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F의 안식년과 휴가 정책 손창남, OMF 들어가면서 OMF에서 휴가나 안식은 권리라기보다 의무이다. 따라서 OMF 내의 모든 회원들이 지켜야 할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핸드북에는 휴가와 안식에 대한 규정을 명백하게 하고 있다. OMF의 규정이 모든 선교사들이나 선교단체에게 맞는 표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150년의 역사 속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정리되어 온 것이기에 선교사 휴가와 안식년과 관련하여 준거할 한 가지 규정으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1. 용어의 정의 ● OMF에서는 안식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어떤 형태의 사역을 하던 무조건 1년을 쉰다고 하는 것은 현대적인 의미에서 어울리지 않는다. 최근 대학교에서 교수들이 안식년이라고 하는 것은 엄밀하게 강의를 하지 않고 연구에 전념하게 하는 연구를 위한 유급 휴직의 의미가 강하다. ● 선교사들이 필드의 사역을 마무리 하고 본국으로 돌아와서 사역한다는 의미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본국 사역이다. ● 본국사역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교사의 특권이 아니라 반드시 일정한 텀을 두고 실시해야 하는 것으로 선교사의 책무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 최근 어떤 목사가 ‘안식년은 성경적인가라는 내용의 글이 SNS에서 회자되고 있는데 아주 생각해볼 만하다. 그의 요지는 성경`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안식이라고 하는 것과 관련해서 사람에게 적용되는 원칙은 안식년이 아니라 안식일이었다. 창조 과정에서 하나님이 6일 일하시고 제 7일에 쉬신 것처럼 인간은 7일을 단위로 일과 안식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1년을 단위로 생산이 이루어지는 땅이나 과실수는 그렇게 7일이라는 시간 단위를 적용할 수 없기에 6년을 경작하면 1년을 쉬게 한다는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안식년이 마치 성경에 나오는 것처럼 적용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2. 텀 (missionary ministry term) ● 일반적으로 선교사의 필드 사역은 4년의 필드 사역 후 1년의 본국사역을 갖는다. 그리고 다시 필드 사역을 시작한다. ● 1년의 본국 사역 기간에는 본국으로 돌아와서 첫 한 달을 휴가로 보내고 10개월은 본국에서 사역을 감당하고 필드로 떠나기 전 한 달을 쉬도록 한다. ● 선교사가 본국사역 기간 동안 해야 하는 일은 다음과 같은 일들이다. * 자신의 사역을 교회에게 보고하는 일 * 본국에서 하는 동원사역에 참여하는 일 * 휴식과 심신을 새롭게 재충전 하는 일 * 가족, 친지, 후원교회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일 * 차기 필드사역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구비하는 일 등으로 한다. 3. 필드 사역 평가 ● 4년의 필드 사역을 마친 선교사가 본국사역으로 올 때 필드 리더는 반드시 해당 선교사의 필드 사역에 대해서 평가를 해야 한다. 공정한 평가는 일방적인 평가가 아니고 같은 평가서식(review form)을 가지고 해당 선교사와 필드 리더가 함께 평가를 하여 서로 대조한다. 둘 사이에 차이가 날 경우 차이에 대한 의견 교환을 하여 오해가 있었는지 해명이 필요하다면 해명을 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 ● 특별히 첫 텀을 마친 선교사의 평가는 매우 중요한데 현지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차기 사역을 위해서 충분하다고 생각되지 않을 때는 ‘no welcome’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 본국사역을 마친 선교사가 차기 사역을 위해서 필드로 복귀할 때는 신임 선교사가 필드로 가는 것에 준하는 허입절차가 필요하다. 의료검진, 재정수입의 확인, 등이 필요하다. ● 본국 사역을 준비하는 선교사가 앞에서 언급한 동원, 혹은 새로운 후원자의 발굴, 자신의 필드 사역 소개 등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필드에서 준비를 시켜줄 필요가 있다. OMF에서는 pre-HA 워크샵을 열어서 선교사를 준비시킨다. 4. 휴가 ● 필드에서 사역하는 선교사에게 사역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휴가라고 할 수 있다. OMF에서는 모든 선교사에게 1년에 4주의 휴가를 준다. 4주를 몰아서 휴가를 쓰기보다는 3개월에 1주일을 사용하던지 아니면 6개월에 2주를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 휴가는 사용해도 되고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선교사의 권리가 아니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책무로 생각해야 한다. 필자가 처음 선교지에 갔을 때 필드 디렉터에게 보고하는 월간 보고서에 마지막에는 늘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다. “When was you last vacation?’필자는 언어를 배우는데 집중하고 있어서 휴가를 가지 않았고 그래서 그 난에 아무것도 쓴 적이 없었다. 12개월 째 되는 어느 날 필드 드렉트가 우리 집을 방문했다. 그리고 왜 휴가를 가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내 대답은 당연히 ”언어를 배우는 데 집중하느라 바빠서 가지 못했다“였다. 필드 디렉터는 휴가는 바쁘게 일하기 때문에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This is my order, go vacation with you family!” 하는 것이었다. ● 지금은 시스템이 바뀌었지만 당시에는 OMF 안에 휴가비 예산이 있었지만 자동적으로 지급이 되는 것이 아니라 휴가를 가야만 지급이 되는 항목이었다. 이런 제도는 회원들로 하여금 반드시 휴가를 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만들어 진 것 같다. 5. 휴가를 가서 무엇을 하는가 ● 가장 중요한 것은 쉼이다. 육체적, 정신적 재충전을 하는 시간이다. 필자가 필드에 있을 때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자녀들은 5월말에 방학을 한다. 하지만 내가 강의하는 대학은 6월말이 되어야 방학을 한다. 아이들은 휴가를 가기 위해 내가 방학 할 때까지 한 달을 기다려야 했다. 교수는 방학을 했다고 해서 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 때부터 정말 할 일이 시작된다. 그것은 학생들이 본 기말고사를 채점하고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방학한 시점으로부터 성적을 제출해야 하는 시간까지 그렇게 많은 날이 있는 것은 아니다. 휴가를 가려는 내 마음이 바빴다. 그래서 짐 속에 채점할 것을 넣고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던 아들이 그것을 보고 정생을 하며 말했다. “아빠, 일하는 것은 휴가가 아니에요.” 어린 아들의 말이었지만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 ● 가족들과의 관계 강화하는 시간이다. 가족들과의 시간은 사역 중간에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들과의 시간에서 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그것이 얼마나 질적인 시간인가 하는 것이다. 가족들을 사역의 현장에 데리고 가 있다고 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고 할 수 없다. 가족들만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중요하다. ●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사역에 바쁠 때는 새로운 생각이나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휴가를 통해서 그 동안 자신이 하던 일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할 수 있고 이전에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다. 특별히 심신이 피로한 상태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을 회복된 심신에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 읽고 싶었던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의 시간이다. 사역자들에게 독서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독서 또한 틈을 내어 하는 것과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며 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휴가를 가서 책을 읽는 것은 그런 면에서 매우 유익하다. 6. 오해 휴가나 안식년과 관련해서 흔히 다음과 같은 오해가 있다. ● 휴가는 비용이 많이 든다. 반드시 돈을 많이 사용해야 좋은 휴가는 아니다. 자신이나 가족이 있을 수 있는 편안한 곳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다. 유명한 관광지는 오히려 몸도 피곤하게 하고 정신적으로도 쉼을 주지 못할 경우가 있다. ● 안식년은 자기 개발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안식년은 자기 개발을 위해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오히려 책무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 교회가 휴가와 안식년을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숨기거나 갖지 않는 것이 좋다.: 교회가 휴가나 안식년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숨기거나 갖지 않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건전한 신앙에서 쉼이 얼마나 중요한 가에 대해서 선교사들이 본을 보일 필요가 있다. 7. 안식년과 휴식의 전제 ● 개인 선교사의 책무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필드 구조를 통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 한국 교회의 휴가에 대한 의식이 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의 의식도 변해야 한다. 휴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정기적으로 적절한 휴가를 가지지 않는 것은 선교사로서의 책무 불이행이라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다른 동료들도 건강한 휴식에 대한 의식을 함께 공유하게 될 것이며 선교사들이 과로에서 생기는 탈진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 창의적 접근 지역 (CAN)의 도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도 큰 숙제다. 왜냐하면 이런 지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일반적으로 책무의 이행이나 관리 감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식년의 개념도 휴식의 개념도 달라질 수 있다. 최근 CAN 지역에서 사역하던 선교사들 가운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당하는 선교사들을 보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한국 교회가 깊은 연구와 실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나가는 말 선교사에게 휴가는 사치가 아니다. 반드시 수행해야하는 책무라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한국 교회나 한국 사회 일반이 가지고 있는 휴가의 관행이나 개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성경적이고 국제적인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 휴가와 안식에 대한 좋은 모범들이 생겨나기를 기대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