이 열심히 달려왔다. 기본적으로 새벽 1-2시에 자고 심지어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제대로 영양을 섭취하지 못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위배하며 나의 육신을 혹사시킨 것이다. 하나님이 멈추라고 하시면 멈출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나는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다. 하나님의 주권 안에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늘 물으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왔었다. 그러나 또 하나님이 쉼표를 찍을 때는 모든 것이 멈추게 된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다. 암이라는 쉼표를 통해 하나님은 나에게 재창조의 역사를 경험하게 하셨다. 우리에게는 쉼표를 찍을 때가 분명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