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론의 변천을 통해 본 선교적 교회론 이해

이현모, 침례신학대학교

최근 선교적 교회론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여러 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선교적 교회론이란 용어가 처음 공식적으로 사용된 것은 1998년에 출간된 Missional Church: A Vision for the Sending of the Church in North America 이었다. 이제 겨우 10여년이 지났는데 구글 검색에 올라오는 선교적 교회와 관련된 항목이 50만 건을 넘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교회 안에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혹은 선교적 교회론(missional ecclesiology)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와 비평, 그리고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보는 선교적 교회론의 의미와 특징, 적용 현재의 선교 운동과의 관계 등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수년전부터 선교적 교회론을 소개하는 여러 논문들이 제시되었고 글들도 많이 나왔는데 이를 통괄해서 교회론의 변천 과정이라는 넓은 관점에서 이해를 해 볼 필요를 느낀다.

우선 선교적 교회라는 말을 잘못 이해하면 해외 선교에 힘쓰는 선교 지향적 교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런 개념이 아니다. 선교라는 말을 해외 선교사역과 동의어로 사용하는 한국 교회의 관습 때문에 이런 오해가 발생한다. 선교적 교회론이란 오히려 이런 사역 지향적인 개념에 반대해서 교회의 본질이 선교적이라는 개념을 주장하는 것이고, 존재론적이며 신학적인 의미를 담은 용어이다. 지성근은 이런 오해 때문에 missional church를 “보냄받은 교회”라고 번역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성근, “보냄 받은 교회론, 교회의 존재 양식을 묻는다: 선교적 교회론,” 2010년 2월 3일, 바른교회 아카데미 연구위원 세미나.

선교적 교회론은 해외 선교보다는 오히려 교회 갱신 운동에 더 관련되어있고 교회의 성육신적 측면을 강조하는 주장이다. 이를 오늘날 한국 교회의 선교 운동에서는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해야 할 것인가가 쉽지 않은 논쟁의 핵심이다. 이를 위하여 먼저 선교적 교회론의 정의와 성경적 기초를 다루어보고, 교회론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살펴보면서 선교적 교회론의 핵심 개념을 연구해보고, 나아가서 서로 다른 선교적 교회론에 대한 비평을 한 후 마지막으로 한국 교회를 향한 선교적 교회론의 의미와 적용을 다루고자 하는 것이 본고의 목적이다. 

1. 선교적 교회론의 정의와 성경적 기초

선교적 교회론이란 삼위일체 하나님의 역동성에 근거해서 교회를 정의하는 것이다. 칼 바르트가 지적한 것처럼 하나님은 ‘행동하시는 하나님’(actio Dei)이시고 이 하나님의 행위의 결과로 성부가 성자를 보내시고 이어서 성부와 성자가 성령을 보내셨다는 것이다. 이 보냄이라는 개념이 바로 선교의 원의미이다. mission이라는 말은 라틴어의 mitto에서 유래한 말로 “보내다, 파송하다”라는 의미이다. 즉 삼위일체 하나님은 ‘보내시는 하나님’(missio Dei)이시다. 이 삼위일체 하나님이 우리, 즉 교회를 보내셨다(요 17:18; 20:21). 교회는 그러므로 “보냄을 받은 존재”이고 본질상 선교적인 존재라는 것이 선교적 교회론이다.

우선 초대 교회가 가지고 있던 선교적 본질을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 현재 선교적 교회론 토론을 주도하고 있는 ‘복음과 문화 네트워크’(GOCN, Gospel and Our Culture Network)는 선교적 교회론의 성경적 기초에 대해서는 크게 강조하고 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스티븐 베반스(Stephen Bevans)가 “본질상 선교적”이라는 말을 설명하기 위해서 사도행전에 나타난 교회의 기원을 연구한 부분에 선교적 교회론의 성경적 기초가 잘 나타나있다. 베반스는 “교회가 세상 어디에나 모든 곳에서 선교를 이해하고 수용할 때 교회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베반스는 교회를 유대교와는 다른 별개의 실체로서의 존재라고 의미했다. 즉 교회란 예수의 제자들이 점차 자신을 넘어서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부름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선교를 “교회의 어머니”라고 부른다. 이는 믿는 자들을 공동체로 묶어주고, 이들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며 에너지를 모으고 그들의 죄를 치유하고 그들에게 도전과 비전을 주는 것이 바로 선교이기 때문이다. 유겐 몰트만도 이와 동일한 지적을 한다. “그리스도 교회는 사도적인 복음 전파로 성장했으며 그 복음을 선포하는 가운데 살아있는 것이다.” 

베반스는 오순절을 교회의 탄생일로 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스테반 사건이 일어나서 성도들이 흩어지기 이전까지 제자들은 유대교를 벗어나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유대교 안에 남아있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존재들이 성령의 인도를 따라서 하나님이 계획하신 사명에 참여하게 되면서 비로소 유대교 밖에 존재하는 실체 공동체로 드러나게 되어 교회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보냄을 받은 존재로서 교회는 자신의 경계, 범위를 넘어서게 될 때 교회가 된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의도적으로 선교를 성취하고자 하는 목적이나 이스라엘과 다른 별개의 공동체를 설립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행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섬기고 증거하는 성령의 인도를 따라갔더니 결과적으로 교회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베반스는 예수 자신도 유대교를 뛰어넘는 선교를 명백하게 생각한 흔적이 없었고 자신의 제자들이 이방인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리라고 분명하게 내다보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미 지상위임명령을 구체적으로 주었는데 이를 지지하지 않는 것은 지상위임명령이 예수에 의해 주어 졌다기 보다는 후대의 첨부로 보는 경향을 보여주는 것 같다. 사도행전은 이 새로운 공동체가 유대교에서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헬라파 유대인들 주도로 옮겨가고, 이어서 이방에 존재하는 유대인들에게로 옮겨가고, 이방인에게로 확대되면서, 이 선교의 결과로 교회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넬료의 회심은 사실 베드로의 회심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도행전의 결론으로 베반스는 “예수 공동체가 예수의 사역을 새롭고도 생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 계속하라는 성령의 부르심에 반응한다는 면에서 그 공동체가 교회가 된다”는 논증을 제시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본질상 선교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주목할 만한 성경적 기초는 요한복음 17장과 20장에 나타나는 예수의 말씀이다.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같이 나도 그들을 세상에 보내었고 또 그들을 위하여 내가 나를 거룩하게 하오니 이는 그들도 진리로 거룩함을 얻게 하려 함이니이다. 내가 비옵는 것은 이 사람들만 위함이 아니요 또 그들의 말로 말미암아 나를 믿는 사람들도 위함이니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18-21). “예수께서 또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이 말씀을 하시고 그들을 향하사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사하면 사하여질 것이요 누구의 죄든지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으리라 하시니라.”(요 20:21-23). 

요한복음의 말씀들을 살펴보면 우선 보내심과 선교의 근원이 삼위일체 하나님이심을 분명히 한다. 즉 제자들의 공동체인 교회는 본질적으로 삼위일체 하나님께로부터 보냄을 받은 존재라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의 본질적 사역을 삼위일체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선교를 하나의 일, 또는 과업(task)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교회는 보냄을 받은 존재로서 삼위일체 하나님과 깊은 교제(코이노니아)를 가지고 있음을 세상에 보여주는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교회 존재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측면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동시에 요한복음 20장 23절에서는 죄사함의 일을 세상으로 교회를 보내는 일의 중요 과제로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지나치게 선교를 회개나 회심과 분리해서 주장하는 그룹에게는 요한복은 20장 23절이 반대의 측면을 보여주는 근거가 될 수 있다. 

2. 선교적 교회론의 등장 배경과 역사적 발달 과정

밴 겔더는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교회관들을 6가지 시대에 따라서 구분했다. Craig Van Gelder, 「선교하는 교회 만들기」, 최동규 역 (서울: 베다니출판사, 2003), 77-113. 6가지의 시기를 그는 1) 교회의 초기시대, 2) 종교개혁시대, 3) 자유교회 운동, 4) 경건주의, 선교회, 근대선교 운동, 5) 교단적, 조직적 교회와 주변화된 소수로서의 교단, 6) 20세기의 교회 로 나누었다. 그러나 이 구분들을 좀 더 단순화시켜서 후에는 콘스탄틴의 기독교 공인 이후로 교회는 세 가지 유형을 거치게 되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제도화된 교회(established church)와 두 번째로는 자발적 교회(corporate church), 그리고 세 번째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를 말한다. 선교적 교회론의 출현 배경으로는 단순화된 이 세 유형이 더 유용하다고 생각되어서 이 유형에 따라 이해해보도록 하겠다.

밴 겔더는 첫 유형을 ‘제도화된 교회’라고 불렀는데 다른 학자들은 ‘크리스텐덤(christendom) 개념’의 교회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콘스탄틴의 기독교 공인으로 말미암아 기독교는 커다란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복음을 받아들이고 유지하는 것이 목숨을 거는 헌신이었던 것에서 변화되어 로마 제국에 태어나는 모든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기독교 교회의 회원 신분을 가지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 된 것이다. 더 이상 로마 제국 내에서는 선교가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정치와 사회, 문화, 종교가 서로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게 되었고 교회는 그 중심에 서게 되었다. 이런 시기에 교회는 스스로 지역교회가 하나님의 존재와 활동의 우선적인 위치로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교회 자체가 모든 신앙의 중심이 되었다. 선교라는 것은 크리스텐덤의 경계를 넘어서 이방인에게 전도하는 일로 간주되어서, 교회의 많은 프로그램들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선교를 잃어버린 크리스텐덤적 사고의 교회는 점차 세 가지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첫 번째로는 사람들의 매력을 끄는 것에 초점을 두게 된다. 좋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웅장한 예배당을 만들고 분위기를 편하게 꾸미고 음악 등의 호소력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관심을 두게 된다. 교회가 세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교회로 찾아오기를 기대한다. 두 번째는 교회를 중심에 두다가 보니 성(聖)과 속(俗)을 구분하는 이분법이 발전하게 된다. 교회가 거룩하면 교회가 아닌 것은 속된 것이 된다. 세상은 악한 것이고 신앙생활은 악한 세상에서 벗어나서 교회에 들어오는 것이 된다. 가정과 일터에서 영향을 미치는 삶은 신앙과 상관없고 교회생활이 신앙이 되면서 잘못된 교회의 방향을 만들게 된다. 세 번째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사제 중심적인 지도력을 가지게 된다. 모든 신자가 하나님 앞에서 책임 있는 동일한 존재가 아니라 사제들이 더 높은 권세를 가지고 사람들은 이들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모든 신앙의 삶은 교회를 중심으로만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교회의 모습은 아직도 로마 가톨릭 교회와 서구의 전통적인 교회들 속에서, 그리고 서구적 교회의 모습을 따라가고 있는 많은 한국 교회의 모습 속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너무 자연스럽게 이런 교회의 특성을 받아들이고 있어서 이것이 교회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임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이런 제도적 교회 혹은 크리스텐덤적 교회에 대한 갱신운동으로 일어나는 것이 자발적 교회 개념이다. 이런 교회개념의 출발은 종교 개혁이 일어나고 교단들이 생기게 되면서 드러나게 되는데 교회는 신앙생활의 목적에 부합한 조직으로서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즉 교회를 주로 기능적 측면에서 고려하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개신교회는 교회란 구원받은 성도들이 예배의 필요와 공동체에 속할 필요를 느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개인의 신앙적 필요를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참여하는 것이고 교회는 이런 필요를 채워주는 기능을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주의가 신앙의 바탕에 깔리게 되고 신앙은 점차 개인의 사적 영역에 속한 것으로 간주되면서 기독교는 공적 영역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 좀 더 효과적으로 신앙인들의 개인적인 영적 필요를 채워주는 교회가 건강하고 좋은 교회란 개념을 가지게 되었다. 제자 훈련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감성적인 예배, 상담 등이 강조되고 전도와 선교는 교회 프로그램 중의 한 구성 요소가 되었다. 좀 더 효과적인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 교회는 백화점 같은 역할을 하게 되고 이를 위해서는 양적 성장이 필요하게 된다. 필요와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서 마케팅 개념이나 심리학, 교육학 등을 수용하게 된다. 

많은 선교적 교회론 지지자들은 이런 교회의 특징을 축소주의, 환원주의라고 지적한다. 축소주의는 사실 자발적 교회에서 등장했다기 보다는 제도적 교회에서부터 출발했다고 보인다. 그러나 자발적 교회 개념에서 더욱 세련되고 구체화된 모습으로 드러나게 된다. 축소주의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하나의 통제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유혹을 말한다. 데릴 구더(Darrel L. Guder)에 의하면 복음은 개인 구원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로 축소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복음전도와 제자화 과정은 이런 구원을 다루는 영적이고 종교적인 연습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변질되었다고 한다. 구원을 통하여 얻는 유익도 죄 용서를 받고 천국에 들어가는 것으로 축소되었다. 성경적 의미에서 구원의 유익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서 하나님의 나라에 참여하고 증인이 되는 것이어야 하는데 이 의미는 뒤로 밀리게 되었다. 그러자 복음의 의미와 복음의 유익을 전하는 선교의 의미도 따라서 축소주의 성향을 보이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복음은 공적 진리로서의 공공성을 상실했다고 뉴비긴은 여러 곳에서 지적한다. 특히 모더니즘이 등장하면서 과학적 실증주의로 증명이 되는 것만을 사실(fact)로 인정하고, 증명될 수 없는 가치, 윤리, 신앙 등은 사적인 영역의 것으로 분류하는 이분법이 영향을 미치게 되자 이런 축소주의는 가속을 받게 되었다. 교회와 신앙은 개인주의 문화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되었고 신앙은 사유화되어서 개인적 경건으로 축소되었다. 오늘날 많은 한국 교회의 교회론은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승현은 이런 크리스텐덤적 교회와 자발적 교회론의 시대를 지나면서 세속화 영향, 다른 의미에서는 계몽주의의 발흥과 종교다원주의 영향이 추가되자 두 가지 부정적인 유산을 현대 선교에 남기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정승현, “선교적 교회론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GOCN의 연구를 중심으로,” 133-5.

 하나는 선교가 개인적 구원을 받아서 교회에 소속되는 것으로 축소되자 결국 선교를 지역적으로 구분하게 된 것이다. 서구에는 선교가 필요하지 않고 비기독교 지역에서 회심을 일으키는 것으로만 이해되게 되었다. 결국 기존 기독교권 내에 존재하는 교회들은 외국 선교만을 생각할 뿐이지 자기의 영역 안에서는 선교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교회론의 중심은 선교적 본질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선교는 교회 기능의 한 부분이 되었다. 두 번째는 교회가 선교의 주체라고 믿게 되었다는 것이다. 교회는 교회 내부의 여러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서 선교를 택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교회가 원하면 선교를 최우선 순위에 둘 수도 있고 원하지 않으면 아예 선교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자 선교적 교회라는 개념이 선교를 좀 더 우선순위에 두는 교회라는 개념으로 잘못 이해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교회의 핵심은 선교가 아니라 교회 자체라는 것이다. 교회에 유익이 되면 선교하고 그렇지 않으면 선교의 우선순위를 미루어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선교적 교회론에 의하면 교회는 선교의 산물이 되어야지 교회가 선교보다 우선순위를 가질 수 없는 것이 본질인데 이를 잃었다는 것이다. 교회가 선교의 주체가 아니고 선교가 교회를 생성하게 하는 근원이 되어야 한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 복음주의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운 평가가 필요하다. 뒷부분에서 비평을 하겠지만 잘못하면 교회를 배제시키거나 무시하는 하나님의 선교 개념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먼저 경고한다. 이를 세속화한 missio Dei 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요하네스 호켄다이크(J.C. Hoekendijk)의 주장이 이렇게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선교적 교회론에서 교회의 위치에 대해서는 주체가 아니라는 정도의 이해를 이곳에서 하고 더 극단적인 주장들에 대해서는 다음 부분에 다시 논하고 평가하도록 하겠다. 

이런 교회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등장한 것이 선교적 교회론이다. 교회는 지금까지 여러 문제들을 발견하면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 갱신이란 이름하에 또 다른 프로그램을 제시하여 극복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런 대안적 프로그램은 잠시 후에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뿐이다. 근본적인 교회 갱신은 대안적 프로그램의 제시가 아니라 교회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교회의 기능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추구하고 그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선교적 교회론의 기본적 출발점은 하나님의 현존, 하나님의 존재에서 교회의 본질이 유추되어야 하고 교회의 본질에 따라서 교회의 사역과 삶이 정의되어야 하며 이 사역과 삶에 따라서 교회의 조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이 흐름이 역순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교회론이 교회의 조직에 따라서 사역과 삶을 규정하고 그 사역과 삶에 따라서 교회를 정의하는 위험에 빠지기 쉽다. 

오늘날 논의되고 있는 선교적 교회론 연구에 처음 불을 붙인 사람은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이었다. 인도에서 35년 동안 선교사 생활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온 뒤 뉴비긴은 인도 마드라스의 빈민촌에서도 찾아 볼 수 있었던 희망을 기독교 국가라고 하는 영국에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는 “희망의 소멸”을 말했다. 그는 기독교권(christendom)에 속한 서구 세계를 선교사적인 시각으로 날카롭게 분석하면서 서구의 재복음화를 촉구하였다. 영국의 교회들이 선교는 이방지역에서나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선교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을 잃어버리면서 교회의 본질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므로 서구교회의 재복음화는 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회복하는 운동이어야 한다고 하였다. 

뉴비긴의 주장에 반향(反響)해서 1996년 북미에서 ‘복음과 문화 네트워크’(GOCN)이 탄생하게 된다. 이 네트워크의 주요 학자로는 죠지 헌스버그(George R. Hunsburgh), 크레이그 반 겔더, 데렐 구더, 로이스 바렛(Lois Barrett), 이나그레이스 디이터리히(Inagrace T. Dietterich), 리챠드 블리스(Richard H. Bliese), 릭 라우스(Rick Rouse) 등이다. 이들의 연구 결과로 1998년에 최초로 선교적 교회라는 용어가 주조되게 되었다. 이들은 이후 “복음과 문화 시리즈”(The Gospel and Our Culture Series)라고 불리는 일련의 저술들을 출간하고 있고 이 저술들을 통해서 선교적 교회론이 알려지고 발전되게 되었다. “복음과 문화 시리즈”는 Eerdman 출판사가 주관하고 로이스 바렛이 편집책임을 맡았다. 현재까지 출간된 책들은 다음과 같다. George R. Hunsberger and Craig Van Gelder, eds. The Church Between Gospel and Culture: The Emerging Mission in North America (1996); Darrell L. Guder, ed. Missional Church: A Vision for the Sending of the Church in North America (1998); George R. Hunsberger, Bearing the Witness of the Spirit: Lesslie Nwbigin's Theology of Cultural Plurality (1998); Craing Van Gelder, ed. Confident Witness-Changing World: Rediscovering the Gospel in  North America (1999); Darrel L. Guder, The Continuing Conversion of the Church (2000) (「교회의 선교적 사명에 대한 신선한 통찰」, 조범연 역); James V. Brownson and others, Storm Front: The Good News of God (2003); Lois Y. Barrett, ed. Treasure in Clay Jars: Patterns in Missional Faithfulness (2004) 등이다. Eerdman사에서 출간한 시리즈 이외에도 선교적 교회론에 관련된 책으로는 Craig Van Gelder, The Essence of the Church: A Community Created by the Spirit (Grand Rapids: Baker Books, 2000) (「선교하는 교회 만들기」, 최동규 역); Richard H. Bliese and Craig Van Gelder, eds., The Evangelizing Church: A Luthern Contribution (Minneapolis: Augsburg Fortress, 2005); Alan J. Roxburgh and Fred Romanuk, The Missional Leader: Equipping Your Church to Reach a Changing World (San Francisco: Jossey-Bass, 2006); Patrick Keifert, We Are Here Now: A New Missional Era (Eagle, ID: Allelon Publishing, 2006); Craig Van Gelder, The Ministry of the Missional Church: A Community Led by the Spirit (Grand Rapids: Baker Books, 2007); Craig Van Gelder, ed., The Missional Church in Context: Helping Congregations Develop Contextual Ministry (Grand Rapids: Eerdmans, 2007); Richard W. Rouse and Craig Van Gelder, A Field Guide to the Missional Congregation: A Journey of Transformation (Minneapolis: Augsburg Fortress, 2008) 등이 있다. 

이들이 복음과 문화 네트워크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선교적 교회론의 출발점이 문화적 환경에 있어서의 변화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초기 이들의 관심은 북미를 다시 선교지로 볼 수 있도록 교회와 선교의 개념을 바꾸어보자는 것이었다. 크리스텐덤이 몰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유산이 여전히 교회 가운데 남아있고 새로운 포스트모더니즘이 등장하면서 더욱 위기를 느끼게 된 것이 선교적 교회론을 생성시키게 되었다.

3. 선교적 교회론의 핵심 내용들

선교적 교회론의 핵심 내용을 정승현은 하나님의 선교, 교회의 본질 추구,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 하나님의 나라라는 네 가지로 정리했는데 이것이 이해하기 쉬운 설명으로 보여서 이를 인용해서 설명하면서 비평을 곁들여 보겠다.

1) 선교가 무엇인가? 선교적 교회론이 주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선교가 무엇인가라는 문제이다. 오늘날 선교적 교회론은 에큐메니칼 그룹과 복음주의 그룹 양자에서 모두 수용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선교”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구체적인 내용과 목표가 달라질 뿐이다.

크리스텐덤적 사고에서 선교는 해외선교를 의미했다. 그리고 그 내용은 회심, 개종, 교회 개척 등이었다. 현재의 선교적 교회론을 주도하고 있는 북미의 ‘복음과 문화 네트워크’와 영국의 데이빗 케틀(David Kettle)이 이끄는 ‘복음과 우리 문화’는 모두 선교를 지역적인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나 '선교적 사역들'(missions)로 이해하는 것을 거부하고 선교란 ‘하나님의 가장 근원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라고 보는 큰 틀의 missio Dei를 지지한다. 즉 선교란 성부 하나님이 성자 예수를 이 땅에 보내시고 이후 성부와 성자가 성령을 보내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이란 것이다. 선교를 교회가 주도해서 행하는 영혼 구원의 사역들(missions)로 좁게 이해하지 않고 하나님의 본성에서 흘러나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영혼 구원의 사역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어야 한다. 일부 과격한 에큐메니칼 그룹에서 사회 개혁이나 인간화만을 하나님의 선교로 보고 영혼 구원을 영적 제국주의와 같이 매도하는 것을 missio Dei로 이해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 영혼 구원만을 선교로 보는 너무 좁은 축소주의적 이해를 거부하는 것일 뿐이다. 

또한 레슬리 뉴비긴도 경고하는 것처럼 호켄다이크와 같이 교회 자체를 배제시키려는 missio Dei 도 위험한 개념이다. 여기서 missio Dei 개념이 발전 변화되어 온 과정을 한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이전의 missiones ecclesiae (교회의 선교)는 지상위임령을 위임받은 교회를 너무 강조하다가 선교의 주체 세력이 하나님이심을 간과하는 가능성이 있었다. missio Dei 개념은 모든 인간의 행동에 선재(先在)하는 actio Dei를 강조하면서 선교를 하나님의 구속 사역에의 동참으로 규정하여 당시의 다른 세속적 근거와 단절시키려는 칼 바르트(Karl Barth)의 변증법적 신학에서 근거한 것이다. 이를 이어 받아서 칼 하르텐슈타인(Karl Hartenstein)은 선교를 삼위일체적 개념으로 이해하면서 “선교를 순수한 인간 활동의 영역에서 근본적으로 제거시켜서 하나님 계시의 양도할 수 없는 지침인 하나님의 뜻과 행동으로 규정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르트의 선교신학이 미친 영향력의 절정은 IMC의 빌링겐 대회(1952)였다. 이 대회를 거치면서 선교는 교회론이나 구원론의 개념을 벗어나서 삼위일체의 맥락 속에 위치하게 되었는데 이는 선교를 철저히 하나님의 본성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론이나 구원론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성부 하나님이 성자를 보내고 성부와 성자가 성령을 보낸다는 삼위일체적 개념으로서의 선교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교회를 세상에 파송한다는 개념과 연결이 되었다. 또한 exitus로서의 삼위일체적 선교개념은 성육신하고 죽으신 그리스도와의 연대로서의 선교와 밀접한 관계를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빌링겐 대회는 missio Dei의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하나님의 선교를 강조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교회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움직임이 등장했다. 그래서 요하네스 아하르드(Johannes Aagaard)는 빌링겐이 선교 사상에 대한 바르트의 영향의 완성으로 간주되면서 동시에 결정적, 통일시키는 힘으로서의 바르트 영향의 종식의 시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호켄다이크가 등장하면서 missio Dei는 점차 교회를 완전히 배제하는 개념으로 변질되기 시작하였다. 호켄다이크에게 missio Dei는 하나님이 그 자신을 “표명”하는데 있어서 아무 도움이 필요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심지어 호켄다이크는 missio Dei와 인간의 선교를 동일한 개념으로 주장하고 “교회 안에는 구원이 없다”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하나님은 비신자들까지를 포함해서 당신의 일을 하므로 세상의 모든 인간의 노력과 활동이 결국 하나님의 선교라는 주장이다. 호켄다이크는 기독교 신앙은 오늘날의 사회적인 도전과 현실의 목표와 더불어 역사적으로 조건 지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구원’은 마침내 세상 역사 자체 안에 나타나는 ‘샬롬’이라고 정의했다. 이 샬롬은 하나님과 또 이웃과의 관계에서 발견되고 성취되는 것이며 이 ‘샬롬’이 구원이고 이 ‘샬롬’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 곧 선교라고 주장하게 되었다. 오늘날 missio Dei를 중심으로 하는 일부 선교 개념은 더 확대되면서 극단적인 정치투쟁의 참여에서, 연대성을 중심에 두고 확대하려는 코이노니아 개념, 그리고 그리스도 중심적 구원론을 벗어나려는 시도, 교회를 배제하려는 그룹과 교회를 제한적 참여의 수준에 머물게 하는 그룹 간의 문제, 인권 문제, 생태계 신학과 반세계화 운동까지가 모두 missio Dei라는 틀 안에 수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missio Dei 개념의 구체적 이해가 다양함을 이해하면서 그 내용에 따라 복음주의 선교학에서 이것의 수용 여부를 비판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우선 극단적인 교회 배제 성향의 missio Dei는 거절해야 한다. 영혼의 구원을 수용하면서 축소주의를 벗어나려는 시도로서의 missio Dei 이해는 수용해야 한다. 보내시는 삼위 하나님의 사역은 교회의 보내심으로 반드시 연결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핵심은 넓은 개념의 선교 이해가 선교적 교회론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 교회의 본질. 선교적 교회론의 핵심은 교회가 기능에 집중하기 보다는 본질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능에 집중해왔던 결과는 본질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버렸고 복음과 선교라는 개념 자체를 축소시켜버린 것이다. 이런 서구교회 역사의 반성으로 탄생한 것이 선교적 교회론이므로 교회의 본질로서 선교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것이다.

로이스 배럿(Lois Barrett)은 “하나님의 선교는 교회를 만들었고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를 주었다”고 하면서 하나님의 선교가 교회보다 선행된다는 것을 주장했다. 즉 교회가 존재하고 선교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 결과물로 교회가 생성되고 그러한 교회는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존립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존립하는 말은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해야 하는데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한다는 의미가 무엇인가로 넘어가게 된다.

3)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존재한다는 말은 자신의 정체성을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존재로 인정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선교개념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 선교적 교회는 자신들이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해 선교사를 보내는 주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보내심을 받은 자로서의 정체성을 인식한다. 선교적 교회는 자신의 본질인 하나님의 선교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신실하게 참여할 뿐이다.

앞에 언급한 것처럼 exitus로서의 삼위 하나님은 교회를 세상으로 보내신 분이고,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의 도구인데, 서구 교회는 복음을 자신들의 문화적 상황 가운데 맞추려고 했고 교회의 우선순위를 제도적 확장과 생존에 두어왔다는 사실을 보게 한다. 성경의 메시지는 단순한 교회의 제도적 확장이나 생존보다 훨씬 과감한 것이고 포괄적이고 변혁적인 것이다. 축소주의에서 벗어나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한다는 것은 정승현에 의하면 두 가지 의미라고 한다. 

첫째로는 선교적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의 신실한 도구로서 동참하기 위해 몇몇 사람에게만 선교를 일임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교적 교회의 모든 교인은 스스로를 보내는 자가 아니라 보내심을 받은 자로 인식한다... 선교적 교회의 교인들은 모두 어느 곳에서나 진행되고 있는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한다. 교회는 선교사를 파송하고 후원하고 보고를 받은 곳이 아니라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한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간증하는 곳이다... 두 번째로는 국내나 국외 선교와 같은 지역적인 구분을 없앤다. 서구 사회도 이미 이교도와 세속화의 영향으로 선교의 현장이 되었다... 선교적 교회를 구성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선교를 계획하고 조정하고 몇 사람에게 일임하기 보다는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보내심을 받은 자로서 하나님의 선교에 신실하게 참여한다.  

4) 하나님의 나라. 이제 논쟁의 핵심적 부분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하나님의 선교의 목적이 무엇이냐 라는 것이다. 보수적 교회에서는 회심, 개종, 교회 개척을 목적으로 제시했었고 선교적 교회론은 이를 축소주의라고 비판했다. 이런 축소주의가 결국 본질을 잃어버리고 교회를 기능과 프로그램으로 변질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에큐메니칼 그룹에서는 더 넓은 개념으로 '샬롬'을 제시했었지만 결국 영적 차원을 잃어버린 인간화라는 개념으로 귀결되어버렸다. 하나님의 선교가 인간의 선교와 차이가 없는 상황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오늘날 보수 그룹과 진보 그룹 간 논쟁의 핵심은 아마도 이 문제인 듯하다. 

선교적 교회론은 그 목적이 하나님 나라의 성취라고 말한다. 교회의 목적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하나님 나라를 섬기는 것이다. 이 하나님의 나라에는 회심이라는 구원을 당연히 포함하며 중요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이것을 제외한 복음은 결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복음이 단지 한 순간 회개하고 구원을 받은 것만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 복음은 오히려 매일의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하고 그분의 선교에 동참해서 하나님의 나라에서 봉사하는 것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더글라스 홀(Douglas J. Hall)은 “선교적 교회는 단지 복음을 선포하거나 ‘복음적인’ 교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에 의해서 자신의 본질이 이해되고 조정되려고 노력하는 교회”라고 정의하였다.

선교적 교회론을 이제 종합해 본다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선교적 교회론은 선교를 missio Dei 개념이라는 큰 틀로 보는 것에서 출발한다. 선교는 교회의 프로그램이나 기능, 사역들(missions)이 아니라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본질은 보내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개념에서 유래되어야 한다. 보내시는 하나님은 교회를 세상으로 보내시는 일의 주체이시다. 다만 missio Dei 개념이 초기의 개념에서 변화되면서 교회를 배제하는 missio Dei 혹은 영혼 구원을 배제하거나 소홀히 하는 missio Dei 가 되기도 했는데 이런 개념은 이곳에서 의미하는 선교 개념으로 수용할 수 없다. 다만 복음을 영혼 구원만으로 축소시키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으며 선교를 좀 더 큰 틀로 이해하려는 missio Dei 개념을 인정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선교적 교회론은 교회를 기능이나 프로그램으로 이해하려는 것을 거부하고 본질로서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세 번째로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존재한다는 교회의 본질은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함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한다는 말은 선교를 몇몇 사람에게 위임하는 것을 거부하고 모두 그리스도인이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선교를 지리적 구분에 따라서 정의하는 것을 거부하고 모든 삶의 현장에서 보냄을 받은 자로서의 삶을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선교의 목적은 하나님 나라를 섬기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영혼 구원을 중요한 핵심 부분으로 인정하되 매일의 삶의 현장에서 복음이 구현되어지는 것을 의미해야 한다. 이런 교회론을 선교적 교회론이라고 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