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송 이전 단계에서 정신 건강 안은숙, 브니엘 상담센터 I. 발제 목적 한국 교회와 선교계의 관심과 초점이 양적 선교에서 질적 선교로 움직이는 가운데 파송 이전 단계 의 선교사 선발 및 허입 과정에서 선교사의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과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만일 어떤 후보 선교사가 파송 이전 단계에서 드러난 취약한 정신 건강 상태를 방치한 채 영적 전쟁터인 선교지로 출발한다면 가족 관계, 대인 관계 및 동료들과의 팀 사역에도 장애물이 되어 결국 하나님의 지상명령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이에 정신 건강의 정의와 개념을 살펴보고, 정신 건강 평가의 도구 중 하나로 사용되는 심리검사의 필요성, 목적, 상담의 중요성 및 성장과 회복을 위한 상담의 장애 요인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4가지 실천적 제안을 하고자 한다. 1) 정신 건강 교육 및 세미나 2) 정신 건강 관리 사례 토의 3)정신 건강 증진을 위한 지원 그룹 4) Pre-Field Screen 워크숍 및 포럼
II. 정신 건강의 정의와 개념
위키백과 사전에 의하면, “정신은 육체나 물질에 대립되는 영혼이나 마음,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 또는 작용, 마음의 자세나 태도, 사물의 근본적인 의의나 목적 또는 이념이나 사상을 가리키는 말”로 정의된다. 건강에 대한 브리태니카 사전의 정의는 “사람이 주위 환경에 계속적으로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신체적, 감정적, 정신적, 사회적 능력의 정도”이다. “정신 건강은 신체적 건강과 구별되는 마음의 기능적 측면의 건강”이다. 정신이란 개인의 사고나 감정의 작용을 다스리는 인간의 마음을 의미하며 건강은 신체적 건강을 포함한 환경 대처 능력과 기능을 뜻한다. 그러므로 정신 건강의 사전적 정의 안에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윤리적 건강개념이 모두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미국 정신위생 위원회는 “정신 건강이란 정신적 질병에 걸려있지 않은 상태뿐만 아니라 만족스러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그것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며, 모든 종류의 개인적 사회적 적응을 포함하고, 어떠한 환경에도 대처해 나갈 수 있는 건전하고, 균형 있고, 통일된 성격의 발달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정신 건강은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독립적, 자주적으로 처리해 나갈 수 있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있으며, 원만한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상태이자 정신적 성숙의 상태다. “정신 건강은 자신과 환경에 대해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균형 잡힌 통일된 인격체로서, 바람직한 대인 관계를 형성하며 (중략) 내적 및 외적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적응을 잘 하는 상태”로 정의된다. 국제 정신 위원회(ICMH)는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충분한 만족감을 가지고 자기 자신이나 자기의 생활을 받아들이며, 친구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타인에게 수용되고 정당한 확신과 요구를 가지고 자기 스스로와 사회를 위하여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야말로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라고 설명한다.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정신 건강의 정의와 개념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정신분석학적 입장에 있는 프로이드는 여러 욕구간의 갈등, 충동과 도덕 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자아가 강한 사람을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으로 본다. 설리반에 의하면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대인 관계에서 원만한 의사소통을 통해 만족과 이해가 형성되어 불안이 없어진다고 하면서 그는 정신 건강을 인간으로서의 효율성, 만족성, 성공감을 증진시키는 과정과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사회 기능으로 간주했다. 에릭슨에 따르면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중요한 삶의 위기들을 적절하게 해결하며, 신뢰적, 자율적, 창의적이며, 유능하고, 친밀한 인간관계를 가지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위에서 언급된 정신 건강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와 개념에 따르면 정신 건강은 주관적 행복감과 친밀감을 소유하며, 심리적이고 환경적인 스트레스나 긴장에 대처하며 견디어 내는 지속적인 능력과 정서적인 안정 및 안녕의 상태로서 갈등 상황을 해결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상호 공존하며 생활에 만족을 느끼는 긍정적인 마음의 상태다. 따라서 정신이 건강한 사람의 특성은 자아 개념이 긍정적이며 친밀한 관계형성 능력, 원만한 의사 소통력, 만족감, 위기 대처 능력, 갈등 해결력 및 사회 적응력, 삶을 즐기는 능력, 행복을 추구할 줄 아는 자율성 및 배려에 있다고 하겠다. 정신 건강의 5가지 기준을 성취동기, 정서적 균형, 인지적 기능, 사회적 적응 및 자존감으로 볼 때 정신 건강 기준의 핵심은 자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존중할 수 있는 능력 및 적응력, 자타와 상호 공존할 수 있는 공존성이라고 하겠다.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인정받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3가지 요소는 건전한 사고, 건전한 정서 및 삶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첫째로 건전한 사고는 자기 자신이나, 대상, 문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현실에 기초하여 접근방식을 모색하게 한다. 둘째로 건전한 정서는 상황에 맞게 적절한 정서를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이다. 셋째로 삶의 의미는 건전하게 사고하고 감정을 잘 통제하는 사람일지라도 삶의 의미나 목표가 없으면 정신적으로 최적의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다. 삶의 의미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중략) 자기 효능감과 가치감을 갖게 하는 동력이 된다.” 이러한 정신 건강의 일반적인 정의, 개념 및 그에 따른 의미는 개인의 신체적, 심리내적, 대인 관계적, 윤리적 건강 개념이 포함되어 있으나 그 핵심에 있는 영적 건강에 대한 성경적 개념과 관점이 간과되어 있다. 정신은 영어 성경에서 spirit으로 언급되어 있으며 히브리어로는 ‘루아흐’, 헬라어로는 ‘소프로쉬네’로서 사고나 감정의 작용을 다스리는 인간의 마음을 일컫는 말이다. 정신이라는 단어는 구약에서 주로 생명과 관련되어 호흡 또는 원기 등의 의미로 많이 사용되었으며(수 2:11, 삿15:19, 삼상 30:12), 때로는 지, 정, 의 모두를 포함한 인간의 전 인격을 나타낼 때 사용되기도 했다(대상 22:19, 사 19:3). 한편 이 단어가 하나님 편에서 사용될 때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정성 어린 사랑을 의미하기도 했다(렘 32: 41). 신약에 와서는 정신이 생명이라는 의미보다는 지성적인 의미로 바뀌어 사용되는데, 사도행전에 기록된 바울과 베드로의 대화에서처럼 건전하고 올바른 마음이나 이성을 의미한다(행26:25). 건강은 히브리어로는 ‘마르페’, 헬라어로는 ‘휘기에스’로서 히브리어 동사 ‘라파’ 즉 ‘치료하다(heal)’는 뜻을 가진 말에서 파생됐다. 이 말의 헬라어 어근은 건강의 의미와 함께 ‘전체적인’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건강은 인간의 육체와 정신 모두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다. 구약에서 건강은 하나님의 선물이고 평안한 상태를 지칭한다. 신약에서는 죄와 고난을 이기고 승리하신 예수께서 말씀으로 건강을 회복시키신 기록이 나온다(막 5:34). 특히 예수께서 병든 자와 죄인을 위해 오신 사실을 밝히기 위해 건강한 자와 병든 자, 의인과 죄인을 대조시켜 말씀하셨다(막 9:21, 막 2:17, 눅 5:31). 이상으로 정신과 건강에 대한 성경적 정의를 살펴본 결과 정신 건강은 사람의 육체와 정신이 모두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태로서 사고와 감정을 다스리는 중추인 마음이 건강한 지•정•의의 전인적이며 총체적인 건강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위에서 언급된 정신 건강의 심리적, 성경적 정의에 근거한 기독교 상담적 관점에서의 정신 건강의 개념과 의미는 개인의 심리적 적응을 포함하여 사회문화적 환경과 상황에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적응력, 탄력성 및 공존성을 포함한 신체, 심리, 사회문화, 윤리, 영적 건강의 총체적 상태를 말한다. 정신 건강은 합리성, 판단력, 현실성, 통제력, 표현력, 행복감, 자기 효능감, 자기 가치감, 하나님 및 자타와의 관계성을 포함하며 이 모든 것의 바탕은 하나님 안에서 추구하는 삶의 의미와 목표에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하나님께서 주신 삶의 목표와 의미를 따라가면서 이성, 감성 및 영성의 조화와 균형이 이루며 하나님 안에서 사고와 감정, 머리와 가슴을 잘 다스리는 행복하고도 거룩한 사람이다. 행복하고도 거룩한 사람의 마음의 건강 곧 정신 건강은 하나님, 자신 및 이웃과의 샬롬의 관계로 드러난다.
지금까지 살펴 본 정신 건강의 정의, 개념 및 의미에 따르면 정신 건강은 신체적, 심리사회문화적, 윤리영적인 건강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타문화 적응, 타문화 스트레스 대처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선교사의 정신 건강은 타문화 사역 현장에서 자녀를 비롯한 가족관계 및 모든 대인 관계에 영향을 미치며 하나님의 지상 명령 수행에 있어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라고 하겠다. 이러한 사실은 영적 싸움터의 최전방에 나가 싸울 군사인 선교사를 선발하고 허입하는 파송 이전 단계에서 후보 선교사의 정신 건강 평가의 가치와 상담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이에 정신 건강 평가의 도구 중 하나로 사용되는 심리검사의 필요성과 목적 및 그 후속 조치로 이어지는 상담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III. 정신 건강 평가와 심리검사 및 상담
A. 심리검사의 필요성 하나님 앞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며, 그 분의 치유의 대상이다. 미국 성인 4명 중 1명은 정신 건강이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으며, 정신 건강은 사회적, 대인 관계적, 그리고 직업적 기능에 장애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선교 현장이라는 영적 전쟁터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타문화 사역자들이 미국에 사는 일반 성인들보다 정신 건강의 위험에 더 자주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가정할 때 선교사 4명 중 1명 이상은 정신 건강이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선교사의 정신 건강은 선교지에서 배우자, 자녀, 동역자 및 현지인과의 관계에 영향의 범위가 넓고 지대하다. 그러므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모든 후보 선교사들은 가능한 파송 이전 단계에서 심리검사를 통한 정신 건강 평가와 자신의 장단점과 심리적 특성들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에 파송 이전 단계에서 행해지는 심리검사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본다.
B. 심리검사의 목적 선교사들에게 행해지는 심리검사의 목적을 4가지로 정리해 보면 첫째, 선교사가 되려는 사람을 선발하기 위함이다. 둘째, 선교사의 자기 통찰을 위함인데 심리검사를 통해 자신의 성격적 특성과 함께 사역하는 동료들의 성격적 특성을 이해함으로써 보다 원활한 동역과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셋째, 최적의 선교사 배치를 위해 심리검사를 한다. 넷째, 선교사 자녀의 학교 생활의 어려움을 평가하기 위해 이루어진다. 필자의 발제에서는 첫째와 둘째 목적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1. 선교사가 되려는 사람을 선발하기 위해 심리검사를 통한 심리평가의 목적 중 하나는 선교사 선발과 허입 결정을 위한 객관적인 보조 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심리검사 결과 심각한 인격 장애가 있거나 우울 척도가 높은 자살 고위험군에 속해 있을 경우, 또한 대인 관계 기술이 치명적으로 결여되어 있거나 정신적 망상이나 환청 증상이 발견된 후보 선교사는 적어도 회복이 이루어질 때까지 허입 대상에서 당분간 제외되어야 한다.
2. 선교사의 자기 통찰을 위해 개인 또는 부부가 선교사로 가기 전에 그들의 심리적인 문제를 파악하여 자신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이를 통해 선교지에서의 갈등상황이나 심리적 스트레스 상황 등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도록 돕는데 그 목적이 있다.”
심리검사와 심리평가를 통해 위에서 언급된 심각한 정신질환이나 인격장애가 아닌 일반적인 취약점이 드러난 후보 선교사에게 일정기간 상담을 통한 성장과 회복의 기회를 제공한 후 허입한다는 조건부 허입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심리검사의 목적은 선교사로서 건강한 첫 출발을 돕기 위한 멤버 케어의 차원이며 선교사의 자기 통찰을 도모함에 그 목적이 있다. 심리 검사나 심리평가의 결과에 대한 후속 조치로 상담이 이뤄지며 선교사의 성숙과 치유의 기회가 되기 때문에 상담의 중요성에 대해서 선교 소명을 받은 선교사와 파송교회 공동체 및 파송단체가 함께 인식할 필요가 있다.
C. 상담의 중요성 파송 이전 단계에서 정신 건강 평가와 그 다음 단계로 회복과 치유를 위한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파송 이전 단계(pre-field), 선교현장 사역 단계(on-field) 및 선교현장 사역 이후 단계(post-field)의 정신 건강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멤버 케어 차원에서 상담의 목적은 “오랜 세월 해결되지 않은 채 잠재해 있는 내면의 상처들이 앞으로도 선교사의 정신상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면 이런 문제들이 선교지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파송 전에 치유의 기회를 제공”함에 있다. 선교지로 출발하기 이전에 이루어지는 이러한 내면의 치유를 통해 자타에 대한 이해 증진이 이루어져 보다 만족한 가족관계와 원만한 대인 관계 형성을 하고 타문화 스트레스나 갈등 상황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하나님의 선교 명령 수행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성장과 성숙의 기회이며 선교사이기에 미리 받을 수 있는 정신 건강 서비스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상담을 받으면서 자발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하면서 쉬어가는 이러한 정신 건강 서비스의 기회를 적극 포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하나님의 선교에 보다 효율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또 다른 차원의 자기 돌봄(self care)의 사역이며 사람을 섬기기 전에 먼저 사람들로부터 섬김을 받으셨던 예수님의 본을 따르는 과정이다.
타문화권에서 총체적인 건강과 적응 과정이 요구되는 선교사는 자신의 소명 점검과 함께 정신적으로 건강할 때 하나님을 기뻐할 수 있으며 또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 사역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다. 사도행전에 나타난 선교사들은 개인적인 선교 소명만을 가지고 스스로를 파송하지 않고 선교적 소명을 함께 확인하며 선교적 교회 공동체의 파송을 받았다. 선교의 사명은 하나님으로부터 선교사 개인에게 주어지는 개인적 측면과 함께 공동체적 측면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 공동체는 허입 및 선발 단계에서 선교단체와 함께 상담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더불어 후보 선교사의 상담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낭비가 아닌 거룩한 투자이다.
그러나 정신 건강 평가를 위한 심리검사나 상담이 강요나 타의적인 힘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상담을 통한 유익은 유명무실해지고 만다. 때로 파송 이전 단계 중에 있는 선교사들은 심리평가나 상담절차로 인해 파송이 연기되거나 지체된다는 사실에 강한 거부감, 저항감, 두려움 및 수치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감정들은 선교사 허입 및 선발 과정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성장과 치유의 기회를 상실하게 하며 회복을 지연시키는 장애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파송 이전 단계에서 정신 건강 평가와 상담의 기회를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 무엇인지 발제자의 상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본다.
IV. 정신 건강 평가와 상담의 장애 요인
A. 일반적으로 정신 건강 평가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 있는데 정신 건강 상의 취약함을 정신 질환자와 동일시하는 오해와 편견이 있을 수 있다. B. 정신 건강 평가와 상담 받는 것에 대해 선교사는 수치감과 죄책감을 갖기도 한다. “정신 건강 문제는 자기 신뢰의 실패로 여겨져 수치감과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 불만족, 수치심, 죄책감, 좌절감, 우울 등 부정적 심리적 경험의 반복은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C. 후보 선교사가 상담을 받는다는 조건 하에 ‘조건부 허입’이 이루어졌으나 우선 순위에서 밀려있다가 선교지로의 출발이 임박한 시기에 상담을 받게 되어 상담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중도 탈락하는 경우도 있다. D. 선교사에게 정신 건강 평가와 상담으로 인해 선교지로의 출발이나 허입이 지연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저항감 또는 조급함이 있다. E. 정신 건강에 대한 적절한 교육 및 오리엔테이션의 부족을 들 수 있다. 정신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정신 건강 평가와 상담에 대한 평가 절하, 선교 사역에서 정신 건강이 미치는 영향과 타문화에서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이해 결여 및 무관심이 장애가 된다. F. 선교사가 자신의 정신 건강의 취약점이나 문제를 인정하지 못하고 주위 사람이나 환경의 탓으로 돌리고 상담을 통한 변화를 거부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G. 선교사가 지나치게 사역중심적이거나 성취중심적 성향을 가지고 있을 때 상담에 장애가 된다. H. 갈등 자체를 죄로 여겨 갈등의 존재 부인하는 경우가 있다. I. 상담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한 요소가 된다. J. 파송교회의 동의와 인식 및 이해의 부족으로 상담이 쉽지 않다. K. 파송교회나 후원교회에 상담받는 사실이 알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클 경우 상담에 장애가 된다. . L. 정신 건강의 문제를 영적으로만 접근하려고 하는 이원론적 자세가 있는데 첫째로 심리검사, 심리평가 또는 상담을 비영적인 것으로 치부하거나, 둘째로 선교사가 하나님께 기도하고 말씀보면서 스스로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상담을 받는다는 사실로 인한 영적 무능력감에서 출발한 자기 비난감, 자기 정죄감 및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태도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리하여 선교사들의 심리적인 어려움은, “선교사라는 위치 때문에 공론화되기 보다는 개인의 의지 문제로 혹은 신앙과 기도의 문제로 간주되는 경향이 많아 선교사의 심리적 문제들을 건강하게 다루는 데에 한계가 된다.” 정신 건강과 영적인 건강의 관계는 씨실과 날실의 관계 또는 동전의 앞뒤 양면처럼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영적인 차원은 심리적 기능의 중요한 영역이다. 따라서 정신 건강의 문제는 심리, 사회, 문화, 윤리, 영적 접근이 필요하다. “경험적 연구들은 종교적이고 영적인 요소들이 특히 정신 건강과 연결된다는 것을 밝혀왔다. …(중략)… 하나님과의 관계 갈등이나 종교적 신념에 대한 의심 등의 영적인 갈등들은 우울, 불안, 공포증 및 신체화의 증상과 연결된다. …(중략)… 영적 갈등과 심리적 증상들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중략)… 따라서 정신 건강의 문제는 상담사와 목회자 및 그 외 인력의 노력으로 큰 유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영적 안정감과 정신 건강과의 상관관계는 비례하며 영적 안정감이 높을수록 정신이 건강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러나 정신 건강이 비록 영적인 건강과 연관된다고 하더라도 정신 건강의 이슈를 단순히 영적으로만 접근하려고 하는 이원론적 자세는 비성경적이며 유익보다는 손실이 크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 중 영적 질서는 하나로 상호 연결되어 있는 신체, 심리, 사회문화, 윤리적 질서의 다스림을 필요로 한다.
이상으로 파송 이전 단계에서 후보 선교사들의 정신 건강 평가와 상담을 통한 성장과 회복을 방해하는 장애 요소들을 정리해 보았다. 이에 기초하여 선교사의 정신 건강 교육 및 관리 방안과 더불어 치유와 회복의 장애 요소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정신 건강 평가의 결과 이루어질 수 있는 예방적, 치유적 차원의 실천적 방안을 다음과 같이 4가지로 제안하며 이 발제를 마치고자 한다.
V. 제안 A. 정신 건강 교육 및 세미나 “정신 건강 관리 교육은 자기 통찰, 믿음과 가정의 변화, 다양한 관점 이해 및 학습과 삶의 가치와 미래 행동과의 통합을 이루게 한다.” 예방적 차원에서 행해지는 정신 건강 교육 및 세미나는 정신 건강에 대한 선교사의 잘못된 믿음과 선입견 또는 편견을 직면시킬 수 있다. 정신 건강 교육 및 훈련은 자신과 동료의 정신 건강 문제를 어떻게 인식해야 할지 알게 하고 적절한 극복 기술 및 공식적 도움이 필요할 경우 어디로 가야하고 누구에게 의뢰해야 할지를 알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교육이나 세미나는 심리평가와 회복의 기회를 가로막는 불필요한 장벽과 저항감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허입 과정에 있는 모든 후보 선교사들에게 파송 이전 단계에서 행해지는 심리평가의 목적과 상담의 의미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오리엔테이션이 주어질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하나님 왕국 차원에서 좀 더 미래 발전적인 시각으로 정신 건강 평가를 바라보고 이해하게 됨으로써 심리검사와 상담에 대한 저항감과 거부감을 감소시키면서 보다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B. 정신 건강 관리 사례 토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투명한 관리는 학습 자료와 함께 내면화와 동일화를 이룸에 있어 도움이 된다.” 동료 선교사들의 정신 건강 사례 토의는 살아있는 학습 자료로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동료와의 깊은 동일화를 이루는 가운데 서로를 긍휼히 여기며 기도해 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는 투명한 정신 건강 관리의 열린 장으로서 정신 건강 예방과 유지를 위한 방법과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효과적인 예방 상담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C.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한 지원 그룹 정신 건강 평가의 후속 조치로 선교사 지원 그룹을 제안한다. 이 때 그룹 심리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자신의 강약점 및 심리적 특징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통한 새로운 자기 인식은 하나님 안에서 자타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타문화 예비 사역자의 수용성, 상호성, 탄력성, 적응력, 공존성 및 관계성을 증진시켜 예방 및 치유 상담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만일 필요하다면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해 개인 상담을 받으면서 동시에 지원 그룹에 참여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성경 공부와 설교 말씀을 직선 도로에 비유한다면, 기독교 상담학자인 마크 맥민(Mark McMinn)의 표현을 빌리자면 상담은 우회 도로와 같은데 이 우회 도로는 사람의 마음 속에 내면화의 시공간을 확보함으로써 보다 깊은 자기 성찰과 더불어 하나님 및 자타 이해로 나아가도록 견인하는 하나님의 도구이다. 지원 그룹은 응집력 있는 상호 관계 형성을 통해 심리 정서 및 대인 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행동과 대처 기술을 연습해 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 가운데 개인의 성장과 변화를 촉진함으로써 정신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D. 파송 이전 단계의 워크숍 및 포럼 파송단체장, 허입선발 담당자, 파송교회 담임목사 및 선교담당 리더들과 함께 하는 워크숍 및 포럼의 장을 오픈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선교사의 정신 건강 이슈를 함께 인식하고 고민하며, 서로의 관심사와 자원 및 정보를 공유하고 선교사의 정신 건강 이슈를 공론화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허입 및 선발 과정 중에 있는 후보 선교사들을 위한 심리검사의 목적과 상담의 필요성에 대한 파송교회의 이해와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러한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선교사 선발 및 허입 과정에서 한국 문화에 보다 상황화된 스크리닝 기준을 위한 매뉴얼의 기초 작업과 더불어 파송교회와 파송 선교단체 간의 보다 긴밀한 협조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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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0_1)선교사의 은퇴와 노후대책.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