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사라진 이유와 회복의 방도 김종헌, Frontier Ventures 들어가며 금년 방콕포럼의 주제는 작년 주제인 '정서적으로 건강한 선교'의 연속선상에 있으면서 더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주제다. 선교사역에 초점을 맞춘 방콕포럼이 왜 쉼이라는 주제를 다루는가? 쉼이 어떤 면에서 우리 모두가 고려해야 할 중요하고 적절한 주제인가? 이 글은 쉼에 관한 간략한 성경적 반추를 담고 있으며 한국선교가 쉼의 주제를 진지하게 끌어안도록 자극하고 격려하는 실천적인 제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요약하자면 우리는 선교현장과 본국에서 정서적으로 건강한 선교운동이 지속되기 위해 어떤 쉼을 왜 가져야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쉼에 대한 이론 및 실제를 모르면 우리는 정서적으로 건강한 선교를 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선교현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스트레스를 ‘21세기 전염병’이라 부르는데, 미국 기업의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비용이 연간 3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간은 전세계 근로자의 연평균 을 훨씬 웃도는 2,124시간으로 거의 최상위권으로 분류됐다. 한국보다 노동시간이 더 긴 나라는 멕시코(2,132 시간)와 남아공(2,209 시간) 두 나라뿐이다. '카로시(과로사)’로 악명높은 이웃나라 일본도 한국보다 적은 1,729 시간을 일한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이것은 쉼이란 주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우리는 왜 쉬지 않는가? 서론의 연장으로 우리는 도대체 왜 쉬지 않는지 또는 왜 쉴 수 없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우리는 현대인이 쉬지 않는 원인을 나름대로 규명하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성은 속도, 효율, 분주함과 관련되어 있다. 효율성이나 정당한 근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늘 바쁘고 빠르며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쉬기 위해 극복해야 할 많은 장애요인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말로만 쉼이 좋고 필요하다고 하는 것 같다. 쉼에 대한 우리의 지식과 실천 사이에는 큰 온도차가 있다. 우리가 쉬지 못하는 이유를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 우리는 희생해야 하며 그 대가를 생각하라고 배웠다. 순종은 곧 희생이라고 해석했다. 우리의 자아는 죽어야 하며 희생은 이 게임의 이름이다. 물론 이 말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자칫 건강을 무시하고 감당키 힘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희생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가정에게 상처를 주는 단계까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극단적 경우에는 아무도 하지 않아서 우리가 그 일을 해야만 한다는 죄책감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오랜 기간 우리는 성숙한 영성이 희생과 과도한 자기부인 곧 적절한 자기 돌보기와 쉼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 경쟁과 분주함을 요구하는 현대의 문화 상황이 선교행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를 후원하는 사람들은 분주함과 경쟁의 세계에 살고 있다. 쉼을 위해 따로 시간을 쓰는 것은 오직 선택된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사치라 생각한다. 불행하게도 분주할 수록 사역을 잘 감당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본국의 파송교회는 이러한 사고방식을 유지한다. 선교현장에서 더 많은 신자들과 교회들이 세워지기 소원하는 바르고 건강한 경쟁이 있다. 그러나 기대하는 결과가 우리에게 달렸다고 여기는 순간 그 경쟁은 건강한 상태를 벗어난다. 이 경쟁은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결과가 아닌 것을 쟁취하려는 과욕으로 이끈다. • 우리가 쉬지 않는 이유는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물론 어느 누구도 그렇게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안을 곰씹어보면 더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우리 일은 물론 심지어 하나님의 일이 성취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은 아닌가? 나도 이렇게 일하던 때가 있었기에 이 질문을 할 수 있고 영적으로 포장해서 이런 위험 가운데 사는 방법을 알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쉬지 않는 근본 이유이다. 우리는 단호히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겠지만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깊은 현실이다. • 위의 문제는 누가 이 상황을 통제하는가의 질문을 일으킨다. 도대체 우리는 누구의 일을 감당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 일을 누가 통제하는가? 우리 없이도 하나님은 우주를 운행하실 수 있음을 믿는가? 물론 이 질문은 터무니없는 수사학적 질문이다. 내 요지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공헌이나 노력 없이 우주를 운행하실 수 있다면 우리에게 위임하신 일도 이루실 하나님을 우리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겠는가? 주님의 일에 우리가 불필요하다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로 우리를 그 분의 일에 초청하셨지만 상황을 통제하시는 분은 오직 주님이다. 안식(Sabbath) 이 히브리 단어 Sabbath는 문자적으로 ‘멈춘다’는 뜻이다. 안식에 관한 구약의 몇몇 주요구절들을 살펴보자.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지니라. 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 (창 2.1-3). 여기에는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그것이 좋았다고 선언하신 후 "하나님이 안식하시니라"라는 흥미로운 삽입문이 있다. 하나님께서 왜 쉬셔야 했을까? 쉼의 중요성은 무엇일까? 구약역사가 한참 진행된 후 십계명에 또 다른 흥미로운 삽입문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안식일을 지키라는 계명이 소위 수직적 계명과 수평적 계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안식일을 지키는 계명은 하나님과 수직적 관계와 이웃과 수평적 관계를 재조명하고 초점을 다시 맞추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여기서 명령은 "기억하라"와 "거룩하게 지키라"이다. 이 날은 또한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임을 주목하라. ‘하나님을 위해 우리가 쉬고 우리 영혼을 돌보는 날’이라 말할 수 있고, 나중에 더 보게 되겠지만 ‘이웃을 위해서도 쉬는 날’이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 (출 20.8-11). 이후 출애굽기 31.11-17에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안식일을 지키는 문제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13절은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왜 중요한지 하나님의 의도를 잘 설명한다. "나는 너희를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게 함이라." 따라서 대대로 이스라엘 자손들은 자신들을 거룩하게 하는 분이 오직 하나님 한 분임을 알게 되었다. 신명기 5.15은 이스라엘이 애굽의 노예였으나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원하셨다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개념을 담고 있다. 우리의 정체성과 위치는 우리의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의해 결정된다. 한 마디로 우리가 안식일을 지키는 이유는 하나님이 창조주이시고 우리는 피조물임을 거듭 기억하기 위함이다. 이 사실에는 매우 중요한 적용점이 있는데 추후 다루기로 한다. 예수님과 안식일 예수님은 안식일에 회당에서 설교하시고 가르치셨다(눅 4.16). 바울도 같은 전통을 따라 회당에서 유대인들과 헬라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변론했다(행 18.4). 마태복음의 기록에 따르면 (마 12.1-8, 참고. 막 2.23-28, 눅 6.1-5) 제자들이 이삭을 따먹는 것을 보고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비난했다. "보시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나이다." 주님은 이유를 설명하신 후 다소 충격적인 결론을 내리셨다. "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니라." 주님께서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하신 말씀을 해석하기 위해 바로 앞에 나오는 구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내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내게 주셨으니 아버지 외에는 아들을 아는 자가 없고 아들과 또 아들의 소원대로 계시를 받는 자 외에는 아버지를 아는 자가 없느니라.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 (마 11. 27-30) 나는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번역을 좋아한다. 너희는 피곤하고 지쳤느냐? 종교생활에 탈진했느냐? 나에게 오너라. 나와 함께 길을 나서면 너희 삶은 회복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제대로 쉬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 나와 함께 걷고 나와 함께 일하여라. 내가 어떻게 하는지 잘 보아라. 자연스런 은혜의 리듬을 배워라. 나는 너희에게 무겁거나 맞지 않는 짐을 지우지 않는다. 나와 함께 있으면 자유롭고 가볍게 사는 법을 배울 것이다. (마 11.28-30). 본문에서 예수님은 자신과 안식을 동일시하신다! 주님은 우리를 초청하면서 안식을 주겠다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안식의 원천이다. 따라서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선언할 수 있다. 예수님은 안식일 계명을 새롭게 해석하고 정의하면서 안식일의 중심에 자신이 있음을 밝히셨다. 우리는 오직 예수님 안에서 그리고 예수님을 통해서 쉴 수 있다. 안식의 중심에 예수님이 계시지 않다면 안식이 아니다. 안식일은 그저 주일에 교회 가는 것과 같은 표면적인 것이 아니라 훨씬 본질적인 것이다. 우리는 습관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종교활동들로부터 예수님 자신에게 초점을 다시 맞춰야 한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참된 쉼을 줄 유일한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어떤 존재인가? 안식이란 측면에서 하나님 이 어떤 분인지를 이해하면 질문의 방향은 우리 자신과 우리의 정체성으로 향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종이기 때문에 그저 하나님의 일만 하면 되겠는가? 하나님께서 우리의 복지에 대해 신경을 쓰실까? 우리가 생명을 걸고, 대가를 지불하고, 십자가를 진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어떤 하나님을 믿는가? 하나님은 근로감독관인가 사랑의 아버지신가? 선교사로서 우리의 근본적 정체성은 무엇인가? 창조기사로 돌아가면 하나님께서 안식하시기 전에 우리를 자신의 형상을 따라 창조하신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놀랍고 일관된 이야기는 우리가 하나님과 가족관계임을 강조한다. 수많은 성경 속의 인물들이 증거하는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친밀하게 아신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성경에서는 우리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명칭들이 있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자녀들로 부르신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받게 되는 사랑이 우리의 근본적인 정체성을 형성해야 한다. 선교사 또는 대위임령에 순종하는 사역자로서 우리의 정체성은 이 근본적 정체성으로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쉼은 우리의 관점을 예수님께 고정시키며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받는 자녀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정한다. 왜 쉬는가? 우리는 하나님과 사람(또는 우리의 상황에서는 열방),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쉰다. 앞에서 지적한대로 쉼은 하나님이 누구시고 우리 삶속에 무엇을 하셨는지 기억하기 위함이다. 쉼은 우리가 아닌 하나님께서 하나님이심을 재조명하기 위함이다. 우리의 믿음은 우리의 재능이나 능력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 의지하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예배다. 인간의 삶에 구현된 안식은 진정으로 하나님을 송축하는 것이다. 안식은 예배와 불가분의 관계이며 사실 진정한 예배는 안식이다. 네번째 계명인 안식은 처음 세 계명의 실현이다. 우리가 기쁘게 ‘일을 안하게 될 때’ 우리의 삶과 세상속에서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면 우리의 걱정을 내려놓게 되며 우리의 온 마음과 몸으로 하나님을 경배드리게 된다… 반대방향에서 진보는 고독과 침묵속에서 이뤄진다. 이 속에서 우리는 이 세계에 대한 걱정을 내려 놓게 된다. 이것이 안식의 진정한 의미다. 참된 안식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경배와 믿음을 받으셨기 때문에 우리가 기쁘게 ‘일을 안하는’ 수준에 다다르려는 우리의 헌신이다. 과연 우리는 기쁘게 일을 안할 수 있는가? 안식을 지키는 것은 믿음의 행위이다. 우리가 아닌 하나님이 통치하신다고 우리는 말하곤 한다. 안식을 실천하는 것은 우리의 초점을 예수님과 친밀한 관계에 맞추는 일이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안식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과 고독과 침묵을 포함한 주님의 발자취를 따를 때 우리는 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제 우리의 시선을 사람 또는 열방에게 옮겨본다. 아래의 인용문을 생각해보라. 당신이 재충전되지 않거나 충분히 쉬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의 삶에 의미를 주기는커녕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충분히 충전되고 쉬었다면 당신은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능력을 갖췄으며 동시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보다 영적인 의미에서 위의 인용문은 “타인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서가 하나님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광야로 가라"는 토마스 머튼의 글과 연관이 있다. 머튼의 통찰력은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타인들을 발견하기 위해 쉰다는 점에서 잘 이해가 된다. 위에 언급된 관점은 쉼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수평적 계명 사이의 연관성을 분명히 찾게 해 준다. 쿠비체크와 코크람이 공저한 ‘5단 변속기어: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때 관계를 유지하고 생산적일수 있는 방법 (5 Gears. How to Be Present and Productive When There Is Never Enough Time)’에서 5단 변속기어를 배워서 잘 활용하여 성공한 최고의 지도자들에 대해 설명한다. 1단 변속기어는 재충전과 쉼을 배우는 것이다. 효과적인 지도자들은 1단에서 5단변속기어까지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배운 사람들이다. 특히 5단 변속기어는 초점 단계이다. 과업을 중심으로 하고 초점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움직인다. 놀랍게도 이 책은 비지니스와 지도력에 관한 책자다. 두 저자는 나아가 "참된 쉼은 당신이 완전한 활기를 갖도록 해준다"고 말한다. 우리가 누구이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발견하는 것은 주변의 사람들과 열방에게 매우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참된 쉼을 갖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단계에 이를 수 없다. 어떻게 쉬는가? 쉼에 대한 접근은 사람마다 다르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한가지 접근은 없다. 우리는 안식이나 참된 쉼에 대한 전형적인 모습 즉 우리가 가진 개념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배워왔기 때문에 이 사실이 놀라울 수 있다. 실제로 우리는 톡특하고 놀랍게 창조되었다. 똑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따라서 핵심질문은 ‘당신은 어떤 유형의 휴식으로 쉴 수 있는가? 당신이 잘 쉬거나 완전히 재충전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나는 우리자신을 알기 위해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에게 맞는 좋은 휴식이 무엇인지 알기위해 탐구하고 조사해야 한다. 예컨대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 사이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은 쉬거나 재충전을 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다. 반면에 일반적으로 외향적인 사람은 쉬기 위해 혼자 있지 않을 것이다. 둘 사이에 다양한 형태의 조합이 가능할 것이다. 다음은 쉼의 방법에 관한 몇몇 단상들이다. • 고독과 침묵 우리가 내향적이거나 외향적이거나 상관없이 고독없는 쉼은 불가능하다. 또한 고독은 침묵 없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서두르면서 잠잠할 수 있겠는가? 고독과 침묵에 관한 수많은 책과 글이 있다. 우리가 진짜 쉬려면 우리 자신과 참된 자아를 정직하게 대면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고독과 침묵이 없다면 우리의 연약함(vulnerability)을 경험할 수 없다. 예수님께 나아갈 때 우리의 ‘짐’이 무엇인지 또는 우리의 수고하고 무거운 짐이 어디 있는지 인식해야 한다. 고독과 침묵은 우리가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 깨닫게 한다.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수많은 일들을 향해 끊임없이 달리게 되는데 고독과 침묵으로부터 정반대 방향으로 가게 된다.. • 기도와 놀이(Praying and playing) 좋은 쉼은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신 섭리를 좇아 기도와 놀이의 조합으로 이뤄진다. 유진 피터슨은 그의 책에서 이 조합에 대해 강조한다. 놀이를 제거한 청교도 안식일은 재난이었다. 기도를 제거한 세속적 안식일은 사실 더 큰 재난이다. 안식일을 지킨다는 의미는 기도와 놀이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두 행위는 같은 날에 함께 할 수 있을만큼 유사하며 총체성을 위해 상호보완적으로 서로를 필요로 할 만큼 다르다. • 육체적 쉼: 수면과 식사 시편 3장 5절에서 "내가 누워 자고 깨었으니 여호와께서 나를 붙드심이로다”와 이어지는 6절의 말씀을 주목하라. "천만인이 나를 에워싸 진 친다 하여도 나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이다." 쉼과 연관해서 우리는 잠의 필요를 평가절하하거나 영적이 아닌 것으로 폄하해서는 안된다. 로뎀나무 아래 있던 엘리야 이야기(왕상 19:1-18)를 우리는 잘 안다. 탈진하고 지쳐서 하나님께 자기 생명을 거두어가시라고 청하던 그에게 하나님은 잠, 음식, 음료를 반복적으로 공급하신다. 우리도 탈진하고 낙심될 때 다시 하나님과 의미있는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자고 먹어야 할 경우가 있다. • 스트레스 줄이기 스트레스는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는 역사상 유래없는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고 변화는 더욱 심해질 듯하다. 좋은 스트레스와 해로운 스트레스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스트레스를 겪지 않는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뿐며 우리 모두에게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가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는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해로운 스트레스를 경감할 방법을 찾을 수 없다. 간단히 말해서 여유란 시간과 헌신의 차이이다. 여유를 찾기 위해서는 우리는 부탁과 요구를 때때로 거절해야만 한다. 거절의 상황을 직면하자. 특히 사역적 상황이라면 우리가 거절하기는 정말 어렵다. 타협하지 말아야 할 핵심요지는 우리의 몸, 마음, 영혼에 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서 다른 형태의 쉼이 필요할 것이다. 나의 이야기 내가 2012년말 Frontier Ventures (전 U.S. Center for World Mission)의 공동대표 3명중 한명이 된 뒤 받은 스트레스의 양이 오랫동안 사역자로서 겪은 스트레스보다 휠씬 크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됐다. 절박한 심정속에서 나는 건강한 경계선을 찾고 정기적인 재충전의 방법을 찾아야 했다. 새로운 직책을 맡기 전까지 안식일을 지키고 회복과 재충전의 기회를 갖는 것은 내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전의 나에게는 건강하지 못한 쉼의 습관들이 있었다. 때로는 쉼과 자기관리라는 핑계속에서 가족과 의미있게 소통하지 않은 상태에서 생각없이 TV보기, 스포츠 관람, 인터넷 검색에 무절제한 시간을 사용하기도 했다. 따라서 나에게 맞는 쉼의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은 실패와 성공, 실험, 시행착오를 통과하는 긴 여정이었다. 나에게 맞는 쉼의 방식을 찾는 동안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만드셨고 그리스도 안에서 독특한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관심과 시간을 많이 들였다. 하나님 안에서 나의 정체성을 포용하는 것은 밝은 면뿐만 아니라 어두운 면을 함께 포용함을 의미한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추구는 그리스도 안에서 내 정체성을 중심으로 다루는 과정이었는데 개인으로서 나 자신의 독특한 정체성과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공유하는 보편적 정체성이 포함되어 있다. 당시 내 전형적 한 주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주중에는 대체로 오후 5시가 조금 넘어 귀가했다. 퇴근할때 완벽하게 귀가하려고 애를 썼는데 오후 5시 이후에는 보통 사역관련 이메일을 열어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가정은 오후 6시 전에 이른 저녁식사를 한다. 오후 6시부터 11시경까지 나는 5시간의 회복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내가 극복해야 할 숙제는 이 시간에 TV를 너무 많이 보지 않는 것이다. 나는 특히 농구나 요리 프로그램, 디스커버리 채널은 푹 빠져있다. 아직 해지기 전이라면 나와 아내는 밖에 나가 한 시간 정도 산책하거나 체육관에 가서 운동한다. 오후10시 30분쯤 되면 나는 의도적으로 영성을 주제로 한 책을 읽으며 두뇌활동을 줄이고 사색을 늘린다. 나는 사역이나 문제해결을 위해 두뇌가 너무 활발해지면 그날 밤에는 잠을 자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서 농구시합을 한다. 이와 같은 방법이 나에게 잘 맞는 쉼의 방식이다. 토요일은 일반적으로 우리의 안식일과 같다. 우리는 집근처 공원에 가서 운동과 산책을 하거나 (로즈보울 공원을 한 바퀴 도는 데 약 5Km) 체육관에 가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산책을 하면서 우리는 함께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생각한다. 이 시간이 나와 아내가 소통하고 연결되는 시간이다. 농구나 체력단련을 통해 땀을 흘리면서 사역이나 일과 연관되지 않은 것에 집중하면서 쉼을 갖는다. 때로는 운동 후에 온 가족을 위한 브런치를 만들기도 한다. 아내와 나는 대개 카페에 가서 두어 시간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는데 LA의 다양한 카페들을 가보는 것이 우리 부부의 취미다. 내 쉼의 중요한 부분은 새로운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얻는 일이며 주로 독서를 통해 얻는다. (블로그를 시작해볼까 생각 중이며 현재는 인스타그램 monk_y_mind에 간단한 아이디어들을 올리는 정도다.) 우리 부부가 함께 수퍼마켓에 가는 것도 토요일 일과의 일부이다. 쇼핑은 나를 피곤하게 만들지 않는다. 사실 가족들을 위한 좋은 음식을 구매한다는 사실과 가족에게 해줄 요리 생각에 오히려 즐기는 편이다. 그리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나는 종종 고기를 굽는다. 식사 후에는 TV로 운동경기나 한국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한다. 하루종일 이메일을 열지 않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내 이메일 계정의 받은 편지함으로 오는 이메일이 주말에는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나는 가끔식 집 바로 옆에 있는 샌 가브리엘 산 주위를 오른다. 대자연 속에 있을 때 내 에너지는 충전되고 고독과 침묵을 위한 내면의 여유가 생긴다. 안식이 있는 토요일은 오랜 시간을 통해 정착됐고 이 시간을 통해 아내와 나는 필요한 쉼을 얻게 된다. 이 안식에는 기도와 놀이의 요소가 포함되는데 기도는 영적인 책들을 읽고 내용을 묵상하며 사색적 역량을 함양하는 상황 가운데 하게 되고 놀이는 다양한 운동과 활동을 통해 육체, 정신, 영혼이 쉬는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다. 실천적인 제안들 • 무엇을 하려고 하지만 말고 그저 그곳에 머무르라. 우리의 정체성은 우리가 하는 일에 달려있지 않고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대로 우리를 창조하신 것에 달려있다 • 어떤 쉼이 당신에게 맞는지 발견하라. 적절한 쉼을 중심으로 일상을 세우라. • 매주 안식일을 실천하라. 안식은 사치가 아니라 명령이다. • 쉼을 포용하도록 체계적인 단체/조직/교회의 문화를 장려하라. 올해 방콕포럼이 이 쉼의 새 문화를 촉진할 열쇠가 되리라 믿는다. 더 나아가 나는 지도자들이 쉼을 실천하고 모범을 보일 것을 도전하는 바이다. • 지역교회에서 쉼을 교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당연히 공동체의 리더가 구성원들과 함께 협력해야 할 것이다. 성경적인 이해가 열쇠이다. 결론 쉼은 영혼의 돌봄이고 자기사랑의 훈련인다. 쉼이 우리를 하나님과 이웃으로 연결한다. 쉼은 또한 우리의 존재와 행위를 직접적으로 연결한다. 쉼은 우리 존재가 바른 행위를 결정하도록 돕는다. 인정하던 안하던간에 우리는 어떤 모습이나 어떤 사람이 되어간다.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과연 무엇이 되어가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우리는 존재와 행위로 대답한다. 그리고 유일하게 정답은 우리가 그리스도를 닮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 살고 또한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신다. 쉼은 바로 닮아가는 연결점을 보증하고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쉼을 배워가면서 우리의 행동이 마침내 우리 존재와 일치되고 우리의 행동뿐만 아니라 우리의 존재를 통해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외적인 사역의 효과는 영혼의 닻을 어디에 내리는 가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쉼은 우리 영혼이 하나님께 닻을 내리게 하고 다른 사람을 위한 가치를 창조해 낸다. 이럴 때 정서적으로 건강한 선교가 이뤄지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