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적 대화의 선교 제 3부

변화하는 상황 가운데 변하지 않는 것: 오늘을 위한 선교 신학 (응답)

권성찬, GBT

I. 20세기 후반부에서 3가지 선교 모델

1.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와 참여

2. 하나님 나라와 해방 활동

3. 예수 그리스도, 보편적 구원자

II. 예언자적 대화 (Prophetic dialogue)

1. 증거와 선포 (Witness and Proclamation) 

2. 예전과 기도와 묵상 (Liturgy, Prayer and Contemplation)

3. 정의·평화·창조의 보전 (Justice, Peace and the Integrity of Creation)

4. 종교 간 대화 (Interreligious Dialogue)

5. 문화화 (Inculturation)

6. 화해 (Reconciliation)

시작하는 말

아프간에서 소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적이 있다. 암송아지를 사서 가난한 집에 나누어주고 나중에 새끼를 낳으면 그 새끼를 받고 어미 소를 그 가정에 주는 프로젝트였다. 이 간단한 한마디를 다음날 20여 쪽의 프로젝트 제안서로 만들어 온 서양 동료를 보면서 참 분석적 사고가 탁월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응답을 맡아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때의 기억이 새로웠으며 선뜻 응답을 쓰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역시 처음에 강력하게 거절했어야 했다는 후회를 하면서 세 개의 유형이 여섯 개의 불변수와 만나고 역사가 여섯 시대로 정리되면서 그 중 20세기의 선교가 세 개로 정리되고 그 세 개가 다시 여섯 개의 불변수와 짝하는 동시에 그 세 개가 하나로 종합되면서 종합된 그 하나가 다시 여섯 개의 요소들과 짝하는 이 수 많은 짝짓기 속에서 통합을 강조하는 문화에서 자란 나는 상당히 혼란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출렁이는 파도에 흔들려도 수평선을 바라보며’라는 노랫말처럼 그러한 가운데 나름의 불변수를 찾으려고 노력하였고 몇 가지 긍정적인 부분과 다소 논쟁이 가능한 부분들을 보게 되었다.

우선 크게 보아 이 책은 그 동안 많이 논의되고 설교되어 온 '선교를 왜 해야 하는가?' 혹은 '선교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보다 선교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했다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전환기는 근본적 담론의 시기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본다면 21세기라는 전환기, 게다가 북반구 중심의 선교에서 남반구 중심의 선교로 전환기를 맞고 있는 작금에 있어 반드시 담론을 형성해야 할 주제이고 그런 문제를 제기했다는 면에서 공헌이 크다고 하겠다. 게다가 그러한 담론의 장을 펼치면서 데이빗 보쉬나 기타 학자들처럼 자신들이 역사 속에서 얻은 나름의 틀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급적 많은 것을 펼쳐 보임으로써 - 물론 그 펼침의 배후나 혹은 그 펼침 자체가 자신들 나름의 의견을 이미 반영하는 것이지만 - 담론의 장을 제대로 펼쳤다는 면에서 그 공헌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I. 세 가지의 선교 모델

9. 하나님의 선교 (Mission Dei) 

오늘날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한다는 선교 신학이 바람직한 의미에서 교회 중심보다는 하나님 중심으로 가고자하는 올바른 현상을 대변하는 것인지 아니면 세상 혹은 종교 간의 대화라는 상황이 우선되고 그것에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만들어진 선교 신학인지에 대한 분별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교회에서 출발하여 점점 더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그 세상을 현재의 구조인 교회가 담지 못하므로 인해 자신들의 활동을 포함할 수 있는 수정된 선교 신학으로서 하나님의 선교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생각해 보면 교회가 그 세상을 담지 못한 것에 대한 반응은 수정된 교회론으로서의 하나님의 선교가 아니라 왜곡된 교회론을 바르게 세워 올바른 교회론을 정립해야 하는 문제이며 올바른 교회론은 그 배후에 이미 하나님의 선교를 전제하게 된다. 교회가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수많은 도구 중에 하나로 기능과 본질을 축소하여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회가 언제 한번 하나님의 선교를 제대로 한 적이 있는지 물어야 하고 게다가 패트릭 존스톤의 관점을 빌린다면 교황 중심의 교회가 교회에 중심에 있던 하나님의 선교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교황을 올려놓은 왜곡된 교회상을 만드는 오류를 범했으니 왜곡된 교회론에 대한 수정을 포기하기에 앞서, 왜냐하면 포기는 곧 해체를 의미하므로, 올바른 교회론을 세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비서구 교회에게 주어진 중요한 사명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그 하나님의 선교를 바르게 이해하는 온전한 교회가 세상과 소통 혹은 대화해야 하는 것이 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하나님의 선교가 가진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삼위일체적 선교에서의 성령에 대한 강조가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절대성을 부인할 가능성이 있고, 하나님께서 그의 안에서의, 그를 통한 구원을 선사하신 성취의 우월성에 대해 부정할 위험이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선교의 삼위일체적 기초에 대해 강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예수의 주 되심의 중심성과 교회의 필요성을 고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월성’ 혹은 ‘중심성’고 같은 단어들은 애매한 경계를 넘나드는 신축성 있는 단어처럼 보이지만 역시 무엇을 꼭 집어내지 않는 저자들의 특징을 잘 반영하는 단어들이다.

10. 하나님 나라의 해방하는 활동

하나님의 선교가 실현되는 구체적인 활동으로 하나님 나라 혹은 하나님의 통치를 말한 것은 하나님 선교의 목표를 모든 면에서 “샬롬”의 상태로 보고 있는 오늘날의 선교 신학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 하나님의 통치가 사람을 교회로 데려오는 제한된 범위를 넘어서 ‘해방’에 관한 것으로 이해의 범위를 넓힌 것은 오늘날 선교의 지평을 확대해 준 귀한 공헌이라 하겠다. 하지만 그것이 ‘경제 정의에서든, 구조의 재조정에서든, 혹은 개인적 회심에서든’언제나 해방에 관한 것이라고 정의해 버린 것은 저자의 말대로 도움의 영역도 있지만 해방을 인간의 입장과 관점에서만 해석하는 위험성을 함께 지닌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랄프 윈터 박사가 ‘샬롬’에 이르지 못한 세상의 상황을 근거로 하여 말라리아를 비롯하여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것을 정복해야 하는 선교 입장을 가진 것도 비록 그것이 정치적인 의미에서의 해방은 아니지만 인간을 억압하는 것으로부터 해방이라는 관점에서 하나님의 나라 혹은 하나님의 통치를 해석하려는 시도이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께서 억압된 상태를 해방하는 사역을 여러 면에서 감당하신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인간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해방하는 사역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의 통치로 표현될 수 있는 하나님의 영광의 관점에서 그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도록 하는 억압으로 부터의 해방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실하다. 인간의 억압이 출발점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라는 관점을 바르게 적용한다면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할 때 거기에는 고난의 신학도 여지를 갖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고난은 억압으로 여겨지고 타파의 대상으로만 해석되기 때문이다. 21세기 선교 신학은 억압받는 사람들을 해방하려는 힘의 부족보다는 그러한 고난을 함께 지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끊을 수 없는 사랑을 증거해 내려는 실천의 부족을 꾸짖는 것이 더 적실하다고 생각된다. 

11. 예수 그리스도를 보편적인 구원자로 선포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의 유일한 구원자로 선포하는 선교가 주요한 흐름으로 등장한 것은 다원주의적 경향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님의 선교나 하나님의 나라의 해방 활동으로서의 선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 강조와 배치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다소 긴장의 관계를 갖는다. 하나님을 강조하는 선교가 자칫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약화할 우려가 있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이 강조되는 선교가 부상함으로써 하나님의 선교와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선교를 조정해 가는 속에서 하나님의 선교가 가진 다원적 위험을 제거하고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선교가 범했던 편협의 오류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이 자칫 하나님의 선교의 대용으로 교회와 성경 등의 역할을 축소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경계할 필요가 있다.

II. 예언자적 대화 (Prophetic Dialogue) 

20세기 후반의 선교 신학으로 정리한 세 가지의 견해를 21세기의 선교 신학을 위한 기초로 삼고 그것의 종합을 예언자적 대화로 정의하였다. 하나님에 관한 것과 세상에 관한 것의 균형으로서 전자를 예언에 후자를 대화에 넣은 것은 데이빗 보쉬가 ‘대담’과 ‘겸손’을 연결한 “대담한 겸손”과 짝을 이루는 것이다. 예언자적 대화라는 용어 자체보다는 그것이 함축하려는 내용이 중요한데 우선 예언자적 대화가 자칫 하나님과 세상의 균형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여전히 논쟁의 가능성을 남긴다. 이제까지 선교가 모노 방식이었다면 그것을 스테레오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그러한 입체적 방식이 무엇을 말하는 가에 대해서는 좀 더 세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하나님의 계시와 복음이 이미 온전한 것인데 그것을 표현하는 선교의 방식이 그것을 온전히 표현해 내지 못했기 때문에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그러한 계시와 복음의 온전함이 타종교의 진리 등을 통해서도 보완된다고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대화를 말하는 것이라면 여전히 논쟁의 불씨가 남아 있다고 하겠다. 

1. 증거와 선포

증거와 선포의 문제는 저자가 언급한대로 ‘교회는 교회가 가르치는 것을 항상 실행하지는 않는다’는 문제와 닿아 있다. 오늘날 복음이 입에만 있고 손과 발로 전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오히려 세상은 교회를 지적한다. 그러다 보니 실행과 실천의 강조가 더욱 필요하고 그렇게 넓이와 깊이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둘은 분리된 것이 아니어서 동시에 진행이 되어야 하는데 자칫 현재 부족한 실천에 대한 강조가 지나쳐 세상을 섬기는 것은 무엇이든 선교 활동으로 확대하는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경계보다는 깊은 반성과 세상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용기가 필요해 보인다.

2. 예전과 기도와 묵상

기도와 묵상은 개신교 선교에 있어서도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예전을 포함한 것은 다소 생소하다. 특별히 남은 과업과 관련하여 민속 종교의 다양한 예전을 가진 사람들에게 예전과 그에 따르는 기도와 묵상은 선교에 있어 다시 회복해야할 부분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선교가 일련의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에 의존하지 않고 복음을 구현하는 주체로서 하나님의 교회나 사람들이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의 중요성을 새롭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적 혹은 공동체적 예배는 미시적 관점에서 교회의 본질로만 볼 것이 아니라 존 파이퍼가 지적한 대로 거시적 관점에서 온전한 예배를 위한 선교적 열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3. 정의, 평화, 창조의 보존 

복음주의 선교의 부끄러운 점 중의 하나가 ‘정의’, ‘평화’, ‘창조의 보존’같은 개념들을 선교의 개념 속에 넣지 않고 그것을 자유주의와 일치시켜 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콩고, 케냐를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불의에 교회가 무관심하거나 혹은 오히려 배후의 혐의를 받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필요를 다루는 것과 구조를 다루는 것 가운데 복음주의는 항상 필요를 다루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선교는 필요만이 아니라 그 뿌리에 대한 통찰력을 함께 가지도록 요구한다. 행동 자체를 선교라 할 수는 없겠지만 하나님의 마음으로 부어진 선교가 그러한 세상에 대한 참여를 포함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4. 종교간 대화

무례한 기독교가 선교의 모습일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 무례와 고립의 반성으로 대화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라면 다원화되고 다문화가 공존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21세기의 선교 개념으로 적절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화가 ‘유일한 선택’이며 대화의 배후에는 이미 앞서 우려한 대로 하나님을 강조하고 교회를 약화시켜 ‘다른 종교적 방식과 선한 의지를 가진 모든 사람을 위한 구원의 가능성’이라는 모호한 까지 이끌고 가는 ‘대화’라면 ‘대화’라는 아름다운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 하나님의 길이 항상 창조물을 자유와 존중으로 대하시기에 대화가 하나님의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것을 대화라고 말할 수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것은 대화의 자리에 앉을 수 없는 상태의 인간을 항상 하나님의 계시라고 볼 수 있다. 하나님은 계시, 그것도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시는 희생과 섬김의 계시를 통해 우리를 만나주셨다. 선교의 문제는 대화의 문제보다 이러한 희생과 섬김이라는 소통의 기재를 상실한 것이라고 보인다. 특별히 타 종교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무슬림을 타도의 대상으로 보는 한 선교는 없다.

5. 문화화

문화화에 논의는 복음의 번역 가능성(translatability)의 부분이 뒤늦게 발전된 면이 없지 않다. 21세기에 가장 활발하게 진행될 논의 가운데 하나로 생각된다. 하나의 형식을 이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 문화로 표현되는 복음의 논의가 어느 때 보다 활발하다. 저자가 지적하듯 외부인의 ‘내려 놓기’(letting go)와 내부인의 ‘소리쳐 말하기’(speaking out)가 필요하고 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논의는 어떻게 하나를 다양한 양식으로 표현해 낼 것인가 하는 번역 가능성의 논의가 아니라 각 문화로 표현되어질 다양화 속에 어떻게 우주적인 원리를 공유할 것인가의 논의이다. 그런 면에서 불변수라는 관점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다양한 문화와 교회들이 하나가 되는 우주적 교회에서는 함께 불변수를 가지고 평가하고 합의하는 해석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해 질 것이다.

6. 화해

개인적, 문화적, 정치적 화해와 교회안의 화해를 포함하는 화해의 사역은 오늘날 대부분의 미전도 지역에서 절실한 사역이다. 종족, 정파 혹은 종교 간의 분열로 인해 치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는 세력들이 화해하도록 돕는 사역은 결국 하나님과의 화해라는 지점에 이르도록 방향과 목표를 두어야 한다.

맺는 말 

몇 가지 추가적으로 느끼는 것은 우선 복음주의 입장보다 더욱 세상과 타종교 등에 대한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세상과 대화하기 어려운 라틴어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는 점이다. 물론 반대로 그 동안 가톨릭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기 했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그간의 역사를 표현하는 저자의 문구가 “순교자의 용기 있는 증거와 수도사와 수녀의 모범과  탁발 수동승의 열정과 베긴 수도회의 공동체 삶과 예수회의 충성과 창조성과 종교개혁자의 담대함과 오순절 주의자의 열정 때문에”라고 정리한 것을 보면서 개신교의 선교가 종교개혁자의 담대와 오순절주의자의 열정으로 너무 간략화된 것에 아쉬움을 느끼면서 동시에 그 앞에 있는 오랜 역사의 전통들을 간과하고 짧은 개신교적 관점 혹은 더 작게는 복음주의적 관점만을 가지려고 했던 태도가 장대한 역사 앞에서 다시 겸손케 된다. 결론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 부분을 논의의 주제로 제시하면서 응답을 매듭짓는다. 

1. 계시

계시를 보는 관점에 따라 선교에 관한 시각도 매우 다르게 나타남을 볼 수 있다. 계시를 끝난 것으로 보는 것과 계시를 계속해서 발견해 가는 것으로 보는 것 사이에서 그러한 차이를 발견한다. 계시를 끝난 것으로 본다는 것은 이미 완성된 복음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 때 이 복음은 하나의 고정된 본문으로서 이미 모든 것이 완전히 이해되었다는 견해를 가지기 때문에 그것을 옮겨 심는 것에 대해서만 집중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복음을 듣게 되는 문화의 역할은 기대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은 선교 실천에 있어 매우 경직된 태도로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계시를 계속해서 발견해 가는 것으로 보는 관점은 타종교에서 그리고 교회 밖에서도 진리를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게 된다. 그리하여 새로운 문화나 타종교에 대한 접근이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진리에 무게를 두게 됨으로 인하여 완성된 복음을 증거하려는 시도를 약화시킨다. 

앤드류 월스나 랄프 윈터 등의 견해는 계시를 완성된 것으로 보지만 그것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듯하다. 예수 그리스도가 새로운 문화로 번역되면서 그 수용 언어가 가진 새로운 의미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복음을 더욱 풍성하게 이해하도록 한다는 것이며 랄프 윈터의 경우 과학의 발견 등을 통해 이러한 이해의 풍성함이 더해진다고 본다. 이것은 법적인 의미에서 이미 완성된 복음이 전해져 가는 과정을 통해 아직도 더 풍성해 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고 이 때 그 새로운 문화의 회심이 요구되고 해석 공동체의 역할이 요구된다. 이것은 새로운 문화나 타 종교 자체에서 진리를 찾는 노력이기 보다는 복음이 증거되는 과정 속에서 더해지는 풍성함이어서 본문에 대한 지속적인 강조와 새로운 문화에 대한 열린 태도가 공존하게 된다. 이러한 계시에 대한 태도가 본 저서에서는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듯하여 논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2. 오늘의 선교 신학

저자는 오늘의 선교 신학으로 예언자적 대화가 오늘날의 선교 신학을 가장 잘 요약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선교적 교회가 오늘날의 상황에서 불변수가 되기 위해서는 “오로지 담대하고 겸손한 예언자적 대화 가운데 하나님의 통치를 설교하고, 섬기고, 증거 함으로써”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예언자적 대화나 보쉬가 말한 담대한 겸손은 여전히 세상, 혹은 상황이라는 의미에서 ‘대화’와 ‘겸손’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고 그러한 세상, 문화, 상황, 타종교 등에 무게를 두고 가는 것이 때로 교회론을 약화하기도 하고 심지어 기독론을 약화시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타종교를 통한 구원의 가능성을 열기도하는 것처럼 비추기도 한다. 

만일 예언자적 대화가 대화를 강조하고 그 속에 예언에 대한 확신을 지속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오늘날의 선교 신학은 대화적 예언, 보쉬의 표현으로 이용하여 바꾼다면 ‘겸손한 대담’, 다시 말해 분명한 진리 (예언, 담대)를 대화 (겸손)라는 단어가 가진 입체적 방식으로 - 복음의 구현을 포함하여 -표현하는 것이 21세기 선교 신학의 방향이 아닐까 생각된다.

더 나아가 21세기의 선교 신학은 수많은 신학의 한 분야로 존재하는 것을 넘어 모든 신학이 그 자체로 목적을 갖지 않고 선교적이 되기 위해 선교 신학 (Theology of Mission)의 자리를 넘어 모든 신학이 선교적 연결고리를 갖도록 선교적 신학 (Missional Theology)을 지향하는 것이 21세의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